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 전환(AX)시대 스포츠정책 첨단화의 사회적⋅제도적 쟁점과 대응 방향
초록
본 연구는 AX시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로보틱스, 빅데이터의 확산이 스포츠 행정과 거버넌스에 야기하는 사회적⋅제도적 쟁점을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이에 대한 정책적 대응 방향을 제시한다. 문헌 분석을 통해 첫째, 자동화된 행정결정의 책임 귀속 불명확성과 기록⋅감사 공백, 알고리즘 투명성 결여가 행정 신뢰를 저해함을 확인하였다. 둘째, 스포츠 데이터는 고위험⋅고부가가치 특성을 가지나 표준⋅식별자⋅가명결합 절차의 미정립으로 부처 간 연계와 융합분석이 제약됨을 보였다. 셋째, 중앙정부의 데이터 표준⋅보안⋅AI 윤리기준 제시와 지방정부의 지역 밀착형 실행 및 상향식 피드백을 결합하는 양방향 거버넌스가 요구된다. 넷째, 규제샌드박스⋅시범지자체⋅행정절차 실험 등을 통해 효과⋅위험을 실증하고 사후평가로 제도를 보완하는 유연 규율이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공공 알고리즘 등록제와 영향평가의 제도화, 가명정보 결합의 안전 절차 정비, 이의제기권⋅인간 개입권 보장, 책임 귀속의 명확화 등을 핵심 정책과제로 제안한다. 본 연구는 스포츠정책 첨단화의 규범적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공정성⋅책임성⋅신뢰성의 동시 확보를 위한 실천적 기준을 마련한다.
Abstract
This study examines the socio-institutional challenges posed by AI, IoT, robotics, and big data to sports administration and governance in the AX era, and proposes policy directions to address them. A literature-based analysis shows: (1) automated administrative decisions often obscure accountability, leave gaps in record-keeping and auditing, and reduce trust due to limited algorithmic transparency; (2) despite the high value and risk of sports data, limited standards, identifiers, and safe pseudonymization-and-linkage procedures hinder inter-ministerial data integration and cross-domain analytics; (3) a bidirectional governance model is needed in which the central government provides national data standards, security guidelines, and AI ethics principles while local governments implement context-specific services and feed insights upward; and (4) flexible regulation—regulatory sandboxes, pilot municipalities, and procedural experiments—should generate evidence on effectiveness and risks and enable ex-post evaluation for institutional refinement. Policy recommendations include institutionalizing public algorithm registries and algorithmic impact assessments, strengthening safe procedures for pseudonymized data linkage, guaranteeing rights to contest and human oversight, and clarifying liability allocation. The study offers a normative pathway for advancing sports policy that jointly secures fairness, accountability, and public trust.
Keywords:
AX era, Advancement of sports policy, Data governance, Artificial Intelligence Act키워드:
AX시대, 스포츠정책 첨단화, 데이터 거버넌스, 인공지능법Ⅰ. 서 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보틱스, 빅데이터 등 AX시대의 첨단기술은 스포츠의 운영 방식과 산업 구조 전반에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경기력 향상, 운영 효율화, 팬 경험 고도화 등 스포츠 분야 전반이 기술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스포츠가 지닌 가치와 기능 자체가 새로운 방향으로 재정의되고 있다(Zhou et al., 2025). 야구에서는 ABS(Automated Ball-Strike System)와 같이 투구의 스트라이크⋅볼 여부를 센서와 AI로 판정하는 시스템이 도입되었으며(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2025), 체조에서는 AI 기반 3D 센서 판정지원시스템이 심판 보조의 역할을 한다(Fujiwara & Ito, 2018). 이러한 기술들은 전통적으로 심판의 주관이 개입되던 판정 영역을 기술적 판단으로 전환하여 스포츠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새롭게 형성하고 있다.
스포츠 첨단화가 제도와 정책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스포츠 거버넌스의 원리 또한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다. 첨단기술이 스포츠 현장의 운영체계와 국가 정책의 기획과 집행, 평가 과정에 결합되면서 정책결정 권한과 행정적 통제 범위가 재편되고 있다(Millington et al., 2025). 이에 따라 첨단화된 시스템이 경기 일정, 시설 운영, 선수 관리와 같은 업무를 수행할 때 시스템 오류나 기술적 오작동이 발생하는 경우, 법적⋅행정적 책임이 누구에게 귀속되어야 하는지 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Carrio Sampedro, 2021). 그럼에도 스포츠 산업의 공공정책 시스템에서의 의사결정 자동화가 어떠한 책임 구조 재설계를 요구하는지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미흡하다(France et al., 2024). 이는 스포츠 행정의 신뢰성과 투명성 확보와 국민의 권리 보장과 직결되는 제도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스포츠 첨단화가 확산하면서 정책 환경 또한 새로운 운영 원리를 요구하고 있다. 기술 도입은 행정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정책의 수립부터 집행까지 전 과정에서 설명 가능성, 투명성, 책임성을 제도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를 제기한다(Criado et al., 2025). 이에 따라 행정 결정의 과정을 국민이 이해하고 검증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 절차의 공개성과 알고리즘 활용에 대한 사전 심사 및 사후 감시 체계를 포함한 통제 장치의 마련이 필요하다(Veale & Binns, 2017). 