Journal of Korean Association of Physical Education and Sport for Girls and Women
[ Article ]
Journal of Korean Association of Physical Education and Sport for Girls and Women - Vol. 35, No. 2, pp.39-63
ISSN: 1229-6341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0 Jun 2021
Received 11 May 2021 Revised 10 Jun 2021 Accepted 30 Jun 2021
DOI: https://doi.org/10.16915/jkapesgw.2021.6.35.2.39

여성 풋살 동호회 참여자들의 소속감 형성 경험에 대한 내러티브 탐구

고은서 ; 조남기** ; 최나영
숙명여자대학교, 석사
숙명여자대학교, 교수
숙명여자대학교, 강사
A Narrative Inquiry on the Experience of Forming a Sense of Belonging to Female Futsal Clubs
Eun-Seo Ko ; Nam-Ki Cho** ; Na-Young Choi
Sookmyung Women's University, Master Degree
Sookmyung Women's University, Professor
Sookmyung Women's University, Lecturer

Correspondence to: **조남기, 숙명여자대학교, E-mail : nc104@sookmyung.ac.kr

초록

본 연구의 목적은 내러티브의 관점에서 여성 풋살 동호회 참여자들의 소속감 형성 경험이 가진 의미를 이해하는데 있다. 연구 참여자는 연구자와 약 1년 동안 여성 풋살 동호회에서 활동하여 충분한 라포 형성이 되어 있는 여성 풋살 동호인 4인을 선정하였다. 본 연구에 활용된 연구 방법은 Clandinin과 Connelly(2000)의 내러티브 탐구 방법이며, 내러티브 수집을 위해 연구 참여자 4인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자료 분석은 동호회 활동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시간적 차원에 근거하여 분석하였고, 자료 분석은 구성원 간 검토, 삼각 검증법, 전문가 협의를 통해 진실성을 확보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여성 풋살 동호회 참여자들의 소속감 형성 경험의 의미는 다음과 같이 도출되었다. 첫째, 연구 참여자들이 동호회에 소속되기 전에 가지고 있던 인식 및 태도를 들을 수 있었다. 둘째, 연구 참여자들이 여성 풋살 동호회 활동을 통해 겪은 소속감 형성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셋째, 연구 참여자들이 여성 풋살 동호회 소속감 형성 경험을 통해 얻은 여성 팀 스포츠에 대한 재식으로 이야기가 도출되었다. 본 연구를 통해 연구 참여자들은 동호회 경험 이전부터 풋살 동호회에 소속되고자 하는 욕구와 동기를 가지고 있었으며, 이는 연구 참여자들의 정서적 특성이 소속감 형성에 순행적으로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여성 풋살 동호회 구성원들 간의 신뢰가 소속감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음을 알 수 있으며, 여성들의 스포츠 동호회 활동이 여성 스포츠 대중화에 대해 소기하는 바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understand the meaning of the experience of forming a sense belonging to female futsal clubs participants have from a narrative perspective. The researchers selected four female futsal fellows who worked with the researchers for about a year in the women's futsal club and formed enough rapport as a study participant. The study focused on learning about the background, motivation, and attitude of approaching women's futsal 96 clubs, and focusing on understanding the stories of colleagues and fellowships about their experiences with women's futsal club. The research method used in this study is a narrative exploration of Clandinin and Connelly(2000), and conducted a conversation interview with four study participants to collect the research narrative. In this study, the meaning of the experience of forming a sense of belonging to female futsal fellowship participants was derived as follows: First, the awareness and attitude sought by the study participants about the women's futsal fellowship befor they joined the current women's futsal fellowship. Second, the experience of the participants in the study was to from a sense of belonging through the women's team sports gined from their experience in forming a sense of belonging of women participating in futsal fellowships through narrative exploration, and it is meaningful in that they have the opportunity to reflect on the meaning of the experience of forming a sense of belonging among the study participants.

Keywords:

women, futsal, a sense of belonging, experiences, narrative inquiry

키워드:

여성, 풋살, 소속감, 경험, 내러티브 연구

I. 들어가며

여성의 생활체육 참여율이 눈에 띄게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985년부터 실시되어 온 국내 국민체육활동 참여 실태조사에 따르면 주 2회 이상 규칙적으로 체육활동에 참여하는 여성의 비율이 2003년 38.3%에서 2018년 56.1%까지 성장하였다(문화체육관광부, 2018). 여성의 생활체육 참여율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성장세는 여성의 생활체육 참여에 대한 인식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2018년 실시된 국민생활체육실태조사에 따르면 주로 참여하는 생활체육 종목을 묻는 질문에서 남성의 경우, 체력단련 및 생활운동에 참여하는 비율이 49.3%, 구기 및 라켓 운동에 참여하는 비율이 33.6%로(문화체육관광부, 2018), 비교적 고른 수치를 보이고 있다. 반면, 여성의 84%가 체력단련 및 생활운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여성의 8.1%만이 구기 및 라켓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여성의 생활체육 참여 종목이 체력단련 및 생활 운동에 편중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2017 국민생활체육실태조사에 따르면 ‘축구 또는 풋살’에 참여하고 있는 여성은 전체 비율의 0.3%로 나타나(문화체육관광부, 2017) 다른 스포츠 종목에 비해 낮은 참여율을 보였다. 이는 종목 별 클럽 회원 수가 가장 많은 종목이 축구라는 조사와 대비되는 결과이다(체육백서, 2017). 앞서 나열한 통계 조사들을 요약해보면 여성의 생활체육 참여율은 높아졌지만, ‘축구 또는 풋살’과 같이 팀을 이루어 진행하는 구기 종목의 참여율은 저조하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고무적인 것은 여성 풋살이 차츰 활성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 풋살 연맹이 주관하는 전국 풋살 대회는 매년 여자부 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한국풋살연맹, 2020), 대한축구협회에 등록된 여성 풋살 동호회는 19개로 수치 상 많은 수는 아니지만 매해 그 수가 증가하고 있다(대한축구협회, 2019). 특히, 여성 풋살 동호회와 관련하여 한 SNS 내 ‘#(해시태그)여자풋살’은 14,000개 이상, ‘#여자풋살동호회’는 1,000개 이상 집계되어, 최근 여성 풋살 동호회가 SNS를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생활체육 동호인 조직의 65%이상은 매우 짧은 기간 안에 해체되어 사라지고 있으며(박상현, 권순용, 2010), 동호인 수 1위를 차지하는 축구 역시 예외는 아니다. 자신이 속한 팀에서 떠나거나 운동을 중단하는 축구 동호인들 또한 적지 않다(범철호, 조영웅, 이용건, 2016). 이러한 상황을 미루어 볼 때, 참여 기회가 부족한 여성 참여자들에게 ‘축구 또는 풋살’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기란 더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사료된다.

일정한 운동을 정규적으로 참여하는 운동 지속은 개인적, 사회적, 환경적 변인의 영향을 받기도 하고, 다른 변인들과 상호작용하여 심리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Aiken, 2001; Kyle, 2001; 김홍석, 이승아, 2008 재인용).

‘축구 또는 풋살’과 관련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동호회 활동의 참여는 신체적·정신적 건강증진을 돕고(이혁기, 송은주, 임수원 2006), 신체적 자기개념과 자아성취감의 수준을 향상시킨다(강희엽, 이철원, 김형훈, 2015). 또한 축구 동호인의 운동 지속은 심리적 행복감에 영향을 미치고(이상덕, 2010), 풋살 참여는 우울성향의 감소에 효과를 가지는 등(권혁현, 김병준, 천성민, 2017) ‘축구 또는 풋살’ 동호회 참여는 여러 순기능을 가지고 있음을 선행 연구를 통해 알 수 있다. 여성의 ‘축구 또는 풋살’ 동호회 참여는 참여자의 생리적·심리적·사회적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는 기능을 하여 그 자체로 의미 있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스포츠 활동 참여는 개인이 인식하는 체육활동의 중요성과 즐거움에 기초하기 때문에 개개인을 생활체육에 참여시키고 그들의 지속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참여자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조남기, 여인성, 이철원, 2004). 여성 스포츠 동호인들을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는 스포츠를 통한 몰입 경헙, 참여 만족, 지속적 참여의 관계에 대한 연구(최명수, 2007; 고대선, 2008; 허련, 2012), 축구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한 신체적 자기개념, 심리적 행복감과 같은 개인적 요인에 대한 연구(이학일, 2014; 김기림, 2020)가 주를 이루어왔다. 그 중 생활체육 여성 축구 동호회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양적 연구에 그치고 있어 동호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부족했다. 특히 최근에는 풋살이 생활체육에 근간을 두고 활성화 되고 있는 시점이지만(이영진, 이철원, 2015), 현재까지 여성 풋살 동호회에 대한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현재 풋살 동호회에 소속되어 있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풋살 동호회에 탐색 및 접근하는 과정과 풋살 동호회 소속감 형성에 대한 경험을 분석하고자 한다. 또한 내러티브 탐구의 과정을 통해 여성 풋살 참여자들이 풋살에 참여하며 겪은 경험들의 의미를 되살리고, 풋살에 참여하고자 하는 여성들에게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나아가 여성의 구기 및 팀 스포츠 참여와 소속감 형성에 대한 주요한 자료를 제공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Ⅱ. 연구 방법

본 연구는 Clandinin & Connelly(2000)의 5단계를 제시한 내러티브 탐구의 절차를 활용하여 진행되었으며, 그 단계와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연구 설계

1. 연구 참여자

내러티브 연구란 유의미한 일화들을 엮어 인간의 경험을 조직하는 인지적 과정으로(Polkinghorne, 1988), 경험이 가진 의미를 가장 잘 드러내 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Clandinin & Connelly, 2000). 본 연구의 연구 참여자는 풋살 동호회에 대한 경험과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깊고 풍부한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는지를 고려하여 연구 대상을 선정하였다.

