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킹의 올림픽 스포츠 종목 도입에 따른 윤리적 쟁점 고찰
초록
본 연구는 브레이킹이 올림픽 스포츠 정식 종목으로 채택됨으로써 갖추어야 할 올림픽가치를 중심으로 브레이킹의 기존 문화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문제를 고찰하여 이에 대한 원인과 개선방안을 제공하는데 그 목적을 가진다. 이러한 목적 달성을 위해 먼저 브레이킹이 지닌 관습과 문화를 파악함으로써 브레이킹의 정의와 개념을 도출하고, 다음으로 올림피즘의 의미를 그 배경과 전개양상, 특징을 통해 살펴봄으로써 윤리적 관점에서 올림픽 스포츠로서의 브레이킹을 고찰하고, 끝으로 스포츠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문제점과 브레이킹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문제점을 비교 분석하여 이를 토대로 심층면담을 통해 브레이킹 댄서들의 인식을 도출하였다.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예술의 한 범주였던 브레이킹이 올림픽 스포츠의 정식 종목으로 도입되게 됨으로써 브레이킹 댄서들이 이에 대해 어떠한 인식을 가지는지 살펴본 결과, 대다수의 브레이킹 댄서가 “예술”이라고 답하였으며, “예술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브레이킹의 발전을 위해서는 스포츠로 인정받아야 하며, 올림픽 스포츠로 정식 종목 채택된 것에 대해서 긍정적인 인식을 지니고 있었다. 다음으로 올림픽가치의 핵심 요소인 탁월함, 존중, 우정을 중심으로 브레이킹이 올림피즘에 부합하는지를 파악한 결과, 기존 브레이킹이 지닌 문화와 관습이 댄서들이 인식하기에 페어플레이와 스포츠맨십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끝으로 브레이킹의 윤리적 문제점을 도출하기 위해 브레이킹의 특성상 발생할 수 있는 비윤리적 행위의 종류는 1)편파판정, 2)폭력, 3)도핑, 4)트래쉬토크, 5)신경전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행위의 원인으로는 1)윤리인식부족, 2)인맥과 파벌에 따른 편파판정, 3)미흡한 제도와 시스템, 4)승리지상주의, 5)스포츠윤리교육의 부재로 나타났다. 이 연구를 통해 올림픽 스포츠에 참여하는 브레이킹 댄서의 올바른 인식 개선에 기여하고자 하며, 브레이킹이 공정한 올림픽 스포츠 종목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e study is to consider ethical issues arising from the existing braking culture, focusing on the Olympic values that should be achieved by adopting braking as an official Olympic sport, and to suggest reasons and improvements. To achieve this goal, we first grasped braking customs and culture to derive the definition and concept of braking, looked at the meaning of Olympism through its background, development aspects and characteristics, and finally compared and analyzed ethical issues of sports and breakthroughs. The results of the study were as follows. A survey of how breakdancers perceive breaking, a category of art, as an official event in the Olympic Games showed that most of the breakdancers say that "artistry" is the most important factor. However, for the development of braking, it should be recognized as an event, and it had a positive perception that it was officially adopted as an Olympic sport. Next, based on excellence, respect, and friendship, which are key elements of Olympic values, the culture and customs of existing braking power were far from fair play and sportsmanship recognized by dancers. Lastly, the types of unethical behaviors that can occur due to braking characteristics were 1) biased judgment, 2) violence, 3) doping, 4) trench talk, 5) neural warfare, 1) lack of ethics, 2) connection, 4) lack of ethics, and 5) lack of physical ethics education. Through this study, we hope that breakdancers who participate in Olympic events will contribute to the right awareness and that braking will be reborn as a fair Olympic sport..
Keywords:
Breaking, Sport, Art, Olympics, Ethical Issues키워드:
브레이킹, 스포츠, 예술, 올림픽, 윤리적 쟁점I. 서론
코로나19 펜데믹(Covid-19 pandemic)으로 한때 개최 여부마저 불투명했던 도쿄올림픽이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막을 올렸다. 2020도쿄올림픽이라는 명칭이 어색하게도 예정보다 1년이 늦어진 2021년 7월 23일 개최되었고, 205개국에서 출전한 1만 1000여명 선수들이 33개 종목에서 금메달 339개를 놓고 열전을 벌였다(김민주, 2021.07.23). 올림픽 역사상 이례적인 무관중 경기를 진행하며, 올림픽의 하이라이트인 개폐막식 역시 무관중으로 열린다. 코로나19(Covid-19)라는 뜻밖에 변수로 사상 초유의 대회가 되긴 했으나,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도모했다는 점에서 도쿄올림픽은 이전의 올림픽 대회와는 다르다. 이를테면 익스트림 스포츠와 같은 기존의 올림픽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신규 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다는 점도 그렇다. 도쿄올림픽에서 새롭게 채택된 신규 종목들은 서핑, 스케이트보드, 스포츠 클라이밍, 가라테 모두 네 종목이다(김민주, 2021.07.23). 가라테의 경우에는 개최국인 일본을 의식하여 도쿄올림픽에서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으며, 2024파리올림픽에서는 볼 수 없게 된다.
이러한 올림픽 정식 종목의 변화는 그다지 낯설지 않다. 1896년 1회로 개최된 아테나올림픽의 종목은 9개(육상·수영·체조·역도·레슬링·펜싱·사격·사이클·테니스)에 42개 세부종목의 경기가 열렸다(Wikipedia, 2021.07.02). 제1회 아테네올림픽부터 제32회 도쿄올림픽까지 올림픽 정식 종목은 대회가 바뀔 때마다 많은 변화가 잇따랐다. 단 한 차례도 정식 종목에서 제외되지 않고 유지되었던 경기 종목은 육상과 수영, 사이클, 체조, 펜싱 5개 종목뿐이다. 이처럼 과거부터 지속되어 왔지만, 최근 더욱 선명해진 올림픽 정식 종목의 변화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올림픽에 대한 관심과 호응을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이라 볼 수 있다. 즉, IOC가 전통적인 ‘스포츠 문법’을 파괴하면서까지 젊은 연령층의 인기를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꾀하는 것은 올림픽 인기가 점점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황규인, 2021.07.06).
IOC가 올림픽 이후에 공개하는 시청자 분석 보고서인 ‘글로벌 브로드캐스트 앤드 오디언스 리포트(Global Broadcast and Audience Report)’에 따르면 2000년 시드니올림픽의 경우 전 세계에서 올림픽 시청에 총 361억 시간을 사용했지만, 16년 뒤인 리우올림픽 때는 300억의 시간으로 올림픽 시청시간이 4분의 3으로 줄어들었다(황규인, 2021.07.06). 올림픽의 인기가 하락세를 보이는 건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시청률 조사 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림픽 평균 시청률은 2000년 시드니 대회 때 34.2%를 기록한 뒤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다(황규인, 2021.07.06). 2016년 리우올림픽 때 국내 방송 3사의 평균 시청률이 6%를 기록했다. 이에 IOC는 ‘재미없는 종목’을 빼고 ‘재미있는 종목’을 추가하여 분위기 쇄신을 꾀했다. 오랜 역사를 자랑한 레슬링, 근대5종, 태권도 등이 올림픽 종목에서 빠질 위험에 처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때 세계태권도연맹(WT)은 생존전략으로 흰색 도복을 탈피해 ‘컬러 도복’을 착용함으로써 관중과 시청자들에게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고자 하였으며, 선수들이 시선을 사로잡는 ‘큰 기술’을 유도하기 위해 머리 공격이나 돌려차기에 3점을 주는 차등점수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0도쿄올림픽의 미국 내 시청률은 3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6리우올림픽과 비교했을 때 37%나 감소했을 뿐 아니라, 1988서울올림픽 당시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최지현, 2021.07.25). 도쿄올림픽이 무관중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이 최저치를 기록한 것은 올림픽의 인기와 명성이 예전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점점 올림픽에 관심을 갖지 않는 대중들, 특히 젊은 층을 의식해 쇄신과 변화를 꾀하고 있다(황규인, 2021.07.06). 급격히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올림픽 종목의 등락이 있었고, 2024년 그 중심에 브레이킹이 있다. IOC 위원장은 “브레이킹이 올림픽과 젊은 세대를 연결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라고 주장하며(이유진, 2021.02.06), 브레이킹을 올림픽 스포츠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그러나 브레이킹이 이번 올림픽의 계기로 스포츠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지에 논의가 분분하다(최동순, 2021.01.12). 이러한 논의에 대한 이유는 브레이킹의 정체성 혼란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다.
