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of Korean Association of Physical Education and Sport for Girls and Women
[ Article ]
Journal of Korean Association of Physical Education and Sport for Girls and Women - Vol. 34, No. 2, pp.89-106
ISSN: 1229-6341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0 Jun 2020
Received 15 May 2020 Revised 18 Jun 2020 Accepted 30 Jun 2020
DOI: https://doi.org/10.16915/jkapesgw.2020.6.34.2.89

스포츠 인성교육에 있어 퇴계사상의 적용 가능성 탐구: 성학십도를 중심으로

이정란**
동아대학교, 조교수
Study of the Applicability of Toegye’s Thoughts to Character Education in Sports: Focused on Ten Diagrams on Sage Learning
Jeong-Ran Lee**
Dong-A Univ., Assistant Professor

Correspondence to: ** 이정란, 동아대학교, E-mail : jl33370@dau.ac.kr

초록

본 연구의 목적은 퇴계사상에 함유된 인성교육의 특징과 스포츠 인성교육의 연결점을 고찰하고 나아가 퇴계사상이 스포츠 인성교육의 철학적 근거로서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데 있다. 이에 대한 근거는 퇴계 인성교육의 핵심인 ‘리발(理發)’ 개념과 퇴계사상이 지니는 특징을 중심으로 고찰하였다. 퇴계의 ‘인성’ 개념은 리발의 의미로 인간 존재 자체의 완전하고 다 좋음을 말한다. 그리고 퇴계사상이 지니는 교육적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퇴계는 ‘인간의 본성(인성)’이 선하다고 규정한다. 둘째, 퇴계에게 ‘신체’는 인성교육의 수단이자 출발점이다. 셋째, 퇴계에게 ‘교육’은 인간의 본성을 기르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퇴계의 ‘교육’은 인성교육으로 귀결된다. 무엇보다 퇴계사상과 스포츠 인성교육의 연결점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인간의 본성을 신뢰하는 성선설에 기초한 인간 이해의 측면이다. 이는 사단(四端)을 근거로 설명된다. 둘째, 역동적인 신체활동을 통해 인간의 본성을 함양하고자 한 신체활동에 대한 이해의 측면이다. 셋째, 신체활동을 교육의 도구이자 본질로 삼아 도덕을 몸으로 실천하라고 강조한 신체교육에 대한 이해의 측면이다. 결론적으로 본고는 퇴계 사상에 스포츠 인성교육의 요소가 풍부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퇴계사상이 스포츠 인성교육의 철학적 근거로서 충분히 가능성을 지니고 있음을 견지한다.

Abstract

This study aims to investigate the characteristics of character education in Toegye’s thoughts and its connection point to character education in sports and further explore the possibility of Toegye’s thoughts as philosophical grounds for character education in sports. As a basis for this, this study investigated the possibility, focusing on the concept of ‘Li-bal(理發),’ the core of his character education and the characteristics of his ideas. Toegye’s concept of ‘character’ means ‘Li-bal,’ which refers to the ‘integrity’ and ‘goodness’ of a human being. Also, the educational characteristics of Toegye’s ideas are as follows. First, he provides that ‘human personality (character)’ is good. Second, to him, ‘the body’ is the means and purpose of character education. Third, to him, ‘education’ means the development of man’s personality. Toegye’s ‘education’ finally leads to character education. Most of all, the connections between his ideas and character education in sports can be classified into three as follows. First, the aspect of an understanding of men based on the theory that human nature is fundamentally good, which trusts human nature. This can be explained based on the Four Sprouts (Sadan). Second, the aspect of an understanding of physical activities to cultivate human nature through dynamic physical activities. Third, the aspect of an understanding of physical education, which emphasized the practice of morals by the body, taking physical activities as a means and essence of education. Through this, this study holds fast to the enough possibility of Toegye’s ideas as the philosophical ground for character education in sports, emphasizing that there are rich elements of character education in sports in Toegye’s ideas.

Keywords:

Character education in sports, Toegye’s thoughts, Li-bal, character, physical activity

키워드:

스포츠 인성교육, 퇴계사상, 리발, 인성, 신체활동

I. 서론

최근1) 국내에서는 학계뿐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인성교육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성교육에 대한 전 국민적 관심은 결국 인성교육진흥법으로 제도화되기에 이르렀다. 인성교육이 법제화되기까지는 학교폭력과 세월호 사건2)이 그 배경에 있으며 이로 인해 총체적인 인성교육이 필요함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스포츠 인성교육3)'은 최근 체육학 전 분야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연구 주제이다. 다양한 분야의 연구 주제로 등장한 만큼 스포츠 인성교육의 철학적 근거를 찾는 일은 중요한 과업이 되었다. 그런 점에서 철학, 특히 기존의 인성교육에 관한 철학적 접근에서 미약했던 한국철학에 기반하여 스포츠 인성교육의 가능성과 근거를 탐색하는 작업을 시도할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무엇보다 덕윤리는 공동체에서 중요하게 인식되던 덕을 습관화하여 지속적 실천을 강조하므로 스포츠 윤리교육(인성교육)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원리는 학습자가 스포츠인성교육을 통해 덕의 의미를 파악하고 삶에서 실천할 수 있는 체계적 토대가 될 것이다(이정택, 장용규, 2017: 15).

서양의 덕 윤리와 동양의 덕 윤리를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지만 대략적인 차이점을 살펴보면 서양의 덕 윤리는 도덕적 행위나 실천을 강조하지만 그것의 원리에 대한 반성까지는 도달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지닌다. 반면 유학은 서양의 덕 윤리와 달리 실천의 구체적인 덕목뿐 아니라 이 덕목의 원리까지 설명한다는 장점을 지닌다. 이런 점에서 유학은 서양의 이론이 도달하지 못한 스포츠 인성교육의 새로운 영역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권오륜, 한동일, 김희섭, 김정효, 2018: 41).

본고가 스포츠 인성교육 문제를 퇴계사상을 중심으로 고찰한 이유는 첫째, 인성교육에 대한 비전이 퇴계사상에 풍부하기 때문이다.(이현지, 2018: 315) 둘째, 인성교육진흥법과 체육과 교육과정에서 유교적 성격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사실 현행「인성교육진흥법」의 핵심 가치와 덕목들을 살펴보면 그 근원이 유학 사상에 연계되어있는 부분이 많다. 이런 점에서 인성교육에 대한 접근은 동양철학의 뿌리인 유학 사상을 중심으로 고찰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이다(김길순, 2015:460).

셋째, 퇴계사상은 인성의 실현을 교육목표로 삼고 이를 일상생활에서 실현하는 방법까지 설명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퇴계 자신이 몸소 신체교육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고 이를 실천하였다는 측면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퇴계 사상과 스포츠 인성교육의 연결지점을 찾는 시도는 가치가 있을 것이다.