또한 스포츠정책의 디지털 전환이 진행될수록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정책 집행 책임의 경계가 모호해지기 때문에, 이를 조정할 수 있는 표준화된 행정 프로토콜과 데이터 거버넌스 체계가 요구된다(OECD, 2025). 결국 AX시대의 정책 첨단화는 행정의 속도와 효율성과 정책결정 과정의 공정성, 제도적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운영 원리의 혁신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 같은 제도 설계 논의는 국가별 문화와 정책 환경에 따라 다양한 특성을 보인다. AX시대의 기술 발전은 스포츠정책의 국제적 표준화(etic)와 국내 사회문화적 맥락 반영(emic)을 동시에 요구하는 양가적 과제이다(Hu & Shu, 2024). 글로벌 스포츠 거버넌스는 경기 운영, 반도핑, 선수 보호 등에서 국제 규범과 표준화된 절차 준수를 요구하지만(UNESCO, 2017; Geeraert, 2018), 각국의 사회문화적 조건은 이러한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하는 데 제약으로 작용한다. 한국의 스포츠정책은 공공성과 복지성을 중시하는 사회적 가치 속에서 발전해왔기 때문에, 기술 도입 또한 효율성뿐 아니라 공정성, 접근성, 사회적 포용성과의 균형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김민규, 박찬민, 김승환, 2022). 즉, AX시대의 스포츠정책은 국제적 기준을 충족하면서도 국내 맥락에 적합한 방식으로 재구성하는 적응적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
이는 정책체계가 기술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요구하는 제도적 과제임을 의미한다. 그러나 현행 스포츠정책은 첨단기술 도입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행정과 데이터, 윤리 체계 간의 정합성 부족으로 정책 신뢰성이 저하되는 한계를 보인다(김민규, 박수정, 성종훈, 2024). 정책 집행 단계에서는 AI 기반 행정 결정의 책임소재가 불명확하고 데이터 보호 규범은 스포츠 고유의 민감정보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국제 규범과 국내 제도의 연계도 미흡하다(윤석찬, 2025). 따라서 AX시대 스포츠정책의 첨단화는 사회적 책임성과 제도적 정합성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
이에 본 연구는 AX시대 스포츠정책의 첨단화가 제기하는 사회적⋅제도적 쟁점을 구조적으로 규명하고, 이에 대한 정책적 대응 방향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연구 목적에 따라 기술 도입 속도와 정책⋅법제⋅윤리 체계 간의 비대칭적 발전에 주목하여 스포츠정책이 갖추어야 할 공정성, 책임성, 사회적 신뢰 확보의 조건을 분석적 관점에서 검토할 것이다. 이를 통해 첨단기술 시대에 요구되는 균형 있는 스포츠정책의 규범적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Ⅱ. 스포츠 행정⋅거버넌스 관점의 쟁점과 대응 전략
1. 첨단화된 스포츠 행정과 책임 구조의 재구성
최근 스포츠 행정 분야에서는 첨단기술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여러 스포츠 단체와 공공기관은 행정 업무의 효율성과 정확성 향상을 위해 AI 기반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스마트 경기장은 모바일 앱과 지능형 출입 시스템으로 발권과 검표를 자동화하며 무인으로 좌석 안내를 운영하여 관람 편의성과 운영 효율성을 높인다(Benarous et al., 2021). 또한 리그 경기 일정 편성에 알고리즘 최적화 기법을 활용하거나 체육시설 관리에 IoT와 빅데이터 기반 스포츠 행정정보 시스템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Mănescu, 2025). 이는 경기 운영과 행정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스포츠 행정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는 구조적 변화로 평가된다. 즉, 스포츠정책의 행정 운영체계가 기술 중심으로 전환되는 흐름과 직접 맞닿아 있다.
그러나 AI 기반 행정결정에서 오류 발생 시 책임 주체가 불분명해지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첨단화된 시스템에서는 결정 과정에 인간 개입이 최소화되어 잘못된 판단이나 행정처리가 발생하더라도 책임의 귀속이 모호하다(Langer, 2024). 전통적 행정에서는 담당자의 과실을 따졌지만, AI 알고리즘의 불투명성으로 인해 위법 처분 입증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Busuioc, 2021). 실제로 AI 행정결정의 오류로 손해가 발생한 경우, 현행 틀에서는 인공지능의 결함을 입증하기 어려워 국가 배상 책임을 묻기 힘들다(국회입법조사처, 2023). 이는 행정결정의 정당성과 국민 신뢰를 약화시키는 구조적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현행 개별 법제 전반에서 공공 AI⋅자동화 행정에 대한 명시 규정과 연계 장치는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있다(국회입법조사처, 2024). 현행 기록관리 법제는 AX시대의 요구에 적합하게 재편되지 않아, 첨단화된 행정결정의 기록 및 감사 체계에 공백이 존재한다(국가기록원, 2021). 기록관리 전문가들은 현행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이 민간기록물의 정의 부재, 수집 중심의 규정, 자발적 생산 주체에 대한 지원 미흡 등 법적 한계를 보인다고 평가했다(김지훈, 김익한, 2023). 전자정부법 역시 기존의 디지털 행정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두고 있어, 공공 알고리즘의 투명성 확보나 오류 책임에 관한 규정은 미비하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정부인권연구소, 2021). 마찬가지로 체육진흥법 등 스포츠 행정 관련 법령에서도 첨단 정보기술 활용에 따른 행정책임 명확화 조항을 찾기 어렵다(류대희, 2024). 결과적으로 현행 법제에서는 기술 발전 속도를 법체계가 따라가지 못해 발생하는 제도적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행정책임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이의제기 절차를 보완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민주적 정당성은 행정결정에 활용되는 알고리즘 작동 원리와 근거가 공개되고, 국민이 이를 이해하며 이의를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Binns, 2018). 이에 따라 AI 기반 행정결정에 대한 권리구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실제 정부도 AI 행정결정에 대비해 행정심판법 개정 등 구제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첨단화된 행정결정에도 불복 절차를 보장함으로써 국민의 권리 보호를 강화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김휘식, 2021). 전문가들은 AI 행정결정에 오류가 발생해도 당사자가 이를 다툴 수 없다면 법치주의에 반하는 결과가 된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절차법 측면에서 설명 및 검증 가능한 AI 행정을 구현해야 하며 필요시 사람이 개입해 오류를 시정할 수 있는 인간 통제 장치도 마련되어야 한다는 견해가 제시된다(Williams, 2022).