2020도쿄올림픽에 새로 채택된 정식 종목의 경우 기존의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한 종목들이다. 물론 서핑, 스케이팅보드의 경우 “레저 스포츠” 또는 “익스트림 스포츠”라고 불리지만, 스포츠라는 인식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브레이킹의 경우는 그 인식이 다르다. 스트릿 댄스 배틀 대회에서 주로 개최되었던 브레이킹은 스포츠선수와 스트릿 댄서 사이에서 브레이킹이 ‘예술’을 넘어 ‘스포츠’가 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민국의 대표 비보이 Hong10은 “자기를 표현한다는 면에서 브레이킹은 예술이지만 배틀이라는 형태로 표현되어 왔다는 면에서 스포츠”라고 하며, “브레이킹이 꼭 어느 한 곳에만 머물러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최동순, 2021.01.12). 하지만 브레이킹이 어느 한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스포츠와 예술 사이의 경계에 놓인다면 올림픽 스포츠 종목으로서의 정착과 유지가 어려울 것이다. 적어도 이전까지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 중 누구도 자신을 스포츠인으로 생각하지 않은 선수는 없었을 것이다.
또한, 브레이킹은 스포츠의 필수적인 구성요인 중 규칙과 제도적 확립이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써 올림픽 스포츠 종목으로서의 논쟁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유환일, 박성주(2020)는 올림픽 스포츠의 필수요건인 규칙과 제도화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스포츠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여 현장에서도 브레이킹의 제도를 확립하기 위해 관련 단체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으나, 아직까지 공식적인 규칙과 제도에 대한 확립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한 올림픽 스포츠로서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객관적인 심사기준 또한 미비하며 가장 큰 문제는 브레이킹의 배틀 문화가 올림픽의 스포츠정신과 상이하다는 것이다. 박한솔, 유환일, 임다연(2021)은 브레이킹의 관습과 문화로 인하여 배틀은 비매너 행위와 불공정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배틀은 브레이킹의 특수한 장르가 지닌 힙합 문화에 따라 서로를 견제함으로써 발생하는 신경전 요소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는 상대방을 공격하는 폭력적인 제스처(gesture)나 모션(motion)을 활용하여 상대방에게 모욕감을 주는 행위를 의미하며, 대표적으로 욕을 하면서 춤추는 트래쉬토크(trash talk), 상대방을 조롱하는 모든 행위를 포함한다. 올림픽 헌장 제2조 IOC의 사명과 역할 1항에 따르면 “스포츠를 통한 청소년 교육뿐만 아니라 스포츠윤리 발전 및 올바른 운영을 지지하고 장려하며, 스포츠에 있어 페어플레이 정신 확산과 폭력금지를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한다”고 하였다(IOC, 2017: 23). 이는 브레이킹 배틀의 다소 폭력성을 띠는 배틀의 문화가 올림픽 스포츠의 정신에 위배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브레이킹이 지닌 배틀의 문화와 관습이 올림픽 스포츠로서 바람직한가? 이러한 의문이 바로 이 연구를 추동하는 문제의식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브레이킹 댄서들은 브레이킹이 배틀의 형식으로 진행되기에 ‘스포츠’의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인식하지만, 실제 올림픽의 가치와 이들이 인식하는 배틀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 연구는 브레이킹이 올림픽 스포츠 정식 종목으로 채택됨으로써 갖추어야 할 올림픽가치를 중심으로 브레이킹의 기존 문화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문제를 고찰하여 이에 대한 원인과 개선방안을 제공하는데 그 목적을 가진다.
이러한 목적 달성을 위해 먼저, 브레이킹이 지닌 관습과 문화를 파악함으로써 브레이킹의 정의와 개념을 도출하고, 다음으로 올림피즘의 의미를 그 배경과 전개양상, 특징을 통해 살펴봄으로써 윤리적 관점에서 올림픽 스포츠로서의 브레이킹을 고찰하고, 끝으로 스포츠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문제점과 브레이킹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문제점을 비교 분석하여 이를 토대로 심층면담을 통해 브레이킹 댄서들의 인식을 도출하였다. 이 연구를 통해 올림픽 스포츠에 참여하는 브레이킹 댄서의 올바른 인식 개선에 기여하고자 하며, 브레이킹이 공정한 올림픽 스포츠 종목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Ⅱ. 브레이킹의 특징
브레이킹은 다양한 종류의 예술을 공유함으로써 묘사되는 ‘힙합’ 문화를 구성하는 주요한 요소 중 하나로서 1970년대 뉴욕에서 시작되었다. 힙합 문화는 대중들에게 음악, 춤, 그림, 패션, 의식 등의 다양한 형태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강덕모, 강유원, 류주선, 2018), 문화적 가치와 예술적 가치로서 인정받아왔다. 이러한 힙합 문화를 구성하는 4대 요소로는 신체적 활동을 통해 즉흥적인 춤을 표현하는 브레이킹(Breaking)을 비롯하여 리듬과 음악의 강약을 조절하며 말을 하는 랩뮤직(Rap Music), 벽이나 외부 장소에 그림을 그리는 그래피티 아트(Graffiti Art), 음악을 재편집하는 스크래치 디제이(Scratch DJ)가 있다(김효근, 2006: 15). 4대 요소의 힙합 문화는 거리에서 활동하는 공통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힙합 요소에 포함되는 랩뮤직에 맞추어서 고난이도 동작을 즉흥적으로 춤추는 것이 브레이킹이다. 브레이크(break)는 디제이(DJ)가 음악을 틀 때 곡 중간에 나오는 가사 없이 간주만 나오는 부분을 뜻했고(길현정, 2013), 이에 맞추어 춤을 추는 것을 브레이킹이라고 하였다. 브레이킹을 추는 사람을 흔히 비보이(B-boy)라고 부르는데, ‘비보이’라는 용어는 1970년대 후반 미국 뉴욕 브롱스(Bronx)에서 활동한 디제이(DJ)로부터 생겨났다(김효근, 2006: 25). 이를 기점으로 브레이킹을 추는 사람을 비보이라고 하며, 여자는 비걸(b-girl)이라고 지칭하였다.
브레이킹은 스트릿 댄스 중 가장 대표적인 배틀 장르로 손꼽힐 만큼 배틀과 깊은 연관을 맺는다. 브레이킹의 경쟁 방식인 배틀은 본고장인 미국에서 지역 간의 세력 싸움을 통해 처음 생겨났다. 당시, 남미 경제의 붕괴로 미국으로 밀입국한 히스패닉(Hispanic)계 불법 이민자들이 뉴욕에 몰려들었고 지역의 주도권을 쟁탈하기 위해 흑인과 갱(Gang)들의 패권 다툼이 일어났다(김기국, 2012). 이 패권 다툼으로 파괴적이고 소모적인 싸움을 거듭하던 중 “싸움을 멈추고 평화적인 춤으로 승부를 가리자”고 제안하였고(김효근, 2006: 25), 그들은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폭력을 대신하여 브레이킹을 이용한 배틀을 시작하였다. 이처럼 배틀은 거리에서 자신들의 활동구역을 지키고, 그들의 우월함을 입증하기 위해 폭력을 시작하게 되었다(김효근, 2006: 26; 유태균, 정은영, 2009; 이우재, 2013).
따라서 브레이킹의 시초 움직임 역시 상대방과 투쟁하는 움직임과 더불어 상대를 공격하고 위협하는 폭력성을 지닌 것이다. 이러한 형태를 발전시켜 지금의 브레이킹이 생겨났고, 브레이킹의 움직임은 폭력성을 상징화시킨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브레이킹은 춤을 통해 상대방과 투쟁하는 댄스 배틀로 진화되었다(이우재, 2018). 이러한 배틀에 의해 브레이킹은 상대방을 공격하는 제스처(gesture)나 모션(motion)을 활용하여 동작을 표현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기묘하고 화려한 브레이킹의 기술을 구역하여 상대방을 제압함으로써 자신의 실력을 과시하는 것이다. 당시, 브레이킹 댄서들은 흑인들 사이에 성행했던 카포에라(Capoera)와 같은 무술 동작을 활용하여 자신만의 구축할 수 있는 어려운 동작을 발전시켰다(이주영, 박현옥, 2017). 이로 인해 배틀은 승부 결과에 따른 목적이 강화되었고, 이는 발전을 거듭하게 되면서 춤의 결투로 우위성만 과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춤을 깊이 이해하고 존중한다는 의미도 포함하게 되었다(이우재, 2018).