연구 참여자는 유목적 표집법을 사용하였으며, 연구자는 1년간의 동호회 활동을 통해 라포(rapport)형성이 되어있는 4인을 연구 참여자로 선정하였다. 연구 참여자의 특성은 <표 2>와 같다.

연구 참여자의 일반적 특성

2. 자료수집

본 연구의 자료 수집은 연구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뷰를 활용하여 진행하였다. 자료 수집 초기에는 반 구조화된 질문지를 통해 자유로운 인터뷰를 진행하였고 이후 연구에 대해 더 살펴볼 내용, 주제, 현상 등이 도출될 때마다 구체적인 질문을 설정하여 자료를 수집하였다. 또한 연구자는 내러티브의 3차원적 공간을 염두에 두고 시간적 연속성, 개인적·사회적 의미, 물리적 환경이 의미하는 것에 대해 끊임없이 고찰하였다.

3. 자료분석

자료 분석은 수집된 자료 안에서 연구 문제의 해답을 찾는 과정이다(유기웅 외, 2018). 내러티브 연구에서 연구자는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조각내거나 조각들을 서로 조립하지 않는다. 대신 참여자들의 경험을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이해하고 그들이 있었던 장소를 떠올리며, 그들 삶을 전반적으로 이해하고자 한다. 따라서 연구자는 그들의 이야기를 단일한 내용으로 요약하는 것을 피하고 하나의 경험이 또 다른 경험과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집중하였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연구 참여자는 어떤 생각을 했는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에 대해 이해하고자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요약하고 코드화하는 과정은 연구자의 작업적 편의를 위함이었으며, 참여자들의 경험을 이해하는 과정과는 별개의 것으로 존재하였다.

4. 자료의 진실성

본 연구는 자료의 진실성을 확보하기 위해 구성원 간 검토, 삼각 검증법, 전문가 협의의 방법을 적용하였다. 연구자는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연구 참여자의 언어를 재 진술하여 의사소통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삭제하고자 하였고, 최초 면담 전사 자료 및 연구 텍스트를 연구 참여자들과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연구자의 주관적인 견해를 최대한 배제하고자 하였다. 또한 질적 연구의 신뢰도 확보를 위해 수집된 자료와 범주화된 자료를 비교·분석하여 일관성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본 연구의 과정은 연구자를 비롯하여 스포츠 교육학 전공교수 1인과 스포츠 교육학 박사 1인, 체육학 전공 1인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검토하고, 수정·보완하였다.


Ⅲ. 이야기하기

1. 정민재의 이야기

어린 시절부터 활달한 편이었던 민재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뛰어 노는 것을 좋아했다. 특히 구기 종목을 선호하던 그는 축구공을 가장 먼저 접하며 축구라는 스포츠를 알아가게 되었다. 초등학생 시절 인원이 부족하다는 남학생들의 말에 끼어서 공을 차거나, 우연히 친해진 동네 언니들과 농구를 하는 등 ‘공을 차고 노는’일이 잦았다. 그러나 중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운동장은 남학생들의 공간이 되었고, 친하게 지내던 여자 친구들은 운동장에서 뛰어 놀기를 원하지 않았다. 여학생들이 체육시간에 하는 스포츠는 피구, 발야구가 전부였으며, 체육시간이나 점심시간에 맘껏 축구를 하며 운동장을 누비는 남학생들을 부러워할 뿐, 직접 축구에 참여하기는 어려웠다.

중·고등학교 때는 여러 가지 상황 상 축구를 하지 못하니까. 남자애들이 운동장을 점령하게 되고, 여자애들, 내 친구들은 아무도 운동을 하려고 하지 않고. 그때부터는 피구공, 배구공만 만질 수 있었지. 그래서 어릴 때부터 계속 축구를 하고 싶었는데, 청소년기 시절부터 못했어요. 초등학교 때 이후로 한 번도 못해봐서⋯(정민재 인터뷰자료)

성인이 된 이후 시간적 여유가 생긴 민재는 불현 듯 ‘축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떠올렸다. 공을 차고 싶다는 강한 열망에 망설임 없이 여자축구 동호회를 탐색했지만, 대학 여자 축구 동아리 또는 서울시 구립 여성 축구단이 전부였다. 축구 초보자인 민재가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동호회는 없어보였다. 하지만 공을 차고 싶다는 그는 포기하지 않고 SNS로 검색을 시작해 한 풋살 동호회를 찾아 가입하게 되었다. 20대의 지난 날 동안 마음 한구석에 품고 있던 운동이지만 막상 시작하려니 두려움이 앞섰다. 기초적인 기술도 한번 배워본 적 없었던 자신이 기존에 있던 팀원들에게 민폐가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웠다.

이제 내가 이 사람들이랑 어울릴 수 있을까? 너무 무서웠어요. 그때는. 초등학교 이후로 해본 적이 없어서 패스도 못하는데 내가 풋살을 해도 될까. 괜히 민폐를 끼치고 부끄러움만 비치고 오는 건 아닐까. 시작하기 직전에는 그런 생각들을 되게 많이 했던 것 같아. 기억이 나요. ⋯중략⋯꽤 오랜 시간, 20여 년간, 도전 못하고 있었는데⋯. 여성들? 남들? 이 잘 하지 않는 운동에 도전 하려는 게 두려움, 부담감이 스스로 컸어요. 아무것도 경험해보지 못해서.(정민재 인터뷰자료)

민재는 풋살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풋살에 필요한 용품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비교적 쉽게 구입할 수 있었던 의류와 달리 풋살화를 구하는 과정은 그리 쉽지 않았다. 스포츠 브랜드 사이트에서 남성과 여성의 분류는 명확하게 다른 방향을 추구하는 듯 보였다. 평균적인 여성의 신체 사이즈에 적합한 풋살 관련 제품은 키즈 분류에서만 찾을 수 있었다.

여성용이 별로 없더라고요. 무조건 키즈를 사야되는 거지. 남성용은 너무 많은데 여성 것만 사이즈 없음으로 뜨는 거예요. 남성용 들어가면 축구, 농구 제품들이 많은데 여성용 들어가면 요가, 필라테스 이런 것만 나오는 거야. 그래서 남성용 들어가서 사려고 하면 사이즈가 없지. 결국 키즈에서 사야하거나⋯중략⋯해외에는 230이 있어서 직구를 하기도 하고.(정민재 인터뷰자료)

용품이 준비되고 나니 민재는 또 한 번 설레는 기분을 느꼈다. 하지만 풋살에 대해 아는게 없어도 너무 없었다. 심지어 민재는 동호회 활동 한 달째까지 자신이 풋살이 아닌 축구를 배우고 있다고 생각했다. 민재가 동호회에 가입하기 위해 ‘여자축구 동호회’를 검색했었기 때문이었다. 그 정도로 풋살에 무지했던 민재를 구원한 것은 동영상 플랫폼이었다. 평소에도 사소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이 동영상 플랫폼을 사용해왔던 민재는 ‘축구’를 키워드로 기초적인 기술을 검색해서 보기 시작하다.