본고는 퇴계 ‘리발(理發)’ 개념과 퇴계사상이 지니는 특징을 중심으로 그가 인성 또는 인성교육을 어떻게 이해하였는지 고찰하고자 한다. 그 이유는 퇴계의 인성개념은 리의 능동성을 말하는 그의 사상을 이해한 토대 위에서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김성실, 2017:139). 본 연구에서 ‘인성’은 인간 본성으로서 내면에 지니는 총체적인 도덕성의 의미로 사용하였다.

학계흐름을 살펴보면 철학계와 교육학계에서는 인성교육과 유교사상을 연결하여 접근하는 시도가 많이 제기되고 있다(김기주, 2017; 김성실, 2017; 김세정, 2018; 이동기, 2016; 이현지, 2018; 황경식, 2014; 황금중, 2016). 또한 체육학계에서 유학사상과 스포츠윤리의 접목을 시도한 연구는 권오륜, 한동일, 김희섭, 김정효(2019), 지동철(2016), 그리고 한동일, 김재원, 권오륜(2017)의 연구가 있다. 그러나 인성교육과 관련한 체육학계의 흐름을 분석해보면 대부분 서양 철학에 근거한 논의가 주를 이루고 있다(김방출, 서재철, 2019; 박정준, 2011; 2013; 오승현, 2018; 이정택, 장용규, 2017). 한편, 인성교육과 관련된 철학적 연구는 많지 않다. 이정란(2018)의 연구가 있으나 시론적 단계에 머무른다.

이에 본 연구는 퇴계 사상을 중심으로 스포츠 인성교육에 대한 철학적·근원적 접근이 절실하다고 판단하여 본 연구에 착수하였다. 무엇보다 덕의 함양을 강조하는 퇴계의 덕 윤리는 스포츠 인성교육을 체계적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는 철학적 기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의 목적은 퇴계사상에 함유된 인성교육의 특징과 스포츠 인성교육의 연결점을 고찰하고 나아가 퇴계사상이 스포츠 인성교육의 철학적 근거로서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데 있다. 논의의 내용과 전개는 다음과 같다. 먼저 퇴계사상이 지니는 교육적 특징을 중심으로 퇴계의 인성교육에 대해 정리한다. 그리고 그것이 현대 스포츠 인성교육과 어떤 연결점이 있는지 고찰한다. 이를 통해 퇴계사상이 스포츠 인성교육의 근거로서 가능성을 지녔는지 파악한다.

연구방법은 문헌연구 방법을 채택하였으며, 자료수집 방법은 국내학술지논문 통합 검색 사이트인 Riss를 활용하였다. 자료의 분류는 먼저 ‘인성교육’을 검색하였으며, 그 결과 내에서 ‘퇴계’를 재검색어로 하여 논문을 분류하였다. 그리고 체육학적 적용을 위하여 ‘스포츠 인성교육’을 검색한 후 ‘철학’을 재검색하여 자료를 분류하였다. 이 가운데 국내 학술논문 자료를 중심으로 활용하였다. 특히 퇴계 인성교육과 관련하여서는 『성학십도(聖學十圖)』의 내용을 근거로 하였으며, 스포츠 인성교육과 관련하여서는 인성교육진흥법과 2015 체육과 교육과정의 내용을 근거로 하였다.


Ⅱ. 퇴계사상의 인성교육 가능성

퇴계사상의 인성교육적 가능성은 퇴계사상이 갖는 특징을 중심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퇴계사상이 지니는 교육적 특징은 성학십도를 근거로 하여 다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퇴계는 ‘인간의 본성(인성)’이 선하다고 규정한다. 둘째, 퇴계에게 ‘신체(몸)’는 인성교육의 수단이자 출발점이다. 셋째, 퇴계에게 ‘교육’은 인간 본성의 실현을 의미한다.

1. 퇴계의 인성에 대한 이해

퇴계 인성에 대한 개념을 파악하기 전에 유가철학에서는 인성을 어떻게 규정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가철학의 특징은 인성의 핵심을 ‘도덕’으로 규정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인성 그대로 행위 한다면 선행이 된다(김기현, 2009:224). 그리고 유학과 서양철학을 대조시켜보면, 서양철학과 유학을 한마디로 규정하기 어렵지만 양자를 대조시켜보면 유학은 ‘인간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근본적인 관심사로 삼았다면, 서양철학은 ‘인간이 추구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관심사로 생각했다. 즉, 유학은 이성보다 도덕성에 목표를 두었다면, 서양철학은 이성에 근거해서 인간을 규정한다(김세정, 양선진, 2015:98). 그리고 이러한 차이는 인성교육에서 덕 윤리와 의무윤리의 차이로 이해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인성에 대한 개념은 성선과 성악이라는 구도로 이해된다. 그것은 맹자의 성선설과 순자의 성악설로 인간의 본성이 태어날 때부터 선하거나 아니면 악하다는 것이다. 퇴계의 ‘인성’ 개념은 분명하다. 인간의 본성은 선할 뿐이라고 본다(김성실, 2017:133-136). 즉, 퇴계 인성론은 인간 본성에 대한 신뢰를 전제로 하고 있다.

무엇보다 퇴계의 인성에 대한 의미는 『성학십도』가운데「서명도」가 잘 가르쳐준다. “‘서명’에서 묘사된 인간은 천지를 부모로 하는, 천지의 자식과 같은 존재로서 천지의 가득한 기운으로 몸을 형성하고 천지를 이끄는 정신으로 본성을 삼는다(황금중, 2016:94).”라고 하였다. 다시 말해 서명에서는 인간 본성으로서 인성을 설명한다.

그리고 퇴계의 인성은「심통성정도」의 ‘리발(理發)’ 개념을 통해서도 파악할 수 있다.

“사단의 정은 이가 발하고 기가 따르니 본래 순선(純善)하고 악이 없지만, 반드시 이가 발하여 이루어지지 못하고 기에 가리워지면 흘러서 불선으로 되는 것이며, 일곱 가지 정은 기가 발하여 이가 타니 역시 불선함이 없지만, 기가 발한 것이 절도에 맞지 못하여 그 이를 멸하면 방탕하여 악이 되는 것입니다(퇴계학연구원, 1992: 135-136).” 라고 설명한다.

위의 내용에서 퇴계는 인간본성의 선함을 본체론적 측면에서 이가 발하고 기가 따른다는 리발(理發)개념으로 설명한다. 또한 퇴계는 리발을 심성론적 측면에서 사단4)이라는 도덕 감정과 연결하여 설명한다.

그렇다면 ‘리발(理發)’은 어떤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퇴계가 말하는 리발(理發)은 기발(氣發)도 리발과 같은 층위에 놓여 있는 호발이 아니며 리발은 그 자체로 완전하고 다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퇴계가 말하는 인성개념은 이러한 리발의 기틀 위에서 말하기 때문에 좋은 인성과 나쁜 인성이 각각 따로 있는 개념이 아니라 오직 선할 뿐임을 말한다. 퇴계 인성은 맹자의 성선설의 전통 위에 서 있으며, 인간 본성의 선함은 퇴계가 언급하는 ‘리발’과 상통한다(김성실, 2017:130,149-150). 퇴계의 ‘리발’은 완전하고 다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완전하고 다 좋다는 것은 인간 존재 자체의 완전함(다 좋음)을 말하기에 퇴계가 말하는 인성은 오직 선함을 말한다.