이처럼 브레이킹 배틀의 초기 형태는 춤을 통해 서로 경쟁하고 승패를 가리는 수단으로 사용되었으며, 브레이킹 댄서들은 배틀에서 승리하기 위해 고난도의 기술을 점차 발전시켜왔다(이주영, 박현옥, 2017). 이와 같은 특징을 지닌 브레이킹은 춤의 경쟁과 더불어 고난도의 기술을 구역함으로써 시대적 발전을 거듭하여 점차 예술의 형태로 성장하였다. 이는 브레이킹 댄서의 사고와 감정을 표출하는 수단으로써 브레이킹을 활용하였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브레이킹은 두 가지 특징을 겸비하게 되었는데, 브레이킹 댄서들의 내재된 감정을 외적 표출 욕구를 통해 창작물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예술성과 배틀의 경쟁을 통해 승부가 정해진다는 점에서 스포츠성이 공존하게 되었다.
Ⅲ. 연구 방법
1. 연구 참여자
그렇다면 오랜 브레이킹 댄서 경험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어떻게 판단하는 것일까? 2024파리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데 이어 스포츠로서 적합한 요소를 지니고 있는 것일까? 신경전, 편파판정 등의 논란이 일고 있는 브레이킹이 올림픽 스포츠로서 올림픽 가치에 부합하는 것일까? 이러한 연구문제를 바탕으로 브레이킹에서 나타날 수 있는 윤리적 쟁점들을 고찰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의 연구 참여자는 실제 현장에서 브레이킹 댄서(breaking dancer)로 활동하고 있는 10명의 댄서들을 대상으로 유목적 표집방법을 통해 선정하였다. 연구 참여자는 면담을 시작하기 전에 연구에 대한 목적과 방법에 대해 e-mail과 통화를 통해 충분한 설명을 들었고, 동의를 얻을 수 있었다. 연구 참여자의 개인적 특성은 다음 <표 1>과 같으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하였다.
연구 참여자 선정 기준은 첫째, 브레이킹을 추는 댄서들로 구성하였고, 평균적으로 10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한 자로 선정하였다. 브레이킹 댄서의 인식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브레이킹을 접한 자가 적합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둘째, 기존의 브레이킹 배틀 형태를 반영하여 올림픽 스포츠 종목으로 도입됨에 따라 브레이킹 배틀의 경험을 가진 댄서들로 설정하였다. 기존의 브레이킹 배틀을 경험한 현역 활동 댄서들로 선정함으로써 기존의 브레이킹 배틀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문제가 무엇인지, 브레이킹이 올림픽 종목으로 도입됨으로써 올림픽 가치와 브레이킹이 추구하는 힙합 문화적 정신은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또한 브레이킹의 스포츠 제도화로 인해 새롭게 생겨날 브레이킹의 윤리적 문제점은 무엇인지, 브레이킹 댄서들의 인식을 통해 윤리적 문제에 따른 원인을 순차적으로 살펴보고자 하였다. 셋째, 현재 지도자로 등록되어 있는 브레이킹 댄서로 한정하였다. 브레이킹의 특성상 댄서와 지도자생활을 병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선수자격 또는 지도자자격으로 올림픽에 참가할 가능성이 있는 자들로 한정하였다.
2. 자료 조사 방법
자료 조사를 위해 연구 주제에 적합한 선행연구 분석과 문헌 자료를 고찰하였고, 다중사례연구 방법(multiple case study)을 진행하였다. 실제 현장에서 브레이킹 댄서로 활동하는 댄서들의 의견을 살펴보기 위해 앞서 제시했던 연구 참여자 10명을 대상으로 심층면담을 진행하였다. 문헌 조사 자료는 스포츠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문제점을 조사하여 이를 파악함으로써 브레이킹이 올림픽 스포츠로 도입되었을 때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윤리적 문제점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따라서 브레이킹의 특성에 따른 윤리적 문제점과 스포츠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문제에 대해 파악하기 위해 연구주제와 관련된 서적 및 언론보도, 인터넷 자료, 학술지, 학위논문 등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조사하였다.
현재 국내에서 브레이킹 댄서들을 대상으로 인식을 다룬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었으며, 이에 따라 범위를 넓혀 무용학계와 체육학계 영역에서 다룬 질문지(민현주, 2010; 안창용, 정진욱, 2014; 임새미, 2017; 홍애령, 김지영, 박재근, 2019; 박한솔, 유환일, 임다연, 2021; 임다연, 2021)를 활용하여 구성하였다. 질문지의 문항 개발은 기초 질문지를 기반으로 하여 구성원 간의 회의와 협의를 통해 구성하였고, 동료 간의 검토, 그리고 전문가의 검토를 통해 신뢰도와 타당도를 확보하였다. 질문지 문항에 대한 검증을 위해 스포츠윤리학 박사과정 1인과 스포츠교육학 교수 1인과 더불어 스포츠윤리학 교수 1인, 스포츠윤리학 박사 2인, 비보이로 활동 경험이 있는 공연예술학 박사과정 1인이 검토하였다.
심층면담은 반 구조화 면담(semi-structured interview)과 비 구조화 면담(unstructured interview)을 혼합하여 활용되었다. 심층면담은 2021년 4월부터 7월까지 각각 3회 이상으로 실시되었다. 면담 순서는 예비 면담을 실시했고, 대면으로 본 면담을 개별로 진행했으며, 1회당 약 90분 정도의 시간을 소요했다. 면담 장소는 연구 참여자와의 협의를 통해 근처 카페나 개인 연습실에서 진행되었고, 추가적으로 필요한 내용은 비대면을 통한 방법으로 zoom 화상회의, 통화, e-mail로 답변을 확보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의 동의를 구한 후에 면담 내용을 모두 녹취하였으며, 내용을 전부 전사하였다. 수집한 자료의 분량은 89매였다.
Ⅳ. 올림픽 스포츠로서 브레이킹
예술의 한 범주였던 브레이킹이 올림픽 스포츠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에 대해 브레이킹 댄서들의 인식을 살펴보았다. 먼저, 브레이킹 댄서들 10명에게 브레이킹을 스포츠 또는 예술로 인식하는지에 대해 물었고, 이들 중에서 8명이 예술이라고 답했다.
춤을 추는 것 자체가 예술이니까, 예술이죠. 춤의 선이나 질을 높여서 어떻게 더 예술적으로 보일까 여전히 고민하고 있어요. 그리고 스포츠와는 다르게 저만의 예술을 마음껏 표현할 수도 있고요. 확실히 스포츠와는 다른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분위기도 그렇고요.(연구 참여자A)
브레이킹에서 중요한 건 예술성인 것 같아요. 그걸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리고 저희 예술인 문화지원 제도가 있어서 관련된 지원을 받기도 해요. 예술인이니까 받는 것 아닌가요? 그리고 저는 춤의 영감을 받기 위해서 예술전을 진짜 열심히 다녀요. (연구 참여자B)
기존 브레이킹이 가지고 있는 배틀 문화는 충분한 스포츠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다른 부분은 사실 모르겠는데, 배틀은요. 경쟁이잖아요.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그래서 스포츠에 합당하며 주목받아 마땅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 참여자H)
대부분의 브레이킹 댄서들은 브레이킹에 대해 ‘예술’이라 표현하였고, 브레이킹에서 ‘예술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이뿐만 아니라, 현재 댄서들은 예술인 복지에 따른 지원제도를 받음으로써 예술인이라 인식하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따라서 브레이킹 댄서들에게 선수 인식이 확립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우재(2010: 194)에 따르면 브레이킹을 예술이라 주장함으로써 브레이킹 예술에서의 가장 큰 주체는 육체의 표현으로 관객에게 환상과 즐거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동작에 대한 경탄과 충격을 통해 관객이 예술에 몰입하게 한다는 점이다. 브레이킹이 신체를 통해 움직임을 표출함으로써 관객에게 자극을 주는 요소가 다수의 브레이킹 댄서들이 예술이라고 인지하는 것에 대한 근거로 확인할 수 있다. 대개의 댄서들이 브레이킹을 예술로 인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스포츠’로 답변한 소수의 댄서들은 브레이킹의 하나의 문화로 간주되는 브레이킹 배틀은 스포츠와 같은 경쟁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고 답변함으로써 스포츠성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브레이킹이 올림픽 스포츠로 도입됨으로써 브레이킹 종목에 대해 ‘스포츠’와 ‘예술’ 중 어떠한 인식을 가지는가에 대해 질의하였으며, 연구 참여자들 중 다수가 ‘예술’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그렇다면 브레이킹의 미래 발전을 위해 ‘스포츠’와 ‘예술’ 중 어떠한 범주로 인정받는 것이 좋은가에 대해 질의하였다. 이 질의에 응답은 10명중 6명이 스포츠라고 하였고, 4명은 둘 다 인정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타났다.
