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성적 주제분석을 통한 쇼트트랙 심판 양성제도의 현황분석 및 개선방안 연구
초록
본 연구는 국내 쇼트트랙 심판 양성제도의 현황과 구조적 문제점을 심층적으로 탐색하고, 이를 바탕으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심판 양성 및 관리 시스템 개선방안을 도출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목적적 표집방법을 통해 다양한 심판 분야, 등급, 경력 등을 고려하여 9명의 심판을 연구 참여자로 선정하였다. 자료수집은 반구조화된 질문지를 활용하여 대면 및 비대면 심층 면담으로 진행되었으며 수집된 축어록 자료는 반성적 주제분석 6단계 절차에 따라 분석되었다. 연구결과, 4개의 상위 주제와 8개의 하위 주제가 도출되었다. 첫째, ‘심판 진입⋅모집 체계의 비공식성과 높은 진입장벽’으로 인적 네트워크 중심의 비공식적인 모집과 은퇴 선수 및 지도자의 경력 전환 경로 부재가 확인되었다. 둘째, ‘체계적 관리 부재와 권익 보호의 사각지대’로, 체계적인 경력 관리 부재와 열악한 처우, 대회 배정의 불균형 및 민원⋅항의로부터의 권익 보호체계 부재가 나타났다. 셋째, ‘수행 역량 기반 실무 중심 교육 강화 및 다면적 피드백 구축’으로 단발성 규정 강습회의 한계와 경기 후 객관적 피드백 시스템의 부재가 지적되었다. 넷째, ‘지속가능한 제도적 지원과 통합적 조직관리’로, 조편성 업무의 엑셀 수작업 행정에 따른 오차 위험과 전산화 프로그램 및 소통적 관리체계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심판 모집 채널의 다각화 및 우수 인력 대상 패스트트랙 프로그램 도입, 360도 다면평가 기반의 역량 피드백 시스템 정착, 경기 운영 행정의 전산 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 나아가 독립적인 심판 권익 보호 전담기구 설치 등 핵심 추진 과제로 제안하였다.
Abstract
This study aimed to explore the structural limitations of the current training and management system for domestic short track speed skating officials and to derive actionable improvement strategies. Data were collected through semi-structured, in-depth interviews with nine active officials selected via purposive sampling and analyzed using Braun and Clarke’s reflexive thematic analysis. The analysis revealed four main themes and eight sub-themes: (1) informal recruitment and high entry barriers; (2) unsystematic career tracking, inequitable assignment opportunities, and inadequate protection against field-of-play complaints; (3) reliance on one-off rule seminars lacking practical, competency-based training or multidimensional feedback; and (4) administrative inefficiencies stemming from manual seeding processes and a lack of communication. To build a sustainable governance ecosystem, this study highlights several strategic tasks: diversifying recruitment channels and implementing fast-track programs for former elite sports figures, establishing a 360-degree performance feedback system, developing digitalized competition management software, and instituting an independent body for officials’ rights and welfare.
Keywords:
Officials, officials training system, reflexive thematic analysis, short track키워드:
심판, 심판 양성제도, 반성적 주제분석, 쇼트트랙Ⅰ. 서 론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이하 쇼트트랙)은 대한민국 동계스포츠 역사상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획득한 대표적인 종목이다(김소희, 2024). 1988년 캘거리동계올림픽경기대회에서 시범종목으로 처음 선보인 뒤, 1992년 알베르빌동계올림픽경기대회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이 종목은 세부 종목의 다변화를 이루어왔다. 초기에는 남녀 4개 종목으로 시작하여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1,500m가 추가되었고,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는 2,000m 혼성계주가 신설되어 총 9개의 세부 종목으로 확장되었다(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 2026). 한국 대표팀은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대회부터 2022년 베이징 대회까지 통산 금메달 26개, 은메달 16개, 동메달 11개를 획득하며 세계 최정상의 경기력을 유지해 왔다(대한빙상경기연맹, 2025).
이러한 눈부신 성과에는 선수와 지도자의 헌신뿐만 아니라 대한빙상경기연맹을 비롯한 연맹 후원사, 대한체육회, 나아가 문화체육관광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결과이다. 그러나 스포츠 현장에서 경기력의 발전 못지 않게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는 것은 공정하고 원활한 경기운영을 책임지는 심판의 전문성이다. 심판은 경기 규정을 적용하고 감독하며 공정성과 스포츠맨십을 보장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필수적인 요소이다(Samuel, 2020). 국제빙상연맹(ISU)의 기준에 따르면, 주요 심판진은 레프리, 스타터, 그리고 조편성원으로 구성되며, ISU 대회의 경우에는 레프리 1명, 어시스턴트 레프리 2명, 어시스턴트 레프리 비디오 2명, 스타터 2명, 조편성원 2명으로 활동한다. 특히, 레프리는 경기 관련하여 최고 경영자로서, 제재로 귀결되는 모든 분쟁과 규정 위반사항을 최종적으로 결정한다(International Skating Union, 2024).