주목할 점은 퇴계 ‘리발’의 긍정이 도덕실천의 근본이 되는 ‘도덕 주체’의 성립과 관련되어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서 도덕 주체는 단순히 ‘도덕을 실천하는 주체’라는 일반적 의미를 넘어, 『맹자』에서 말하는 ‘본심5)’이요, 현대적 용어로 표현하자면 ‘도덕심’을 가리킨다(김기주, 2016:132). 인간 본성의 선함을 뜻하는 ‘리발’에 대한 긍정에는 ‘도덕 주체’에 대한 긍정이 포함되어 있다.

요약하면 퇴계는 인간에게 도덕 본성이 주어져 있다고 인식했다. 다시 말해 퇴계는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고 규정한다. 그리고 퇴계의 ‘인성’ 개념은 리발의 의미로 인간 존재 자체의 완전하고 다 좋음을 말한다. 퇴계가 인간의 본성을 리발의 의미로 이해한다는 것은 도덕 실천의 근본이 되는 주체에 대한 의미뿐 아니라 도덕을 실천할 수 있는 도덕심의 의미를 가리킨다.

2. 퇴계의 신체에 대한 이해

퇴계에게 ‘신체’는 인성을 함양하는 수단이면서 동시에 출발점이다. 왜냐하면 퇴계에게 있어서 몸은 궁리(窮理)와 존양(存養)의 근원이기 때문이다(高令印, 1992:133-134, 이진수, 2001:432 재인용; 이동기, 2014:227).

퇴계에게 몸이 궁리(窮理)와 존양(存養)의 근원이다는 것은 경(敬)6)의 내용과 순서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경의 사조설(四條說) 즉, 정제엄숙(整齊嚴肅), 기심수렴 불용일물(其心收斂不容一物), 상성성(常惺惺), 주일무적(主一無適) 등은 경의 내용인 동시에 경의 순서이기도 하다. 이는 “①몸의 수렴→②마음의 수렴→③의식의 각성→④정신집중”으로 설명7)될 수 있다(손병욱, 2013:27). 이는 다음에서 확인된다.

“李相殷(1974)은 이 경을 마음의 상태와 연관시켜서 ‘마음이 항상 제 자리에 있을 것’, ‘마음이 항상 자각상태에 있을 것’, 마음이 동정에 있어서 항상 專一할 것‘으로 설명한 바 있었다. 마음이 제 자리에 있다는 것은 ①②의 심신수렴을 말하는 것이라면, 자각상태에 있다는 것은 ③의 상성성을, 그리고 동정에 있어서 전일할 것 중 동시에 전일한다는 것은 바로 ④의 주일무적을 가리킨다고 하겠다. … 퇴계가 말하는 거경(居敬)과 궁리(窮理)의 상보적 작용은 ③과 ④ 사이에 일어난다. 그리고 이 상보적 작용이 시작되기 전에 심신의 수렴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방법이 정좌수련이다. 정좌수련을 하면 ①,②,③이 동시적으로 가능해지면서 정력이 배양된다(손병욱, 2013: 27-28).”

몸-마음-의식-정신은 결국 덕을 함양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퇴계에게 신체는 인성을 함양하는 궁리와 존양의 수단이면서 출발점이 된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다.

퇴계의 몸 공부가 지향하는 것은 마음공부에 있다. 흔히 정제엄숙은 몸의 공부라고 이해되기도 하지만, 결국 정제엄숙이 지향하는 것은 주일무적과 마찬가지로 마음의 전일이다(황금중, 2018: 81). 즉, 퇴계가 몸의 수렴인 정제엄숙을 경의 출발점으로 삼지만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마음의 ‘전일(全一)’을 위함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퇴계에게 신체(身)가 인성을 함양하는 수단이라는 근거는「경재잠도」와「숙흥야매잠도」에서도 확인되며, 몸의 수렴과 관련하여 인성함양의 방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경재잠도」에서는 “의관을 바로하고 눈매를 존엄하게 하고 잠심(潛心)하여 거처하면서 상제(上帝)를 대(對)해 모시듯 하라. 발짓은 무겁게 하고 손짓은 공손하게 하여 땅을 골라 밟되 개미둑에서 구비 돌듯 하라. 문을 나가면 손님같이 하고 일을 받들면 제사를 드리듯 하여 조심조심 두려워하여 감히 잠시도 안이하게 말라. 입을 지키기를 병마개 막듯 하고 잡생각 막기를 성문 지키듯 하여 성실하고 진실하여 감히 잠시도 경솔히 하지 말라(퇴계학연구원, 1992:149).”
그리고「숙흥야매잠도」에서는 “닭이 울 때 깨어나면 생각이 차츰 달리기 시작하니, 어찌 그사이에 조용히 마음을 정돈하지 않겠는가! 혹은 지난 허물을 되살피고 혹은 새로 얻은 것을 뽑아내어 차례로 조리를 세워 또렷하게 묵묵히 알지어다. 근본이 섰으면 이른 새벽에 일어나 세수하고 머리 빗고 의관을 차리고 단정히 앉아 몸을 거둔다. 이 마음을 거둬 잡아 환하기가 떠오르는 태양 같게 하고, 엄숙하게 정제(整齊)하여 허명(虛明)하고 정일(靜一)하게 할지어다(퇴계학연구원, 1992:153).”

「경재잠도」에서 ‘몸’의 수렴 방법은 옷매무새를 단정히, 눈매를 엄숙히, 발짓을 무겁게, 손짓을 공손히 하여, 입을 잘 지키고, 잡생각을 막아 진실하여 잠시라도 경솔히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숙흥야매잠도」는 이른 새벽에 세수하고, 머리 빗고, 의관을 단정히 하므로 ‘몸’을 거둔다고 설명하면서 이를 통해 마음의 정일(靜一)을 목적으로 함을 밝히고 있다.

나아가 퇴계는 ‘신체활동’을 인성함양과 관계시키는 사유를 전개하였다(송일훈, 이황규, 이진수, 2006:47; 이정란, 2018:336; 이진수, 2001: 38-40; 張基槿 역, 2003:381,342).