브레이킹이 살아남기 위해선 스포츠로 인정받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정형화해서 누구나 즐길 수 있고,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보편적 프로그램과 시스템이 필요한데, 이는 예술로 접근하면 모든 사람들에게 다가가기가 어렵고, 스포츠로 접근을 해야 훨씬 더 빠르고 정확하게 모든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연구 참여자C)
브레이킹은 문화로서 예술과 스포츠 두 가지의 영역을 넘나든다고 생각해요. 어느 한쪽으로 치우지지 않고 둘 다 인정받아야 해요. 두 성향을 모두 가지고 있기도 하고, 힙합은 무엇 하나라고 단정 지을 수 없어요. (연구 참여자E)
브레이킹이 발전하기 위해선 스포츠적인 부분이 중요하겠지만, 예술로서의 입지도 확실히 유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브레이킹을 지켜온 선배님들과 이제 시작하는 어린 학생들에게도 양쪽의 문화가 함께 공존하는 게 브레이킹을 더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고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것 같아요. (연구 참여자D)
브레이킹의 발전을 위해 브레이킹을 ‘예술’로 인정받기보다 ‘스포츠’로 인정받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포츠’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한 댄서들은 브레이킹이 스포츠가 됨으로써 일반인들로부터 접근성이 쉬우며, 예술로 모호하던 브레이킹이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구축되어 브레이킹 자체의 대중성과 효용성이 높아질 것이라 예상했다. 이와 다른 의견으로는 ‘스포츠’뿐만 아니라, ‘예술’의 영역을 함께 공존해야 한다는 댄서들의 의견이 존재했다. 양쪽의 문화가 함께 공존함으로써 시각의 다양화가 실현될 것이며, 과거의 브레이킹을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을 알 수 있었다.
연구 참여자 10명 모두 브레이킹이 발전하기 위해서 ‘스포츠’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의견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브레이킹이 올림픽 스포츠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다음과 같이 질문하였다. “브레이킹이 올림픽에 채택됨으로써 스포츠로 인정받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는 질문하였고, 10명 모두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답했다.
더 빨리 못한 게 아쉽고 늦게 한만큼 성큼성큼 앞으로 나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사실 스포츠로 인정받는다고 해서 우리가 바뀌는 건 없다고 생각하고 언더그라운드와 오버그라운드 모두에 도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 참여자I)
완전한 스포츠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저 큰 국제대회가 하나 더 생겼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스포츠행사로 거듭나기에 올림픽으로서도 브레이킹은 좋은 작용을 해줄 것이고, 브레이킹 또한 대중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연구 참여자B)
너무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예술 문화에서 발전해 온 장르이기 때문에 예술적인 부분은 꼭 남아있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브레이킹 문화 또한 시작이 스포츠가 아니었기에 이 부분에 대해서 여러 가지로 정리가 필요한 사항들이 많이 있을 텐데 이런 부분들을 기존의 스포츠의 틀에 끼워 맞추기 보다는 변화가 필요한 부분을 고심하여 좋은 결론에 다다르기를 바랄뿐이죠. (연구 참여자A)
브레이킹이 올림픽 스포츠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에 대한 브레이킹 댄서들의 인식은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브레이킹을 완전한 스포츠 종목으로 인식하지 않고 있었고, 예술의 범주에서 태동한 장르이기에 예술성이 공존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따라서 브레이킹을 스포츠와 예술로서 두 가지 측면에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을 살펴볼 수 있었다.
브레이킹 댄서들이 브레이킹을 스포츠 종목으로 인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올림픽 스포츠로서의 브레이킹이 정착과 유지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 인식을 질의하였다. “브레이킹이 올림픽 스포츠로 정착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하였고, 파리올림픽 이후 사라질 것 같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글쎄요. 저는 모르겠어요. 어떻게 보면 정말 스포츠인 야구도 퇴출됐잖아요. 제가 봤을 때 2022년 아시안게임이 올림픽 전에 하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브레이킹 종목이. 2022년이 시험 무대인 것 같고, 2024년이야 확정 됐으니까 할 것 같은데, 그 이후로는 계속 유지될 것 같지는 않아요. 몇 회 하다가 사라질 수도 있는 거고 충분히 그럴 수 있기 때문에... 장르 특성상 오래도록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아요. 제가 봤을 때 (연구 참여자J)
일단 파리 다음에 LA라고 알고 있거든요. LA 미국은 브레이킹 탄생지니까 그때까지는 가지 않을까. 야구가 없어지듯이 브레이킹이 없어질지 몰라도 파리 다음 LA까지는 가지 않을까...2028년까지는 가능할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오래 갈 거라는 생각이 그렇게 들지는 않는데요. 제가 23년 동안 브레이킹을 본 제 경험을 말씀드리면 아마 두 번 정도.. 짧으면 한 번 정도 하고 말지 않을까 싶네요. 다른 곳에 또 열풍을 쏟아야하지 않을까 올림픽 정식 종목 하나 됐다고 이게 완전 뜨겠어요? 대중들한테 올림픽은 한 순간이다. 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연구 참여자D)
브레이킹이 2024파리올림픽 이후에 올림픽 스포츠 종목으로서 정착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 브레이킹 댄서들 대다수는 올림픽 스포츠 종목으로서 브레이킹의 정착과 유지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였다. 그 이유에 대해 올림픽 스포츠 종목 특성상, 종목의 등락이 잦다고 말했다. 또한 브레이킹 종목 그 자체로서 문화적 측면이 자유로우며, 스포츠와 예술에 대한 논란이 많은 종목이기에 정착과 유지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였다. 브레이킹 댄서들은 브레이킹이 올림픽 스포츠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에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브레이킹이 더욱 확산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스포츠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작 브레이킹 댄서들은 브레이킹을 실제 스포츠로 인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그들은 브레이킹이 스포츠냐, 예술이냐에 대해 이중적 인식을 지니고 있었다.
스포츠선수로서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바탕으로, 스포츠의 가치와 올림픽 스포츠의 정신을 함양하는 것은 스포츠선수에게 주요한 요소로 작용된다. 따라서 브레이킹 댄서들이 브레이킹을 스포츠로서 인식하지 않는 것은 브레이킹이 올림픽 스포츠로서 정착하여 유지하는 것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사료된다. 브레이킹 댄서들 역시, 논란이 많은 종목임에 따라 올림픽 스포츠의 정식 종목으로서 유지가 어려울 것으로 추측하였다.
Ⅳ. 올림피즘과 브레이킹
올림피즘이란, 스포츠 경기를 통하여 신체를 단련하고 전인적 발달을 지향하며, 스포츠 정신의 바탕이 되는 상호부조의 관념을 강화시킴으로써 세계평화에 기여하고자 하는 사상이다(제15차 IOC 총회, 1975). Coubertin(1934)은 올림피즘에 대해 “하나의 삶의 철학으로서 인간의 지, 덕, 체의 전체적인 질적 함양과 조화적이고 균형 잡힌 발달을 결합시키는 것이다”고 하였다. 스포츠 경기를 통하여 신체를 단련하고 전인적 발달을 지향하며, 스포츠 정신의 바탕이 되는 상호부조의 관념을 강화시킴으로써 세계평화에 기여하고자 하는 사상은 1936년 베를린올림픽 직전 Coubertin이 <근대 올림피즘의 철학>에서 밝힌 개념적 정의로서, 올림픽 경기의 성격과 방향을 나타내고 있다(제 15차 IOC 총회, 1975).
올림픽 헌장에 근거한 올림피즘의 목적은 경기를 통하여 신체적, 정신적 능력을 발전시키는 데 있으며, 경기로 인해 상호 우의를 증진하여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데 있다(대한올림픽위원회, 2007: 22). 또한 올림픽과 같은 스포츠 행사에 전 세계 스포츠인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함으로써 올림픽 스포츠로 하여금 인간의 전인적 성장과 세계의 평화 정착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현대사회에서 올림피즘이 실현되는 이유이다.
