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of Korean Association of Physical Education and Sport for Girls and Women
[ Article ]
Journal of Korean Association of Physical Education and Sport for Girls and Women - Vol. 40, No. 2, pp.21-37
ISSN: 1229-6341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0 Jun 2026
Received 07 May 2026 Revised 27 Jun 2026 Accepted 30 Jun 2026
DOI: https://doi.org/10.16915/jkapesgw.2026.6.40.2.21

한국 사회 ‘러닝 열풍(running boom)’의 사회문화적 의미해석

김기운 ; 최윤소**
한국스포츠과학원, 연구위원
서울시립대학교, 부교수
The ‘Running boom’ in Korean Society and Its Socio-Cultural Meanings
KiWoon Kim ; Yoonso Choi**
Korea Institute of Sport Science, Researcher
University of Seoul, Associate Professor

Correspondence to: **최윤소, 서울시립대학교, E-mail : yoonsochoi@gmail.com

초록

본 연구는 2020년 이후 한국 사회에서 확산된 러닝(running) 열풍의 사회문화적 의미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탐색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2020년부터 2025년까지의 언론 보도 자료를 수집하여 텍스트 마이닝을 실시하였다. 잠재 디리클레 할당(Latent Dirichlet Allocation, LDA) 기반 토픽 모델링을 통해 러닝 열풍과 관련된 주요 담론 구조를 도출하였다. 분석 결과, 러닝 열풍은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자기표현과 사회적 기여 문화, 러닝의 산업화와 소비 트렌드 변화, 개인적 실천과 러닝 커뮤니티 경험, 그리고 대규모 러닝 이벤트와 공공안전 규제라는 네 가지 핵심 토픽으로 구성되어 나타났다. 이는 러닝이 단순한 개인의 건강관리 활동을 넘어 사회적 가치 실현, 정체성 표현, 공동체 형성, 도시 공간의 재구성이라는 의미를 지닌 사회문화적 실천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본 연구는 러닝 열풍이 신체 활동, 소비문화, 공동체, 도시 공간이 다층적으로 결합된 사회문화적 현상임을 실증적으로 확인하였으며, 포스트 팬데믹 시대 한국 사회의 여가 문화와 건강, 소비 양식 및 도시 경험의 변화를 이해하는 데 기초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Abstract

This study explores the sociocultural meanings of the running boom that has expanded in South Korean society since 2020 through a big data analysis approach. To accomplish this, news media articles published between 2020 and 2025 were collected and examined using text mining techniques, and Latent Dirichlet Allocation (LDA)–based topic modeling was employed to identify the major discursive structures associated with the phenomenon. The findings reveal four core topics characterizing the running boom: MZ generation–centered cultures of self-expression and social contribution; the industrialization of running alongside shifts in consumption trends; individual practices and running community experiences(loose social ties) and large-scale running events accompanied by public safety regulations. The results indicate that running has expanded beyond a form of individual health management into a sociocultural practice through which social values are realized, identities are expressed, communities are formed, and urban space is reconfigured. Overall, this study empirically demonstrates that the running boom constitutes a multifaceted sociocultural phenomenon in which physical activity, consumer culture, community, and urban space are deeply intertwined, offering foundational insights into the changing landscape of leisure culture, health practices, consumption patterns, and urban experiences in post-pandemic South Korean society.

Keywords:

Running boom, Marathon, Jogging, MZ generation, Big data

키워드:

러닝 열풍, 마라톤, 달리기, MZ세대, 빅데이터

Ⅰ. 서 론

최근 한국 사회에서 러닝(running)은 단순한 신체 단련이나 개인적인 운동을 넘어 하나의 사회적 열풍을 일으켰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실내 체육시설 이용이 제한되고 비대면⋅개인 중심의 여가 활동이 확산하면서, 러닝은 대표적인 대안적 신체활동으로 부상하였다(박재명 외, 2021; DeJong Lempke & Hertel, 2022). 공원, 하천 주변, 도심 도로 등 일상적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러닝은 접근성과 비용 효율성이 높다는 점에서 다양한 연령층에게 빠르게 확산하였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하나의 도시 라이프스타일 문화로 정착하는 양상을 보인다(김두한, 박재명, 2025).

러닝의 확산은 단지 개인의 취향이나 운동 방식의 변화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는 한국 사회 전반의 생활양식과 가치관, 그리고 사회적 관계의 재구성을 반영하는 현상으로 이해될 수 있다(배재윤, 2025). 러닝은 개인의 건강 증진을 넘어,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공동의 목표를 중심으로 상호작용하는 사회적 활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사회적 소속감과 커뮤니티 형성에 기여하는 중요한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배재윤, 2025; Chan et al., 2022). 즉, 최근의 러닝 열풍은 단순히 운동 참여 인구의 증가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특징을 지닌다. SNS 기반의 자기표현 문화의 확산(MZ세대 중심), 러닝 크루 중심의 새로운 관계 형성, 러닝 브랜드 및 플랫폼 산업의 확장, 그리고 대규모 마라톤 이벤트의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결합되면서 러닝은 소비문화이자 사회적 네트워크 문화로 재구성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러닝은 개인의 운동 습관을 넘어 사회 전반에 걸친 문화적 현상으로 분석될 필요가 있다.