퇴계는 동적(動的)인 움직임 가운데 마음을 어떻게 수양하는지 설명한다. 퇴계사상에서 드러나는 ‘신체활동의 역동성’에 대한 이해는 다음 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퇴계에게 승마는 신체운동을 통한 인간형성의 효과를 거두었다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마음을 다잡을 것인가 하는 조존성찰(操存省察) 공부를 퇴계는 승마라는 신체운동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준다(이진수, 2001:219).
전에 금문원의 집에 간 일이 있었다. 산길이 몹시 험난해서 갈 때는 고삐를 눌러 잡고 조심스레 말을 몰고 줄곧 마음을 놓지 못했으나 돌아올 때는 약간 취해서 길 험난한 것을 잊어버리고 마치 평탄한 길을 가듯 하였다. 이렇듯이 미리 겁먹은 마음을 갖고 안 갖고가 크게 다르니, 참으로 두려우니라(이황, 張基槿 역, 2003).

이는 말을 타는 가운데 경(敬)의 태도와 자세를 잃지 않고 깨어 있어 오직 말을 타는 이곳에 마음을 집중하므로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도록 하라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처럼 퇴계는 신체의 역동성을 확인할 수 있는 ‘승마’를 통해서 조존성찰(操存省察)의 마음공부를 하고자 한 것을 파악할 수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퇴계는 신체 수양법인 ‘정좌’와 ‘투호’를 자신뿐 아니라 제자들에게 덕(인성)의 함양을 목표로 수행하도록 교육하였다. 이는 다음 글에서 확인된다.

“퇴계가 존양성찰을 언급할 때 몸의 공부를 강조하고 신체운동을 하였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를 제자들에게 지도하여 경험하게 하였다. 뿐만 아니라 퇴계가 실천한 정좌(靜坐)와 투호(投壺)가 교육적인 의미로 시행되었다는 점이다. … 퇴계는 정좌를 통해 중(中)을 이루고 투호를 통해 화(和)에 이르고자 하였다. 여기에서 정좌, 투호가 중화(中和)라는 덕(德)의 의미와 연결된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다(이정란, 2018: 336-337).”

퇴계는 정좌와 투호를 단지 신체활동에 머물지 않고 중화(中和)의 교육적인 의미를 담아 이를 실천하도록 제자들에게 지도하였다는 점이다.

주목할 점은 퇴계가 설정한 도덕성은 타율적 조절이 아닌 스스로 천리를 실천하는 자율적인 체계라는 점이다. 욕망 조절 문제가 언급될 경우, 퇴계는 도덕적 자율성에 따르는 자율적인 조절 방법을 제시한다. 그리고 퇴계는 경의 구체적인 실천방법을 통하여 자율성에 도달하는 길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경의 실천을 통한 자율성의 중시는 인간사회의 문제를 근원적인 차원에서 접근하고 해결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오늘날에도 유효할 것이다(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한국사상연구소, 2009:248).

정리하면 퇴계는 인간의 ‘신체(몸)’를 궁리(窮理)와 존양(存養)의 근원 즉, 마음의 전일(全一)을 위한 경의 출발점으로 보았다. 그러하기에 그는 도덕을 몸으로 실천할 것을 주장했다. 실제로 퇴계가 동적인 ‘신체활동’을 통해 인성을 함양하고자 했다는 점과 몸의 공부가 지향하는 것이 마음의 전일이라는 점에서 퇴계에게 ‘신체’는 인성함양의 수단이자 착수처로 삼았다고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교육에 있어 퇴계가 설정한 도덕성은 타율적 조절이 아니라 자율적인 방법을 말한다(리의 자발성).

이를 통해 퇴계사상이 스포츠 인성교육의 철학적 근거로서의 가능성이 열려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퇴계가 ‘몸의 수렴’을 강조한 측면과 ‘신체활동의 역동성’을 강조한 측면, 그리고 ‘신체교육’에 대한 이해의 측면에서 스포츠 인성교육의 적용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3. 퇴계의 교육에 대한 이해

퇴계에게 ‘교육’8)은 인간의 본성을 실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퇴계가 말하는 인성9)은 하늘로부터 명을 품부 받은 성을 지닌 인간이 나쁠 리 없다는 인식과 다 좋을 뿐이라는 인식하에 태어날 때부터 무언가 문제가 있어 그것을 바꾸려는 방식의 교육이 아니라 인간으로 태어난 모든 존재는 완전하기에 이 완전함을 바로 깨닫게 하는 것이 퇴계의 인성교육인 것이다(김성실, 2017:130). 즉, 퇴계에게 교육은 인간의 본성을 되찾아 주는 인성교육을 의미한다.

퇴계 ‘교육’의 목표와 내용은「소학도」와「대학도」에서 잘 나타나 있다. 이는 다음 글에서 확인된다.

소학에서는 “원(元)·형(亨)·이(利)·정(貞)은 천도의 상이요, ㉮인(仁)·의(義)·예(禮)·지(智)는 인성의 벼리이다. 이것들은 그 처음에 선하지 아니함이 없었다. 애연한 사단이 감에 따라 나타나서 어버이를 사랑하고 형을 공경하고 임금에게 충성하고 어른을 공손하게 대하니 이를 일러 병이라 한다. ㉯병이인 본성을 따라서 행하여야 되지 억지로 해서는 안된다. ㉰오직 성인은 본성대로 하는 사람이라 하늘과 같이 넓고 넓어 털끝만한 힘도 들이지 않아도 모든 선이 갖추어진다. 중인은 미련하여 물욕에 가리워서 그 벼리를 무너뜨리고 자포·자기를 편안히 한다. 성인은 이를 측은하게 생각하여 학교를 세우고 스승을 세워 그 뿌리를 북돋우고 그 가지를 펴게 하였다. … 대학에서는 ㉱대학의 도는 밝은 덕을 밝힘에 있고, 백성을 새롭게 함에 있고, 지선에 머무름에 있다. 머무를 곳을 안 다음에야 정함이 있고, 정한 다음에야 정할 수 있고, 정한 다음에야 편안할 수 있고, 편안한 다음에야 생각할 수 있고, 생각한 다음에야 얻을 수 있다. 사물은 본과 말이 있고, 일은 끝과 시작이 있다. 먼저하고 뒤에 할 바를 알면 도에 가까우니라(퇴계학연구원, 1992: 119-124).”

소학에서는 ㉮ ‘인성’의 핵심이 인의예지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 인간의 본성을 따라 행하는 것을 교육의 목표로 함을 밝힌다. 또한 ㉰ 성인은 본성대로 하는 사람이라고 규정한다. 더욱이 ㉱ 대학의 삼강령(三綱領)은 밝은 덕을 밝히고, 백성을 새롭게 하고, 지선에 머무르는 인간 본성의 실현에 있다고 밝힌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퇴계는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고 규정하였다. 문제는 이 선한 본성이 실제로 현실에서 드러날 때는 여러 가지 방해로 인해 적절하게 발현되지 못할 수도 있다. 이에 퇴계는 ‘인성’을 길러 이를 실현하는 것을 교육의 목표로 삼았다.