올림픽은 스포츠 제전에 그치는 것이 아닌 전 인류가 전승해야할 가치를 담고 있다(홍애령, 안지연, 2016). 올림픽이념의 기본원칙은 올림픽 헌장에 나와 있듯이 가치 공유에 있다. 핵심가치는 탁월함(excellence), 존중, 우정이며 올림픽대회의 중심축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먼저 탁월함이란, 우리가 일상이나 경기장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다. 탁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서 반드시 승리가 아닌, 과정을 만들어가는 것과 육체, 의지 및 정신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탁월성이라 하여 탁월한 신체성을 표출함으로써 행위에 따른 결과주의적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이해하기 쉽다. 이에 따라 올림피즘이 추구하는 가치를 통해 탁월성에 대한 근거를 탐색하였다. 대한올림픽위원회(2007: 22)에 따르면 올림피즘이 우리 사회에서 필요한 이유에 대해 승리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라 밝혔다. 승리 이데올로기는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요시 여기는 것이다. 올림피즘은 경기를 통해 승리 이데올로기를 탈피하고, 스포츠맨십을 구현함으로써 신체적, 정신적 측면의 발전을 꾀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경기에 따른 승리의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시 여기는 것이 올림피즘이 만들어내는 중요한 성과인 것이다.
다음으로 존중은 스스로에 대한 존중, 타인에 대한 존중, 규칙과 규정에 대한 존중, 그리고 스포츠와 주변 환경에 대한 존중이 포함된다. 마지막으로 우정은 스포츠를 개인과, 타인들과, 전 세계의 국가 사이 상호간의 이해를 하는데 가장 중요한 매개체가 된다. 올림픽의 핵심 가치인 우정을 통해 세계 평화를 실현으로 이끌어 나가는 원동력이 된다. 올림피즘은 국제적 우호 증진과 이익을 나눔으로써 세계를 구성하기 위한 근거로 작용한다(대한올림픽위원회, 2007: 23).
올림픽 헌장 제2조 IOC의 사명과 역할 1항에 따르면 “스포츠를 통한 청소년 교육뿐만 아니라 스포츠윤리 발전 및 올바른 운영을 지지하고 장려하며, 스포츠에 있어 페어플레이 정신 확산과 폭력금지를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한다”고 하였다(IOC, 2017: 23). 이는 올림픽 스포츠를 통해 스포츠윤리의 발전에 기여하고, 스포츠인의 페어플레이 정신을 장려하고자 하는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올림픽 헌장 올림픽이념의 기본 원칙 4항에 의하면 “스포츠 활동은 인간의 권리이다. 모든 인간은 어떠한 차별 없이 올림픽 정신 안에서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우정과 솔리다리티 그리고 페어플레이 정신에 기반한 상호 이해를 요한다”고 밝혔다(IOC, 2017: 19). 이는 스포츠를 이행하는 일차원척 측면을 넘어서, 스포츠 활동을 통하여 인간의 권리를 주장하고, 페어플레이 정신을 기반으로 하여 인간의 차별 없이 스포츠를 이행할 수 있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다. 앞서 제시했던 올림픽 헌장에 따르면 올림픽 스포츠가 지향하는 것은 올림픽 스포츠 정신인 페어플레이와 스포츠맨십이라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올림픽 개막식에 반드시 치러지는 이벤트 중 하나는 ‘올림픽 선서’이다. “모든 선수들의 이름으로 스포츠의 영광과 우리 팀의 명예를 위하여 우리가 진정한 스포츠맨십의 정신 하에 선수들에게 적용되는 규칙을 존중하고 준수하며 금지약물 복용과 마약 없는 스포츠를 약속하면서 올림픽에 참가할 것을 약속한다.” 올림픽 종목으로서 그 역사가 짧든, 길든 참가하는 선수로서 올림피즘의 정신을 체득해야 비로소 올림픽의 가치에 부합하여 올림픽 스포츠 정식종목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브레이킹은 사실 배틀을 하면서 과격해지면 상대방에게 신체접촉을 하거나 욕설을 할 수도 있거든요. 물론 깨끗하게 페어플레이 하는 게 가장 좋은데.. (연구 참여자H)
어우, 재미없어요. 예를 들어서 신경전은 금메달 앞에서 매너를 지키고 그런 게 어디 있겠어요. 밥줄인데, 어떻게 보면 돈이 될 수도 있고, 나의 명예가 될 수도 있고 그러한 것들 앞에서 페어플레이로만 갈 것 같으면.. 뭐 그렇게 할 수도 있지만 보는 이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을까? 싶어요. (연구 참여자I)
스포츠 경기에서 페어플레이란 스포츠의 보편적인 도덕규범이다(김정효, 2015: 41). 페어플레이는 스포츠 경기의 규칙 준수와 더불어 경기를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또한 페어플레이는 스포츠 경기 상황에서 도덕적 가치를 판단하는 역할을 하며, 스포츠 경기에서의 요구와 제재를 의미한다. 이에 대해 임석원(2005)은 ICSPE가 페어플레이를 게임의 규칙에 대한 준수로 정의한다고 밝혔으며, 그는 페어플레이를 규범에 따른 형식적 측면으로 보았다. 이처럼 페어플레이는 스포츠의 허용된 행위의 범위 내에서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라 사료된다(김정효, 2015: 41). 그러나 브레이킹 댄서들의 경험을 비추어봤을 때, 아직까지 페어플레이와 스포츠맨십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Ⅴ. 브레이킹의 윤리적 문제점
브레이킹에서 행해지는 비윤리적인 행위를 검토하기에 앞서 스포츠에서 발생하는 부정행위의 개념과 유형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스포츠 부정행위에 대해 연구한 Zaksaite(2012)는 스포츠 부정행위를 “스포츠에서 물질적 또는 비물질적인 이득을 취하기 위해 경기의 규칙을 어기는 행위 또는 그 조직과 관련된 규정을 어기는 행위”라고 정의 하였다. Maenning(2005)은 “스포츠에서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승패를 나누는 경기의 공정성을 의도적으로 상실시키는 운동선수의 행위와 스포츠에서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도덕적 가치에 상충되는 행위”로 스포츠인으로서 그들의 역할과 임무를 의도적으로 상실시키는 모든 행위를 스포츠 부정행위로 정의하였다. 다시 말해 “의도성”이 내포된 행위를 스포츠 부정행위로 규정한 것이다.
또한 Masters(2015)는 “스포츠가 정직하게 행해지고 관리될 것이라는 대중의 기대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스포츠 부정행위를 정의하였으며 스포츠 부정행위에 포함될 사항으로 ① 운동선수의 준비와 실제 경기 ② 개인선수, 팀, 클럽, 리그, 대회, 협회, 임직원 및 국제기구 등 다양한 수준의 공공 및 민간 영역에서 관리대상(administered) ③ 스포츠 규칙과 규정의 제정과 실행 ④ 스포츠와 관련된 모든 수준의 심판 또는 판결, 현장, 심판, 재판, 패널, 법정 등 행정(administration) ⑤ 선수나 팀과 관련된 정보의 개별적인 취급과 그 지식을 이용하지 않는 정직(honesty) ⑥ 합법적 도박과 불법 도박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포함하여 팬과 비 팬 모두를 의미하는 공중(public)이 포함된다고 하였다(서희진, 2019). 결국 스포츠 부정행위는 스포츠가 추구하는 도덕적 가치에 상충된다(임다연, 2020). 스포츠와 부정행위의 관계는 밀접하고, 그 역사 또한 짧지 않다. 복잡하게 얽힌 관계 속에서 다양한 유형의 부정행위가 발생한다. 1900년대 후반부터 수많은 홈런을 기록한 야구선수의 도핑, 유명 싸이클선수의 도핑 등으로 그 시대 스포츠영웅들의 몰락이 이어지기도 하였으며 현재까지도 국내외 선수들의 도핑사건은 끊이질 않고 있다(임다연, 2020). 또한 프로스포츠계에서는 음주운전, 원정도박, 승부조작, 불법스포츠도박 등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오고 있으며, 엘리트스포츠 종목에서는 폭력 및 성폭력, 입시비리, 심판매수, 횡령 등의 비윤리적 행위가 계속된다(임다연, 2020).
최근인 2020년 8월 스포츠윤리센터가 출범한 이후, 9월 2일부터 12월 4일까지 약 3개월간 총338건의 신고·상담이 접수되었는데, 그 유형으로는 성폭력 신고상담 17건, 폭력신고상담 54건, 기타 신고상탐 192건, 조직사유화 신고상담 15건, 횡령 및 배임 신고상담 17건, 승부조작 신고상담 3건, 입시비리 신고상담 2건, 기타 신고상담이 38건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스포츠계에서 발생하는 비윤리적 행위의 유형과 종목별 특성에 대한 자료조사는 수차례 이루어졌지만, 브레이킹의 경우 관련 자료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브레이킹만이 지닌 관습과 문화로 인하여 특별한 비윤리적 행위가 있는지 그 유형과 원인을 파악하였다.