한편, 러닝과 같이 대중적이면서 확산적인 사회 현상을 포착하는 데 있어 빅데이터 분석은 중요한 방법론적 효용을 지닌다. 특히 언론은 단순한 정보 전달 매체를 넘어 특정 사회현상을 선택적으로 해석하고 사회적으로 의미를 부여하는 담론 생산의 장으로 기능한다. 따라서 언론 보도에 나타난 러닝 관련 담론을 분석하는 것은 러닝 열풍이 한국 사회에서 어떠한 가치와 이미지, 문화적 의미로 재현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데 유용한 접근이 될 수 있다. 최근 5년간 언론 보도에서 수천 건 이상 등장한 ‘러닝’ 관련 담론은 러닝이 개인의 선택이나 취향을 넘어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화 현상으로 의미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지동철 외, 2025). 또한 언론 기사와 같은 대규모 텍스트 데이터 분석은 특정 사회현상이 어떠한 담론으로 구성되고 유통되는지를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김경식, 2022). 특히 빅데이터 분석과 텍스트 마이닝, 토픽 모델링 기법은 시계열적 변화 속에서 특정 이슈가 부각되는 과정과 담론 간 상호 연관성을 탐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본 연구의 목적과 부합한다.

그러나 러닝을 주제로 한 선행 연구는 몇몇 제한점이 있다. 우선, 기존 연구는 주로 러닝의 건강 증진 효과, 심리적 효능, 혹은 개인적 성취 경험(참여 동기 등), 사회적 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강은석, 허승은, 2023; 이병찬, 박수근, 2025; 이룡재, 2024 이보미, 2015; 정용각, 오성기, 2003; Bazett-Jones et al., 2021). 둘째, ‘러닝 크루’를 중심으로 그들의 문화적 특성에 초점을 맞춘 연구가 주로 수행되어, 러닝 문화를 전반적으로 조망하는 데 한계가 있다. 대표적으로 김남규, 이근모(2024)는 담론 분석을 통해 러닝 크루 문화를 고찰한 바 있다. 또한, 박종철, 김주영(2024)은 빅데이터를 통해 러닝 크루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에 대해 분석한 바 있다. 그 외도 박진우(2024)는 러닝 크루의 문화적 특성과 활동의 의미를 고찰한 바 있다.

이처럼 최근 한국 사회에서 나타나는 러닝 열풍이 언론보도 속에서 어떠한 사회적 의미와 문화적 가치로 구성되고 있는지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한 연구는 양적인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부족하다(지동철 외, 2025). 많은 연구가 기존 연구들은 러닝 참여 경험 자체에 주목하는 경향이 강했으며, 러닝 열풍이 한국 사회에서 어떠한 담론적⋅문화적 현상으로 재현되고 소비되는지를 통합적으로 분석하고자 하는 노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이에 본 연구는 최근 ‘러닝’’을 키워드로 보도된 언론 보도를 빅데이터 방식으로 수집⋅분석하여, 러닝과 러닝 열풍이 한국 사회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이해되고 의미화되고 있는지를 탐구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러닝이 지니는 사회적⋅문화적 함의를 보다 입체적으로 조망하고, 러닝이 개인의 운동 선택을 넘어 사회적 맥락 속에서 형성되는 복합적 문화 현상임을 밝히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 설정한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최근 한국 사회의 러닝 관련 언론 보도에는 어떠한 핵심 키워드를 담고 있는가?

둘째, 러닝 관련 언론 보도는 어떠한 주요 담론으로 구성되는가?

셋째, 러닝 관련 담론은 어떠한 사회문화적 의미를 형성하고 있으며, 어떠한 변화 양상을 보이는가?


Ⅱ. 연구 방법

1. 분석 대상 및 자료수집

본 연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뉴스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인 빅 카인즈(BIGKinds)에서 제공하는 러닝 관련 뉴스데이터를 분석 대상으로 설정하였다. 분석 키워드는 ‘러닝’, ‘running’으로 설정하였으며, 분석 기간은 2020년 6월 27부터 2025년 6월 27일까지 최근 5년으로 설정하였다. 분석 기간은 본 연구주제와 관련한 선행연구를 일차적으로 검토한 결과 대부분 연구가 우리나라의 러닝 열풍이 코로나19 이후 확산되었다고 강조한 점과 최근 5년을 중심으로 러닝 관련 언론보도가 집중되었다는 점을 고려하였다. 오늘날 러닝의 의미가 체육활동 이외의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는 키워드(예: 런닝맨, 롱런 등)인 만큼, 본 연구는 최초 수집된 1,220건의 자료 중 본 연구주제와 무관한 데이터, 중복되는 데이터, 보도 내용은 없고 제목만 존재하는 데이터 등을 제외하여 최초 총 966건의 데이터를 최종 분석에 사용하였다. 구체적인 데이터 정보는 <표 1>과 같다.

데이터 정보

2. 데이터 정제

수집된 데이터는 분석에 적합한 형태로 가공하기 위해 불필요한 텍스트를 삭제하고 연구의 목적에 적합한 텍스트만을 추출하는 데이터 정제 과정을 거쳤다. 구체적인 추출 과정은 다음과 같다. 첫째, 프로그램을 통해 수집된 텍스트 데이터(raw data)를 검토하여 숫자와 특수문자, 조사 및 어미 등을 제거하고 연구와 직접적으로 관련성이 있는 명사만 추출하여 정리하였다. 둘째, 초기 추출된 단어들 중 의미가 유사한 단어들은 동일한 의미의 단어로 대체 될 수 있도록 설정하였다. 예를 들어, ‘러닝 모임’과 ‘러닝 크루’는 의미가 동일하기 때문에 러닝 크루로 통합하였다. 셋째, ‘러닝코스’나 ‘지역사회’와 같이 두 개 이상의 단어가 하나로 결합된 형태의 키워드는 러닝과 코스, 지역과 사회와 같이 두 개로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고유명사의 형태로 추출될 수 있도록 설정하였다. 끝으로, 분석에 방해가 되거나 특별한 의미가 없는 키워드 예를 들어, ‘들이’, ‘하다’, ‘하게’와 같은 단어들은 제거한 후에 분석을 진행하였다.