공공 알고리즘 등록제 도입의 필요성도 후속 대책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는 공공부문에서 사용하는 AI 알고리즘 정보를 사전에 등록 및 공개하여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려는 제도이다(DiSalvo et al., 2023). 실제로 2025년 경기도는 전국 최초로 AI 사업에 대한 등록제를 시행해, 도 및 산하기관이 운영하는 모든 AI 기반 행정서비스의 명칭, 목적, 주요 기능, 알고리즘 유형 등 핵심 정보를 공개했다(국토교통부, 2025). 이는 AI 기술의 불투명성으로 인한 신뢰 부족 문제를 완화하고 윤리성과 책임성 확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볼 수 있다. 국외에서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핀란드 헬싱키 등이 알고리즘 공개 레지스트리를 운영하여 공공 AI의 투명성을 높이고 있다(OGP, 2021). 공공 알고리즘 등록제는 행정기관의 AI를 사전 검증하고 사후 견제를 통해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하고 오류 시정과 책임 추궁을 용이하게 할 것이다.
정리하면, 스포츠 행정에서도 AI 활용에 대한 명확한 책임 규범을 확립하고 공공서비스 알고리즘에 대한 사회적 통제와 신뢰 확보 장치를 마련함으로써 기술 활용과 행정책임의 조화를 도모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뒷받침될 때, AI와 첨단기술은 스포츠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책임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2. 알고리즘 기반 공공의사결정과 투명성 확보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기반한 자동화 의사결정은 행정 분야에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정부는 방대한 데이터를 신속히 분석하고 일관된 결정을 내리기 위해 정책 집행, 복지 혜택 대상자 선정 등에 알고리즘을 활용하고 있다(Levy et al., 2021). 스포츠에서도 판정의 정확성과 효율성 향상을 위해 AI 심판과 경기 운영 알고리즘을 도입하였다. 최근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서는 전자 선심 시스템(ELC)이 판정의 보조 수단 또는 선심 대체 시스템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ELC 시스템이 완벽히 정확하지 않다는 점이 보고되면서 일부 선수들은 시스템의 정확성에 대해 논란을 제기하기도 했다(Carboch et al., 2023). 이처럼 공공부문에서 AI 시스템 도입 배경에는 효율성과 객관성 제고에 대한 기대와 동시에 법적⋅윤리적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자동화된 결정의 주요 문제는 결과의 불투명성과 설명 불가능성이다. 복잡한 AI 알고리즘은 블랙박스처럼 작동해 결정의 근거와 과정을 인간이 이해하기 어렵게 한다. 이는 스포츠 영역에서도 나타나는 문제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의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가 필요하다. 부상 위험 예측이나 경기력 평가 등에서 AI가 의사결정을 수행할 때, 알고리즘의 작동 원리가 불투명하면 결과의 공정성과 타당성을 검증하기 어렵다. 이는 선수의 평가와 복귀 결정 등 경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결정에서 책임 추궁과 권리구제를 어렵게 해 구조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위험이 있다(Belenguer, 2022; Waśkiewicz et al., 2025). 또한 이의제기 절차의 부재도 문제로 지적된다. 자동화 시스템이 최종 결정을 내린 경우, 당사자가 이의를 제기하거나 인간 담당자의 재검토를 요청할 공식 경로가 없는 사례가 많다(Défenseur des droits, 2024). 설명이나 인간 개입을 요구할 권리가 없으면, 잘못된 결정에 대해 국민이나 선수 등이 구제받기 어렵다. 즉, 자동화된 행정결정은 절차적 정당성과 기본권 보호 측면에서 전통적인 인간 결정보다 취약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Cobbe et al., 2022).
이와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국제사회는 자동화된 결정에 대한 규제와 원칙을 정립해 왔다. EU의 일반개인정보보호규정(GDPR) 제22조는 정보주체가 자신에게 법적 또는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완전자동화된 결정의 대상이 되지 않을 권리를 명시하였다(European Union, 2016. Act 22). 또한, GDPR은 프로파일링을 포함한 자동화 결정이 존재하는 경우 그 논리와 영향을 통지하고 해당 결정에 대해 의견을 제출하거나 인간 개입을 요구할 권리를 부여하는 등 투명성과 견제 장치를 두었다(European Union, 2016. Act 13, 14). EU는 2024년 인공지능법(AI Act)을 제정하여 고위험 AI 시스템에 대한 엄격한 투명성 의무와 사전 승인⋅평가 제도를 도입하였다. 이 법은 설명가능성과 인간의 감독을 요구하며 차별이나 기본권 침해 우려가 있는 알고리즘에 대해 설계 단계부터 설명가능성을 확보하도록 의무화하였다(Söderlund, 2025). 또한 사회적 점수화나 취약계층 대상 AI 등 부적절한 활용을 금지하고 고위험 AI에 대해 투명성 보고와 평가를 의무화하였다(European Union, 2024. Act 5, 16). OECD는 인공지능 권고를 통해 투명성, 설명가능성, 책임성을 핵심 원칙으로 제시하고 각국 정부에 AI 활용 시 인간 중심의 공정하고 투명한 거버넌스 확립을 권고하였다. 더불어 OECD 인공지능 정책옵저버를 통해 각국 모범사례를 공유하며 알고리즘 정보 공개와 감사 제도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OECD, 2019).