유튜브가 나의 선생님. 패스하는 법, 슈팅하는 법, 발의 어느 부위로 공을 차야 되는지 이런 거 찾아보고. 기초적인 거. 축구(풋살)를 독학했지.(정민재 인터뷰자료)

민재는 대학교를 졸업한 뒤 주로 헬스장에서 운동을 해왔다. 민재의 체중은 신장 대비 정상 체중의 범주에서 벗어난 적이 없지만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운동의 목적이었기 때문에 흥미가 없으면서도 헬스장에 방문했다. 그러나 풋살은 달랐다. 무의미하게만 느껴졌던 달리기도 풋살 경기를 통해서라면 얼마든지 가능했다. 경기를 진행하며 팀원들과 소통하고 골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지루할 틈이 없었다. 민재는 자신이 이전에 하던 운동에서는 느껴볼 수 없었던 성취감을 느꼈다.

풋살은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게 좋아요. 내 친구들과 함께 경기를 만들고, 골을 넣고⋯. 이런 과정에서 성취감이 굉장히 커요. 그 사이에서 느끼는 땀들이 더 값지게 느껴져요. 헬스장에서 한 시간 뛰고 이런 것 보다는. 그런 건 숙제하는 느낌으로 갔어요. 제가 해본 운동 중에 유일하게 운동하기 전, 중, 후 모두 계속 생각나요. 친선경기를 하려면 한 달 전부터 구장을 대관해야 하는데 그러면 정말 한 달 전부터 기대가 돼요. 제일 좋아하는 운동인 것 같아요.(정민재 인터뷰자료)

민재가 풋살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팀워크이다. 팀원들이 하나의 목표를 위해 의사소통하며 합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팀원들과 경기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경기로서 승화시킬 때 그 기쁨은 배가 된다. 경기를 하다보면 팀원들의 체력이 떨어져 경기 자체가 느슨해지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그럴 때 서로를 북돋아주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분위기는 민재가 생각하는 풋살의 또 다른 매력이다.

팀워크를 맞출 수 있는 점도 너무 좋고. 다들 지치고 힘들어도 “좀 더 뛰자”, “화이팅 하자.” 이런 말들을 하면, 우리 팀이 열심히 뛰게 되고 이런 게 좋아요.(정민재 인터뷰자료)

민재가 축구(풋살)를 하고 싶었던 최초의 이유는 ‘공을 차는’ 스포츠에 대한 갈망 때문이었다. 그래서인지 민재가 풋살에 대해 기대했던 바에 있어 함께 운동할 사람들에 대한 기대는 생각지도 못한 부분이었다. 하지만 풋살을 함 만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며 그들이 민재 자신과 같은 경험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그것이 민재의 심장을 강하게 뛰게 했다.

축구나 풋살을 취미로 즐기고 싶어서 찾아오는 사람들이랑 얘기를 하다보면 대부분 다 저 같은 환경 속에서 자란 거예요. 중·고등학교 때 너무 하고 싶었는데 주변에 하는 친구가 없어서 못했던 거예요. 같은 친구들이 모여 있으니까 동질감이나 유대감이 더 크게 느껴지는 거 있죠. 이 사람들도 여태까지 공을 차고 싶어서 얼마나 그랬을까, 그런 걸 저도 똑같이 겪었으니까⋯.(정민재 인터뷰자료)

민재는 자신과 비슷한 취향과 성향의 여성 집단을 매력적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민재 자신의 직업이 여초 성향이 강한 직군이기 때문에 여성들과 상호작용하고 교류할 일이 많았지만, 풋살을 통해 만난 여성 친구들은 그 이상의 의미로 다가왔다. 이제 민재에게 풋살 친구들은 민재의 ‘숨통을 트이게 하는’존재가 되었다.

2. 김민아의 이야기

민아는 스포츠 댄스에 흥미와 소질을 보여 선생님으로부터 선수 제의를 받을 정도로 운동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었다. 하지만 학년이 점차 올라갈수록 운동에 권태기를 느꼈다. 특히 고등학교 3학년 무렵 민아는 운동에 완전히 담을 쌓아버렸고, 점차 시간이 지나며 자존감이 낮아지는 것을 느꼈다. 그러던 중 민아는 축구선수 출신의 남자친구와 교제를 시작하며 운동에 대해 다시금 관심을 갖게 되었다.

남자친구가 축구선수였어. 고 3때까지. 걔는 고3때까지 축구선수 활동을 하던 애여서 운동으로 스트레스 풀고 그런 애였던 거지. 근데 그러다가 얘가 항상 스트레스를 받거나 그러면 밖에서 공을 차고 오겠다고 그러는 거야. 그래서 공을 차면 뭐가 좀 풀리나 궁금했어.(김민아 인터뷰자료)

민아는 그 뒤로도 ‘축구를 하면 스트레스가 풀릴까.’라는 생각을 내내 가지고 있었지만 축구를 직접 해 볼 생각은 하지 못했다. 다만 민아는 남자친구의 영향으로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준비부터 정리까지 혼자할 수 있는 운동이 편했던 민아는 필라테스, 수영, 정통 복싱, 줄넘기, 크로스핏, 자전거까지 다양한 개인운동을 시도해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축구 강습에 관한 전단지를 보게 되었다.

길을 가다가 여자 축구 알려준다고 그게 그냥 전봇대에 붙어 있는게 보였단 말이야. 그냥 나도 모르게 신청했지. 근데 내가 좀 많이 소심해가지고 운동을 나가는 것 자체가 어려웠어. 그때 자존감이 많이 낮다 그랬잖아⋯. ‘왜 뚱뚱한 애가 운동을 하는데 저 모양이지?’ 남이 날 쳐다보면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김민아 인터뷰자료)

고민과 고민 끝에 축구 학원에서 몇 차례 강습을 받은 민아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공을 차러 나가던 남자친구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민아는 자신이 축구를 하게 될 줄, 축구에 흥미를 느낄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었지만 어느 순간 축구 그 자체에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

SNS를 통해 풋살 팀을 찾게 된 민아는 3개월에 가까운 시간동안 고민을 반복하며 동호회 가입을 망설였었다. 고민이 이어지던 중 ‘에이, 모르겠다.’ 싶은 마음으로 동호회에 가입하게 되었고, 이제는 자신의 취미를 풋살이라고 말할 정도로 풋살에 푹 빠지게 되었다.

내가 솔직히 풋살을 이렇게 오래 다닐지도 몰랐고, 하다가 말 줄 알았어. 근데 처음에는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너무 커가지고 다녔다면 나중에는 사람들 만나러 나간 것 같아. 협업하는 게 너무 좋아서. 퇴근하고 나서 가서 하는 게 솔직히 쉽지가 않잖아. 근데 그 시간만큼은 그냥 나한테 힐링을 해주러 가는 거였지, 일주일에 한 번. 근데 그 이후에 주말에 하면 되도록 안 빠지려고 했던 거는 그때만큼은⋯ 이 사람들과 어울리는 그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김민아 인터뷰자료)

동호회에 입문하기 전에는 동호회에서 만날 타인의 시선이나 그들과의 관계 같은 그 모든 것들이 민아에게 압박감으로 작용했었다. 그런 것들에 민아는 지레 겁을 먹었었다. 하지만 풋살 동호회는 민아가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세계였다. 이제 민아에게 풋살 동호회는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좋아하는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민아의 대학교 생활은 외로웠다. 대부분의 동기들과 성향이 잘 맞지 않았다. 학과 일을 도맡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다보니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꽤 오랜 시간 동안 학교생활을 혼자 하게 된 민아는 남들에게 무언가를 부탁하거나 도움을 청하는 일이 낯설고 어렵게 느껴졌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보다 숨기는 것에, 자기주장을 펼치는 것보다 다른 사람을 수용하는 것에 익숙해져갔다.

풋살에서는 자기주장들을 하잖아.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어.’ 이런 표현을⋯. 나는 그런 거를 할 줄도 몰랐거든.(김민아 인터뷰 자료)

민아는 풋살 동호회에서 만난 사람들이 자기주장을 자연스럽게 하는 것을 보고 자신도 그렇게 해볼 용기를 얻었다. 조용히 있는 자신에게 먼저 다가와 인사하는 팀원들을 보며 타인을 대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그리고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타인의 문을 두드리는 법을 배워나갔다. 민아는 그 뒤로 문제가 생기면 팀원들에게 도움을 구하기도 하고, 궁금한 것에 대해 물어보기도 했다.

경기상황에서 네가 나한테 ‘이렇게 해봐. 이렇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 내가 도와줄게.’ 막 이런 언어화법이라 해야 하나? 그런 걸 배웠어. 끌어줄 때는 끌어주고 또 따라갈 땐 따라가 주는 언니들.⋯중략⋯풋살 하면서 만난 사람들한테 많이 배웠지. 나는 진짜 여기 사람들한테 많이 배웠어.(김민아 인터뷰자료)

민아는 풋살 동호회에서 배운 것들을 자신의 직업 환경과 일상생활 속으로 전이시키고 있었다.