데이터 정제의 대표적 예

3. 자료 분석

본 연구에서는 오픈소스 통계 소프트웨어인 R을 활용하였다. 수집된 텍스트 데이터 내의 잠재된 의미를 하나의 주제로 분석하기 위해 TF-IDF(Term Frequency-Inverse Document Frequency) 값을 산출하였고, 여기서 낮은 중요도를 보인 ‘러닝’ 키워드를 제거한 후 토픽 모델링(Topic Modeling)을 실시하였다. 문서 내 특정 단어의 빈도가 높고 전체 문서 중에서 그 단어를 포함한 문서의 수가 적을수록 TF-IDF 값이 높이지기 때문이다(이예슬, 2019).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검색어로 사용된 ‘러닝’이 대부분의 문서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여 토픽 간 차이를 설명하는 데 기여도가 낮다고 판단하여 분석에서 제거하였다. 또한 TF-IDF 값이 낮고, 여러 토픽에서 중복으로 나타나 특정 토픽을 설명하는 데 어려움을 주는 키워드는 언론 원고를 재검토하여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한편, 토픽 모델링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 차원을 축소하는 데 유용한 분석 방법인데, 자주 연관되어 나타나는 단어들을 파악해 일관성 있는 주제를 도출해 낸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텍스트 데이터 분석 방법으로 자주 사용된다(최효진, 2019). 이 연구는 토픽 모델링 기법 중 Blei, Ng, & Jordan(2003)에 의해 개발된 잠재 디리클레 할당(Latent Dirichlet Allocation: LDA) 기법을 활용하였다. 분석은 R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수행하였으며, 동일한 분석 조건에서 반복적으로 토픽을 추출하여 결과의 안정성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토픽 모델링에서는 일반적으로 연구자의 결과 해석 여부와 내용의 적합성 등을 고려하여 토픽의 수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안주영, 안규빈, 송민, 2015; Binkley, Heinz, Lawrie, Overfelt, 2014; Deveaud et al., 2014). 이를 위해 본 연구는 먼저 토픽을 추출하는데 주관성 개입의 여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연구자 간 토의 과정을 충실히 거쳤으며, 토픽 모델링의 최적 토픽 수(k)를 선정하기 위해, [그림 1]과 같이, 다수의 정량적 평가지표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였다. 각 평가지표가 완전히 일치하는 최적점을 제시하지는 않았으나, 본 연구에서는 통계적 수치뿐만 아니라 추출된 토픽의 해석 가능성 및 의미적 분별력까지 함께 고려하여 최종 토픽 수를 결정하였다. 최초로 토픽 수를 3개, 4개, 5개, 5개 이상으로 설정하여 도출하였는데, 도출된 결과 중에서 토픽의 의미적 일관성(semantic coherence)을 나타내는 지표에서 뚜렷한 정점을 보이면서도, 다른 지표들을 함께 고려했을 때 가장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모델을 보여주는 k=4를 최적의 토픽 수로 최종 판단하였다. 예를 들어 3개로 토픽 수를 설정하여 추출하였을 때 각 토픽을 구성하는 키워드 간 의미가 연결되지 않는 부분이 도드라지게 나타났다. 5개 및 5개 이상의 경우 텍스트들이 중복되어 토픽 간 의미가 유사하게 나타나는 경향성을 보였다. 따라서 최종적으로 4개의 토픽으로 결과를 산출하였다.

그림 1.

토픽수 선정 정량적 평가지표

그림 2.

전체 핵심 키워드 시각화 결과

토픽모델링 결과

이후에는 각 토픽 모델링 결과에서 나타난 단어 중 각 토픽에 할당될 확률이 높은 10개의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토픽의 특징을 파악하였다. 또한, 각 단어의 원문(실제 언론 보도)을 검토하여 의미를 확인하였으며, 연구자 협의를 통해 해당 토픽을 가장 적절하게 설명해 줄 수 있는 명칭을 부였다. 최종적으로 핵심 키워드의 공통적 의미, 원문의 맥락, 학술 논의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토픽 명을 명명하였다.


Ⅲ. 결과 및 논의

오늘날 사회현상의 하나로써 러닝의 의미를 분석하기 위해 LDA 토픽 모델링을 실시한 결과 총 4개의 토픽이 도출되었다. 각 토픽은 ‘MZ세대 러닝 문화와 사회적 기여’, ‘러닝 산업화와 소비 트렌드’, ‘개인적 실천과 러닝 커뮤니티 경험’, ‘대규모 러닝 이벤트와 공공안전 규제’로 나타났다. 이렇게 도출된 토픽은 2020년부터 ‘MZ세대’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사회현상으로서 러닝 열풍의 사회적 의미를 해석하는 데 거시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주요 이슈들이라고 볼 수 있다. 토픽에 해당하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각 토픽을 이루는 키워드를 확률 분포(probability distribution) 순으로 시각화하여 제시하고, 주요 특징과 의미, 시사점 등을 논의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MZ세대 러닝 문화와 사회적 기여

첫 번째 토픽을 구성하는 키워드는 ‘MZ세대’, ‘이벤트’, ‘참여’, ‘행사’, ‘캠페인’, ‘자유’, ‘건강’, ‘제공’, ‘기부’,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되었다. 해당 토픽은 러닝이라는 행위를 통해 사회적으로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하여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러닝의 긍정적 문화 확산을 주로 다룬다. 이를 토대로 첫 번째 토픽의 명칭을 ‘MZ세대 러닝 문화와 사회적 기여’로 명명하였다.

해당 토픽을 구성하는 언론 보도의 내용 및 핵심 키워드를 살펴보면, 러닝이 단순한 개인 운동을 넘어 ‘러닝 크루’나 ‘#런스타그램’, ‘펀(fun)런’과 같은 새로운 문화와 결합하여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러닝 크루와 동호회, 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연계한 러닝 행사 일명 ‘기부 런’을 통해 기부와 봉사활동이 활발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컨대, 2025년 한 기부 마라톤 대회에는 러닝 참가자를 모집해 친환경 사회공헌 캠페인으로서 참가자 1인당 묘목 한 구를 산불 피해 복원에 기부하는 이벤트를 개최한 바 있다 (경향신문, 2025.04.16.). 또 예로 2025년 6월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열린 ‘2025 지구런: 더 피스로드’에서는 참전용사와 함께 달립니다 라는 문구가 새겨진 배번호를 배부하는 등 기부, 평화, 추모 이벤트 등을 통해 러닝과 마라톤의 가치를 더하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데일리안, 2025.06.02).