한국도 국제 규범과 흐름을 반영한 법제 개선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행정법 분야에서는 2021년 시행된 행정기본법 제20조를 통해 자동적 처분 개념이 도입되었다. 이는 법률에 근거한 완전 자동화 행정결정을 행정처분의 한 형태로 인정한 것으로, 행정청이 AI를 활용해 일정 요건 하에 인간 개입 없이 처분을 발급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정남철, 2021). 다만 자동화 처분을 허용하는 근거는 마련됐지만 구체적 절차적 안전장치는 아직 미비하다는 지적이 있다. 행정절차법상 처분 전에 당사자에게 의견제출 기회를 주거나 처분서에 근거를 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자동화된 결정에서는 이러한 사전통지와 사유 제시 의무의 이행 방식이 불명확하다(조성규, 2023). 또한 행정심판법이나 행정소송법상 불복 절차가 형식적으로는 존재하나, 당사자가 알고리즘의 판단 근거를 알 수 없는 한 실효적 다툼은 어렵다(권은정, 2021). 즉, 현행 행정법 체계는 알고리즘 결정의 투명성 결여로 인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한편, 2025년 제정된 인공지능 기본법은 우리나라 AI 거버넌스의 기본 틀을 마련한 법으로, 신뢰성과 투명성을 핵심 가치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고영향 AI1) 개념을 도입하여 별도의 관리, 감독 의무를 부과한다. 스포츠 미디어와 선수 홍보 콘텐츠 분야에서는 딥페이크 영상이나 생성형 AI가 선수의 초상권과 이미지 신뢰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법적 규제가 스포츠 거버넌스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Westerbeek & Van, 2025). 또한 고영향 AI 제공자는 사전에 위험성 평가와 위험관리 체계를 수립하고 이용자에게 AI 사용 사실과 원리를 고지하며, 설명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김나루, 2025). 생성형 AI의 경우 결과물이 AI에 의해 생성되었음을 표시하도록 하고 딥페이크 콘텐츠에는 명확한 인공지능 생성물 표시 의무를 부과한다. AI 투명성 확보 의무의 세부 이행 방안은 2025년 하반기에 인공지능 투명성 확보 의무 가이드라인 초안으로 공개하여 공공 및 산업 부문에 적용 방안을 제시하였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5). AI 기본법 체계 아래 정부는 고위험 알고리즘의 사전 영향평가 제도화와 OECD 및 EU가 권고하는 절차적 통제를 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종합하면, 알고리즘 결정의 투명성과 책임성 강화를 위한 제도적 전략이 필요하다. 이는 스포츠정책 영역에서도 동일하며, 경기 운영, 선수 선발, 시설 배정 등에서 공정성과 신뢰성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첫째, 알고리즘 등록제의 적극 도입과 확대가 필요하다.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AI 알고리즘의 명칭, 목적, 작동 원리, 사용 데이터, 윤리적 고려사항 등을 공개하는 등록제를 시행하면 시민의 정보 접근권이 향상된다. 알고리즘 목록 공개는 시민 신뢰를 높이고 외부 전문가의 검증과 감사를 용이하게 한다(GPAI & OECD, 2024). 단순 목록 공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정보의 실질적 이해 가능성과 지속적 업데이트가 보장되어야 한다. 둘째, 알고리즘 영향평가 제도의 도입이다. 새로운 AI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고도화할 때 윤리⋅인권⋅사회적 영향을 사전에 평가해 위험을 식별하고 완화 대책을 마련하는 절차다. 한국은 현행 지능정보화 기본법에서 사회적 영향평가를 규정하고 있으나(신선영, 2022), 이를 구체화한 알고리즘 영향평가 제도를 행정 전반에 적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셋째, 사후 규제와 구제 절차의 확보이다. 자동화 결정으로 피해를 본 시민이 이의를 제기하고 인간의 재심사를 요구할 수 있는 절차를 행정심판법 등에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알고리즘 결정 관련 정보공개 청구가 있을 경우, 영업 비밀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모델과 데이터 정보를 공개해 외부 감시를 가능케 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스포츠 행정과 공공영역의 자동화된 행정결정은 행정 효율성과 객관성을 제고하는 유용한 수단이지만, 투명성과 민주적 통제가 결여될 경우 행정 신뢰의 훼손과 권리 침해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국제 AI 거버넌스 규범은 설명 가능한 알고리즘과 통제 가능한 인공지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책임 있는 기술 활용의 규범적 방향을 제시한다. 한국 또한 국제 기준에 부응하여 법적 기반을 마련해가고 있다. 앞으로의 과제는 이러한 규범적 원칙을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제도로 구현하는 일이다. 공공영역에서 알고리즘을 책임 있게 운용하기 위해 사전 영향평가와 정보 공개를 통한 개인정보 및 인권 보호, 자동화된 결정에 대한 인간 감독과 이의제기권 보장, 기술 공급자에 대한 명확한 책임 부과가 종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기술 발전 속도에 부합하는 거버넌스 혁신이 이루어질 때, 인공지능 시대의 스포츠행정과 공공의사결정이 국민의 신뢰 속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3. 법⋅제도 정비 방향과 거버넌스 개선 전략
한국의 스포츠 행정에 AI와 첨단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법제와 거버넌스 전반의 정비가 필수적이다. 현행 법령만으론 디지털 전환에 대응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국민체육진흥법은 생활체육과 엘리트 스포츠를 포괄하는 기본법으로서 법적 기반을 제공해왔지만, 구조적 한계와 다른 법률과의 부조화로 실효성 문제를 안고 있다(윤상진, 2024). 그중에서도 AI와 데이터 활용에 관한 규정이 부재해 새로운 기술 환경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공공데이터법 역시 스포츠 행정 분야에서의 활용에 한계가 있다. 현재 공공데이터포털의 스포츠 분야 데이터는 표준화되지 않고 개별 제공되며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고유 식별자가 제외되어 보건⋅의료 데이터 등과의 연계가 어렵다(이재욱, 2022).