이제 겁먹지 않게 됐어. 여기 와서 이 사람들이랑 소통하는 걸 배우면서. 원래 일 관련된 교육 같은데 가도 그냥 혼자 하고 이랬었거든? 근데 이제는 막 내가 먼저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고, ‘어디서 일하세요?’ 이런 거 물어볼 정도로 스스로 성장한 느낌? 난 그래서 너무 좋아.(김민아 인터뷰자료)

민아의 활력소와 같았던 풋살 동호회였지만 항상 좋은 순간만 있을 수는 없었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이 어느 순간 스트레스로 작용했다. 민아가 스스로 침체기라 여겼던 기간에는 일 핑계를 대고 모임과 운동에 결석하기도 했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도 자신만 제자리인 것 같았다. 자신보다 나중에 동호회에 가입한 사람들이 민아 자신보다 잘하는 모습을 보고 속이 상했다. 동호회에는 뒤늦게 가입했을지라도 자신보다 공을 차본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자신의 실력을 탓하게 되었고 그들이 부러웠다.

사람들끼리 티키타카도 너무 잘 맞으니까 나만 좀 뒤로 빠져있으면 우리 팀이 이길 텐데 내가 나서서 공을 삐끗. 그래버리니까. 아 그냥 내 자신한테 너무 화가 나는 거야. 팀한테도 너무 미안하고⋯.(김민아 인터뷰자료)

경기에 투입되면 자신이 잘 하지 못해 팀에 민폐를 끼치게 될까봐 조마조마하고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막상 경기에 투입되지 못하면 자신이 잘 하지 못해서인가 하는 마음에 속이 상하기도 했다. 시합에서는 배운 대로 드리블도 해보고 싶고, 상대 팀 수비도 제쳐보고 싶었지만 어느 순간 그 모든 것들이 욕심이라고 느껴졌다. 욕심을 버리고 민아 자신이 좋아했던 것에 집중하려고 마음먹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운동을 한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동호회를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시선을 달리하니 자신의 과했던 욕심이 더 잘 드러나는 듯 했고, 때마침 그 무렵 자신에게 손 내밀어주는 팀원들 덕분에 다시 동호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여기 친구들은 자주 그러잖아. “나와서 같이하자.” 어떻게 보면 나한테 손을 뻗어서 잡아준 거라고 생각해. 어쨌든 다시 나간 것도 친구들이 좋아서 그걸 다시 느끼고 싶어서 나간 거야.(김민아 인터뷰자료)

3. 김한결의 이야기

한결은 연구 참여자 중 유일하게 동호회 활동 전에 축구와 풋살을 경험해 보았다. 한결이 대학교에 입학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쯤, 학교 운동장 근처를 걷는 중에 축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발견했다. 한눈에도 그들이 모두 여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던 한결은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초등학교 때 남학생들 틈에 끼어 축구를 하던 자신이 오버랩 되며 한결 자신도 저들 사이에서 축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 축구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한결은 4년이 훌쩍 넘는 시간동안 여자 축구동아리 활동을 하게 되었고, 팀 스포츠를 하며 느낄 수 있었던 짜릿한 묘미를 즐기게 되었다.

(졸업 이후에는)여러 동호회 활동을 많이 해봤어요. 배드민턴, 등산, 당구, 볼링 이런 것들 다 해봤는데 이게(풋살) 팀으로, 다수가 합을 맞춰서 하는 운동이잖아요. 이 운동만의 짜릿함 때문에 다시 찾게 된 것 같아요. 그 팀이라는 게 주는 소속감이 되게 커서⋯.(김한결 인터뷰자료)

사실 한결이 팀 스포츠에 참여하며 좋은 기억만 얻은 것은 아니었다. 대학교 동아리 활동을 할 당시에는 팀원들 간에 서로 남의 탓을 하는 경우도 있었고, 그러한 갈등을 풀지 못해 감정을 다치는 경우도 있었다. 우수한 대회 성적을 유지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같은 팀원으로부터 압박을 받기도 하고, 자신이 팀에 피해가 되는 것만 같은 생각에 자책을 하는 경우도 잦았다. 또 힘들고 거친 운동인 탓에 고질적인 부상을 당하기도 수 차례였다. 그럼에도 한결은 그 때 당시 팀원들과 공유했던 소속감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었고, 그 소속감에 대한 긍정적인 기억으로 인해 다시 팀 스포츠로 회귀하게 되었다.

내가 잘 못했어. 그걸 나도 알고 있지. 근데 누군가 조용히 와서 위로를 해줄 때, 진지하게 조언을 해줄 때, 그럴 때 짜릿하다고 생각해. 나한테 집중하는 것도 어렵긴 하지만 상대를 파악해주고 서로 합을 맞추는 것도 어려운 과정이잖아요. 서로 ‘잘했어, 잘했어.’라고 격려하고 그럴 때에, 상대방이 어떤 마음으로 그런 말을 하는지 알고 있으니까 거기에서 느껴지는 소속감에 짜릿함을 좀 많이 느끼는 것 같아.(김한결 인터뷰자료)

한결은 팀원들 간 격려와 위로가 오가는 온종 속에서도 짜릿함을 느낀다. 사회 생활을 할 때에는 겪기 어려운 감정이었기에 한결에게 팀원 간 이타성은 더욱 소중하다.

사실 한결은 축구를 접하기 전 매우 소심한 어린이였다. 초등학교 때 축구를 하며 받았던 칭찬 덕분에 대범하지 못했던 자신의 성격이 대번에 바뀔 수 있었다고 믿는 한결은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소심한 성격은 팀플레이에서 ‘민폐’가 될 수 있다고 하였다. 자신의 상태나 상황을 타인에게 전하지 못하는 것이 팀 경기력에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결은 팀 경기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 팀원들 개개인의 의견을 모으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렇기 때문에 한결은 자신의 주장을 분명하게 펼칠 줄 아는 것이 풋살을 하는 데 있어 요구되는 태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 자리에 있다, 나 좋은 찬스다, 나에게 공을 달라.’ 이런 말을 꼭 해야 할 때가 있어요. 나를 상대가 다 알 수 없으니까. 말해줘야 되는 거죠. ⋯중략⋯ 좀 내 주장이나 주관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연습도 되는 것 같아.(김한결 인터뷰자료)

한결이 풋살을 통해 배운 또 다른 덕목은 배려이다. 어린 시절 작은 칭찬으로 자신감을 얻고,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게 말하는 것을 배운 한결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풋살을 하며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고 있었다. 한결의 업무는 대체로 매뉴얼화 되어있기 때문에 정해진 범주 내에서 정해진 대화가 오고 가는 편이다. 답은 항상 정해져있기 때문에 범주를 벗어나지 않으면 문제될 일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풋살 팀의 팀원들과 능란하게 소통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정도’의 배려로는 부족했다. 또 자신은 긍정적이라 여겼던 것들에 대해 타인은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한결은 이 모든 것들이 자신이 팀이라는 집단에 속함으로써 발현되었다고 생각한다. 팀 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말하는 동시에 상대의 기분을 해치지 않는 대화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결에게 풋살 팀은 상대의 입장을 한 번 더 헤아려보는 연습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공간이다.

한결은 다양한 스포츠를 통해 여러 생활체육 동호회 활동을 경험해보았지만 여성들만의 공간을 특징으로 하는 곳에서 특히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대학 재학 시절 활동했던 동아리 또한 여성들만의 공간이었던 점이 한결의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사실 이것은 혼성 생활체육 동호회에서 겪는 불편함과도 맞닿아 있었다. 배드민턴이나 볼링 등을 할 경우에도 남성이 여성에게 ‘배려 아닌 배려’를 해서 서로가 불편해지는 경우가 있었고, ‘여자치고 잘하시네요.’라는 ‘칭찬 아닌 칭찬’으로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가 있었다. 어린 아이를 대하듯 ‘맨스플레인’을 하는 경우도 잦았다. 한결은 여러 생활체육 동호회에 참여하며 이러한 불편함을 종종 느꼈고, 그런 점들 때문에 더욱이 여성들만 존재하는 공간을 선호하게 되었다.