그리고 소학의 공부 내용은 어린 시절부터 몸으로 건전한 습관을 기르고 예절을 익히며 사회 규범을 실천함으로써 도덕적 수양을 하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이상적 인격 형성을 위해 공부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되면, 이것이 대학 공부의 바탕이 된다.(고려대민족문화연구원 한국사상연구소, 2009: 184-185) 소학에서는 ‘건전한 습관을 기르고 사회규범을 실천하는’ 일상의 윤리적 실천을 통해 도덕적 수양을 하고자 하였다. 이는 인성을 관념적이고 철학적인 개념으로 이해한 것이 아니라 실천적이고 실재적 의미로 이해하였기 때문이라 파악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퇴계는 “도덕을 몸으로 실천하라” 명령하고 있다. 이에 대한 근거는 다음「백록동규도(白鹿洞規圖)」에서 확인된다. “제군은 서로 조목들을 논의하여 의미를 밝히고 지키며 그것을 몸으로 실천하라. 그러면 사려(思慮)하고 행동함에 있어서 경계하고 삼가며 두려워할 바가 반드시 저들의 규칙보다 엄격함이 있게 될 것이다(국제퇴계학회충북지부, Michael C. Kalton 共譯(이황 저, 2001; 145).” 퇴계가 도덕을 몸으로 실천하라고 명령한 것의 이면에는 인간에게 도덕을 실천할 수 있는 내적인 힘이 이미 주어져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이정란, 2018; 331). 이와 동시에 신체교육에 대한 이해가 남달랐다고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퇴계 ‘교육’의 목적이 인간 본성의 실현이라는 점과 인의예지를 인성교육의 핵심 가치·덕목으로 삼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소학의 교육내용은 인격 형성을 위해 도덕적 습관을 기르고 몸으로 익혀 이를 내면화하고 실천하는 과정이 핵심이라고 파악된다.

요약하면 퇴계에게 ‘교육’은 인간에게 선한 본성이 주어져 있음을 깨닫게 하고, 도덕 주체자 스스로 이 본성을 유지하도록 하며, 나아가 선한 본성을 현실에서 잘 발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리고 퇴계는 어릴 때부터 도덕적 습관을 기르고 몸으로 익혀 이를 내면화하고 실천하는 과정을 통해 인의예지와 같은 덕목을 형성하는 것을 교육내용으로 삼았다. 퇴계의 인성은 선한 본성이며 신체는 선한 본성을 함양하는 수단이라면, 선한 본성이라는 인성은 신체를 통해 함양될 수 있다. 그리고 교육의 목적이 인성교육이라면 신체를 통해 인성을 함양할 수 있으므로 신체를 통해 교육의 목적, 즉 인성교육을 할 수 있다.


Ⅲ. 퇴계사상과 스포츠 인성교육의 관계

퇴계사상은 인성교육 목표 측면, 인성교육 내용 측면, 그리고 인성교육 방법 측면에서 스포츠 인성교육과 같은 결을 지니고 있다고 파악된다. 양자는 신체활동 가치의 내면화(체득)와 실천을 강조함으로 인간 본성 실현을 인성교육의 목표로 삼는다는 점에서, 인간의 도덕 본성 함양을 인성교육의 내용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그리고 몸의 훈련을 통해 마음을 제어하므로 인간 본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통합적 방법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맥을 같이 한다.

1. 인성교육 목표 측면: 신체활동 가치의 내면화와 실천, 인간 본성 실현

퇴계사상과 스포츠 인성교육을 이어주는 첫 번째 특징은 ‘신체활동 가치의 내면화와 실천’을 통해 인간의 본성을 실현하고자 하는 인성교육 목표 측면이다. 학교에서 인성교육의 방향은 올바른 교과교육을 통해 각 교과에 스며있는 가치를 내면화하는 일과 학교에서의 공부가 실제적인 삶과 유리되지 않도록 실천으로서 교육하는 일이다(유재봉, 2016:115).

가치란 우리 인간이 지향하는(진,선,미)바이고, 그중에서 도덕적 가치를 선이라고 말한다. 즉, 도덕적 가치의 내면화 과정이란 가치의 내면화 과정의 일부분이다. 그렇다면 인성교육에서 도덕적 내면화 과정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practice의 반복적 실천을 통해서 practice를 통해 함양할 수 있는 덕을 기를 수 있고, 이것의 지속적 반복이 (자기화 되어) 체득하게 되고, 다시 마음과 행위로 나타나게 된다. 인성교육에서 행동 또는 실천을 중시하는 이유는 행동의 두 가지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행동을 통해서 목적을 현실에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행동은 수행적 기능(performative)이 있으며, 행동의 결과는 피드백되어 행위자의 성품을 변화시킨다는 점에서 형성적 기능(formative)이 있다(황경식, 2014:18-19).

퇴계는 몸(신체)의 공부를 강조하는데 머무는 것이 아니라 몸(신체)의 가치를 내면화하여 구현하는데 교육의 목표를 두었다(김철호, 2010). 도덕적 품성을 함양하는 방법에는 정좌 수련과 같은 마음을 수양하는 방법도 있지만 어린 시절부터 좋은 습관을 기르고 규범을 내면화하는 방법만한 것이 없다고 본 것이다(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한국사상연구소, 2009:185).

무엇보다 퇴계 인성교육 방법인 경(敬)에는 ‘도덕적 내면화 과정’과 ‘도덕적인 성찰’이 내포되어 있는데 이는 다음에서 확인된다.

10)은 “선악을 분별하여 실천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고, 그렇기에 가치에 대한 분별이 개입된다. 마음을 안정되게 하는 목적은 어디까지나 도덕적 문제 사태를 올바르게 처리하는 데 있다. 그렇기에 도덕적인 성찰이 경에는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 몸 공부의 목적과 이유는 그것이 내면을 제어하는 효과가 있고, 무엇보다 보이지 않는 내면의 단속에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김철호, 2010:94, 101).

이처럼 퇴계 인성론이 제시하는 것은 인간의 실제적 행동변화에 주목할 뿐만 아니라 인간 내면의 총제적 변화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오늘날 체육교과의 목표와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최근 개정된 2015 교육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체육 교과는 신체활동 가치의 내면화와 실천을 통해 체육과의 역량을 습득함으로써 전인교육을 실현하고자 한다. 즉 신체활동을 통하여 활기차고 건강한 삶에 필요한 핵심역량을 습득함으로써 스스로 미래의 삶을 개척하고 바람직한 사회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지식, 기능, 태도를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표적인 가치 영역은 건강, 도전, 경쟁, 표현, 안전이다(교육부, 2015:6-7).”