이에 따라 스포츠 데이터는 타 분야와 결합한 연구나 정책 활용이 제한되고 시계열적으로도 활용 가치가 떨어지는 실정이다. 지방자치법 또한 지방정부의 디지털 행정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없어 지자체마다 정보화 수준과 규범 해석이 달라지며, 중앙과 지방 간 역할 분담에 대한 법적 근거가 미흡하다(황창호, 윤창근, 2021). 이를 보완하기 위해 스포츠행정 관련 기본법의 목적과 범위를 재설정하고 데이터 연계 및 AI 활용에 관한 조항을 신설하거나 개정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AX시대에 맞는 데이터 기반 행정체계 구축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데이터 연계 및 활용을 위한 규범 정비도 필요하다. AI 행정의 성패는 양질의 데이터 확보와 부처 간 공유에 달려 있으나, 현재는 개인정보 보호와 부처 간 칸막이로 인해 스포츠 데이터의 연계 활용이 제약을 받는다. 공공데이터 중 공통 표준용어를 준수하는 사례는 적으며, 각 시스템의 형식과 코드 체계가 달라 데이터 호환성이 낮다(Park & Ko, 2022). 가명정보 결합 시 재식별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정 개인정보보호법은 결합전문기관을 통한 안전한 데이터 연계 절차 구축이 필요하다. 기관 간 데이터를 결합할 때는 전문기관의 심사와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며, 승인된 환경 내에서만 분석이 가능하도록 통제된다. 이는 가명정보의 공익적 활용을 보장하면서도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방향으로 구축되어야 한다(이주희, 2021). 이는 향후 AI 분석의 정확성과 효용을 높이는 기반이 될 것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분담은 디지털 거버넌스의 핵심이다. 중앙정부는 통합 전략 수립과 표준화 지원에 집중하고, 지방정부는 지역 특성에 맞는 혁신 실행과 현장 피드백 제공에 주력하는 모델이 바람직하다. 중앙정부는 전국적으로 통용되는 데이터 표준, 보안 지침, AI 윤리원칙 등을 마련해 지자체에 제시해야 한다(OECD, 2025). 예를 들어 문화체육관광부와 행정안전부가 협력해 스포츠 행정용 데이터 표준 사전과 공통 플랫폼을 구축하면 모든 지자체가 이를 활용해 자료를 수집⋅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지자체별 중복 개발을 줄이고 전국 단위 스포츠 데이터 통합을 가능하게 한다. 지방정부는 중앙의 기준 아래 지역 밀착형 서비스를 개발 및 운영하며, 현장의 애로사항이나 개선점을 중앙에 피드백해야 한다. 이러한 쌍방향 거버넌스를 통해 중앙은 정책을 보완하고 지방은 노하우를 공유해 상호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Chung et al., 2022). 에스토니아의 디지털 거버넌스 모델은 중앙의 X-Road 데이터 교환 플랫폼을 통해 모든 지자체와 기관이 데이터를 연계 및 공유하고 있으며(e-Estonia, 2025), 영국은 중앙정부가 마련한 알고리즘 투명성 표준을 지방정부가 받아들여 적용하는 방식으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UK Government, 2021). 우리나라도 디지털플랫폼정부 구상 아래 중앙과 지방이 함께 사용하는 공통 데이터 인프라와 행정서비스를 개발 중이며 스포츠 행정 분야 역시 전국 단위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우수 사례 공유 시스템을 연계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유연한 제도 설계 전략으로 규제샌드박스, 시범지자체 지정, 행정절차 실험 등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AI 기술은 급속히 발전해 모든 가능성을 법으로 미리 규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한시적으로 규제를 유예하고 신기술을 시험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규제샌드박스는 기술 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안전성을 확보하는 중간적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한국도 여러 분야에서 이를 도입해왔다(Lee & Seo, 2022). 스포츠 행정에도 AI 기반 서비스나 의사결정 도구를 일정 기간 규제 특례 아래 운영하고 효과와 위험성을 검증함으로써 법제 개선에 필요한 근거 데이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또한 시범 지자체를 지정해 AI 행정을 선도적으로 구현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즉, 일부 지자체를 스포츠 디지털 행정의 시범 운영 지역으로 선정하여 이를 실제 행정에 적용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법적⋅행정적 이슈를 관찰해 제도 개선의 근거로 활용하고 행정절차 실험을 통해 AI 도입에 따른 절차 변화를 검증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는 행정 현장에서의 학습을 가능하게 하며 경직된 규제를 완화하는 대신 사후평가와 보완을 통해 제도를 발전시키는 선순환을 만든다(OECD, 2023). 다만 샌드박스나 시범사업에서 국민 권익 침해가 없도록 윤리 기준과 안전장치를 병행해야 한다. 결국 스포츠 행정에 AI를 도입하는 과정에서도 완전한 사전규제보다는 유연한 관리로 혁신을 촉진하되, 그 결과를 면밀히 평가해 법과 제도를 보완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Ⅲ. 데이터⋅윤리 관점의 쟁점과 대응전략
1. 데이터 수집⋅처리 체계와 개인정보 보호
스포츠 산업과 디지털 헬스⋅피트니스 분야에서는 경기력 향상과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다양한 생체 정보, 행동 데이터, 위치 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한다. 프로스포츠에서는 전자 퍼포먼스 트래킹 시스템(EPTS)과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하여 선수의 이동 거리, 속도, 심박수, 회복률, 부상 이력 등을 체계적으로 기록하며(Torres-Ronda et al., 2022), 일반 이용자는 스마트워치와 피트니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운동 경로, 수면 패턴, 운동량 등을 기록한다(Fuller et al., 2020). 이와 같은 데이터는 건강 상태와 생체 반응을 상세하게 반영하기 때문에 민감 정보로 분류되며, 행동 패턴 및 위치 정보와 결합되면 개인식별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Sifaoui & Eastin, 2024). 피트니스 앱의 데이터 판매 논란이나 군사기지 위치 노출 사례처럼(Kozera, 2020), 데이터 오⋅남용은 충분한 제도적 통제가 없을 경우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스포츠 조직은 수집 단계부터 보호조치를 갖추고 정보주체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개인정보 보호법은 스포츠 데이터 보호의 기본 틀을 제시한다. 위치 정보, 생체 정보, 경기 영상 등과 같이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는 개인정보에 해당하며, 건강⋅신체 관련 정보는 민감 정보로 분류되어 수집과 이용이 원칙적으로 제한된다(개인정보보호위원회, 2023). 스포츠 조직이 이를 처리하려면 정보주체에게 목적과 범위를 명확히 고지하고 동의를 확보한 후 암호화 및 접근통제 등 보호조치를 이행해야 한다(Kaur et al., 2024). 