그러나 쇼트트랙 종목의 경기력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크게 성장한 반면, 경기 운영을 책임지는 심판 양성 차원에서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Cunningham, Mergler와 Wattie(2022)의 연구에 의하면, 스포츠 심판은 조직화된 스포츠에 상당한 부분에 있어 기여하지만, 다양한 수준에서 이들의 전문적인 훈련과 교육을 뒷받침할 과학적 근거는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축구, 농구, 태권도 등 타 종목에서도 심판 양성 제도 개선과 전문성 발달 체계에 대한 요구가 공통적으로 나타났다(김형환, 양대승, 심영균, 2018; 서경화, 2014; 양동석, 2023; 이성원, 이주연, 이동헌, 2025; 장연환, 박정근, 2016; 홍은아, 함정혜, 2013). 특히 심판 배정의 불투명성, 심판교육, 심판 처우, 심판조직, 윤리강령 등 심판 제도 운영과 관련된 요인들이 확인되어 개선방안이 도출된 바 있다(김미숙, 최주현, 2023; 양동석, 2023; 장연환, 박정근, 2016; 조지음, 신재휴, 2014). 더욱이 대한빙상경기연맹 산하 종목과 비교할 때, 기록 중심의 스피드 스케이팅이나 규정된 기술 요소와 구성점을 채점하는 피겨 스케이팅과 달리, 쇼트트랙은 짧은 트랙 내에서 다수의 선수가 신체 접촉을 동반한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친다. 이로 인해 순간적인 충돌과 주행 방해를 즉각적이고 정확하게 판단해야 하는 고도의 판정 난이도를 지니고 있어, 심판의 전문성과 이를 뒷받침할 체계적인 양성 제도가 절실히 요구된다.
쇼트트랙은 대한체육회의 상임심판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이들 레프리 2명을 제외하면 나머지 심판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인력이며 개별 참여 일정을 고려하여 연맹의 대회 배정을 받아 참여하는 형태이다. 이로 인해, 상임심판 아닌 일반 심판들은 한 시즌에 많은 대회를 배정 받는데 한계가 있고 전문지식과 대회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다. 또한 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항의로부터 심판을 보호할 보호장치가 미비하여 신규 인력 유입 감소와 기존 인력의 심리적 위축이 심화되는 실정이다. 이러한 국내 심판 양성 및 운영 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고, 심판의 전문성과 판정 공정성 확보, 원활한 대회 운영 차원에서 상임 심판과 일반 심판 간의 간극을 극복한 심판제도 양성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동안 쇼트트랙 종목에서는 선수의 경기력 향상과 지도자 역할 및 양성 등과 관련된 연구는 꾸준히 수행되어 왔지만(김소희, 2024; 김영숙, 류재균, 2019; 김윤만, 2011; 김태훈, 2022), 심판 양성과 관련된 연구는 매우 미진한 상태이다. 따라서 본 연구의 목적은 국내 쇼트트랙 심판들이 현장에서 경험하는 양성 및 운영 제도의 문제점과 한계점을 깊이 있게 탐색하고, 이를 바탕으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쇼트트랙 심판 양성 및 관리 시스템 개선방안을 도출하는 데 있다. 이를 통해 심판의 전문성 강화와 권익 보호, 나아가 공정하고 원활한 경기 운영 환경을 조성하는 정책적⋅제도적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를 위한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심판들이 현장에서 인식하는 심판 양성 및 관리 제도의 현황은 어떠한가?
둘째, 심판들이 인식하는 모집, 교육, 평가 등 조직관리 측면의 세부적인 문제점은 무엇인가?
셋째, 심판의 전문성 제고와 원활한 경기 운영 조성을 위한 체계적인 개선방안은 무엇인가?
Ⅱ. 연구 방법
1. 연구 설계 및 참여자
본 연구는 쇼트트랙 심판 양성제도의 현황과 문제점, 나아가 개선방안을 심층적으로 탐색하기 위하여 질적 연구 중 하나인 주제분석(Thematic Analysis) 기법을 적용하였다. 주제분석은 현장 중심의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중요한 의미 단위를 체계적으로 추출하는데 적합하다(Braun & Clarke, 2006).
이에 따라, 본 연구는 구성주의적 인식론에 기반하여 참여자들의 경험으로부터 상향식으로 주제를 도출하는 귀납적 접근과 표면적 발화 이면의 구조적, 문화적 함의를 해석하는 잠재적 수준의 분석을 실시하였다. 이는 집단 내 공유된 패턴화된 의미를 도출하는 반성적 주제분석의 특성과 부합하여(Braun & Clarke, 2006, 2021), 심판 제도 개선 과제를 규명하는 데 타당하다. 특히 이 연구방법은 연구자의 이론적 배경과 현장 경험을 배제해야 할 편향이 아닌, 자료의 맥락적 의미를 심층적으로 해석하는 분석적 자원으로 수용한다는 점에서 연구자의 주관적 통찰을 기반으로 제도적 한계와 개선방안을 규명하는 데 유용하다.