이러한 기부 런과 같은 러닝을 매개로 한 사회 공헌 활동은 러닝을 다양한 사회적 가치와 이익을 생산하는 ‘공익적 여가’의 한 형태로 담론화되었다. 특히, 이러한 러닝 새로운 러닝 문화는 일명 ‘‘MZ세대’로 일컬어지는 젊은 세대의 새로운 소비 가치관과 맞물려 확산되는 경향을 보였다. MZ세대의 소비성향에는 ‘플렉스(Flex)’, ‘욜로(Yolo)’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이처럼 일반적인 MZ세대의 여가소비는 상품이나 서비스와 같은 무형의 여가 경험을 ‘보여주기식’으로 소비하는 경향을 말한다(김주원, 오세이, 오경아, 2022; 장나연, 주진영, 신규리, 2022). 대표적으로 우리나라에 골프 열풍이 불었을 때 젊은 세대들은 골프 그 자체보다 자기만족 등을 얻기 위해 고가의 용품과 의류를 소비하고, 이를 과시하기 위해 ‘인증샷’을 남기는 형태로 소비된 바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경제적 부담이 적으면서도 심리적 만족이 큰 러닝은 팬데믹 시기 실내 활동 제한 이후 젊은 층에게 골프(과시소비성향)를 대체하는 가성비있는 인기 여가스포츠활동으로 인식되었다. 그리고 이는 크루에 속해 함께 달리거나 혹은 혼자 러닝을 즐기는 문화의 확산으로 이어졌다. 이와 관련하여, Bourdieu(1986)는 현대사회의 다양한 자본 유형들이 서로 상호 전환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예를 들어, 박사학위와 같은 문화자본은 학연, 지연과 같은 사회 자본으로의 전환이 가능하다(남상우, 2019). 이러한 측면에서 러닝에 참여하며 건강한 삶의 양식을 실천하는 행위는 개인에게 신체적 자본과 건강 이미지를 축적시키는 동시에, 기부 런⋅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신뢰와 연대감 같은 사회자본을 쌓는 기능을 하고 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특히, 러닝 모임에서 형성된 네트워크는 구성원들에게 상호 지원과 소속감을 제공하여 ‘함께 달리는 공동체’로서 사회적 연대를 강화한다. 다시 말해, 러닝에 담긴 ‘나도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라는 메시지는 MZ세대의 삶의 목적과 의미를 재구성하며, 팬데믹 이후 강화된 ‘자기 돌봄’ 및 ‘공동선늬 추구’라는 욕구를 반영하고 있었다. 실제, 한 스포츠 브랜드 관계자는 “MZ세대 러너들은 제품 구매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가 제공하는 경험과 가치를 중시한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동아일보, 2025.10.03.). 이와 관련하여, 김남규, 이근모(2024)는 오늘날 러닝 혹은 러닝 크루와 관련된 사회적 담론이 MZ세대의 소속감, 자기표현 욕구에 의해 확산되었음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본 연구의 결과와 맥을 같이 한다.

이렇듯 본 토픽에서 나타난 러닝 문화는 개인의 신체 단련을 넘어 사회적 가치 실현과 공동체적 실천을 매개하는 새로운 여가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러닝은 비교적 낮은 비용과 높은 접근성을 바탕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인 동시에, 기부 런과 사회공헌 캠페인 참여를 통해 타인과 사회를 향한 윤리적 실천으로 확장되고 있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러닝은 건강 관리와 자기 돌봄이라는 개인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사회적 책임과 연대의 가치를 실천하는 상징적 행위로 기능하고 있었다.

이러한 변화는 현대 여가가 단순한 휴식이나 소비를 넘어 사회적 문제에 참여하고 공공의 가치를 실천하는 ‘사회참여적 여가(social participatory leisure)’의 성격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즉, 러닝은 개인의 건강 증진을 위한 신체활동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적 연대와 공동체 의식, 윤리적 소비를 실천하는 문화적 장치로 재구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여가 스포츠가 개인의 삶의 질 향상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 형성, 공동체 회복, 시민적 참여를 촉진하는 사회문화적 실천이라는 기존 연구들과도 맥을 같이한다.

2. 러닝 산업화와 소비 트렌드

두 번째 토픽을 구성하는 키워드는 ‘브랜드’, ‘스포츠’, ‘제품’, ‘러닝화’, ‘상품’, ‘출시’, ‘매장’, ‘인기’, ‘러너’, ‘시장’으로 구성되었다. 이러한 토픽은 러닝의 산업화를 통해 러닝화 브랜드 등 다양한 상품들이 출시되고 이러한 상품들이 소비시장에 화제로 자리 잡았다는 내용이다. 이를 토대로 두 번째 토픽의 명칭을 ‘러닝 산업화와 소비 트렌드(trend)’로 명명하였다.