체육과는 ‘신체활동 가치의 내면화와 실천’을 통해 체득된 덕이 실제적인 삶의 영역에서 실현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즉, “체육 교과는 신체활동 가치의 내면화와 실천을 통해 역량을 습득함으로 전인교육을 실현”하는데 교육의 목표를 둔다. 전인이라는 이상적 인간상은 퇴계의 성인이라는 이상적 인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여기에는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신뢰가 전제되어 있다. 인간에 대한 신뢰가 없이는 목표에 도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15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인간상과 퇴계의 인간상은 인간에게 선한 본성이 주어져 있다는 ‘성선설’을 기초로 한다. 다시 말해 오늘날 스포츠 인성교육에서 지향하는 인간 이해와 퇴계 덕 윤리의 인간 이해는 성선설의 측면에서 교집합을 발견할 수 있다. 인간에게 선한 본성(仁義禮智)이 주어져 있다는 것은 스포츠에서 도덕행위를 설명하는 근거가 된다. 이에 대한 근거는 도덕 감정인 ‘사단(四端)’에서 확인할 수 있다. 퇴계는 인간에게 선한 본성이 있다는 것을 맹자의 사단을 통해 설명하였다. 마찬가지로 스포츠에서 측은지심11), 수오지심, 시비지심, 사양지심을 찾을 수 있다.

2. 인성교육 내용 측면: 도덕 본성 함양

퇴계사상과 스포츠 인성교육을 연결해주는 두 번째 특징은 인간에게 주어진 ‘도덕 본성(덕)’을 함양하고자 하는 인성교육의 내용 측면이다. 퇴계 인성교육의 핵심은 ‘사덕(四德)’에 있다. 퇴계는 인의예지(仁義禮智)의 네 가지 덕목을 인성교육의 주요 내용으로 삼았다. 퇴계는 도덕 본성(덕)을 인성교육의 주요한 내용으로 삼고 신체활동을 통하여 인간의 본성(덕)을 함양하고자 하였다. 마찬가지로 오늘날 스포츠 인성교육은 신체활동을 통해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함양하고자 한다. 인성교육진흥법에서는 인성 함양을 위해 예(禮), 효(孝),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 등 핵심 가치·덕목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서 실천덕목을 제시한다는 것은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역량이 인간에게 주어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마디로 인간에게 덕을 실천할 수 있는 선한 본성이 잠재되어 있음을 전제하고 있다. 이에 대한 근거는 퇴계 ‘천명(天命)’12) 개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인간에게는 덕을 실천할 수 있는 본체의 측면이 있기에 이를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는 의미를 포함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므로 교육의 주된 내용은 덕을 함양하는 데 두어야 한다. 양자는 모두 인간의 도덕 본성(德)을 함양하고자 하는 교육내용13) 측면에서 연결점을 찾을 수 있다.

주목할 점은 퇴계가 신체활동을 통해 인의예지와 같은 유교에서의 덕, 즉 동양의 가치를 함양하고자 하였다는 점이다. 동양의 전통적인 신체활동에는 덕이라는 개념이 내포된 것이 있었다. 바로 활쏘기14)와 투호이다. 투호의 목적은 분명히 사교를 위한 운동이었다. 그러나 투호의 본질적 가치는 투호의 행위에서 나타나는 덕성 함양에 있다.… 퇴계는 스포츠에서 덕을 발견하고 이를 시행하였던 것이다(이진수, 2001:35-36). 활쏘기와 투호의 사례는 신체활동 자체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덕을 함양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인성교육 내용으로서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인성교육 내용은「인성교육진흥법」에 명시된 인성교육에 대한 정의와 핵심 가치 덕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인성교육이란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고 타인·공동체·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을 말한다(인성교육진흥법, 제2조 제1항). 또한 핵심 가치·덕목이란 인성교육의 목표가 되는 것으로 예(禮), 효(孝),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 등의 마음가짐이나 사람됨과 관련되는 핵심적인 가치 또는 덕목을 말한다(인성교육진흥법, 제2조 제2항).”

뿐만 아니라 2015 체육과 교육과정에서는 교육의 목표와 내용을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체육과는 신체활동을 통해 체력 및 운동능력을 비롯한 건강하고 활기찬 삶에 필요한 능력을 기르고 사회 속에서 바람직한 인성을 발휘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체육 문화를 창조적으로 계승·발전시킬 수 있는 자질을 함양하는 교과이다(교육부, 2015:3).”

이상에서 스포츠를 통해 함양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 또는 ‘바람직한 인성’이라는 점을 파악할 수 있다. 여기에서 인간다운 성품, 바람직한 인성은 인간의 도덕 본성으로 이해된다.

덕은 체육과가 지향하는 여러 가지 목적 중 하나이다. 덕이 일상의 삶으로 전환 가능성을 지닌다는 측면에서 학교에서 가르쳐야 할 내용은 인간의 본성을 기르는 것에 있다. 이에 체육을 가르칠 때 기술적 측면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운동수행이 학습자의 실제적 삶에 덕의 가치를 줄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체육수업에서 가르치는 활동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므로 학습자가 운동수행을 실제 삶과 연결시킬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이정택, 장용규, 2017:23).

퇴계는 인의예지(仁義禮智)와 같은 덕목을 형성하는 것을 인성교육의 주요 내용으로 삼았다. 그리고 오늘날 스포츠 인성교육 내용의 핵심은 인간의 ‘도덕 본성(덕)을 함양’하는 데 있다. 구체적으로 예(禮), 효(孝),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의 핵심 가치·덕목이다. 인성교육의 내용은 인간에게 도덕적 행위를 실천할 수 있는 선한 본성이 주어져 있음을 학생들이 인식하도록 깨우쳐 주고, 이 본성을 함양하도록 돕는 것이다.

특히 퇴계는 수양을 통해 인의예지와 같은 도덕본성의 보존과 실현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또한 퇴계는 도덕 본성의 보존과 실현을 위해 인애(仁愛)의 확충을 제시하였다(김세정, 2017: 229). 이를 체육수업에 적용해보면 도덕 본성(四德)은 사단(四端)을 통해 발현된다는 점에서 학생들이 신체활동을 통해 ‘도덕 감정(사단)’이 충분히 발현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을 인성교육 내용으로 삼아야 한다고 적용할 수 있다.

3. 인성교육 방법 측면: 신체활동과 도덕 주체의 자율성 강조

퇴계사상과 스포츠 인성교육을 연결해주는 세 번째 특징은 ‘신체활동’을 인성교육의 도구이자 본질로 삼는다는 점과 ‘도덕 주체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인성교육 방법 측면이다. 퇴계가 말하는 인성교육은 지경(持敬)이 핵심인데, 경 공부15)가 몸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점과 몸 공부에 있어서 도덕 주체의 자발성을 강조한다. 마찬가지로 스포츠 인성교육은 신체활동을 교육의 도구이자 본질로 삼으며, 교육 방법 측면에서 학습자의 자율성을 강조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동양의 ‘신체관’이 갖는 특징이다. 동양에서 몸은 생명을 가지고 있다. 신체는 인간 마음과 사물16)의 중간에서, 양자를 연결시켜 서로 관계를 갖게 하는 존재라고 이해 할 수 있다. 동양 신체관의 특징은 신체를 밖에서 바라볼 뿐만 아니라, 안으로부터도 바라본다는 것이다. 이는 신체 내부의 인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이 몸 밖으로 표현되는 것이 예(禮)이다(이진수, 2001:448). 예가 인성적 덕목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동양에서 신체는 마음, 인성과 유기적 관계에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스포츠 인성교육이 ‘신체활동’을 인성교육의 도구이자 본질로 삼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가? “신체활동은 ‘체육’을 타 교과와 구별 지을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다. 체육과에서는 신체활동을 교육의 본질이자 교육의 도구로서 활용한다(교육부, 2015),” 특히 스포츠는 스포츠 활동이 지니는 도덕적, 사회적 속성인 스포츠맨십을 통해 체육수업에서 인성을 함양할 수 있는 실천 프로그램의 원료가 될 수 있다(박정준, 2011:173; 김방출, 서재철, 2019:59).