본 연구는 쇼트트랙 심판 양성 체계의 현실을 다각도로 반영하기 위해 목적적 표집방법(purposive sampling)을 통해 총 9명의 연구 대상자를 선정하였다. 구체적인 선정 기준은 대한빙상경기연맹 공인 심판 자격증을 소지하고 해당 연맹 주관 대회에서 활동한 경력이 최소 5년 이상인 자, 현재 심판으로 활동 중인자, 심판 교육 이수 또는 강사 경험이 있어 양성 체계의 변화를 경험한 자로 설정하였다. 국내 쇼트트랙 심판 인력풀이 협소하여 개인 식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여, 모든 참여자에게 익명 기호를 부여하고 세부 신원 정보가 드러나지 않도록 연구윤리 기준을 준수하였다. 전체 참여자의 연령은 30대에서 60대까지이며, 심판 활동 경력은 최소 8년에서 최대 40년에 걸쳐 폭넓게 분포되어 있다.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도록 <표 1>과 같이, 심판 담당 분야, 선수 출신 여부 등 다변화하여 구성하였다.
2. 연구자 위치성
반성적 주제분석에서 연구자는 가치중립적 관찰자가 아닌 의미를 공동으로 생산하는 능동적인 주체이다. 본 연구자는 해당 종목 선수 출신으로 체육학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현장의 분위기와 경기규정, 심판 용어 등을 빠르게 이해하는 분석적 자원으로 작용하였다.
3. 자료수집
자료수집은 2026년 4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 진행되었다. 연구 도구는 Warner, Tingle, & Kellett (2013)가 사용한 질문지를 기초로 본 연구의 목적에 맞춰 재구성한 반구조화된 질문지를 활용하였다. 주요 질문 내용은 심판 입문 동기와 심판 활동 중 아쉬운 점, 심판 역량 강화 요건, 심판 유지 및 승급 규정, 평가규정, 연맹의 조직적 관리, 양성 체계 방법 등으로 구성하였다. 심층 인터뷰는 참여자가 편안하게 진술할 수 있는 독립된 공간을 활용하여 대면 또는 비대면을 통해 1인당 약 60∼80분간 실시되었다. 수집된 내용은 본 연구의 목적을 위해서만 사용되고 연구 참여자의 사전 동의하에 녹음된 후 전사 과정을 거쳤다. 아울러, 인터뷰 이후 수집된 데이터가 본 연구의 목적을 달성하고 심판들의 경험 이면에 내재된 구조적 문제를 설명할 수 있는 충분하고 깊이 있는 의미 패턴을 형성하였다고 연구자가 판단한 시점에서 자료 수집을 완료하였다.
연구 참여자의 주관적 인식과 객관적인 제도 간의 구분을 명확히 하고 해석의 타당성과 신뢰도를 제고하고자 다각도의 문헌조사를 병행하였다. 수집된 문헌자료는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심판 등록 및 승급 관련 규정과 연도별 시즌 경기일정, 2025년 심판강습회 등록자료 등이다. 이를 통해 면담에서 도출된 제도적 문제점과 실제 운영 규정 간의 간극을 분석하였다.
4. 자료분석
자료분석을 위해 수집된 인터뷰 자료는 Braun과 Clarke(2006, 2021)가 제시한 반성적 주제 분석(Reflexive Thematic Analysis) 6단계 절차를 적용하여 분석하였다. 1단계에서는 전사된 자료를 반복적으로 읽으며 자료에 친숙해지는 과정을 거쳤고, 2단계에서는 데이터 전체에서 의미 있는 단위별로 초기 코드를 생성하였다. 3단계에서는 유사한 코드를 유기적으로 분류하여 잠재적인 주제를 탐색하였으며, 4단계에서는 추출된 주제가 전체 데이터와 코딩 내용과 부합하는지에 대해 타당성을 검토하였다. 5단계에서는 각 주제의 핵심 개념을 정교화하고 최종 범주 명칭을 확정하였다. 마지막 6단계에서는 도출된 주제를 바탕으로 연구 결과를 종합하여 기술하였다(Braun & Clarke, 2006; 2021).
5. 연구의 진실성 및 윤리성
본 연구는 연구의 신뢰성과 진실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Lincoln과 Guba(1985)의 기준에 맞춰 신뢰성과 확증성 등을 준수하였다. 체육 분야 박사학위 소지자인 대학교수와 박사급 연구자의 동료 검토(peer debriefing)를 통해 주제 추출의 해석적 타당성을 검증받았으며, 분석 결과를 연구 참여자 3인에게 전달하여 본인의 의도가 정확히 반영되었는지에 대해 확인하는 연구 참여자 검증 작업을 거쳤다. 또한 연구자의 해석적 타당성을 높이기 위하여 성찰일지를 작성하였다. 이는 면담 직후, 연구자의 내부자적 경험이 데이터 해석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추적 및 점검하고 대안적 해석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에서 주제 도출 과정을 검토하였다.