이 팀 운동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게 사실 여성들만 있는 공간이라는 게 굉장히 크거든요. 거기에서 오는 기대감이 크다 이런 거죠.(김한결 인터뷰자료)

팀 스포츠가 주는 짜릿한 관계성 때문에 다시 풋살이라는 팀 스포츠를 찾았던 한결은 오히려 자신이 풋살이라는 스포츠 자체를 좋아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자신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보니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과 있는 게 진짜 자아를 찾는데⋯. (웃음) 그냥 너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거야. 정서적으로 안정이 돼.(김한결 인터뷰자료)

평소 호불호가 명확하지 않아 타인의 의견을 곧잘 따른다는 한결은 자기 자신의 흥미에 대해 뚜렷한 가치관을 갖고 있지 않았다. 그런 한결은 최근 풋살 동호회 팀원들과 풋살 외의 사적인 활동을 하며 자신의 취향에 대해 알아가고 있었다. 안정감을 느끼는 사람들과의 시간이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한결은 자신의 삶에 큰 부분이 된 풋살 동호회를 매우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 속에 있는 관계들을 보다 오래, 잘 유지하고 싶기 때문에 말 한 마디, 행동거지 하나 모두 신중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한결은 아무리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었다고 하더라도 상대를 질타하는 행동은 관계에 금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친하고 가까운 사이가 될수록 상대방을 배려하고 사려 깊은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누가 실수를 했다, 아니면 판단이 좋지 않았어. 이런 상황이 있었을 때도 질타를 하지 않아요. 왜냐면 다른 팀을 보면 장난으로라도 ‘뭐하는 거야. 이렇게 해야지.’ 이런 말을 하는데 우리 팀은 장난으로라도 그러지 않아요. 장난으로라도 그렇게 하게 되면 그게 습관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몸이 힘들면 장난으로라도 좋지 않게 받아들여질 수 있어요.(김한결 인터뷰자료)

풋살 팀원들에게 느낀 친밀감과 유대감은 어느새 신뢰감으로 번져있었다. 한결은 서로 간의 친밀감이 쌓이고 쌓여 신뢰를 세웠다고 느꼈다. 풋살이 팀플레이로 이루어지는 경기인 만큼 신뢰는 경기의 흐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에 일상생활이 아닌 경기 상황에서도 서로 간 신뢰를 갖는 것에 큰 의미를 둔다.

내가 마음 놓고 그냥 공 달라고 하는 것도 좋고, 내가 달라고 했을 때 주지 않고 그냥 슈팅을 때려도 이해해주는 그런 상황이 좋아. 그리고 주변에서도 그 상황을 그냥 이해해주고 그런 거. 그것이 신뢰지.(김한결 인터뷰자료)

4. 이사빈의 이야기

사빈은 학교가 끝난 후 운동장과 놀이터에 남아 하늘이 어둑해질 때까지 뛰어 놀던 활동적인 아이였다. 그런 사빈이 뛰어 노는 것에 거리낌을 느끼게 된 것은 초등학교 5학년, 성교육 시간 이후였다. 당시 성교육 선생님이 남성과 여성의 생물학적 차이에 대해 설명하며, ‘남자는 이래야 돼.’, ‘여자는 이래야 돼.’ 식의 성역할에 대해 설파했다. 남성과 여성이 다르다는 인식을 처음 갖게 된 사빈은 꽤나 큰 충격을 받게 되었고, 친한 남학생들에게 낯선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지금에서야 그것이 이성적 감정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사빈이지만 당시에는 부끄럽고 어색한 느낌만 들어 남학생들을 피하게 되었다. 함께 뛰놀던 남학생들과 거리감이 생기다보니 자연스레 운동장과 놀이터로부터 멀어지게 되었고, 사빈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그 거리감을 좁힐 기회를 찾지 않게 되었다. 그랬던 사빈을 스포츠의 세계로 다시 이끌어준 건 축구 코치인 남자친구였다.

물론 처음에는 내 의지가 아니었는데, 남자친구가 축구에 대해 공부하고 연구하고 가르치는 모습을 보고 축구에 조금씩 흥미를 느꼈던 거 같아. 축구를 시청하면서 궁금증도 생겼고, 그래서 축구 규칙에 대해 검색해보기도 했어. 점점 이해하고 알아가다 보니까 경기의 흐름을 알아가게 되니까 그게 너무 재밌더라고.(이사빈 인터뷰자료)

축구에 재미를 느낀 사빈은 남자친구를 따라 K리그 한 팀의 팬이 되었고, TV로 경기를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경기장을 찾아가기도 했다. 경기장에 흐르는 긴장감과 떨림을 직접 느끼게 되니 축구에 대해 더 큰 즐거움을 느끼게 되었다. SNS와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축구를 접하는 일도 일상 속 하나의 취미가 되었다.

지금의 팀을 만나기 직전에 우연히 SNS를 통해서 여자 국개대표 팀 이민아 선수의 경기 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너무 멋진 거야. 남자들이 하는 것도 멋있지만 여자들이 남자들처럼 거침없이 공을 차는 모습이 더 멋져보였어.(이사빈 인터뷰자료)

사빈이 두 눈으로 본 풋살 동호회의 모습은 그의 예상과 사뭇 달랐다. 구성원이 모두 여성이라면 본인과 비슷한 수준의 참여자들이 대부분일 것이라는 편견 때문이었다.

초반에는 다들 나처럼 그냥 풋살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정말 그냥 궁금해서 온 사람들이 대부분일 거라고 생각했어. 근데 막상 와보니까 막 선출도 있다고 그러고. 다들 지식 방면에서만 알고 있고 몸으로 표현해 낼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왔는데 아니더라고.(이사빈 인터뷰자료)

동호회의 모든 사람들이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던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크게 낙담하지 않았던 사빈은 ‘일단 해보자.’라는 마음가짐으로 풋살을 배우기 시작했다. 큰 어려움 없이 한 달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동호회 활동을 한지 약 한 달쯤이 되었을 무렵, 모든 것이 속전속결이었던 탓에 체하기라도 한 것인지 사빈은 어떠한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

이후부터 조금씩 내 체력이 받쳐주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어. 근데 그 동안 운동에 관심이 없던 터라 뛰는 것도 문제였지만, 기술적으로 패스능력이 뒤떨어지고, 풋살 경기의 이해력이 좀 부족해서. 그러다 보니까 한동안은 흥미가 떨어져 갔던 것 같아.(이사빈 인터뷰자료)

사빈은 자신이 경기의 흐름을 망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 중 자신에게 공이 오면 어찌 해야 할지 몰라 머릿속이 캄캄해졌고 그대로 몸이 굳어버리기도 했다. ‘멘붕’이었다. 사빈으로서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었지만 남들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기 충분했다. 남자친구의 눈을 빌려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 사빈은 ‘마음가짐의 문제’라는 것을 깨닫고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했다.

초반으로 돌아가서 그걸 계속 생각을 해봤지. 그랬더니 답이 나온 거지. 내 욕심의 문제다. 그래 나도 즐겨야겠다. 못하면 어때 싶어서 마음가짐을 이렇게 먹고. 그냥 막 뛰어다니고 공 오면 나도 아 보이는 사람한테 패스라도 해야겠다. ⋯중략⋯ 이제 와서 내 마음가짐을 바꾸고 보니까 너무 재밌는 거야. 그래서 그 때부터 좀 달라지기 시작했죠.(이사빈 인터뷰자료)

초심으로 돌아간 사빈은 ‘당연히 잘해야지.’라는 생각 대신 ‘당연히 못 할 수도 있지.’라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생각을 달리 하니 낮아졌던 자존감이 회복되는 듯 했고, 풋살 동호회를 찾는 발걸음도 가벼워졌다. 그러나 대회에 나가 다른 팀과 다른 선수들을 보게 된 사빈은 큰 스트레스에 휩싸였다. 풋살이 비교적 격한 스포츠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태클이나 몸싸움 후 일말의 사과도 않는 타 팀원들의 모습은 다소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우리 팀은 좀 격한 사람들이 없잖아요. 다 웃으면서 하고. 실수하면 ‘죄송해요!’ 이렇게 하고. 자기 잘못이 아니어도 ‘미안합니다!’ 이렇게 하는데. 왜 우리 팀은 이렇게 매너플레이 하는데 상대는 안 그러는 걸까 생각도 하고. 풋살을 그만 두고 싶었던 또 다른 이유였지.(이사빈 인터뷰자료)

대회가 끝난 후, 사빈은 다시 한 번 풋살 동호회 활동을 지속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사빈이 동호회 활동을 계속할 수 있었던 건 사빈이 속한 동호회만의 성격 덕분이었다.

약간 그런 면이 우리 팀이 좋은 게 만약에 경기가 되게 재미가 없고 좀 못하고 그래도 경기 후에 경기에 대해서 아무도 잘잘못을 따지지 않는 거. 누가 더 잘했고 누가 더 못했고 이런 것들을 따지지 않는 거. 사실 내가 다른 팀에 속했으면 진작 그만 뒀을 수도 있는 거죠.(이사빈 인터뷰자료)

이사빈은 자신이 소속된 동호회가 해체된다면 다른 동호회에서 풋살을 다시 시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사빈은 자신의 풋살 동호회 참여 본질을 친밀성에 두고 있었다. 풋살이라는 매개를 넘어 인간적인 관계의 측면을 중요시 여기는 이사빈에게 동료들은 더더욱 소중한 존재로 다가왔다.