1. 브레이킹의 비윤리적 행위의 종류
예술이라는 범주에 종속되어 있었던 브레이킹의 종목 특성상 모호한 평가 기준과 심사의 일관성이 결여된 경우가 종종 있다. 브레이킹 배틀의 평가 기준은 명확하게 구축되어 있는 것은 아니며, 심사위원에 따라 달리 평가된다. 국제대회에서 200회 차례 넘게 우승하였고, 심사위원으로 활동 중인 진조크루의 김헌준은 브레이킹 배틀의 평가 기준을 음악성, 기본기, 예술성과 창의성, 역동성과 화려함, 기술 완성도 등의 기준으로 채점한다고 밝혔다(장현구, 2020.12.08). 지난 2018년 아르헨티나에서 개최된 하계유스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치루어진 브레이킹 배틀의 평가 기준은 기술, 다양성, 음악성, 창의성, 무대 장악력 등이 평가 항목이라고 밝혔으며, 파리올림픽 조직 위원회에 따르면 파리올림픽에서도 이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였다(장지훈, 2019.02.25). 기존의 배틀은 심사위원에 따라 춤을 보는 주관적인 시각에 의해 평가가 이루어졌으며, 이로 인해 배틀은 심사위원의 일관성과 공정성이 결여된 판정을 함으로써 배틀에서의 여러 논란을 유발한다(안창용, 2018). 이에 대해 김상우(2011: 143)는 배틀에서 심사위원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편파판정에 대한 논란이 일어난다고 비판하였고, 배틀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면 이해하지 못하는 구조에 대한 모호한 심사기준은 스트릿 댄스 문화의 저변확대를 위해 개선되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이처럼 배틀은 예술이라는 특수한 문화와 관습에 따라 발생하는 비윤리적 문제를 살펴볼 수 있었다. 이에 따라 브레이킹 댄서들에게 브레이킹 배틀에서 발생하는 편파판정에 대한 인식을 질의하여 살펴보았다.
종종 대회에서 심사위원과의 친분으로 인해 승패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아요. 친분 있는 지인이 참가자로 나오게 되면 노골적으로 편파판정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워낙 비일비재한 일이라 이를 문제시 삼거나 하진 않는 분위기에요. (연구 참여자D)
편파판정이라는 게 저희는 주관적으로 정해놓고 보는 게 아니라 거수제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거수제로 할 경우에는 확실히 알게 모르게 편파판정을 많이 당하거든요. 근데 아마 지금 올림픽 준비하시는 분들이 이 부분을 조금 더 명확하게 정리할 거라고 기대하고 있죠. 편파판정이 솔직히 없을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왜냐하면 이 장르는 그 사람의 취향이 들어가는 거라 같은 기수를 보더라도 어떤 사람은 신선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어떤 사람은 ‘어, 누가 했던 건데’ 더 오래 췄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고 아니면 진짜 못 봐서 그럴 수도 있는데, 기술에 대한 시각이 많이 달라지는 거죠. (연구 참여자J)
브레이킹 댄서들은 춤 자체가 주관적이기 때문에 편파판정이 당연시되는 분위기라고 언급하였다. 또한, 편파판정을 하는 심사위원들에게는 그 단체에서 배틀 대회를 주관할 때, 오히려 더 자주 심사위원으로 위촉한다는 사례도 있었다. 그동안 언더그라운드에서 주로 활동할 수밖에 없었던 브레이킹의 열악한 환경이 비윤리적 행위를 초래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예술에서의 판단 기준이 모호함에 따라 발현되는 브레이킹 배틀에서 비윤리적 행위는 올림픽 스포츠 종목으로 도입됨에 따라 배틀의 체계적인 확립과 더불어 공정한 평가가 실시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스포츠계에서 오랫동안 끊이지 않는 윤리적 문제점 중 하나는 폭력을 꼽을 수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특별조사단이 조사한 자료(2019)에 따르면 주요 피해 장소는 합숙소와 체육시설(훈련장 및 탈의실)로, 훈련을 할 때 주로 폭력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브레이킹의 경우에는 경기 도중 싸움이 발생하며 폭력상황이 나타나는 경우가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중 싸움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어요. 배틀 형식으로 이루어지다보니 서로 신경전을 벌이다가 도가 지나치면 폭력상황으로 변질되더라고요. (연구 참여자E)
스포츠가 선후배간의 위계질서 또는 지도자와의 수직구조가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저희는 심하지 않은 것 같은데.. 하지만, 선배가 후배를 혼내거나 하는 경우는 많이 있죠. (연구 참여자B)
이우재(2010: 25)는 브레이킹 배틀이 생겨난 초기에 갱단 간의 폭력과 대립으로 인하여 사상자가 많았다고 하였다. 즉, 브레이킹 배틀의 태동은 폭력을 통해 생겨난 것이며, 폭력을 대신하여 브레이킹이 시작된 것이다. 따라서 브레이킹의 춤 자체는 상대방과의 경쟁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기에 브레이킹 댄서들이 배틀을 하는 데 있어서 상대방의 폭력성을 담고 있는 움직임으로부터 간혹 감정을 주체하지 못 하고 배틀 안에서 싸움이 불거지기도 한다. 브레이킹 안에서 선후배간, 지도자와 선수간의 기본적인 위계질서와 수직구조는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스포츠분야 보다는 지도자 또는 선배의 폭력이 낮게 나타나며, 만약 발생하게 된다면 다들 그만 둘 것이라고 답변했다. 흥미로운 점은 브레이킹에서는 심사의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혹은 춤을 존중받지 못 하는 무례를 범했을 때 콜아웃(call-out)을 통해 그 자리에서 춤으로 겨루는 상황이 종종 있다는 것이다. 이는 선후배와 상관없이 이루어지며, 심사위원과 대회 참가자와도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한국스포츠도핑방지위원회(KADA)에서는 스포츠선수들을 대상으로 도핑테스트를 실시하며, 도핑방지교육도 진행한다. 브레이킹은 2018년에 아르헨티나에서 개최된 청소년 하계 올림픽을 제외하고, 도핑 테스트와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도핑에 대한 민감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는 그냥 단백질 위주로 식단을 조절해요. 춤이지만 그래도 격하게 춰야하는 것이기 때문에 근육양이 제법 있어줘야 하거든요. 우리나라에선 아직 못 봤지만, 러시아 댄서들은 약 먹는 걸로 알고 있어요. 유스올림픽 때는 도핑테스트도 했다던데. (연구 참여자A)
마약을 하는 해외댄서들을 많이 봤어요. 눈이 풀렸어요. 마약을 복용하는 친구들 말에 의하면 아무래도 음악소리에 더 집중력이 높아지고, 감성이 풍부해진다고 하더라고요. (연구 참여자G)
한국의 브레이킹 댄서들은 주로 국제대회에 출전했을 때 외국의 선수들이 도핑을 하는 것을 봄으로써 간접적으로 도핑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춤이지만 근력을 요하기 때문에 단백질 섭취에 관심이 많고, 음악에 대한 높은 집중력과 긴장감이 필요하기에 국외 선수들은 마약에 의존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의 브레이킹 환경이 열악한 만큼 국제대회가 계속해서 이루어지면 해외의 영향을 받게 될 확률이 크기 때문에 미리 도핑에 대한 경각심을 지닐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래쉬토크는 선수들끼리 경기장 내에서 벌이는 교묘한 심리전을 뜻한다. 스포츠에서는 축구, 농구, 배구, 격투기, 아이스하키, e스포츠 등에서 이루어진다. 주로 경기 전, 경기 중에 상대방을 조롱하거나, 꾀를 부리는 의미로 사용한다. 즉, 상대를 도발하는 용도로 사용해 상대의 감정을 흔드는 목적으로 쓰이고 있는데 브레이킹에서도 트래쉬토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힙합 문화에서 하나의 관습으로서 브레이킹 댄서들은 상대방을 모욕하거나 직접적인 욕설을 하더라고 허용할 수 있다는 인식을 내포하고 있었다(박한솔, 유환일, 임다연, 2021).