본 연구는 연구 참여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연구 시작 전, 성인인 참여자에게 연구 목적, 절차, 익명성 보장 및 비밀유지 의무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자발적인 연구 참여 동의를 취득하였다. 수집된 인터뷰 자료와 전사 자료는 개인식별정보를 가명화하여 처리하고 비밀번호로 암호화된 외장 저장창장치에 보관하였다. 모든 자료는 연구 종료 후 3년간 보관되며, 보관기간 경과 후 전자 파일은 복구가 불가능한 영구삭제 프로그램을 통해 소멸시키고, 문서 자료는 세단기를 통해 파쇄 폐기한다.
Ⅲ. 연구 결과
본 연구는 쇼트트랙 심판 양성제도의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개선방안을 도출하여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심판 환경 개선과 효율적인 경기운영 환경을 조성하고자 하였다. Braun과 Clarke(2006, 2021)의 반성적 주제 분석 절차에 따라, 9명의 심판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한 결과, <표 2>와 같이, 4개의 상위 주제(main themes)와 8개의 하위 주제(sub-themes)를 도출하였다.
1. 심판 진입⋅모집 체계의 비공식성과 진입장벽
문헌조사 당시, 국내 전국 규모의 쇼트트랙 대회는 13∼15개 내외로 개최되며, 연맹에 등록되어 활동 중인 주요 심판 인력은 레프리 14명, 스타터 8명, 조편성원 9명 수준에 불과했다(대한빙상경기연맹, 2026a). 연구 참여자들은 현재 쇼트트랙 심판 모집이 연맹 차원의 공식적, 체계적인 공고 보다는 선배나 지인의 권유 등 인맥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러한 구조는 신규 인력 유입을 제약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별도로 심판모집 공고는 없이 강습회시 공고 내용 중에··· 대부분 심판은 각자의 친분으로 추천하며, 신입 심판을 위한 양성 프로그램은 없어요.”(심판1)
“아직도 현역에 있는 선수들은 어떻게 심판에 진입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인맥을 통해 물어물어 알게 되는 정보가 많아요.”(심판7)
연구 참여자들은 쇼트트랙 종목의 높은 기술적 특수성을 감안할 때, 은퇴 선수나 지도자가 심판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장 유능한 인적자원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 제도는 이들의 현장 경험을 인정해 주는 별도의 우대사항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승급에 필요한 기간이 길어 심판 진입 자체를 포기하게 만드는 높은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아울러, 심판은 원활한 경기 운영을 책임지고 활동하지만 때로는 경기 운영 과정에서 직면하는 판정 관련 항의와 민원, 그에 따른 심리적 부담감 역시 은퇴 후 진로로서 심판을 선택하는 데 상당한 제약요인으로 분석되었다. 결국 제도적 지원의 미비와 직무 스트레스가 맞물려 유능한 인적자원의 경력 전환 경로가 제한적이었다. 따라서 현장 이해관계자들이 심판 양성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은퇴 선수나 지도자 등의 심판 경력 전환을 촉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인센티브와 진입 경로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도출되었다.
“선수를 거치고 나면 30대 이후에 심판을 접하게 되는데, 국제 심판까지 가는 승급 기간이 너무 길어 버티기 힘들어요. 국가대표 출신 등은 진입장벽을 낮춰서 빠르게 승급할 수 있게 해야 할 것 같아요.”(심판2)
“심판활동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고, 심판을 할 수 있는 동기부여와 유인책 같은게 없어요.”(심판5)
“은퇴 후 학업을 이어가는 선수나 은퇴 지도자를 대상으로 경력 전환 경로를 열어주는 길이 연맹 자체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심판4)
2. 체계적 관리 부재와 권익보호의 사각지대
대한빙상경기연맹(KSU)의 심판위원회 규정 개정안에 따르면(대한빙상경기연맹, 2026b), 심판 등급은 1∼3급으로 구별되며, 승급 기간은 3급은 1년, 2급은 2년, 1급은 3년이며, 최초 심판강습회를 수료한 사람은 수습심판으로 1년 동안 활동한다. 각 등급별 심판활동 승급 기준은 3급 심판의 경우 1년 이내 국내대회 3회 이상 참관하여 경기관람 보고서를 제출하면 심판위원회를 거쳐 승급이 인정된 경우에 승급된다. 2급 심판의 경우에는 해당 등급 기간 중 국내대회 8회 이상 활동하거나 6회 이상 활동 및 그 외 국내대회 참관 후 경기관람 보고서를 2회 이상 제출한 사람으로 심판위원회에서 승급이 인정되어야 한다. 1급 심판은 해당 등급 기간 중 국내대회 10회 이상 활동하거나 7회 이상 활동 및 그 외 국내대회 참관 후 경기관람 보고서를 3회 이상 제출한 사람으로 심판위원회에서 승급을 인정받아야 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심판 유지 및 승급 기준에 대한 정보가 심판 개개인에게 투명하게 공유되지 않거나 집행부 교체 시 이력 인수인계가 누락되어 불이익을 받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었다.
