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of Korean Association of Physical Education and Sport for Girls and Women
[ Article ]
Journal of Korean Association of Physical Education and Sport for Girls and Women - Vol. 39, No. 1, pp.79-93
ISSN: 1229-6341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1 Mar 2025
Received 07 Feb 2025 Revised 04 Mar 2025 Accepted 31 Mar 2025
DOI: https://doi.org/10.16915/jkapesgw.2025.3.39.1.79

출산 후 여성의 신체활동과 사회적 규율: 푸코의 에피스테메(Episteme) 개념을 중심으로

김소정*
수원대학교, 학술연구교수
Postpartum Women’s Physical Activity and Social Regulation: Exploring Foucault’s Concept of Episteme
So-Jung Kim*
University of Suwon, Academic Research Professor

Correspondence to: *김소정, 수원대학교, E-mail : misqm@naver.com

초록

이 연구는 출산 후 여성의 신체활동과 운동 참여를 미셸 푸코의 에피스테메 개념을 활용하여 분석함으로써, 출산 후 여성의 신체활동이 사회적으로 어떻게 규정되었으며, 시대적 변화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고 있는지를 탐구하고자 한다. 또한 출산 후 여성의 신체활동을 사회적⋅구조적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기존의 에피스테메를 비판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새로운 담론을 형성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

출산 후 여성의 신체활동은 역사적으로 출산과 양육의 맥락에서만 정당화되어 왔으며, 운동이 개인적 건강증진을 위한 행위로 간주될 때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경향이 있다. 이는 여성의 신체를 모성과 연결하여 규정하는 기존의 지식 체계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연구는 출산 후 여성의 운동 참여가 단순한 개인적 실천이 아니라, 여성의 신체적⋅정신적 주체성을 확립하고 사회적 평등을 실현하는 실천적 변화로 기능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첫째, 육아 지원 시스템을 강화하여 여성들이 운동을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둘째, 출산 후 운동이 개인적 사치나 미용적 목적이 아니라 신체적⋅정신적 건강 회복을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사회적 담론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 셋째, 정부와 공공기관의 정책적 지원을 통해 출산 후 여성의 운동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출산 후 여성의 운동 활성화는 단순한 신체적 건강 증진을 넘어, 여성의 신체에 대한 사회적 규율을 해체하고 새로운 신체 주체성을 구축하는 과정으로 이해되어야한다. 이를 위해 사회적 담론의 변화, 정책적 지원, 구조적 개혁이 병행되어야 하며, 이러한 다층적인 접근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출산 후 여성의 운동 참여율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Abstract

This study examines the social and structural barriers to women’s participation in physical activity after childbirth, applying Michel Foucault’s concept of episteme to explore its broader social significance. We argue that postpartum exercise is not simply a matter of individual choice but is shaped by entrenched social norms and power structures that define women’s bodies in relation to motherhood. Historically, postpartum physical activity has been socially justified only within the context of childbirth and childcare, reinforcing the idea that women’s bodies exist primarily for reproductive functions. When exercise is perceived as an individual pursuit rather than a maternal duty, it is often devalued. This reflects the persistence of dominant knowledge systems that regulate women’s bodies.

This study highlights postpartum exercise as a transformative practice that reclaims women’s physical and mental agency while promoting social equality. To enable this shift, three key changes are essential: (1) strengthening childcare support to facilitate exercise participation, (2) redefining social discourse to recognize postpartum exercise as essential for health rather than a luxury, and (3) implementing policy measures to institutionally guarantee women’s right to exercise after childbirth. Ultimately, increasing postpartum exercise participation must be understood not only as a means of improving physical health but as a process of deconstructing social norms and fostering new bodily agency. This requires a multi-layered approach that integrates discourse change, policy support, and structural reform to drive meaningful social transformation.

Keywords:

Postpartum women, Physical activity, Michel Foucault, Episteme, Body discourse

키워드:

출산 후 여성, 신체활동, 미셸푸코, 에피스테메, 신체 담론

Ⅰ. 서 론

현대 사회에서 여성의 건강과 복지는 중요한 이슈로 자리 잡아 가고 있으며, 주목할 점은 출산 후 여성은 신체적⋅정신적 회복 문제는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출산 과정에서 여성은 급격한 신체적 변화와 심리적 스트레스를 경험하며, 이에 대한 적절한 회복과 관리는 필수적이다.