또한 리발을 긍정하는 퇴계는 인성교육 방법에 있어서 도덕 주체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입장에 서 있다(김기주,2017: 240-241). 퇴계가 수양을 통해 도덕적인 존재가 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자발성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이 입장은 인간 본성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이는 그가 도덕적인 삶을 지향하는 데 있어, 수행자의 주체성에 온전히 의존한다는 점에서 더욱 강화된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는 ‘신독(愼獨)’이라는 유가의 공부법을 들 수 있다. 신독이란 외부적인 요인에 의존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공부의 주재자가 되는 것을 말한다(이현지, 2018:323-324). 퇴계는 인간에게 선한 행동을 유발할 수 있는 ‘도덕 본성’이 주어져 있다고 보았다. 그러하기에 퇴계의 인성교육 방법은 교사가 인성과 관련된 덕목들을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학생들 내면에 이미 선한 본성이 주어져 있음을 깨닫게 하여 학생들 스스로가 공부의 주체가 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인성교육 방법측면에서 도덕 주체로서의 자발성을 강조하는 사례가 있는가? 이는 EBS 다큐프라임 학교의 기적(3부) 마음을 움직이는 체육수업에서 소개된 바 있다. 여기에서 소개된 수업은 인성축구이다.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수업에 흥미를 가지고 참여한다는 점과, 또한 신체 활동에 관심이 부족한 학생들을 배려하여 스포츠와 관련된 문학, 영화, 만화 등 다양한 학습 자료를 활용하여 학생들이 스포츠 활동에 관심을 가지도록 지도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이 수업을 통해 상대에게 욕을 하지 않는다든지 승부를 위해 과격한 태클을 하지 않는다든지 우리 팀이 승리했을 때 함께 세레모니를 함으로 타인을 배려하고 공감하는 인성이 향상되고 있음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수업종료 후 학생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는 점도 그러하다.

과연 스포츠 인성, 어떻게 기를 수 있나? 이는 운동수행을 통한 내면적 수양과 이를 토대로 한 도덕적 행위의 실천으로 가능하다. 또한 이러한 것은 지속적 실천을 통한 덕 함양과 내면화를 통해 가능하다고 하겠다. 예를 들어 스포츠 인성교육의 핵심 가치·덕목 가운데 ‘배려’를 가르친다고 하면 축구에서 같은 팀끼리 패스 연습할 때 왜 상대가 받기 편하도록 공을 전달해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할 수 있다. 그러한 행위는 상대에 대한 배려이며, 이러한 배려를 전제로 한 연습이 결국에는 우리 팀 경기력과 직결되는 행위라고 이해된다면, 이 행위는 그저 공을 패스하는 것이 아닌 ‘덕’을 실천하는 행위로 확장해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삶의 모습과 연관된 올바르고 건전한 행위의 반복적인 실천은 일상의 삶에서 덕을 이행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스포츠 상황에서는 반복적인 기능의 연습도 덕의 행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삶의 의미화 과정으로서 바람직한 행위의 실천은 최고선을 완성해가는 과정으로서 그 자체로 덕스러운 행동의 실천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정택, 장용규, 2017:22-23). 이는 스포츠 덕 윤리학에서 행위의 습관화가 어떻게 실천적 인성으로 전환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퇴계 인성교육 방법이 신→심→경의 구조, 경을 통해 마음이 몸을 주재하도록 하므로 덕을 구현하고자 하였다면, 오늘날 스포츠 인성교육은 신체활동을 통한 수양과 도덕적 행위의 실천으로 인성을 함양하고자 한다. 양자는 모두 신체활동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교육 방법 측면에서 도덕 주체의 자율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같은 결을 지닌다고 파악된다.

퇴계사상과 스포츠 인성교육을 연결해주는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신체활동 가치의 내면화와 실천’을 통해 인간 본성을 실현하고자 하는 인성교육의 목표 측면이다. 둘째 ‘도덕 본성’을 함양하고자 하는 인성교육의 내용 측면이다. 셋째 ‘신체활동’을 인성교육의 출발점으로 삼는다는 점과 ‘도덕 주체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인성교육 방법 측면이다.


Ⅳ. 결론 및 제언

본 연구의 목적은 퇴계사상에 함유된 인성교육의 특징과 스포츠 인성교육의 연결점을 고찰하고 나아가 퇴계사상이 스포츠 인성교육의 철학적 근거로서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데 있다. 이에 본고는 퇴계 사상에는 스포츠 인성교육의 요소가 풍부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퇴계사상이 스포츠 인성교육의 철학적 근거로서 충분히 가능성을 지니고 있음을 견지한다. 이에 대한 근거는 퇴계 인성교육의 핵심인 ‘리발(理發)’ 개념과 퇴계사상이 지니는 특징을 중심으로 고찰하였다.

퇴계의 ‘인성’ 개념은 리발의 의미로 인간 존재 자체의 완전하고 다 좋음을 말한다. 그리고 퇴계사상이 지니는 교육적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퇴계는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고 규정한다. 둘째, 퇴계에게 ‘신체’는 인성교육의 수단이자 출발점이다. 셋째, 퇴계에게 ‘교육’은 인간의 본성을 기르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측면에서 퇴계의 ‘교육’은 인성교육으로 귀결된다.

그리고 퇴계사상과 스포츠 인성교육을 이어주는 연결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인간의 본성을 신뢰하고 있다는 성선설에 기초한 인간 이해의 측면이다. 이는 사단(四端)을 근거로 설명가능하다. 둘째, 역동적인 신체활동을 통해 인간의 본성을 함양하고자 한 신체활동에 대한 이해의 측면이다. 셋째, 신체활동을 교육의 도구이자 본질로 삼아 도덕을 몸으로 실천하라고 강조한 신체교육에 대한 이해의 측면이다. 이러한 퇴계사상을 기준으로 삼았을 때 스포츠 인성교육은 학문적으로 그 가치를 확고히 할 수 있다는 이점을 지닌다.