“활동하는 동안 승급/유지 규정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고, 임원진이 바뀌면서 안내를 못 받아 불이익을 당한 적도 있어요. 시스템이 투명하게 공유되어야 할 것 같아요.”(심판7)
“상임 심판이 활동하고 있어 심판 배정의 안정성은 있지만 상대적으로 일반 심판의 참여 기회가 부족해요. 승급을 위해서는 한 시즌에 다수의 대회를 참여해야 하는데 여건상 참여 기회가 많이 오지 않는 것 같아요.”(심판5)
연구 참여자들은 대부분 본업과 심판 활동을 병행하고 있었으며, 이 과정에서 직무 불안정성과 낮은 수당, 장시간 경기 운영에 따른 피로도를 호소하였다. 대회별로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2~3일에 걸쳐 전국대회가 진행되고 있었고, 일반 심판들은 일일 수당 형태로 처우를 받고 있었다. 대한체육회 사업 기반의 상임심판 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대회 배정이 상임심판에 우선적으로 집중되면서, 일반 심판들은 경기 경험을 축적하거나 승급에 필요한 최소 대회 참가 횟수를 충족하기 어려운 구조적 불균형에 직면해 있었다.
또한, 이들은 현장에서 각종 항의와 민원에 노출될 때 연맹 차원의 심판 보호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일부 심판의 경우 활동을 중단하거나 이탈의도 및 심리적 위축이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이러한 위기 상황을 관리하거나 극복하기 위한 심판 지원책은 별도로 제공되지 않고 있었다.
“일반 심판은 수당이 부족하여 자원봉사 개념으로 뜁니다. 생계가 보장되지 않으니 버티는 젊은 인재가 없어요. 처우 개선과 소속감 부여가 시급해요.”(심판1, 심판2)
“전문성에 비해 일반 심판은 수당이 부족해요. 시간을 내는 게 중요하고 생계가 안정이 되고 보장이 되어야 심판 활동이 가능해요.”(심판2)
“처우개선의 해결이 없으면 평가받으면서 열악한 환경에서 버틸 젊은 인재들은 없을 것 같아요. 상임심판 증원 또는 반(半) 상임심판제도 운영 등 시스템 구축이 필요해요.”(심판1)
“현장에서 코치나 학부모의 감정적인 항의에 노출될 때 심판이 보호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아요. 각종 민원과 항의를 받다가 심판을 그만두고 싶은 심정이 들기도 해요.”(심판3)
“장시간 동안 판정을 내리다보면 스트레스가 많이 쌓여요. 판정에 대한 항의도 받기 때문이죠···”(심판4)
3. 수행 역량 기반 실무 중심 교육 강화 및 다면적 피드백 구축
심판 교육이 연 1회의 최신 규정 위주의 심판 강습회에 치중되어 있어,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 수행 역량 기반 실무 중심 교육이나 위기대응 능력, 영상 및 사례 분석, 소통 능력 등 분야별 맞춤형 역량을 키우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연구 참여자들은 수준별 수행 역량 기반 실무교육과 빠른 상황 판단, 위기 대처 능력, 전문성, 공정성, 일관성 등을 심판의 핵심 역량으로 꼽았으며, 이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비디오 판독 및 과제별 사례 연구, 시즌 중 지속적인 정기 워크숍, 분야별 수행 특화 교육 프로그램이 도입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현재는 연 1회 강습회 말고는 별도 교육이 없어 개인 역량으로 대체하고 있어요. 시즌 중 워크숍이나 실제 사례 중심의 케이스 스터디가 추가되어야 할 것 같아요.”(심판5)
“레프리는 자기 기준과 케이스 스터디, 스타터는 일관성, 조편성원은 규정 적용이 중요해요. 역량 강화를 위해 시즌 중 워크숍이 추가되면 좋겠어요.”(심판5)
“심판은 각 파트별로 숙지해야 하는 규정이 참 많아요. 강습회 때는 최신 규정 위주로 정규 교육이 진행되는데, 신입 심판한테는 학습해야 할 내용이 상당히 많아요. 수습과 대회 배정 전에 전체적인 기본 규정도 같이 숙지하고 와야 해요.”(심판2, 심판6)
현행 제도에서는 심판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는 물론, 경기가 끝난 후 자신의 판정에 대해 환류를 받을 수 있는 피드백 체계가 부재하다는 점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아울러, 연구 참여자들은 결과 위주의 단편적 평가나 심판장의 경기결과 보고서 작성을 넘어, 경기운영 감독관 배치, 상호 평가 등을 포함한 과정 및 수행 중심 다면평가 시스템을 구축하고, 개인별 실무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을 요구하였다.