연구에 따르면 출산 후 여성은 체중 증가, 자존감 저하, 부부 관계의 변화, 산후 우울증 등의 문제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으며(정재원, 김혜원, 김효정, 2016; 박지선, 원형중, 김소정, 2022), 이러한 신체적⋅정신적 변화를 완화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실천적 대안으로 신체활동과 운동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출산 후 여성의 신체활동 참여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Guardino, et al., 2018). 이는 단순한 개인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문화적 요인에 의해 구조적으로 형성된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시간 부족, 육아 및 가사 부담, 경제적 제약, 사회적 인식 등이 출산 후 여성의 신체활동 참여를 제한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이슬, 홍준희, 2017). 2024년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연령대별 규칙적인 체육활동 참여율은 20대 남성 16.6%, 20대 여성 17.5%, 30대 남성 17.5%, 30대 여성 15.5%, 40대 남성 13.9%, 40대 여성 13.1%로 나타났다(문화체육관광부, 2025).

이러한 결과는 여성의 생활체육 참여율이 전반적으로 남성보다 낮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출산 전 연령대인 20대 여성의 신체활동 참여율이 20∼40대 남성들과 동등하거나 오히려 높은 수준을 보였다는 점이다. 그러나 출산 적령기인 30대와 40대 여성의 운동 참여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는 점에서, 출산과 육아가 여성의 신체활동 참여에 직접적인 제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바이다.

이러한 경향은 기존 연구에서도 확인된다. 이슬과 홍준희(2017)의 연구에 따르면, 30대 여성은 출산과 육아휴직의 빈도가 가장 높은 연령대이며, 이에 따라 육아로 인한 운동 참여의 제약이 현실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여성의 신체활동 참여 저조 현상은 단순한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육아와 가사 노동을 여성의 주요 책임으로 규정하는 사회적 구조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사회적 제약은 여성 개인의 건강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의 복지와 자녀의 정서적 발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Abdollahi, Abhari & Zarghami, 2017; 김희선, 박현수, 최안나, 2022).

이에 따라 출산 후 여성의 신체활동 참여를 촉진하는 것은 단순한 개인의 건강 문제가 아니라 가족과 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중요한 과제가 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어떠한 사회적 규범이 출산 후 여성의 신체활동을 억제하는가?’라는 질문에 단순하게 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처럼 여성의 신체활동 참여는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 요인에 의해 구조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미셸 푸코(Michel Foucault, 1926-1984)는 사회에서의 선택되는 문제는 개인적인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특정 시대와 사회에서 형성된 문화적⋅구조적 요인의 산물이라고 설명하였다(Foucault & Nazzaro, 1972). 그의 개념을 적용하면, 출산 후 여성의 신체활동 참여를 제한하는 요인들은 개인적 결단의 문제로 환원될 수 없으며, 시대적 에피스테메(episteme)1)와 사회적 담론 속에서 형성된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현대 사회에서 출산 후 여성의 신체활동 참여율이 낮은 현실은 단순한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특정한 사회적 규범과 가치 체계 속에서 형성된 구조적 문제임을 시사하는 바이다.

역사적으로 여성의 신체는 주로 생식과 양육의 도구로 인식되어 왔다. 그렇기 때문에 출산 후 여성의 신체활동 참여를 비필수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데 기여하였다(Bordo, 2023). 이러한 인식은 시대적 에피스테메 속에서 형성되었으며, 출산 후 여성의 신체 활동은 ‘건강한 어머니 되기(maternal health)’라는 목적 아래에서만 정당화되었다(Bartky, 2014). 또한 이러한 사회적 담론은 여성의 신체활동 참여를 사적이고 부차적인 영역으로 한정하고, 육아와 가사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규범을 강화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러한 구조적 제약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육아정책연구소(2021)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녀를 직접 돌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이 여성에게서 남성보다 더 높게 나타났으며, 실제로 가정에서 아이와 머무는 시간이 여성에게서 더 길게 조사되었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은 점차 변화하고 있으며, 출산 후 여성의 신체활동 참여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 또한 점진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최근 연구들은 출산 후 여성의 신체활동이 단순한 개인적 건강 증진을 넘어, 가족과 사회의 건강한 발전에도 기여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Evenson, Aytur & Borodulin, 2009).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주로 출산 후 여성의 신체활동을 개인의 건강관리 차원에서 정당화하는 경향이 강하며, 이에 따라 여성의 신체활동 참여가 사회적 규율과 권력 관계 속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분석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이 연구는 기존 연구들과 차별화된 접근을 통해, 출산 후 여성의 신체활동을 단순한 개인적 선택이나 건강 증진의 차원을 넘어, ‘사회적 실천(social prac-tice)’의 관점에서 재해석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즉 여성의 신체활동 참여가 단순히 육아와 건강한 모성이라는 기존의 담론 속에서 수용될 것이 아니라, 사회적 규범과 권력 작용을 통해 어떻게 형성되고 제한되는지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신체활동이 여성 주체 형성의 한 과정으로 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하는 것이 본 연구의 핵심적인 차별점이다.