또한 목적 외 이용 금지, 최소수집 원칙, 보관기간 설정, 제3자 제공 제한 등의 기본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Čtvrtn k, 2023). 그러나 기존 법제는 산업 일반 기준에 맞춰 설계되어 있어, 경기 운영과 선수 관리 전반에서 생성되는 다층적 데이터 흐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025년 제정된 「AI 기본법」은 고영향 AI 중심의 규율 체계를 마련함으로써 스포츠 분야에도 중요한 기준을 제공한다. 이 법은 생명, 신체, 기본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AI 시스템에 위험관리, 설명가능성, 이용자 보호, 인간 개입 보장 의무를 부과한다(김현경, 2025). 경기 분석, 훈련 모니터링, 부상 예측과 같이 선수의 건강과 경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시스템은 고영향 AI 범주에 포함하도록 해석 및 적용해야 하며, 운영 주체는 판단 과정의 투명성과 사후 피드백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법은 자동화된 판단에서 발생할 수 있는 편향 위험을 점검하고 정보주체의 권리 보장을 위한 절차를 마련하여 책임성과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스포츠 산업 고유의 상황을 다루는 독립적 규범은 여전히 부족하다. 프로스포츠 표준계약서는 의료정보 제공이나 초상권 활용에 관한 조항을 포함하지만, EPTS, 훈련 기록, 생체 신호 분석 결과 등 민감도가 높은 정보에 대한 보호 기준은 명확하지 않다(문화체육관광부, 2021). 도핑검사 자료, 재활 기록, 정신건강 상담 내용처럼 고위험 데이터가 어떤 절차로 저장, 관리, 공유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통합 기준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스포츠정책과학원, 2020). 이처럼 스포츠 조직은 일반법을 적용받으면서도 종목별⋅상황별 특수성을 고려한 보호체계를 갖추지 못해 현장에서 혼란이 발생한다. 스포츠 단체는 정보의 민감도, 발생 맥락, 활용 범위를 기준으로 별도의 세부기준과 표준동의 절차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주요 쟁점으로 지적되는 가명처리, 목적 외 이용, 국외이전, 보관기간 등은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통계⋅연구 목적의 가명정보 활용이 가능해졌지만, 스포츠 분야에는 여러 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안전하게 결합하기 위한 기준과 절차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예를 들어 구단의 경기력 데이터와 의료기관의 부상 기록처럼 서로 다른 기관이 보유한 가명정보를 결합하려면 전문기관을 통한 식별자 매칭과 안전한 분석 환경이 필요하지만, 이를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표준이 부재해 재식별 위험을 적절히 통제하기 어렵다. 일부 구단이나 플랫폼이 선수 데이터를 마케팅 및 광고 목적으로 재이용하는 관행은 정보주체 동의 범위를 넘어설 수 있으며, 외국 클라우드 사용이나 국제대회 참여 과정에서 발생하는 국외이전 역시 적정성 평가나 보완조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또한 일부 단체는 선수 계약 종료 이후에도 데이터를 장기간 보관하거나 삭제 절차를 명확히 안내하지 않아 파기 원칙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다(Arnholt et al., 2024). 이는 데이터 수명주기 관리가 체계화되지 않은 결과로 볼 수 있다.
스포츠 단체는 개인정보 보호책임자를 지정하고 데이터 보관기간과 파기 절차를 내부 규정으로 명확히 정비해야 한다. 국외 이전이 필요한 경우에는 관련 법령이 요구하는 보호조치와 심사 절차를 충실히 따라야 한다. 또한, 은퇴 선수에게는 본인의 정보를 열람하고 수정하며 삭제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충분히 보장해야 하고 민감한 정보가 상업적 목적이나 2차 활용에 이용될 때는 이용 목적과 범위를 투명하게 고지하여 동의를 확보해야 한다. 이는 정보주체가 자신의 데이터를 통제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하며, 스포츠 분야 데이터 처리 과정의 신뢰성을 높이는 핵심적 조건이 된다.
정리하면, 스포츠 데이터는 높은 민감도와 잠재적 위험을 고려할 때 현재 보호체계는 충분히 정비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개인정보 보호법과 AI 기본법이 일정한 기준을 제시하더라도, 스포츠 특수성을 반영한 별도의 규범과 기준이 필요하다. 향후 스포츠 분야는 표준계약 조항, 산업 가이드라인, 자율규범 등 다층적 장치를 통해 데이터 활용과 권리 보호의 균형을 확립해야 한다. 이러한 기반이 마련될 때 선수와 이용자, 산업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스포츠 데이터가 구축될 것이다.
2. 알고리즘 신뢰성과 기술적 위험 대응
스포츠 산업과 디지털 헬스 분야에서는 AI 알고리즘이 경기력 분석, 판정 보조, 부상 예측, 생체 데이터 기반 맞춤 훈련, 도핑 탐지, 전략 조언 등 다양한 영역에 활용되며 산업 구조와 의사결정 방식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Zhou et al., 2025). 이는 전문가의 경험과 직관에 의존하던 판단을 데이터 기반 예측으로 대체하거나 보완함으로써 효율성과 정밀성을 높여 주지만, 동시에 오류와 편향이 발생했을 때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책임을 물을 것인가라는 법적⋅제도적 과제를 발생시킨다.
알고리즘 공정성과 편향 문제는 책임 귀속과 피해구제의 문제로 직결된다. 스포츠 분야에서 훈련 데이터가 특정한 리그, 신체조건, 성별⋅연령 집단에 편중된 경우, AI 기반 경기력 평가나 선발 도구는 비주류 리그 선수, 장애 선수, 성장기 선수 등을 체계적으로 과소평가할 위험이 있다. 이때 알고리즘의 결과만을 근거로 계약 연장, 출전 기회, 재활 프로토콜이 결정된다면, 선수의 경력과 건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디지털 헬스 영역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보고된다. 의료비 지출을 위험의 대리 지표로 사용한 예측 알고리즘이 흑인 집단의 실제 건강 상태를 과소평가함으로써 구조적 차별을 재생산한 사례는 목표 함수 설계와 데이터 구성 자체가 책임 문제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Obermeyer et al., 2019). 이처럼 알고리즘 편향은 인권 침해와 차별로 이어질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
알고리즘 오류에 대한 법적 책임 귀속은 아직 제도적으로 정교하게 정리되지 못한 영역이다. 국내 민법은 원칙적으로 과실 책임을 기본 구조로 하고 있으나, AI 시스템은 개발자, 공급자, 운영자, 이용자, 데이터 제공자 등 다수 행위자가 관여하는 복합 구조를 갖기 때문에 특정 주체의 과실을 명확히 특정하기 어렵다(김진아, 2022). 예를 들어 부상 위험 예측 알고리즘이 잘못된 의견을 제시해 선수 복귀 시점을 앞당겼다가 심각한 재부상이 발생한 경우, 알고리즘을 설계한 개발사, 이를 도입해 선수단 운영에 통합한 구단, 위험 정보를 최종적으로 해석한 의료진과 코치진 중 누구에게 어느 범위까지 책임을 물을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이는 피해자가 인과관계와 과실을 입증하는 데 과도한 부담을 주며, 사실상 실효적 구제를 어렵게 만든다.