“결과도 중요하겠지만 과정 중심의 평가도 필요해요. 영상 기반 피드백과 사례 중심 리뷰가 함께 이루어지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심판3)
“신규 심판이 왔을 때 멘토-멘티 제도를 시행해 1:1 현장 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현재는 판정에 대한 피드백이 없는데, 대회 후 개별 실무 피드백을 주어야 발전이 가능해요.”(심판9)
“심판 평가는 단순 활동 횟수가 아닌 개인의 전문성이나 영상 기반 피드백, 다면평가(대회감독관, 심판장 평가) 등으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실제 역량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이루어져야 해요.”(심판4)
4. 지속가능한 제도적 지원과 통합적 조직관리
신규 진입 심판의 정착률을 높이고 심판 조직 내부의 연대의식을 제고하기 위해서 대회 단위 멘토링 제도를 도입할 필요성이 제시되었다. 아울러, 수습 기간 동안 개개인의 적성과 역량을 검증하여 분야별 재배치를 권고하는 유연한 인력 관리 방안이 언급되었다.
“대회 단위로 멘토와 멘티를 정해 운영하면, 배우는 과정도 자연스럽고 팀워크를 만드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심판3)
“수습 검증 기간 동안 본인이 신청한 파트와 적성에 맞는지 판단하여 유예기간을 두고 파트 변경 권고를 하는 것도 필요해요.”(심판8)
쇼트트랙은 순위와 기록이 중요한 경기이다. 매 라운드별 순위와 기록으로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국단위의 국내대회는 주로 전자계측을 실시하나 이 데이터가 조편성원의 엑셀 프로그램을 통해 수작업을 거쳐 조편성이 되는 상황이 대체적이다. 연구 결과, 조편성 분야의 경우에는 수작업 중심의 집계가 지속되어 행정의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판 조직관리 차원에서는 심판의 이력과 배정관리 등 전산화된 시스템을 통해 보다 투명한 기준으로 관리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아울러 시즌 중 매 대회가 종료된 후 해당 대회에서 나타났던 주요 이슈들을 정리하여 차기 대회에 참가하는 심판진에게 공유될 수 있는 공식적인 소통창구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도 함께 지적되었다.
“조편성 업무는 아직도 수작업이 많아 실수 위험이 높습니다. 한국 쇼트트랙 경기력은 세계 최고지만, 경기 진행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 없어 행정이 낙후되어 있는 현실이 아쉽습니다.”(심판6)
“특정 인원에게 배정이 집중되지 않고 투명하게 배정되어야 해요. 심판 위원회가 심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현장에 반영하는 조직 관리가 되어야 할 것 같아요.”(심판6)
“파트별로 시합 때마다 나오는 문제나 특이사항을 심판들이 공유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이런 내용을 다 같이 알면 좋을 것 같긴 해요.”(심판5)
Ⅳ. 논의
본 연구는 국내 쇼트트랙 심판 양성제도의 현황과 구조적 문제점을 심층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문적인 심판 환경 개선과 공정하고 효율적인 경기 운영 체계 구축을 위한 개선방안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그 결과, 도출된 4가지의 핵심 주제를 바탕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1. 진입장벽 해소 및 경력 전환 체계 구축
연구 결과, 심판의 모집 과정은 여전히 비공식적 인적 네트워크에 의존하고 있었으며, 열악한 처우와 은퇴 선수의 심판 경력 전환을 돕는 제도적 경로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심판의 전문 인력풀 확장을 저해하는 근본적인 원인이었다. 스포츠 심판의 전문성은 스포츠 종목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직관적인 판단력에서 비롯되며, 은퇴 선수는 이러한 역량을 갖춘 최적의 자원이다(Cunningham et al., 2022). 그러나 현행 제도는 은퇴 선수들을 대상으로 심판으로의 경력 전환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와 지원이 부족한 상태였다. 현재 제공되는 유일한 혜택은 국가대표 선수 및 지도자 출신에 한해 수습기간을 거쳐 3급이 아닌 2급으로 시작하는 것에 불과하다(대한빙상경기연맹, 2026b). 이외의 경우에는 3급 입문 후 단 한번의 이탈없이 최소 7년 이상의 단계별 승급과정을 거쳐야만 국제심판 승격 자격을 얻을 수 있는 구조였다. 이러한 높은 진입장벽은 우수 선수들이 은퇴 후 지도자나 기타 스포츠 산업으로만 편중되는 현상을 초래한다. 따라서 해당 경기연맹에서는 전문 심판 인력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해 우수 선수 및 지도자 출신을 대상으로 한 ‘패스트트랙(fast-track)’ 심판 특별 양성 프로그램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축구, 농구 등 타 종목에서 우수 선수 출신을 대상으로 전문 심판 특별 양성 과정을 운영하여 심판의 전문성을 조기에 확보하고 인력 이탈을 방지한 사례(양동석, 2023; 조지음, 신재휴, 2014; 홍은아, 함정혜, 2013; Warner et al., 2013)는 쇼트트랙 종목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2. 체계적인 심판 경력 관리 및 권익 보호