두 번째 토픽을 구성하는 키워드는 ‘브랜드’, ‘스포츠’, ‘디지털’, ‘러닝화’, ‘상품’, ‘출시’, ‘등급’, ‘인기’, ‘가성비’, ‘시장’ 등으로 러닝 열풍 이후 러닝 산업 시장 및 소비 트렌드 변화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이러한 토픽은 러닝의 산업화를 통해 러닝화 브랜드 등 다양한 상품들이 출시되고 이러한 상품들이 소비시장에 화재로 자리 잡았다는 내용이다. 이를 토대로 두 번째 토픽의 명칭을 ‘러닝 산업화와 소비 트렌드’으로 명명하였다. 최근 한국 사회의 러닝 열풍은 관련 산업의 급속한 성장과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이끌었다. 스포츠 업계에 따르면, 국내 러닝 인구는 2025년 기준 1,0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며, 러닝화 시장 규모만 약 1조 원에 달할 정도로 확대되었다(동아일보, 25.10.03.). 한때 골프, 테니스 열풍에 이어 러닝은 더 이상 일시적 운동 유행이 아니라 패션, 유통, 식품 등 전방위 산업에서 콘텐츠로 활용되는 강력한 소비자 트렌드가 되었다.

해당 토픽을 구성하는 언론보도의 내용 및 핵심 키워드를 살펴보면, 스포츠 브랜드가 러닝 이벤트를 후원하거나 자체 마라톤 대회를 개최하고, 해당 대회와 연계한 한정판 제품을 출시하는 밀착형 마케팅, MZ세대 소비자의 감성을 겨냥해 경험적 가치를 제공하려는 마케팅 전략, 러닝 열풍을 다양한 산업이 공유하는 플랫폼 소비 현상 등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흥미로운 점은, 해당 토픽을 구성하는 핵심 주제 및 키워드가 러닝 열풍 속 양극화된 소비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해당 토픽 핵심 키워드 중 가성비(0.007)와 등급(0.007)의 중요도가 이를 보여준다. 등급은 러닝용품을 가격대별로 등급을 나누어 놓은 일명 ‘계급도’를 의미한다. 러닝이 전 연령 라이프스타일로 확산됨과 동시에 차별화된 소비 측면에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러닝화 계급도’가 등장하였다. 러닝은 다른 스포츠에 비해 ‘진입 장벽이 낮고 세대를 가리지 않고 확산’된 취미로서 가성비 운동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있다. 그러나 최근 러닝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운동’으로 자리 잡으면서, 계급도와 같은 키워드는 고가 러닝화와 패션 콜라보 상품, 리셀 시장에 이르는 고급 소비문화를 만들어내고 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취향의 구별 짓기로 볼 수도 있다. 건강과 자기관리라는 신규 문화자본을 획득한 세대는 하이엔드 운동용품과 기록 경쟁을 통해 미묘한 위계와 소속감을 드러내며, ‘러닝을 즐기는 삶’ 자체를 하나의 계급 취향으로 내세운다. 동시에 러닝 참여에는 상징 자본도 작용하여, 완주 메달이나 기록 인증은 사회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는 상징으로 소비된다. 이와 관련하여 송지안, 장성호(2021)는 MZ세대가 제품을 선택하고 소비하는 방식(SNS 활용 등)이 자신의 사회적 위상과 지위를 드러내려는 ‘과시적 소비 형태’를 띤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다양한 오늘날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한 러닝 소비 트렌드 역시 이러한 과시적 소비 형태로 이해할 수 있다.

한편, 러닝 산업화와 소비 흐름의 또 다른 변화는 ‘디지털 기술과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다. 핵심 키워드에서도 볼 수 있듯이, ‘러닝 앱(0.006)’은 러닝 열풍과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키워드임을 알 수 있다. 오늘날 스마트워치와 러닝 앱 등의 보급으로 개인별 운동 데이터 추적이 가능해졌다. 더 나아가 러너들은 앱을 통해 이러한 데이터를 개인의 소셜 미디어에 기록, 인증하고 ‘#런스타그램’ 등 러닝 관련 해시태그와 함께 패션, 챌린지, 크루 활동 등을 공유한다. 즉, 러닝 앱이나 스마트 워치와 같은 디지털 기술과 SNS가 결합하며, 러닝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로 생산되고 그 영향력 또한 소비 트렌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는 오늘날 러닝의 주요 소비 주체로서 MZ세대가 디지털 기기 사용과 SNS 소통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이소현, 장은미, 2023). 김남규, 이근모(2024)는 러닝 크루 문화가 SNS 등 소셜 미디어와 결합하며 사회적 정체성을 강화하고, 소속감을 강화하는 디지털 공론장을 형성하는 기제가 된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즉, MZ세대를 중심으로 하는 러닝에 몰입하는 생활양식은 ‘나는 능동적으로 자기계발을 추구한다’는 사회적 담론을 생산하고, 고급 러닝 용품을 사고 데이터를 공유하는 행위는 현대인의 자기 합리화와 정체성 강화 노력의 일부로 이해할 수 있다.

이렇듯, 러닝 산업화와 소비 트렌드는 단순히 시장 규모의 확대나 제품 다변화에 그치지 않고, 러닝을 둘러싼 문화적 의미와 사회적 위계의 재구성으로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러닝은 낮은 진입 장벽과 가성비 운동이라는 기존 인식 위에, 프리미엄 상품, 계급화된 소비 담론, 디지털 기술 기반의 기록⋅인증 문화가 중층적으로 결합되며 새로운 소비 장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러닝 소비는 기능적 필요를 넘어 정체성 표현, 소속감 획득, 자기 관리의 가시화를 포함하는 상징적 소비로 전환되고 있으며, 이는 러닝을 하나의 ‘운동 종목’이 아닌 ‘삶의 양식(lifestyle)’이자 ‘구별 짓기의 문화적 장’으로 자리매김하게 한다. 다시 말해, 오늘날 러닝 산업은 신체 활동과 소비, 디지털 기술과 사회적 인정이 교차하는 공간으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러닝화, 스마트워치, 러닝 앱, SNS 인증 등은 러닝이나 러닝 크루에 참여하는 경험을 개인의 취향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상징적 자원으로 전환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러닝 열풍은 생활체육의 대중화와 동시에 스포츠 소비의 계층화, 상징화가 함께 진행되는 양면적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3. 개인적 실천과 러닝 커뮤니티 경험

세 번째 토픽을 구성하는 키워드는 ‘운동’, ‘달리기’, ‘크루’, ‘건강’, ‘모임’, ‘시작’, ‘취미’, ‘활동’, ‘이용’, ‘부상’으로 구성되었다. 이러한 토픽은 개인적 실천 차원에서 신체적 능력 향상 및 건강상의 목적으로 러닝에 참가하거나 혹은 크루와 같은 새로운 커뮤니티 즉 느슨한 연대 경험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본 연구는 이를 토대로 세 번째 토픽의 명칭을 ‘개인적 실천과 러닝 커뮤니티 경험’으로 결정하였다.