이에 따라 국내 학계에서는 전통적인 과실 책임만으로는 고위험 AI 시스템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무과실책임이나 이른바 ‘편익책임’ 도입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다. 편익책임은 AI 활용을 통해 경제적⋅조직적 이익을 얻는 자가 일정 부분 위험 부담을 함께 지도록 하는 개념으로(신봉근, 2025), 스포츠 구단, 리그, 플랫폼 사업자 등 알고리즘 활용의 주요 수혜자를 책임 주체로 명확히 위치시키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이는 이익을 얻는 주체가 안전성 확보와 위험관리 의무를 선제적으로 부담하도록 해 책임 구조를 재설계하는 방향이다. 스포츠 영역에서도 판정 보조 시스템, 부상 예측 도구, 맞춤형 훈련 알고리즘을 도입한 클럽과 리그가 일정 수준의 무과실책임 또는 위험분담 의무를 부담하도록 하는 모델이 검토될 수 있다.
유럽연합은 소프트웨어와 AI를 책임 체계에 명시적으로 편입하기 위한 입법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24년 개정된 제조물책임지침(85/374/EEC)은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도 결함제품에 포함될 수 있도록 정의를 확장하고 결함 입증에 필요한 일부 요건을 완화함으로써 피해자 입증 부담을 덜어주려 하고 있다(Cobírzan et al., 2024). 또한 별도의 AI 책임 입법 논의(AILD)에서는 개발자와 제공자가 로그 자료와 기술 정보를 보존 및 제공할 의무를 부과하고 일정한 요건 하에서 인과관계 추정을 허용하는 등 증명구조를 재설계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Ziosi et al., 2023). 이는 스포츠 영역의 고위험 AI에도 적용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국내 법제가 참고해야 할 방향성을 제시한다. 즉, 위험을 창출 및 관리하는 주체에게 정보 제공과 위험분담 의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책임 체계를 이동시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고위험 AI에 대한 책임 구조를 마련하기 위한 논의가 제도적으로 시작되었다. 2025년 제정된 「인공지능 기본법」은 생명⋅신체⋅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AI에 대해 안전성 검증, 사고 대응 체계, 로그 기록 보존, 인간 개입 가능성 확보 등 운영상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정찬모, 2025). 이는 AI의 판단 오류가 선수의 출전 여부, 재활 일정, 경기 결과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스포츠 환경에서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확인하고 사후 조치를 가능하게 하려는 구조적 장치로 기능할 수 있다. 판정 보조 시스템, 부상 예측 모델, 경기력 분석 도구처럼 의사결정 과정에서 AI 출력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경우, 운영 주체는 사전 위험 평가와 지속적 모니터링을 통해 예측 기능의 신뢰성을 관리해야 한다. 이는 스포츠 분야에서 고위험 AI의 도입이 확대될수록 책임성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적인 기준으로 작용할 것이다.
알고리즘 신뢰성 확보를 위해서는 법제 차원의 책임 논의와 더불어 기술⋅운영상의 위험관리 프레임워크도 함께 구축되어야 한다. 먼저, 모델 개발 단계에서부터 데이터 편향을 점검하고 공정성 지표를 정기적으로 측정하는 체계가 필요하다(Xivuri & Twinomurinzi. 2023). 훈련 데이터셋의 구성 비율, 성별, 연령, 장애 여부, 리그 수준 등에 따른 성능 차이를 분석하여 특정 집단에 불리한 오차 패턴이 있는지 확인하며, 필요시 재학습이나 보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둘째, 도입 전⋅후 검증 절차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Coombs et al., 2022). 임상시험과 유사한 특정 부상 예측 알고리즘이나 판정 보조 시스템을 제한된 환경에서 시험 운영하며 실제 현장에서의 오류율, 오판 유형, 사용자 경험 등을 평가하는 사전 검증 절차가 요구된다. 셋째, 운영 단계에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사고보고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Muralidharan et al., 2024). 알고리즘 오류나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 선수, 코치, 의료진이 쉽게 신고할 수 있는 채널을 마련하고, 이를 분석해 모델과 운영 지침에 반영하는 학습하는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
정리하면, 알고리즘의 신뢰성과 위험관리 체계는 개발자나 법제도의 문제로만 볼 수 없고 스포츠 거버넌스 전반과 연결된 공동의 과제로 이해해야 한다. 리그와 협회는 고위험 AI 도구의 도입 기준, 검증 절차, 책임 분담 원칙을 포함한 공통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선수, 코치,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알고리즘 활용 시 주의사항과 이의제기 절차를 명확히 안내해야 한다. 선수와 이용자는 자신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AI 시스템의 종류와 목적, 위험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고, 필요시 인간 전문가의 재검토를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다층적 구조가 갖춰질 때, 스포츠 분야의 AI는 예측 가능하고 책임 있는 방식으로 신뢰를 축적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3. 윤리적 가이드라인과 제도화 필요성
스포츠 분야에서 AI과 데이터 활용에 따른 윤리 확립 방안으로는 자율규제와 법제화 모델이 함께 논의되며, 두 방식은 상호보완적으로 작동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자율규제는 업계, 협회, 종목단체 등이 자체적으로 가이드라인, 헌장, 코드 등을 제정하여 윤리 기준을 설정하고 이행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으로 FIFA와 FIFPRO는 2022년 「프로축구 선수 데이터 권리헌장」을 공동 제정해 알 권리, 접근권, 정정권, 삭제권, 동의 철회권 등 총 8가지 선수 데이터 권리를 명문화하였다(FIFPRO, 2020). 이 헌장은 각 리그와 구단이 자율적으로 선수 계약 조항이나 내부 지침에 반영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선언적 수준의 윤리 기준을 산업 내부 실천으로 유도하였다. IOC 또한 「선수 권리⋅책임 선언」(IOC, 2018)과 「올림픽 윤리 헌장」을 통해 인권 보호, 데이터 프라이버시, 공정성 확보 등의 원칙을 제시하며, 각국 종목단체의 자율적 이행을 권장하고 있다(IOC, 2018).