대한체육회의 상임심판 제도는 심판의 중립성과 판정의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도입되어 종목별로 심판 수급과 판정 공정성, 전문성 확보 차원에서는 긍정적으로 기여해 왔다. 그러나 본 연구 결과, 상임심판 제도가 비상임 일반 심판의 현장 실무 경험 축적 기회를 제약하는 구조적인 불균형을 야기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예컨대, 레프리 분야의 경우, 국내 대회에서는 총 4명이 배정되는데, 상임심판 2명이 우선 배정된 후 남은 2자리를 두고 일반 심판들이 돌아가며 배정받는 구조였다. 이로 인해 일반 심판은 자격유지 및 승급조건에 필요한 최소 대회 참가 횟수를 충족하기 어려운 구조였고 이는 유능한 젊은 인재의 중도 이탈의도를 높이는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이는 선행 연구에서 대회 배정 관련 일반 심판과 상임 심판 간의 갈등이 도출되어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한 결과와 맥을 같이 한다(김미숙, 김일광, 전상완, 2018). 심판제도의 운영 요인 중 배정의 공정성과 처우 환경이 심판의 지속 의도 및 공정성 가치 인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도 이를 뒷받침한다(김미숙, 최주현, 2023; 서경화, 2014; 양동석, 2023). 또한 대회 경기 운영 중 발생하는 각종 민원과 감정적 항의로부터 심판을 보호할 제도적 안전장치가 부재하다는 점은 심판의 직무 스트레스와 심리적 소진(burnout)을 가중시킨다(Samuel, 2020). 따라서 상임심판과 일반 심판의 원활한 현장 실무 경험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순환⋅추가 배정제’ 또는 ‘세미 상임심판제’의 도입이 시급하며, 심리 상담을 포함한 심판의 권익보호와 분쟁 조정을 전담할 독립적인 기구 마련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3. 역량 기반 다면평가 및 실무 피드백 시스템 도입
현재 쇼트트랙 심판 교육은 연 1회 개최되는 최신 규정 위주의 연맹 주관 심판 강습회가 전부이다. 상임 심판의 경우에는 연간 2회에 걸친 전문화 교육이 별도로 이루어지지만, 일반 심판 경우에는 연맹 주관의 연 1회 강습회에만 의존하여 최신 규정을 숙지하는 실정이었다. 쇼트트랙은 경기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고 경기 중 신체 접촉 상황이 빈번하여 신속하고 정확한 결단력이 요구되므로, 심판 등급 및 파트별 규정 이해, 빠른 상황 판단, 위기관리 능력 등을 배양할 수 있는 다각적인 보수교육이 필수적이다. 서경화(2014)는 심판의 공정성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 규정에 부합하는 의무감을 제고하고 심판 매뉴얼 강화, 새로운 교육 시스템 도입, 나아가 적절한 처우개선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고한다. Knowles의 성인학습이론에 따르면, 전문가 교육은 단일 방향의 이론 전달보다 실제적 문제 해결과 즉각적인 피드백을 중심으로 구성될 때 학습 효과가 극대화된다(Knowles, Holton, & Swanson, 2015). Webb 등(2025) 역시 스포츠 심판 훈련에서 기술적인 도구의 도입을 넘어, 현장 상황을 생태학적으로 반영한 과제 설계와 성찰적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단발성 규정 전달 중심의 교육은 판정의 일관성 확보에 한계가 있으며(장연환, 박정근, 2016), 경기 후 객관적인 피드백 체계가 부재한 현 구조는 자발적인 역량 개발을 저해한다. Mascarenhas, Collins와 Mortimer(2005)의 엘리트 심판 성과 모델에 따르면, 심판 교육과 평가 기준은 ‘규정 적용, 상황 판단, 경기 관리, 포지셔닝’ 등 역량 매트릭스 중심으로 구조화되어야 하며, 상위 등급일수록 상황 판단과 소통 역량이 핵심이 된다고 강조하였다. 따라서 레프리의 경우에는 시즌 중 비디오 기반 사례 연구 워크숍을 정례화하고, 심판장의 결과보고 평가를 넘어 경기 운영 감독관 평가, 동료 평가, 영상 검증 등을 포함한 360도 다면평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심판의 의사결정 역량은 경기장 내 협업과 동료 간의 체계적인 상호 피드백을 통해 발달하기 때문이다(MacMahon et al., 2014). 아울러 스타터와 조편성원은 시즌 중 보수교육이나 워크숍을 통해 이슈 분석과 과제 및 사례 중심 교육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도출된 다각적 피드백 데이터는 단순 승급심사를 넘어 개별 심판의 맞춤형 역량 개발 자료로 환류되어야 할 것이다.