그렇다면 퇴계사상을 스포츠 인성교육에 있어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퇴계 관점에서 볼 때 스포츠는 인간의 본성을 회복하는 과정으로 이해된다. 이에 스포츠 인성교육의 목표는 ‘도덕 본성을 실현하는 스포츠’로 삼아야 한다는 것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스포츠 인성교육은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는 것을 학습자에게 인지시켜주는 교육으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또한 스포츠 인성교육 내용측면은 스포츠에서 지나친 승부욕이나 과도한 경쟁성이 인성의 문제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이(理)의 측면인 인간의 ‘도덕 감정(四端)’이 신체활동(신체운동) 과정에서 적절히 발현되는 것을 스포츠 인성교육의 핵심 내용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와 동시에 기(氣)의 측면인 지나친 승부욕이나 과도한 경쟁성을 예방할 수 있는 신체활동 유형을 개발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기존 경쟁 스포츠 경기를 할 때 경기 규칙뿐 아니라 각 경기에 담긴 매너 혹은 페어플레이 규정을 강조하는 것이다. 승패를 유일하게 강조하지 않으며 선수와 심판의 입장과 인사, 경기 중 상대방, 심판, 동료에 대한 예절, 관중의 태도 등 명문화되지 않았지만 손쉽게 지킬 수 있는 행동 수칙을 강조하여 습관화하도록 할 수 있다(박정준, 2013; 292).”

그리고 이러한 습관화가 실천적 인성으로 나아가기 위한 스포츠 인성교육 방법측면에서는 인간의 마음을 제어하고 함양하는 공부로 조화의 방식이 필요하다. 즉 동적인 ‘신체 활동성’뿐 아니라 정적인 가운데 마음을 함양하는 방법을 동시에 시행하는 것을 스포츠 인성교육의 방법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으로 적용할 수 있다. 이에 논자는 퇴계 경(敬)의 습관이 스포츠교육에 복원되기를 제안한다. 물론 이를 교육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프로그램에 대한 타당성을 입증할 수 있는 선행 작업이 필요하다. 이는 후속연구의 과제가 될 것이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동아대학교 교내 연구비에 의해 연구되었음.

Notes

1) 한국에서 인성교육은 1990년대 중후반부터 인성부재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면서부터 사회적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김세정, 2018: 33).
2) 2014년에 발생한 세월호 사건으로 국민들은 허탈감에 빠지게 되었다. 그 결과 인성교육진흥법이 제정되어 법률에 의한 인성교육을 실시하게 되었다(김길순, 2015: 460). 인성 부재와 책임감 결여라는 문제를 직면하면서 인간 본성에 대한 인식과 인성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 것으로 이해된다.
3) 스포츠 인성교육이란 스포츠를 통한 인성함양을 목적으로 하는 학교체육을 말한다.
4) 퇴계는 인간에게 본성적으로 타인을 배려하는 감정이 주어져 있다고 보았다. 이는 사단(四端)을 말한다(마이클 칼튼, 홍원식, 김중순 역 2007: 211).
5) 성리학에서 인간 본성은 인(仁), 의(義), 예(禮), 지(智), 신(信) 등으로 그 내용이 설명되었다. 인간 본성으로서의 인성은 현대적으로 지성뿐 아니라 도덕성과 심미성까지를 아우르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인간 내면에 잠재된 모든 선한 정신적인 역량을 아우르는 의미를 지닌다고 이해된다(황금중, 2016:87).
6) 성학십도「대학」에서는 ‘경(敬)’의 공부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어떤 사람이 물었습니다. ‘경을 그대는 어떻게 공부하는가?’ 주자가 대합하였습니다. 정자는 일찍이 하나에 전일하여 다른 일로 옮겨감이 없는 것으로써 말하였고, 몸가짐을 가지런히 하며 마음을 엄숙하게 하는 것으로써 말하였다. 문인 사량좌(사량좌)의 설명에는 이른바 항상 또렷하게 깨어있게 하는 법이란 말이 있으며, 윤돈의 설에는 그 마음을 수렴하여 한 물건도 용납하지 않는다라고 말한 것이 있다(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한국사상연구소, 2009:82-83).”
7) 퇴계에게 “경은 학문의 수양의 원리나 법칙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학문과 수양의 구체적 실천 방법이자 실천 기준으로 확인되는 것이다(금장태, 2001: 220).” 한 마디로 경은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도록 하는 신체기법이라 할 수 있다(이진수, 2001: 153).
8) 유학에서는 교육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학에서 인성은 인간 본성으로 정의하며, 교육은 본성을 알고 본성에 따라 살며 실현하는 일로 규정한다. 결국 유학에서 교육은 인성교육으로 귀결된다(이동기,2016; 이현지,2018; 황금중, 2016).
9) 퇴계에게 ‘인성’은 인간의 선한 본성을 말하므로, 결국 ‘인성교육’은 인간의 선한 본성을 기르는 교육이 된다. 인간의 선한 본성이 인성교육의 전제조건이 된다는 점에서, 인성교육이라는 말에서 성선설이 깔렸다고 할 수 있다. 성선설은 인간 존재를 긍정적으로 본다. 선한 본성이 인욕에 의해 가려져 있기에 인욕을 제거하기만 한다면 선한 본성을 회복할 수 있다고 인식한다는 점이 그 근거이다(신태수, 2016:301).
10) 경(敬)에 대한 설명은 주희의 설명이다. 퇴계는 주희의 입장을 받아들여 그의 사상을 전개하였기에 이를 인용하였다.
11) 우리는 스포츠 상황에서도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는 단서를 발견할 수 있다. ‘스포츠에서 사단’과 관련하여서는 권오륜, 한동일, 김희섭, 김정효(2018)의 논문을 참고바람.
12) “천명(天命)은 인간에게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사명이 주어여 있다는 것과 동시에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인간의 적극적인 실천적 행위가 수반되어야 하는 포괄적 개념을 말한다(이정란, 2018: 327).”
13) 2015. 체육과 교육과정에서는 교육내용과 목표를 연결하여 설명하고 있다. 본고는 구체적 논의를 위해 이를 구분하여 설명하였다.
14) 「소학」에서는 스포츠 장면이라 할 수 있는 활쏘기가 등장한다. “활 쏘는 이는 나아가고 물러나고 주선함을 반드시 예에 맞게 하여야 하니, 안의 뜻이 바르고 밖의 몸이 곧은 뒤에야 활과 화살을 잡음이 세심하고 견고하며, 활과 화살을 잡음이 견고하고 세심한 뒤어야 과녁을 맞춘다고 말할 수 잇으니, 이 활쏘기에서 덕을 볼 수 있다(이진수, 2001: 152).”
15) 경 공부론은 인지적 영역, 정의적 영역, 행동적 영역을 통합적으로 가르치는 방법론의 실마리를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김철호, 2010:107). 마찬가지로 오늘날 인성교육은 지·정·의 중 한쪽 측면을 강조하는 분절된 방식으로의 교육이 아닌 유기적으로 연결된 통합적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한다.
16) 동양에서 신체는 마음이 몸 밖으로 표출될 수 있도록 매개역할을 하는 존재이다. 그리고 사물은 인간의 본성이 발현되도록 하는 대상으로서의 의미를 지닌다(이진수,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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