핵심 키워드에서 볼 수 있듯이, 오늘날 우리 한국 사회 러닝 열풍을 구성하는 또 하나의 축은 ‘개인의 실천적 경험’과 ‘러닝 커뮤니티를 통한 집단적 경험’이다. 우선, 팬데믹 이후 일상생활의 재편 속에서 러닝은 개인에게 자기 돌봄과 성장의 방법으로 자리 잡았다. 일례로, 팬데믹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와 불규칙한 직장 생활로 헬스장 및 체육시설 이용이 어렵던 사람들이 ‘원할 때 언제든 할 수 있는 운동’으로 체력 관리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러닝을 택했다. 그리고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건강 관심 증대로 러닝 인구가 급증했다(동아일보, 2025.10.03.).

해당 토픽의 자료들을 보면 이러한 개인적 러닝 경험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자기 효능감과 마음 챙김을 얻는 과정으로 묘사된다. 실제 러너들은 기록 단축이나 완주 같은 목표를 달성하면서 ‘자신과의 싸움’을 즐기고, 이를 통해 심리적 안정과 성취감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러닝은 고립된 개인들을 네트워크화하여 새로운 공동체 경험을 낳았다. 러닝 열풍을 주도한 ‘러닝 크루’와 ‘온라인 커뮤니티’의 성장은 러너들에게 사회적 지지와 동기부여를 제공하였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등장한 러닝크루 문화는 러닝과 크루(crew, 무리)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창출하고 있다. 전통적 동호회가 규칙적 모임과 위계질서를 중시했다면, 러닝 크루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감수성에 맞게 조직되어 보다 자율적이고 다양성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이룡재, 2024). 예컨대, 특정 요일에 느슨하게 모여 달리는 크루들은 인스타그램 등 SNS로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며 친밀감을 키우고, 일상의 스트레스를 함께 달리며 풀어낸다. 이러한 탈권위적 공동체에서 젊은 세대의 참여동기도 기존과 다르게 나타난다. MZ세대 러닝크루 참여자들은 운동을 통한 건강관리뿐 아니라 색다른 경험 추구, 성취감 획득, 자기표현 욕구 충족 등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와 관련하여 이룡재(2024)의 연구는 러닝 크루는 기성세대 동호회가 갖추지 못한 다양성을 지니며, MZ세대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새로운 양상의 참여 동기가 나타난다 ‘고 강조하였다. 다시 말해, 러닝 크루를 통해 세대 고유의 문화적 욕구 즉, 자율성과 개성 추구, 일상의 권태 극복 등이 표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커뮤니티 내 상호작용은 새로운 사회 자본의 구축 과정이기도 하다. 함께 땀 흘리며 목표를 달성하는 경험은 구성원들 간 유대감을 강화하고, 러닝 크루 내부의 일체감을 사회적 자본으로 전환한다.

이렇듯 사회적 열풍으로서 러닝 커뮤니티는 디지털 네트워크 사회의 맥락에서 온⋅오프라인의 결합이라는 특징을 보인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운동처럼 온라인에서 형성된 트렌드가 오프라인 모임으로 이어지고, 다시 그 경험이 온라인에 공유되는 선순환이 이루어지면서 러닝은 디지털 시대의 ‘소셜 스포츠’가 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구선아, 장원호(2020)는 오늘날 교통통신의 발달, 소셜 네트워크의 일상화 등이 기존의 ‘집단중심적 공동체’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기제가 되었고, 그 결과 ‘느슨한 사회적 연결’을 원하는 새로운 형태의 취향 공동체가 증가하고 있음을 강조한 바 있다. 오늘날 러닝은 이러한 느슨한 연대의 특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느슨한 관계를 기반으로 한 러닝 커뮤니티는 우리사회의 전통적인 친목 집단보다 결속력은 약할지 모르나 훨씬 폭넓은 교류와 정보 공유를 가능케 하며, 개인들은 이러한 느슨하고 약한 연대를 통해 새로운 기회와 자원을 얻고 있다.

예컨대 온라인 러닝 모임을 통해 처음 만난 사람이 직장 정보나 삶의 조언을 주고받는 일도 빈번하다. 미디어의 역할도 주목할 만하다. 유튜브에는 연예인이나 일반인이 러닝을 통해 삶이 긍정적으로 변화한 이야기가 다큐멘터리처럼 공유되고, TV 예능에서도 마라톤 도전기가 방영되면서 대중의 공감을 샀다. 이는 러닝 실천이 세대 간 공통 화제가 되고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는 담론적 모범 사례로 제시됨으로써, 더욱 많은 개인들을 러닝 세계로 끌어들이는 효과를 낳았다.