자율규제의 장점은 기술 변화 속도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고 규범 형성 과정에 이해관계자가 직접 참여함으로써 수용성과 실천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자율규제는 강제력이 없고 위반 시 제재 수단이 미비하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 스포츠 분야에서도 일부 단체가 자율 윤리강령을 제정했으나, 현장 이행률이 낮고 구속력이 부족하여 권고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데이터 프라이버시 침해나 AI 판단 오류와 같은 고위험 이슈는 자율규범만으로는 예방이나 사후 책임 추궁이 어렵다.
이에 따라 법제화 모델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으며 여러 국가에서는 AI 및 데이터 활용 관련 윤리 기준을 법률로 명문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EU의 GDPR은 자동화된 결정과 AI 활용에 관한 설명 요구권, 동의 철회권, 데이터 처리 제한권 등 실질적 권리를 보장하고, 위반 시 고액의 과징금 등 강력한 제재를 부과한다(European Union, 2016). 국내에서도 일부 법제화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다. 「스포츠산업진흥법」은 프로스포츠 선수 계약 시 표준계약서 사용을 의무화하고, 해당 계약에 선수 권리 보호 조항을 포함하도록 규정하였다(문화체육관광부, 2021). 이는 자율규범에서 제시된 원칙을 법적으로 구속력 있는 제도로 발전시킨 사례로 평가된다.
법제화의 장점은 규범의 일관성과 강제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법적 기준은 모든 이해당사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며, 위반 시 명확한 법적 책임과 제재가 가능하다. 그러나 기술 발전 속도를 반영하기 어렵고, 새로운 사례마다 반복적인 개정이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다(Aspray & Doty, 2023). AI처럼 기술적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큰 분야에서는 과도한 규제가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따라서 가장 실효성 있는 접근은 자율규범과 법제화의 조화로운 병행이다. 초기에는 산업계와 전문가가 주도해 자율규범을 마련하고, 이를 기반으로 법률이나 시행령에 핵심 원칙을 단계적으로 반영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스포츠 AI 가이드라인을 스포츠윤리센터,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가 공동으로 제정하고, 이를 체육진흥법 시행령이나 체육지도자 교육 기준에 반영하는 구조가 가능하다. 이후 표준계약 조항, 인증제도, 책임 분쟁 조정 절차 등을 마련해 선언적 윤리 기준을 실천 가능한 규범체계로 정착시켜야 한다.
결론적으로 스포츠와 디지털 헬스 분야의 신뢰할 수 있는 AI 활용을 위해서는 자율규제의 유연성과 법제화의 강제력을 균형 있게 조합한 혼합형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기술 혁신을 장려하면서도 개인정보 보호, 공정성, 설명가능성 등 핵심 가치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다층적 규범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Ⅳ. 결론
AX시대의 첨단기술 도입은 경기 운영과 훈련, 팬 참여뿐 아니라 스포츠정책과 행정 전반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이는 노동시장, 데이터 활용, 행정 절차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지만, 제도적 대응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아 규범적 공백이 확대되고 있다. 산업 및 노동 측면에서는 판정, 기록, 운영의 자동화로 직무 구성이 재편되며 기술 전문 인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데이터 및 윤리 측면에서는 방대한 생체, 행동 데이터 처리와 알고리즘 활용이 보편화되면서 공정성, 개인정보 보호, 책임성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행정 및 거버넌스 측면에서도 알고리즘 예측과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확대되고 있으나, 기술 의존성이 신뢰성과 민주적 통제를 약화시킬 수 있어 제도적 견제와 책무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결국 AX시대 스포츠정책의 첨단화는 세 영역을 아우르는 통합적 대응 없이는 공정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스포츠 분야 특화 법⋅정책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 일반 AI 법제만으로는 경기 공정성, 선수 인권, 데이터 권익을 충분히 보호하기 어려우므로, 자동화 판정 기술의 법적 지위, 선수 데이터 활용 범위, AI⋅로봇 훈련에 대한 안전 기준 등 맞춤형 규범을 정비해야 한다. 또한 정부, 산업계, 학계, 선수단 등이 함께 참여하는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해 기술표준, 윤리 가이드라인, 인재 양성 등을 공동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규제샌드박스와 AI 영향평가제 같은 유연한 제도도 중요하다. 시범 운영을 통해 AI 판정, 선수 케어 시스템의 효과와 위험을 검증하고, 영향평가를 통해 경기 운영 및 정책 결정 알고리즘의 사회적 영향을 사전에 점검한다면, 첨단화와 보호장치를 조화롭게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국제 규범과 국내 정책을 연계해 글로벌 수준의 스포츠 AI 거버넌스를 확립해야 한다.
본 연구는 문헌 중심 분석으로 AX시대 스포츠정책 첨단화의 정책적, 법적 쟁점을 구조화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나, 경험적 자료가 부족하고 문헌 선택 과정에서 편향이 개입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결론은 특정 종목이나 상황에 직접 일반화되기보다, 분석적 관점에서 도출한 해석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후속 연구에서는 기술 도입 전후의 행정 효율성, 일자리 변화, 경기력 향상 등 정량적 분석이 필요하며, 프로스포츠⋅스포츠시설에서의 실제 도입 사례를 통해 법적⋅정책적 쟁점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 또한 선수, 코치, 팬, 행정 담당자의 인식과 수용성을 조사하는 질적 연구를 병행해 기술 도입의 사회적 기반을 확인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법학⋅윤리학⋅스포츠과학⋅컴퓨터공학을 결합한 학제 간 협력을 통해 AX시대 스포츠정책 첨단화의 기회와 위험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포용적이고 유연한 정책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25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25S1A5C3A01010932)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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