4. 지속가능한 제도적 지원 및 통합적 조직관리
연구 결과, 경기 운영의 핵심인 조편성 업무가 전용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없이 엑셀 수작업으로 이루어져 오차 발생 위험과 행정 효율성 저하를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포츠 경기의 디지털 전환은 단순한 행정 편의를 넘어 경기 운영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담보하는 핵심 요소이다(김미숙, 최주현, 2023). 이미 국제빙상연맹 및 글로벌 스포츠 현장에서는 전산화된 조편성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인적 오류를 최소화하고 있다(International Skating Union, 2026). 한국 쇼트트랙 역시 세계 최정상급 선수 경기력에 부합하도록 국내 실정에 최적화된 경기 운영 및 조편성 프로그램을 연맹 차원에서 조속히 개발 및 보급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승급 배정 기준 등 조직 관리 정보의 투명한 공시와 공식 멘토링 제도의 정착을 통해 심판 조직 내 신뢰와 소통, 연대 의식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Ⅴ. 결론
본 연구는 질적 연구 기법인 반성적 주제분석을 적용하여 국내 쇼트트랙 심판 양성제도의 현황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그 결과, 쇼트트랙 심판 현장에서는 첫째, 비공식적인 모집 및 높은 진입장벽, 둘째, 체계적 경력 관리 부재와 권익보호의 사각지대, 셋째, 단발성 교육과 객관적인 피드백 체계의 미비, 넷째, 불투명한 조직관리라는 구조적인 난제에 직면해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심판 양성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실행 주체와 시급성에 따른 단계별 핵심 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단기적으로 심판 모집⋅배정의 투명성 확보 및 현장 권익 보호체계 구축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는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주체가 되어 공식 선발 공고 채널을 일원화하고, 일반 심판의 현장 참여 기회를 보장하는 ‘순환⋅추가 배정제’를 조속히 도입하는 것이다. 아울러 현장 민원과 과도한 항의로부터 심판을 보호할 수 있는 즉각적인 대응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현장 상호 존중 문화 캠페인을 선제적으로 확산해야 한다.
둘째, 중기 1단계 과제로서 심판 자격⋅승급 규정의 현실화와 패스트트랙 프로그램 도입이다. 연맹 심판위원회는 국제대회 경험을 보유한 우수 선수 및 지도자 출신을 전문 심판으로 조기 유입시킬 수 있는 ‘패스트트랙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 이와 함께 현실에 적합한 승급 요건과 평가 규정을 합리적으로 수정⋅보완하고, 심판 보상체계 역시 현실화하여 활동 지속성을 확보해야 한다.
셋째, 중기 2단계 과제로 심판 역량 중심 교육⋅평가 고도화 및 다면적 피드백 환류 체계 정착이다. 심판은 이 분야의 전문가로서 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를 바탕으로 현장 상황에 신속하고 타당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연맹은 영상 기반 사례 분석과 실무 과제 중심의 상시 교육 체계를 구축하고, 360도 다면평가 기반의 개인별 맞춤형 피드백 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한다.
넷째, 장기적으로 경기 운영 행정의 전산화, 소통적 통합 조직관리, 그리고 독립적인 심판 안전 전담기구의 제도화이다. 연맹은 경기 운영 및 조편성 전산 소프트웨어를 자체적으로 개발⋅보급해야 한다. 또한 심판 자격유지⋅승급⋅배정 관련 규정의 투명한 공개와 선임-신임 심판 간 멘토링 제도를 제도화함으로써 조직 내 신뢰와 상호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나아가 현장 민원과 항의 등으로부터 심판을 실질적으로 보호하고 권익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심판 안전⋅권익 전담기구를 제도화하고 심판 처우를 현실화하는 종합적인 제도적 인프라를 완성해 나가야 한다.
본 연구는 그 동안 선수와 지도자, 경기력 향상에 집중되었던 쇼트트랙 연구의 지평을 심판 영역으로 확장하고 국내 쇼트트랙 경기력에 부합하는 선진 심판 행정 시스템 구축을 위한 정책적, 제도적 기초자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몇 가지의 한계점을 바탕으로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본 연구는 9명의 국내 심판을 대상으로 질적 연구를 진행하였는데, 향후에는 심판뿐만 아니라 연맹 행정가, 선수 및 지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시각을 포함하는 다각적 연구(심판 역량 모델, 수행 평가 도구 개발 등)가 수행될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의 결과에서 도출된 다양한 요인(배정 공정성, 처우, 교육 만족도 등)을 바탕으로 측정 도구를 개발하여 심판의 직무 만족도와 지속 의도 간의 관계를 규명하는 양적 연구로의 확장이 요구된다.
셋째, 국제연맹과 ISU의 주요 회원국 등 심판 양성 및 승급 시스템에 대한 해외 선진 사례연구를 비교 분석하여 국내 실정에 맞는 벤치마킹 모델을 개발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25년도 동양대학교 학술연구비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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