이렇듯, 개인적 실천과 러닝 커뮤니티 경험은 오늘날 러닝 열풍이 단순한 신체 활동의 확산이 아니라 개인의 삶의 방식과 사회적 관계 맺기 방식을 동시에 재구성하는 문화적 현상임을 의미한다. 러닝은 자기 돌봄과 성취를 통해 개인의 내적 안정과 자기 효능감을 강화하는 한편, 러닝 크루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매개로 ‘느슨하지만, 지속적인’ 사회적 연결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디지털 네트워크 환경 속에서 형성된 러닝 커뮤니티는 위계와 강한 결속을 전제로 한 전통적 공동체와 달리, 자율성과 선택 가능성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사회적 연대 즉 느슨한 형태의 형태를 드러낸다. 이는 오늘날 공동체가 취향과 관심사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유동적 공동체’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러닝 크루는 강한 의무감보다는 느슨한 참여, 자발적 참여, 경험 공유를 기반으로 청년 세대의 새로운 사회적 관계 형성의 방식을 보여준다. 즉, 러닝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커뮤니티는 개인화된 사회 속에서도 신체 활동을 매개로 새로운 사회 자본 획득과 정서적 지지를 가능케 하는 문화라고 할 수 있다.

4. 대규모 러닝 이벤트와 공공안전 규제

네 번째 토픽을 구성하는 키워드는 ‘대회’, ‘마라톤’, ‘코스’, ‘서울’, ‘참가’, ‘진행’, ‘운영’, ‘트레일’, ‘민폐’, ‘민원’로 구성되었다. 이러한 토픽은 지역사회와 연계하거나 이와 비슷한 대규모 대회를 통해 개최된 러닝 및 마라톤 행사와 관련된 정보성 및 운영 공지에 관한 내용, 그리고 러닝의 확산과 함께 대두되고 있는 공공질서와 안전의 문제에 관한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는 네 번째 토픽의 명칭을 ‘대규모 러닝 이벤트와 공공안전 규제’로 명명하였다.

오늘날 한국 사회의 러닝 열풍은 대규모 러닝 이벤트를 통한 도시 공간의 새로운 활용과 공공안전 규제의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매년 열리는 서울⋅대구 국제마라톤, 각종 하프마라톤과 10km 대회, 그리고 기업이나 매체 주최의 테마 러닝(예: 컬러런, 밤러닝 등)은 수천, 많게는 수만 명의 러너가 도심을 달리는 거대한 축제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이벤트는 평소 자동차, 자전거, 보행자의 일상이 교차하던 거리를 일시적으로 러너들의 공간으로 전환 시킨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도심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러닝 크루는 기획된 공간(도로의 기능적 공간)을 표현적 공간(시민의 축제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행위로 이해되고 있다. 즉, 러닝 이벤트를 통해 도시 공간은 일상적인 기능을 넘어 일탈적이며 상징적인 무대로 재구성된다. 러너들은 그 공간에서 비일상적 경험 즉, 타인들과 함께 땀 흘리며 목표를 추구하는 집합적 경험을 제공하며, 이는 그 도시 공간에 새로운 집합 기억과 장소성(sense of place)을 부여한다. 팬데믹 이후 대규모 러닝 이벤트의 도시적 의미는 더욱 부각되었다. 2020년 팬데믹으로 주요 마라톤들이 취소되었던 반작용으로, 거리두기 해제 후 열리는 러닝 행사마다 참가 신청이 조기 마감되고 있다. 또한, 러닝 및 걷기를 테마로 한 모임의 비율이 2024년 기준 3년 사이 77% 증가한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반론보도, 2024.09.13.). 이는 MZ세대가 도시 러닝 이벤트의 주요 구성원으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그들은 러닝을 건강 활동이자 사회적 참여활동으로 인식하고, 인스타그램 등으로 현장 분위기를 공유하며 도시 축제를 주도하고 있다.

이처럼 도시 러닝 활동은 일상성과 비일상성의 경계를 넘나들며 관광적 성격을 띤 대규모 이벤트로 변모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2019–2025년 서울의 러닝 관련 인스타그램 데이터를 분석한 한 연구는, 서울의 러닝 코스들이 시공간적 특성에 따라 유형화될 수 있고, 러닝이 단순 일상 운동을 넘어 ‘장소 기반 퍼포먼스’의 기능을 한다고 강조하였다(전광상, 2025). 즉, 오늘날 러닝이 Edensor(2000)이 강조하는 도시 공간을 점유하고 체류하며 의미를 부여하는 의식적인 장소 수행 혹은 여가 실천의 형태로 인식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 해당 토픽은 도시 공간을 둘러싼 갈등 즉, MZ세대가 러닝을 소비하는 방식과 문화 그리고 공공질서 차원에서 각종 규제 사이의 긴장을 보여준다. 러너들의 급증으로 한강 공원이나 보행로에서 일반 보행자 또는 자전거 이용자와 마찰이 생기자, 온라인상에서 러너와 고라니의 합성어로 갑자기 튀어나와 위험을 초래하는 러너를 지칭하는 일명 ‘런 라니’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응하여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3인 혹은 5인 이상 러닝 제한, 한 줄 달리기 캠페인 등 공공안전과 질서를 강조하는 규제를 내놓았다(동아일보, 2024.10.08.). 이와 관련하여, 김남규, 이근모(2024)는 오늘날 러닝 담론이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자유주의적 소비문화와 공공질서와 안전을 중시하는 제도적 규제와의 이데올로기적 갈등을 반영하고 있음을 강조한 바 있다. 이러한 현상은 여가 활동의 공간적 권리를 둘러싸고 사회질서의 새로운 조정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한편, Lefevre(1996)가 말한 도시에 대한 권리(right to the city) 개념을 빌리자면, 러너들은 도시 공간에 대한 새로운 사용권을 요구하고 있고, 도시는 이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공간의 재협상을 진행 중인 셈이다. 결과적으로 대규모 러닝 이벤트의 증가는 도시 계획과 교통 관리, 공원 설계 등에까지 영향을 미쳐, 더 안전하고 쾌적한 러닝을 위한 물리적 환경 개선(예: 조깅 트랙 확충, 보행자 동선 분리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대규모 러닝 이벤트는 단순한 스포츠 행사를 넘어 도시 공간의 사용 방식과 의미를 재구성하는 사회문화적 계기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러닝 이벤트는 도로와 공원, 하천변과 같은 일상적 도시 공간을 일시적으로 전유하며 시민들에게 집합적 체험과 장소 기억을 부여하는 동시에, 도시의 브랜드 가치와 여가⋅관광 기능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언론 보도에 대한 빅데이터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공공안전과 질서, 이용 주체 간 권리 조정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동반하며, 러닝을 둘러싼 자유로운 여가 실천과 제도적 규제 사이의 긴장을 가시화한다. 즉, 도심 속 스포츠공간의 활용 가능성과 공공질서 관리의 필요성이 동시에 제기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는 오늘날 도심 속 스포츠공간이 단순한 물리적 배경이 아니라, 다양한 주체의 실천과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조정되는 사회적 공간임을 보여준다.