새로운 사람을 사귀면서 신뢰적인 문제나 사람 간의 벽, 거리 그런 게 본래 생각했던 거와 달리 허물어졌다고나 할까? 주위에서 말하길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믿으면 안 된다 이런 말을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편견이 좀 깊었었는데. 그동안 생각해왔던 것이 좀 단지 ‘편견이었구나.’ 라는 걸 느끼게 된 점?(이사빈 인터뷰자료)

사빈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인간관계에 대한 편견을 깨준 동료들을 보며 신뢰가을 느꼈다고 한다. 그러한 신뢰 덕분에 친밀감을 심화, 유지할 수 있었고, 동료들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거나 조언을 구하는 등 보다 깊은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


Ⅳ. 다시 이야기하기: 풋살 동호회 참여자들의 소속감 형성 경험의 의미

연구 참여자들이 자신의 동호회에 뚜렷한 소속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들의 직접적인 언어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지만, 연구 참여자들의 소속감 형성 경험의 의미를 해석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과정이었다. 따라서 연구 참여자들의 소속감 형성 경험을 이해하기 위해 Baumeister와 Leary(1995)의 소속감 가설(the belonging hypothesis)을 탐색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인간이 지속적이고 긍정적인 대인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려는 보편적인 욕구를 가진다는 소속감 가설을 설정하였으며, 장기적으로 친밀하게 유지되는 집단 속에서 소속감과 같은 만족을 느낀다고 밝혔다.

1. 풋살로의 첫걸음

1) 이제야 너를 만나

여성의 생활체육 팀 스포츠 동호회 참여가 이전보다 활발해진 것은 사실이나, 0.3%라는 여성의 축구/풋살 참여율(문화체육관광부, 2017)로 미루어보아 여전히 양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부족함이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특히, 생활체육 풋살 동호회는 성별의 측면에 관계없이 양적으로 성장해야 하는 과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권연택, 신진호, 2018), 생활체육인으로서 풋살에 참여하는 과정은 여러 어려움을 내포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 하에 본 연구의 연구 참여자들 또한 여성 풋살 동호회에 접근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연구 참여자들은 자신과 유사한 경로로 여성 풋살 동호회에 참여하게 된 동료들에게 유대감과 동질감을 느끼고 있었다.

같은 친구들이 모여 있으니까 동질감이나 유대감이 더 크게 느껴지는 거 있죠. 이 사람들도 여태까지 공을 차고 싶어서 얼마나 그랬을까, 그런 걸 저도 똑같이 겪었으니까⋯. (정민재와의 인터뷰)
직업적으로는 남성분들이 많은 집단에서 일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인지 다른 여성들을 더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풋살 같은 운동을 하고 싶어 하는 여성들이 모인 집단에 속하고 싶었던 거죠. 저랑 왠지 그냥 비슷한 사람들일 것 같고 그런 생각. 그런 갈증 같은 게 있었던 것 같아요. (김한결과의 대화 인터뷰, 추가면담)

연구 참여자 정민재는 풋살 동호회에 접근하는 과정 끝에 만난 동료들에게 같은 여성으로서 동질감과 유대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김한결은 같은 스포츠를 선호하여 한 집단에 모일 여성들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동호회에 접근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김병주와 채관석(2012)의 연구에서는 집단 구성원들의 유사한 태도, 신념, 동기가 집단에 대한 소속감 증진에 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즉, 연구 참여자들이 서로에게서 찾은 태도, 신념, 동기가 집단에 대한 소속감 증진에 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즉, 연구 참여자들이 서로에게서 찾은 태도, 신념, 동기의 유사성이 이들의 소속감 형성에 영향을 준 것으로 사료된다.

2) 남자친구의 역할

개인의 스포츠 참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는 개인적 특성, 주요타자, 사회화 상황이 있다(Leonard, 1980). 그 중 주요타자는 가족, 친구, 연인 등 주변 인물들을 뜻하는 것으로, 스포츠로의 사회화를 촉발시키는 역할을 담당하는 주체이다. 연구 참여자 이사빈의 경우 주요타자인 남자친구의 영향으로 인해 풋살 동호회에 접근하게 되었다.

남자친구가 남자친구 팀 동료들이랑 대회를 준비한다거나 이런 거 자체가 부럽다고 생각을 했었어. 팀에 있다는 거 자체가 부러웠어. 나도 어딘가 소속되어 있다면 삼삼오오 모여서 어떤 훈련도 해보고 할 수 있을 테니까⋯. (이사빈과의 대화 인터뷰, 추가면담)

남자친구의 영향으로 인해 축구에 보다 진지한 관심을 갖게 된 이사빈은 자신과 같은 여성들이 모인 동호회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2. 서로를 향한 징검다리

Deci와 Ryan(2000)은 소속감을 관계성이라는 용어로 설명하였다. 이때 관계성이란 타인과 관계를 맺고 타인을 고려하려는 노력을 말하며, 보다 포괄적으로는 그 집단에 소속함으로써 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또한 조필환(2009)은 스포츠 소속감은 스포츠 환경에서 타인과 심리적으로 연결 상태이자 타인에 대한 수용과 존중의 의미를 내포한다고 하였다.

본 연구의 연구 참여자들은 서로에 대한 배려 속에서 서로 간의 관계성을 형성해가고 있었으며, 그로부터 형성된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동호회에 대한 소속감을 느끼고 있었다.

1) 내 자리를 채울게

집단 응집력 모형을 규명한 Carron과 Spink(1993)는 집단 내 역할 명료와 역할 수용이 집단 응집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정민재는 위축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동료에게 패스를 하여 그 패스가 골까지 이어졌을 때 매우 큰 성취감을 얻는다. 골을 넣은 기쁨뿐만 아니라 골을 넣은 동료를 바라보며 2차적인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또한 자신이 팀원들을 위한 플레이 메이커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된 점에 대해 자신에 대한 새로운 발전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김철호(2013)의 연구에서는 조직 내에서 개인의 소속감이 개인의 주체적 존재 의식을 확립시켜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고 하였다.

골을 넣었을 때 혼자 잘하는 것보다 같이 했을 때가 기쁨이 더 큰 것 같아요. 다른 친구한테 패스를 넣어줬을 때 기쁨이 두 배가 되더라고요. 그 역할이 저한테 맞는다는 걸 알아간 거죠. 그게 성취감이 되게 컸고, 골은 그냥 좋은데 어시스트는 더 기쁜 거예요. 특히 위축되어 있는 친구들한테 공을 주는 게 너무 좋아요. 팀플레이가 됐다는 생각에. 아니면 골을 넣은 사람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더 좋은 거야. 2차적인 즐거움이 생기는 거지. 골을 넣은 걸 보고서 기분이 좋은 거니까. (정민재와의 대화 인터뷰)
경기를 할 때 ‘받쳐준다’는 건 내가 내 나름의 역할을 하는 거야. 공격수가 아무리 잘해도 수비가 잘 못하면 안 되는 거니까. 내가 달리기가 빠르지 않은데 그럼에도 이 팀에서, 팀을 위해 할 수 잇는 게 뭐가 있을까 하다가 수비수로서 받쳐주는 역할을 하면 적합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한 거지. (이사빈과의 대화 인터뷰, 추가면담)

정민재와 이사빈은 풋살 동호회 내 자신의 포지션에 대해 명료하게 인식하고 수용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석부길, 주형철, 이용건(2016)은 팀의 소속감 증대를 위해 동호인 간에 적절한 역할 분배, 그를 통한 포지션 선정 및 분위기 형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2) 괜찮아, 잘했어!

풋살에 참여하고 있는 연구 참여자들은 서로를 위하고 서로를 돕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우정은 친구들 서로에게 관심과 보살핌을 실천하는 것이라는 정의처럼(Friedman, 1993), 참여자들은 서로를 ‘보살피는’ 우정의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또한, 그들이 보여주는 건전한 사교성은 서로에게 어떠한 대가를 바라지 않는 자발적인 행위로, 풋살 동호회의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Goffee & Jones, 1998). 팀 내의 분위기는 소속감을 예측하는 중요한 변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조원호, 주형철, 윤용진, 2016).