배틀이란 자체가 싸우는 거니까 욕설을 하며 춤을 추는 것을 트래쉬토크라고 하죠. 힙합에서 거친 언어를 쓰고, 상대댄서를 조롱하고 약 올리는 것도 있고 한데 그런 것까지는 힙합 문화니까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신체 접촉을 하지 않는 것만 해도 존중에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연구 참여자H)
계속 말을 하면서 배틀을 하는 거예요. 말을 하면서 춤을 추고, 욕설을 하면서 배틀을 해요. 미국 비보이들이 그걸 되게 많이 하는데, 그런 것들을 배틀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요. ‘아, 저 사람 배틀 잘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아 정말 매너가 없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요. 다 다른 것 같아요. (연구 참여자F)
브레이킹 댄서들은 브레이킹 배틀에서 나타나는 트래쉬토크에 대해 배틀의 일부분이라 인지하고 있었으며, 트래쉬토크를 적재적소에 활용함으로써 배틀을 실력이 뛰어나다는 인식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브레이킹 댄서들은 트래쉬토크를 브레이킹 배틀 내에서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행위로 간주되고 있으며, 상대방에게 물리적 타격을 가하지 않은 선에서 욕설을 하면서 춤을 추는 것은 허용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올림픽은 숭고한 정신이며, 올림픽 경기로 하여금 선수들의 실력에 따라 우위를 가리는 경쟁을 통해 인간의 고결함을 추구하고자 한다(대한올림픽위원회, 2007: 22). 이처럼 올림픽은 숭고하고 고결한 것으로써 올림피즘에 위배됨에 따라 브레이킹에서의 트래쉬토크는 올림픽 스포츠가 지향하는 스포츠 정신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올림픽 스포츠로서의 브레이킹의 관습에 따른 타협점을 고심해야할 것이다.
스포츠 경기에서 페어플레이와 스포츠맨십은 주요한 미덕으로 간주된다. 올림픽 스포츠 종목으로 도입된 브레이킹 역시, 선수이자 브레이킹 댄서로서 그에 따른 페어플레이와 스포츠맨십을 함양하여 경기에 참여해야 할 것으로 요구된다. 그러나 브레이킹 배틀에는 고유한 문화와 관습이 존재하는데, 이는 바로 브레이킹을 추는 동시에 상대를 자극하는 신경전 문화이다. 브레이킹 댄서들에게 기존의 신경전 문화에 대해 어떠한 인식을 내재하고 있는지, 올림픽 스포츠 종목으로 편입된 브레이킹에서의 신경전 문화에 대해 어떠한 인식을 내포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배틀은 상대방과 상대방의 싸움이기도 하지만 결국 보는 사람들이 있는 거거든요. 춤을 보여주기 위해서 준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쇼 적인 거는 되게 괜찮다고 생각해요. 의가 상한다고 하는데, 대부분 무대 뒤에서 화해를 하는 편이고 도발하고 그렇게 되면 분위기가 재밌어져요. 그래서 보여주기 위한 거라면 되게 좋은 퍼포먼스이지 않나 어느 정도는? (연구 참여자J)
굉장히 흥미롭고 좋은 것 같아요. 배틀 문화가 올림픽으로 한다고 쳤을 때 제일 걱정 되는 건 너무 주관적이어서 심판이.. 그 부분이 제일 걱정 되는 부분이고. 제일 기대가 되는 부분은 아마 대박나지 않을까. 다른 경기 종목 보다는 관객들이 엄청 더 좋아할 것으로 생각이 되거든요. 그거 중에 하나가 신경전인 것 같아요. 신경전이라는 문화를 좋게 봐요. 기존에 라이벌들이 만나면 더 과격해지고 좋죠. 그럴 때 신경전이 더 장난 아니거든요. (연구 참여자G)
브레이킹 댄서들은 신경전 문화에 대해 힙합에 내재된 문화와 관습이라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들은 신경전에 대해 마치 쇼(show)라 칭하며, 이로 인해 브레이킹 배틀에서의 흥미로운 분위기를 자극한다고 설명하였다. 이뿐만 아니라, 올림픽 스포츠로서 브레이킹이 편입되었을 때, 관람하는 관중들로부터 흥미적 요소로 작용될 것이라 예상함으로써 올림픽 스포츠에서의 신경전 문화를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난 것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브레이킹 댄서들이 과열한 신경전을 펼침으로써 브레이킹 배틀에 성실히 임하는 것이라 인식하는 것을 살펴볼 수 있었다. 브레이킹에서 표출되는 페어플레이에 따른 경기의 참여 형태는 올림픽 스포츠에서 강조하는 페어플레이와 스포츠맨십과 의미는 유사하게 작용되지만, 다른 방향성을 지니는 것으로 알 수 있었다.
2. 브레이킹의 비윤리적 행위의 원인
브레이킹 배틀에서의 윤리적 문제점에 따른 원인을 브레이킹 댄서들의 자유를 앞세움으로써 부족한 윤리의식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이우재(2010: 204)는 힙합 정신을 결핍과 억압 속에서 탄생한 최초의 흑인 철학이며, 자유를 원하는 정신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브레이킹 댄서들이 브레이킹 배틀에서 자유를 표방하는 것은 체계적이거나 일률적일 수 없으며, 자신의 가치관을 춤을 통해 자유롭게 펼치는 것을 의미한다. 브레이킹 댄서들의 브레이킹에 대한 인식은 힙합 문화에서 비롯되었으며, 브레이킹을 자유로운 문화라고 인식함으로써 윤리의식에 대한 부재를 나타내었다.
욕설을 내뱉는 것은 괜찮아요. 근데 이런 것들이 올림픽으로 가게 되면 어느 정도 규칙이 정해질 텐데, 그 음악에서 말할 때 축구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뛸 때 얼마나 많은 비속어와 욕설을 합니까. 그 환호 속에 뛸 때 들릴까요? 우리도 음악 속에서 가릴 수도 있어요. 심지어 같은 팀한테도 욕설하기도 해요. (연구 참여자G)
브레이킹 배틀에서 인종차별 하는 것은 저는 좀 별로라고 생각해요. 한국 사람들한테 하는 거 있잖아요. 서양 사람들이랑 배틀할 때, 눈 막 이러고 찢으면서 조롱하죠. 배틀에서 남녀 배틀을 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럴 때는 성적인 행동으로 상대방을 조롱할 때가 있어요. 그런 행동은 안 했으면 좋겠는데, 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연구 참여자H)
브레이킹 댄서들은 배틀하는 데 있어서 상대방에게 욕설과 비방하는 대화를 서슴없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러한 행동에 대해 별다른 죄책감을 가지지 않고 있었다. 또한 그들은 브레이킹 배틀 안에서 인종 차별과 성차별을 넘어서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시키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스포츠인권이 점점 더 중요시되고 있는 현대스포츠에서 자신의 행위가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할 수 있음에 대한 경각심을 전혀 지니지 않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브레이킹 배틀에서의 과도한 심리전에 따른 신경전이 낳은 비윤리적 행위로 판단되며, 비보이들에게 인간으로서의 윤리의식 함양과 더불어 브레이킹이 올림픽 스포츠로서의 스포츠윤리가 체득되어야 할 것으로 요구된다.