Ⅳ. 결론

본 연구는 2020년부터 2025년까지의 언론 보도 자료를 분석하여, 한국 사회 러닝 열풍의 담론 구조와 사회문화적 의미를 탐색하였다. 분석 결과, 러닝 열풍은 MZ세대 중심의 사회적 기여 문화, 산업화와 소비 트렌드의 변화, 개인적 실천과 커뮤니티 경험, 대규모 러닝 이벤트와 공공안전 규제라는 네 가지 핵심 토픽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

첫째, 러닝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자기표현과 사회적 기여, 윤리적 소비와 결합된 공익적 여가 문화로 재구성되고 있었다. ‘#기부 런’과 캠페인 참여, 크루 활동은 러닝을 사회적 책임 실천의 장으로 확장시키며, 개인의 신체 활동을 공동체적 가치 실현과 연결시키고 있었다. 둘째, 러닝의 산업화는 프리미엄화와 계급화된 소비 담론, 디지털 기술 기반의 기록⋅인증 문화와 결합되며, 러닝을 상징적 소비와 정체성 표현의 수단으로 전환시키고 있었다. 셋째, 러닝은 개인의 자기 돌봄과 성취 경험을 강화하는 동시에, ‘느슨한 연대’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공동체 형성의 매개로 기능하고 있었다. 러닝 크루와 온라인 네트워크는 디지털 시대의 사회적 자본 형성 공간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넷째, 대규모 러닝 이벤트는 도시 공간을 일시적으로 전유하고 재구성함으로써 새로운 장소성을 생산하는 동시에, 공공안전과 질서 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가시화하며 도시 공간 사용권에 대한 재협상을 촉진하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러닝이 개인적 신체활동을 넘어 사회적 가치, 소비문화, 공동체, 도시 공간이 다층적으로 결합된 복합적 사회문화 실천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러닝은 현대 한국 사회에서 개인화된 삶의 양식과 공동체적 욕구, 디지털 기술, 시장 논리, 공공성이 교차하는 접점에서 형성된 대표적인 생활 스포츠 문화로 이해될 수 있다.

본 연구는 러닝 현상을 단일한 스포츠 참여 행위가 아닌, 담론⋅소비⋅공간⋅정체성이 교차하는 사회적 장으로 분석함으로써 스포츠사회학 연구의 분석 범위를 확장하였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를 지닌다. 또한 빅데이터 기반 토픽 모델링을 활용하여 여가⋅스포츠 현상의 의미 구조를 실증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질적 연구와 양적 분석을 결합한 방법론적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한편으로 한계도 명확하다. 우선 본 연구는 언론 보도 자료를 중심으로 분석을 수행하였다는 점에서 실제 러너들의 주관적 경험과 일상적 실천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한계를 지닌다. 또한 SNS, 온라인 커뮤니티, 유튜브 콘텐츠 등 비공식 담론 영역을 포괄하지 못하였다. 향후 연구에서는 심층 인터뷰와 참여관찰을 결합한 질적 연구를 통해 러너들의 경험을 더욱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SNS 빅데이터를 포함한 다층적 자료 분석을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상호작용 구조를 확장적으로 탐색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지역별⋅계층별⋅세대별 비교 연구를 통해 러닝 문화의 불균형과 차별적 경험을 분석하는 후속 연구로의 확장이 요구된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저서)은 2025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25S1A5C2A02022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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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그림 1.
토픽수 선정 정량적 평가지표

그림 2.

그림 2.
전체 핵심 키워드 시각화 결과

표 1.

데이터 정보

구분 구분 내용
수집대상 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BIG KINDS)
수집기간 2020. 06. 27.∼2025. 06. 27.
키워드 러닝
데이터수 966
분석도구 R

표 2.

데이터 정제의 대표적 예

구분 정제 내용
언어 한국어
품사 명사
유의어 스포츠 강사 → 강사
한국의 → 한국
교육학 → 교육
지정어 러닝코스, 지역사회
제외어 ‘들이’, ‘하다’, ‘하게’

표 3.

토픽모델링 결과

토픽명 비중 핵심단어(Probaility)
MZ세대 러닝 문화와 사회적 기여 28% MZ세대(0.019), 이벤트(0.016), 참여(0.015), 행사(0.014), 캠페인(0.014), 자유(0.009), 건강(0.009), 제공(0.008), 기부(0.008), 프로그램(0.007)
러닝 산업화와 소비 트렌드 26% 브랜드(0.022), 스포츠(0.015), 디지털(0.012), 러닝화(0.01), 상품(0.009), 출시(0.008), 등급(0.007), 인기(0.007), 가성비(0.007), 시장(0.006)
개인적 실천과 러닝 커뮤니티 경험 18% 운동(0.026), 달리기(0.023), 크루(0.012), 건강(0.007), 모임(0.006), 시작(0.006), 취미(0.006), 활동(0.006), 이용(0.005), 부상(0.005)
대규모 러닝 이벤트와 공공안전 규제 28% 대회(0.023), 마라톤(0.022), 코스(0.018), 참가(0.01), 서울(0.01), 진행(0.008), 운영(0.008), 트레일(0.007), 민폐(0.007), 민원(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