김민아는 풋살 경기가 있을 때마다 동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을 품고 있다. 물리치료사라는 직업을 가진 김민아는 때로 동료들의 ‘팀 닥터’가 되어주기도 하였다. 시합을 마친 후 두통이나 허리 통증으로 괴로워하는 동료들에게 정성어린 마사지를 해주고, 다친 동료에게 응급처치를 해주는 등 김민아는 그가 할 수 있는 일에 한해서 최선을 다해 돕고자 하였다.

우리 팀끼리 경기를 하게 되면 도움이 되고 싶어. 계속 컨디션 체크해주고, 말 하진 않아. 아마 다들 모를 거야. 그냥 속으로 ‘괜찮아?’하고 그렇게. 계속 눈길이 가는 거지.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눈빛 있잖아. ‘괜찮아 그럴 수 있어.’ 뭐 이런. 우리 팀이 그런 게 좋은 거 같아. (김민아와의 대화 인터뷰)

여러 연구에서 밝혀진 바와 같이 소속감의 하위 요인 중 관계성은 협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박경석, 2016). 본 연구의 연구 참여자들은 상호 간에 돕고 도움을 받는 관계를 맺고 있었다. 이들이 풋살 동호회 활동을 통해 보인 협동심은 보다 긍정적인 관계성을 증대시켜 소속감 형성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사료된다.

3) 공감하고, 공감 받기

Carron(1980)은 집단 구성원들이 서로 간 우정을 유지할 기회를 가질 때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으며, 개인 간 친화 정도가 더욱 증진되어 나아가서는 팀 소속감에 대한 몰입이 증진 될 수 있다고 하였다. 특히 여성의 경우 타인과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인식은 개인의 주관적 안녕감에 더욱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에(이수진, 2008), 연구 참여자들이 서로에 대해 갖는 공감의 태도는 집단에 대한 소속감을 만족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제가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으로서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을 드러내기 편하다는 점이 있죠. 제 경우에는 사회에서 성인 여성을 만나는 경우가 거의 없거든요. 그래서 여기 와서 같이 풋살 하고, 이야기를 하는 게 너무 좋아요. 서로 공감해주고 공감 받고 하는 게 특히 좋아요. (김한결과의 대화 인터뷰, 추가면담)
저는 이 곳이 여성들만 있는 곳이기 때문에 제가 소속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여성이라는 공통점도 있고, 여성으로서 공감을 해주기 때문에, 공감이 되기 때문에, 남자친구나 남자인 친구들이랑 대화할때랑은 또 다른 게 있죠. 언니들이나 여자인 친구들에게 어떤 내 일에 대해 이야기하면 자신의 일인 것 마냥 생각해주고 공감을 해줘요. 그런 게 너무 좋은 거죠. (이사빈과의 대화 인터뷰, 추가면담)

연구 참여자 김한결과 이사빈은 공통적으로 ‘공감’을 언급하며 공감하고, 또 공감 받을 수 있는 서로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또한 여성 풋살 동호회에 속한 이들이 ‘공감’의 키워드를 여성 집단의 정체성이라 인식하였다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박창범(2006)의 연구에서는 여성 동호인들이 그들만의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사적인 소통 공간을 소유하길 바라는 욕망과 여성들만의 문화적 정체성을 형성하고자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또한 오현종(2013)의 연구에서는 풋살 동호인 간의 커뮤니케이션 만족도가 팀 응집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여 본 연구의 내용을 지지해주었다.

4) 믿을 수 있는 너

신뢰(trust)는 의도와 행위의 관점에서 상호 호혜적인 신념이며(Gefen, 2000), 구성원 간 원활한 의사소통과 공동 목표 달성을 위한 필수 전제 조건이다(Tsai, Ghoshal, 1988). 이국용(2010)의 연구는 구성원 신뢰가 팀 협력행위에 중요한 영향 요인임을 밝혔고, 박상현(2015)의 연구에서는 장기간 지속된 축구 동호회의 핵심적 관계 지속요인의 하나로 구성원 간 신뢰에 주목하였다. 즉, 서로에게 갖는 믿음은 구성원들의 소속감을 유발하고 조직에 대한 협력 기여 행동을 높여주는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김공수, 김재선, 이국용, 2014).

언니들이 서로 의견에 동의하거나 거절할 땐 확실하게 하되,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고 사실 좀 신기하고 대단했어요. 저는 거절을 잘 못하거든요. 그런데 언니들이 그렇게 하는 걸 보고 저도 뭔가 그렇게 하게 된 것 같아요. 내 생각을 말해도 질타 받거나 그렇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생긴 건데, 그게 더 소속감을 느끼게 하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내 속마음을 편하게 말할 수 있으니까. (김한결과의 대화 인터뷰, 추가면담)

연구 참여자 김한결은 동료들이 자신의 말과 행동의 의도를 오해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줄 때 신뢰를 느낀다. 김한결은 동료들로부터 받아들여지는 수용의 경험을 통해 신뢰를 느끼고 있었다.

이사빈은 풋살 경기의 측면에서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알아주는 동료들 덕분에 ‘편안한’ 마음으로 운동을 하고 있다. 운동을 하고 대화를 나누는 시간은 사빈에게 ‘힐링(healing)'이 된다.

예전에는 (다른 동료가) 내가 보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실수를 많이 하는 걸 알고 나에게 공을 안 주는 건가? 생각을 한 적이 있어⋯(중략)⋯언니들이 내가 할 수 있게끔 도와줘서 그런 거 같아. 내가 갈피를 못 잡고 있을 때 나한테 오더를 내려주는 게 좋아. 그런 면에서 ‘아 저들이 나를 믿고 기다려주는 구나.’. ‘내가 해내기를 바라는 구나.’를 생각하게 됐지. (이사빈과의 대화 인터뷰)

박상현(2015)의 연구에서는 축구 동호회 동호인들이 자발적으로 신뢰 형성의 필요성을 인식한 후 신뢰 있는 분위기를 형성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었던 반면, 본 연구의 연구 참여자 4인은 특별한 계기가 없이 ’자연스러운‘ 상호작용 속에서 신뢰가 형성되었다고 인식하여 그 과정에 있어 차이를 보였다.

3. 우리가 그리는 미래

1) 변화된 나의 모습

연구 참여자 정민재는 동료들과 함께 경기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함께’의 가치를 느끼게 되었다.

나는 혼자서 주로 프로젝트를 하거나 하는 편이니까 그런 게 익숙했거든. 근데 이 풋살 동호회를 하면서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경기를 만들어간다는 게 되게 가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거야. 그래서 풋살 동호회를 한 덕분에 하고 싶은 활동들이 많이 생겼어. 그리고 실제로 이 풋살 동호회는 처음 발을 들이기가 두려웠는데 이제는 이 경험 덕분에 뭐든 쉽게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아. (정민재와의 대화 인터뷰, 추가면담)
팀에 들어가길 되게 잘했다는 생각을 해. 이 사람들이랑 소통하는 걸 배우면서⋯. 원래 교육 같은데 가도 혼자 하고 이랬었거든? 근데 이제는 막 내가 먼저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고 ‘어디서 일하세요?’ 이런 거 물어볼 정도로 스스로 성장한 느낌? 난 그래서 너무 좋아. (김민아와의 대화 인터뷰)

풋살 동호회에서는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 다양한 사람들과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연구 참여자 정민재, 김민아, 이사빈은 여성 풋살 동호회 참여를 통해 자신이 이전에 주저하고 망설였던 일들에 대해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조남기와 오세이(2006)는 스포츠 참여에 있어 태도, 동기, 자기효능감과 같은 사회심리학적 개념들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특히, 스포츠 활동 참여에 있어 자기효능감은 개인의 스포츠 행동에 영향을 주고, 스포츠 참여 수준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인이다(조남기, 2008). 높은 자기 효능감은 참여자의 자발적이고 적극적, 지속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기능을 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2) 더 많은 우리와 함께라면

연구 참여자 정민재는 다른 여성들이 자신이 경험한 것과 같이 자신에게 숨겨진 욕구를 발견하고 실현시켰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다. 김한결은 초등학교 여학생을 지도하는 일을 통해 많은 여자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여전히 여자 아이들의 팀 스포츠 참여 경험에 제약이 존재한다고 밝히며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고 하였다.