브레이킹 배틀에서 비윤리적인 행위에 따른 원인을 브레이킹 댄서들에게 질의하였다. 그들은 브레이킹에서의 비윤리적 행위에 따른 원인에 대해 스트릿 댄스 장르 중에서도 가장 연령층이 높고 폭이 좁으며, 비교적 소수의 인원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 원인이라 하였다. 스트릿 댄스 장르 중에서도 가장 댄서의 수요도가 낮다보니 매 대회마다 같은 댄서들이 출전하고, 심사위원의 배정도 차별화되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연고에 따른 편파판정이나 심판 매수 등이 생겨나고 있다고 밝힘으로써 그들의 인식을 살펴볼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제가 심사 보는 대횐데 우리 팀원들이 참가하는 경우가 되게 많거든요? 더 말이 안 되는 건 주최 측에서도 어떤 심사위원을 부를 때 그 팀의 댄서들이 참가하는 것을 기대하고 섭외해요. 국제대회가 아닌 국내대회는 인맥으로 많이 참가하기도 하거든요. 한 예로..우리 팀 형이 심사 보는 대회니까 내가 이 대회에 참가하는 거죠. 주최측도 어떻게 보면 이용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대회는 참가자가 많으면 큰 이윤을 남기잖아요. ‘어, 이번 대회에 이런 쪽 애들이 나온대’ 하면 관객들이 많이 오는 경우도 많고 하니까. 그래서 심사위원들은 더 고민을 많이 하죠. (연구 참여자I)
국내에서의 브레이킹 댄서들의 수는 한정적이며, 2000년대 브레이킹이 붐이었던 시절을 뒤로하여 브레이킹 댄서들의 연령층에 따른 폭이 좁은 실정이다. 이에 따라 브레이킹 배틀의 지속적인 유지와 대중화를 위하여 인맥을 통해 배틀 행사를 순조롭게 진행하고자 비윤리적 행위를 이행하였으며, 그렇다보니 편파판정과 심판매수와 같은 배틀 안에서 생겨날 수 있는 비윤리적 사건은 수도 없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이에 따른 가장 큰 문제점은 이러한 비윤리적 행위에 대해 브레이킹 댄서들과 브레이킹 배틀의 주최자 측은 당연시 여기고 있었으며, 문제에 대한 인식을 전혀 하지 못 하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브레이킹 배틀의 비윤리적 관습과 문화를 체계적인 제도에 따라 환기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보통의 엘리트스포츠는 유년기에 시작하여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기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과정이 이루어진다. 이에 따라 그 시기에 배워야 할 그 종목에 해당하는 기술뿐만 아니라 기본 소양과 스포츠인으로서 기본적인 교양을 쌓을 수 있는 단계별 시스템이 존재한다. 그러나 브레이킹은 학생과 성인의 구분이 없을 정도로 불분명한 환경 속에서 체계적인 지원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종목들 같은 경우에는 오랫동안 스포츠로 인정 받아왔으니까 관련된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갖춰져 있다고 생각해요. 선수양성시스템이나 지도자양성시스템 같은 것도요. 저희는 사실, 선수양성 시스템 같은 것도 없으니까 다들 개인적으로 먹고 살기 급급하거든요. 그러면 윤리성을 발휘하기가 어렵지 않을까요? (연구 참여자D)
정확히 어떤 행위가 브레이킹 댄서로서 해서는 안 되는 행위인지 감도 안 오고, 또 잘못된 행위를 했을 때 오는 처벌도 사실 크게 없어요. 뉴스 보면 프로스포츠선수들은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 같은 게 있던데.. 저희한테는 원래 큰 관심이 없으니 그런 게 있을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연구 참여자I)
브레이킹은 어떤 행위가 브레이킹의 구성원으로서 그른 행위인지, 기준이 정립되어 있지 않다. 브레이킹 댄서들은 브레이킹 상황에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과정을 어려워하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잘못된 행위에 대해서도 처벌이나 의무교육과 같은 구체적인 행위의 지침을 알 수 있는 통로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레이킹은 예술의 범주에 포함되기 때문에 승리, 경쟁과는 다소 거리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승리에 대한 집착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승리지상주의가 스포츠에만 있는 건 아니에요. 저희는 사실 그동안 먹고살기 힘들었거든요. 지금도 크게 다를 건 없지만. 그래서 국제대회 한 번 나가면 어떻게든 실적을 쌓아서 상금을 타던지, 아니면 그 쌓은 실적을 이용해서 크루 홍보를 해야 해요. 그렇기 때문에 브레이킹 댄서들이 굉장히 자유롭고 즐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떤 승리에 대한 엄격히 말하면 승리가 주는 이익에 대한 집착이 심한 것 같긴 해요. (연구 참여자E)
브레이킹 댄서들에게 승리란 단순히 이기고 지는 문제가 아닌 생계와 브레이킹 생활의 지속여부가 달려있는 문제였다. 국내외 대회에 출전하여 계속해서 존재감을 알려야하고, 자신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실적을 쌓음으로서 브레이킹 댄서 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어려운 환경이 승리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지는 승리지상주의를 낳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승리지상주의는 윤리적 판단과정에서 결코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지 못하기 때문에 완화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브레이킹과 스포츠는 그동안 거리가 멀었다. 스포츠계에서 윤리가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지도 10여년이 지났다. 그 기간 동안 스포츠계에 윤리의식 확립을 위한 스포츠윤리교육은 대한체육회, 한국프로스포츠협회, 스포츠윤리센터 등 여러 기관에서 개발을 한 끝에 지금의 활발하고 원활한 교육프로그램이 제공될 수 있었다. 하지만 브레이킹 댄서들에게는 너무나도 생소한 교육임을 알 수 있었다. 다행인 것은 올 해 처음으로 브레이킹 지도자로 협회에 등록된 15명을 대상으로 스포츠윤리교육이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가 처음으로 “스포츠윤리교육”이라는 걸 협회를 통해 받아봤는데요. 코로나 때문에 비대면으로 진행됐지만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지도자로서 갖춰야할 자질, 철학 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더라고요. 이런 교육들이 정말 많이 이루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연구 참여자F)
지난달 지도자 대상으로 처음 스포츠윤리? 스포츠인권? 교육을 했거든요. 솔직히 귀찮고 지루해서 가기 싫었는데 막상 들으니 너무 좋더라고요. 제가 브레이킹을 지도 할 때 단순히 테크닉적인 부분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선수에 대한 이해, 선수에 대한 책임감 등을 알고 선수들에게 가르칠 수 있게 되어서 좋았어요. 그리고 브레이킹 지도자로서 모범이 될 수 있는 자세를 알 수 있어서 좋았고 기회가 된다면 지속적으로 듣고 싶어요. (연구 참여자A)
스포츠인에게 스포츠윤리가 필요한 이유는 스포츠인의 선택과 판단이 사소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이 평생 노력하여 쌓아온 것들을 한순간에 잃을 수 있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박한솔, 유환일, 임다연, 2021). 브레이킹 역시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만큼 구성원들의 행동에도 관심이 쏠릴 것이다. 이전에는 스포츠윤리교육의 경험이 전혀 없어 이해도가 현저히 떨어졌지만, 최근 단 1회의 교육만으로도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도자뿐만 아니라 브레이킹 구성원들 모두 각 위치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통해 올바른 윤리의식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Ⅵ. 결론 및 시사점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인 Jacques Rogge는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상은 평화, 관용 및 인류애를 필요로 한다. 올림픽의 가치는 이러한 것들을 우리에게 가져다준다.”고 선언한 바 있다. 동시에 “스포츠는 사람들이 일상사에서 벗어나 서로를 존중하고, 규칙이 존재하고 그것을 지키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우치는데 도움을 주게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오늘날 스포츠는 없어서는 안 될 하나의 문화콘텐츠로 자리 잡았고, 국제적으로 가장 큰 메가이벤트인 올림픽은 그 의미조차도 남다르다. 서론에 언급한 것처럼 시대의 변화와 흐름에 따라 올림픽 정식 종목의 등락이 있지만, 채택되기 위해 정치적 개입이 이루어질 정도로 올림픽의 정식 종목에 채택되는 것은 그만큼 종목의 입지를 굳히고 인정받을 수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2024년 파리올림픽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신규종목 중심에 브레이킹이 있다는 것은, 브레이킹 댄서의 표현을 빌려 그동안 언더그라운드에서만 활동을 했다면, 올림픽이 열리는 그 순간 완벽히 오버그라운드로 데뷔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올림픽의 재창시자인 Coubertin은 “올림픽정신은 스포츠, 예술 및 문화의 결합에 대한 인간의 이해와 우호정신을 개선하기 위한 육체와 정신능력뿐만 아니라 인간의 문화적 예술적 가치의 조화로운 발전을 추구한다”고 주장했다.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소식 이후 계속해서 브레이킹이 이번 올림픽의 계기로 스포츠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지 논란이 일고 있으며, 브레이킹 댄서들 역시 정체성의 혼란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Coubertin이 제시한 올림피즘인 탁월성과 존중 그리고 우정은 올림픽 스포츠로서 브레이킹이 부합하는 종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브레이킹이 가진 탁월성은 육체적 탁월성뿐만 아니라 브레이킹 배틀에 최선을 다해 임하고자 하는 정신적 탁월성이 내포되어 있다. 또한 올림피즘의 존중은 브레이킹 배틀에서 살펴볼 수 있는데, 브레이킹 댄서들과 더불어 여러 장르의 댄서들의 춤을 존중하고, 그들을 지지하고자 배틀 행사를 개최하는 것이며, 그들의 신(scene)을 지키기 위해 유지하고자 하는 이유이다. 이러한 점을 미루어보았을 때 브레이킹에서의 존중이 선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올림피즘의 우정은 브레이킹 배틀의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 여러 배틀을 개최하고, 국내 브레이킹 댄서들이 참가함으로써 국가간의 우호를 증진하고 세계의 평화를 화합하는 데 기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브레이킹은 올림픽 스포츠로 도입되기 이전부터 국내 브레이킹 댄서들의 국외 대회에서의 브레이킹을 통한 국위선양은 스포츠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지속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이루어지고 있다.
브레이킹이 올림픽 스포츠 종목으로서 올림픽이 추구하는 육체와 정신 능력뿐만 아니라 인간의 문화적 예술적 가치의 조화로운 발전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브레이킹 구성원의 윤리의식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본 연구가 브레이킹 댄서의 윤리의식과 브레이킹 종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점을 올림픽 가치를 바탕으로 접근함으로써 브레이킹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윤리적 쟁점 연구의 활성화에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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