여전히 ‘여자 분이 어떻게 축구를 하세요?’ 이런 말을 종종 듣거든요. 지난 주에도 차 빼러 나갔다가 이런 말을 들었고. 근데 그런 거에 개의치 않고 많은 여자들이 이런 운동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팀 스포츠를. 어디에 소속이 되면 나 혼자서 할 수 없는 무언가를 하게 해 주는 게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혼자 해 냈을 때와 함께 무언가를 해 냈을 때의 감정은 분명히 다르다고 생각해요. 그런 사회성을 팀 운동을 통해 발달시킬 수 있다고도 생각해서 다른 여자 분들도 이런 팀 스포츠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게 있죠. (김한결과의 대화 인터뷰, 추가면담)

이와 관련하여 여성 농구 동호회를 대상으로 한 배재윤과 최영래(2016)의 연구에서는 여성들에게 팀 스포츠 경험 기회를 제공할 목적으로 창단된 여성 농구 동호회를 소개하였다. 위 연구에서는 여성들이 농구 동호회 참여를 통해 관계성과 사회성을 보다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 보았고, 이는 본 연구의 연구 참여자 정민재, 김한결의 의견과 유사한 성격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여자대학 축구동아리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조은정(2011)의 연구에서는 여자대학 축구동아리 선수들이 팀 내 구성원뿐만 아니라 축구를 하는 다른 여성들에게도 동질감과 유대감을 느낀다고 밝혀 본 연구의 연구 참여자들의 경험과 그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Ⅴ. 나가며

본 연구는 여성 풋살 동호회 참여자들의 소속감 형성 경험에 담긴 이야기들을 내러티브 탐구를 통해 알아보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 연구 참여자들의 여성 풋살 동호회를 통한 소속감 형성 경험은 다음과 같이 세 가지의 범주로 분류된다.

첫째, 연구 참여자들이 그들의 여성 풋살 동호회에 소속되기 이전에 여성 풋살 동호회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인식 및 태도이다. 연구 참여자들은 과거 운동 경험, 주요타자의 역할 등으로 여성 풋살 동호회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본 연구를 통해 드러난 것은 연구 참여자들이 그들의 동호회에 참여하기 전 ‘여성’ 동호회라는 동호회의 정체성에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연구 참여자 정민재와 김한결은 동호회 참여 전, 미래의 여성 동료들이 자신과 같은 욕구를 가졌을 것이라는 기대를 통해 집단 구성원들에 대한 동질감과 유대감을 느끼고 있었다. 연구 참여자 이사빈은 남성 축구 동호회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 남자친구를 보며 부러움을 느꼈고, 자신 또한 여성 동호회에 소속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연구 참여자들의 경험은 소속감 측정도구 개발 연구(Bonnie & Kathleen, 1995)에서 제시하는 소속감 선행조건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소속감 선행조건은 소속감 측정도구(SOBI; Sense Of Belonging Instrument)의 하위 요소 중 하나로 소속감이 형성되기에 앞서 나타나는 사건 또는 조건을 의미하며, 이들 연구에서는 이를 소속감 형성의 필수적인 요소로 보았다. 김병주와 채관석(2012)의 연구에서는 집단 구성원들이 유사한 태도와 동기를 가질 때 소속감이 증진될 수 있다고 하였다. 종합해보면, 연구 참여자들은 그들의 동호회에 소속되기 이전에 여성 풋살 동호회에 소속되고자 하는 욕구와 동기를 가지고 있었으며, 그러한 그들의 정서적 특성이 소속감 형성에 순행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둘째, 연구 참여자들이 여성 풋살 동호회 활동에 직접 참여하면서 겪은 경험이다. 연구 참여자 정민재, 이사빈은 풋살 동호회에서 자신의 포지션을 명료하게 인식하고 수용하면서 동호회 활동에 더 몰입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Carron과 Spink(1993)는 팀 빌딩 모형을 제시하며 집단 내 역할 명료화와 역할 수용이 보다 잘 이루어진 집단에서 응집력이 높게 형성된다고 밝혔다. 이는 팀 소속감 증대를 위해 동료들 간 적절한 역할 분배와 포지션 선정 등의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석부길, 주형철, 이용건, 2016). 이를 미루어보아 연구 참여자들의 동호회 내 역할 분배와 포지션 선정은 그들의 동호회 소속감 증대에 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연구 참여자 정민재, 김민아, 김한결은 풋살 경기와 동호회 활동에서 서로를 보살피고 돕는 관계를 맺고 있었다. 이들의 상호 간 희생과 배려의 태도는 호혜적인 동호회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었고, 이러한 분위기가 소속감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조원호, 주형철, 윤용진(2016)은 팀 내 분위기가 구성원들의 소속감 형성에 매우 중요한 변인이라는 것을 밝혀 본 연구를 지지해주고 있다. 특히 연구 참여자 정민재의 ‘팀으로 생각하면서’, 김민아의 ‘우리 팀이기 때문에’라는 언어를 통해 그들이 자신의 동호회 소속에 대해 갖는 인식을 알 수 있었다. 연구 참여자들은 축어적 의미의 소속을 넘어 팀의 일원으로서 서로 배려하고 희생하는 관계를 맺음으로써 동호회에 소속감을 느끼고 있었다.

또한, 연구 참여자 정민재, 김한결, 이사빈은 자신들의 풋살 동호회의 정체성 중 하나로 ‘여성 동호회’라는 점을 보다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특히, 연구 참여자 김한결과 이사빈은 ‘여성 동호회’이기 때문에 여성으로서 느낄 수 있는 유대감과 공감을 중요시 여기며 더 깊은 소속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는 앞서 드러난 연구 참여자들의 소속감 선행조건이 실제 동호회 활동을 통해 충족되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으로, 연구 참여자들의 소속감 형성에 정적 영향을 주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오현종(2013)의 연구에서는 풋살 동호인 간의 커뮤니케이션 만족도가 팀 응집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여 본 연구의 내용을 지지해주었다.

마지막으로 연구 참여자 김한결과 이사빈의 인터뷰를 통해 동료 간 신뢰가 그들의 소속감 형성에 영향을 주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집단 구성원 간 신뢰는 집단의 응집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전희원, 2009). 스포츠분야에서 허진영과 마해영(2013)의 연구는 프로 야구 팀의 신뢰가 팀 응집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혀 본 연구 결과를 지지해주고 있다. 종합하면, 본 연구 참여자들이 서로에게 갖는 믿음이 구성원들의 소속감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김공수, 김재선, 이국용, 2014). 셋째, 연구 참여자들이 여성 풋살 동호회 소속감 형성 경험을 통해 얻은 재인식이다. 이는 크게 여성 풋살 동호회 참여 이후 자신의 태도 변화에 대한 고찰과 여성 풋살 동호회 소속감 형성 경험을 통한 여성 팀 스포츠 참여에 대한 재인식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연구 참여자 정민재, 김민아, 이사빈은 풋살 동호회 활동을 통해 동료들과 소통하고 교류하는 경험을 하였다. 그 경험을 통해 직장이나 일상생활에서 이전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 참여자 정민재와 김한결은 보다 많은 여성들이 다양한 팀 스포츠에 참여하기 바라는 소망을 내비쳤다. 특히, 김한결은 여성들이 다양한 팀 스포츠에 참여하여 사회성을 기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통해 배재윤과 최영래(2016)의 연구에서 소개된 여성 농구 동호회의 창단 동기와 유사한 인식을 보였다. 스포츠 동호인의 증가는 스포츠 동호회의 양적 증가로 이어져 스포츠 대중화의 초석이 되어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김경식, 2009)를 지닌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볼 때, 본 연구의 연구 참여자들에게는 여성 스포츠 동호회 증가와 여성 스포츠 대중화에 대해 소기하는 바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학위논문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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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sai, W. and Ghoshal, S.(1998). "Social Capital and Value Creation: The Role of Intrafirm Wetworks".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41, 464-476. [https://doi.org/10.5465/257085]

표 1.

연구 설계

단계 내용
1 현장 들어가기 : 이야기 속으로 ① 연구의 필요성과 목적
② 연구 참여자 선정
2 현장에서 현장 텍스트로 : 이야기의 장소로 ① 연구 참여자와의 대화 인터뷰
② 연구자의 연구 노트
3 현장 텍스트 구성하기 ① 대화 인터뷰 전사
② 연구 참여자의 경험 양상을 확인하기
4 현장 텍스트로부터 중간 연구 텍스트로 : 경험의 의미 찾기 ① 경험의 의미를 찾아 분류하기
② 의미의 구조 생각하기
5 중간 연구 텍스트로부터 최종 연구 텍스트로 ① 경험의 의미 분석하기
② 글쓰기

표 2.

연구 참여자의 일반적 특성

연구 참여자(가명) 성별 연령(만) 직업 풋살 동호회 참여 경력 풋살 동호회 참여 빈도
정민재 28 프리랜서 1년 주 3회
김민아 26 물리치료사 1년 주 2회
김한결 25 예체능강사 1년 주 2회
이사빈 24 보컬리스트 1년 주 2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