따라서 이 연구는 출산 후 여성의 신체활동과 운동 참여를 푸코의 에피스테메 개념을 활용하여 분석함으로써, 출산 후 여성의 신체활동이 사회적으로 어떻게 규정되었으며, 시대적 변화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고 있는지를 탐구하고자 한다. 또한 출산 후 여성의 신체활동을 사회적⋅구조적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기존의 에피스테메를 비판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새로운 담론을 형성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 이를 통해 출산 후 여성의 신체활동이 단순한 개인적 실천이 아니라, 여성의 신체적⋅정신적 주체성을 확립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이론적⋅정책적 논의를 제공하고자 한다.


Ⅱ. 미셸 푸코의 에피스테메와 신체 담론2)

1. 미셸 푸코의 에피스테메 개념

미셸 푸코는 인식론적 틀을 설명하기 위해 가시적인 것(le bisible)과 언표(言表)3)가능한 것(l’éno-cable)의 상관적 역사를 구성하려 했다. 그는 1963년 『임상의학의 탄생』과 『레몽 루셀』로부터 1966년의 『말과사물: 인간과학의 고고학』, 1969년의 『지식의 고고학』에 이르는 이 시기는 ‘에피스테메(episteme)’에 대한 탐구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에피스테메’는 미셸 푸코가 『말과 사물』(1966)에서 사용한 개념으로, 특정 시대의 지적 토대를 형성하는 근본적인 인식 체계를 의미한다. 푸코는 이 저서에서 르네상스 시대(16세기)부터 20세기 중반까지의 에피스테메를 분석하며, 시대별로 인간이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탐구했다(심재원, 2022). 에피스테메는 하나의 주어진 시대와 사회(16세기 이래의 유럽) 안에서 지식이 그것을 따라 구성되는 일련의 규칙들이 이루는 인식론적 장4)으로 정의된다. 즉 에피스테메는 특정 시대의 담론이 형성되는 방식과 지식이 구성되는 조건을 규정하는 요소이며, 인간의 사고와 실천을 규율하는 기본 틀로 작용한다(한국프랑스철학회, 2023).

이는 단순한 학문적 지식이 아니라,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세계를 이해하고, 사고하고, 지식을 구성하는가를 결정짓는 근본적인 틀이다. 푸코에 따르면 모든 시대는 ‘단 하나의 에피스테메만을 가질 뿐이다’라고 이야기 하였다(한국프랑스철학회, 2023). 이러한 틀을 특정 시대의 지식을 형성하는 방식을 규정하는 ‘사고의 무의식적 구조’를 만든다. 그러한 인식은 사회적 담론을 결정하게 된다.

16세기 르네상스 시대의 서양 문화에서 에피스테메(episteme)는 ‘유사성(ressemblance)’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닮음을 통해 지식을 구축하는 방식이었으며, 기호학과 해석학이 이러한 유사성의 구조 속에서 작동하였다. 즉 기호의 법칙을 찾는다는 것은 유사한 사물을 발견하는 것과 동일한 과정이며, 존재물의 문법은 존재물 자체의 주석 역할을 한다. 그러나 존재물들이 말하는 언어는 그들 간의 관계를 규정하는 통사법 이상의 것을 설명하지 않는다(이규현 역, 2023).

그러나 닮음은 본질적으로 불안정하며, 스스로 새로운 유사성을 불러오면서 확장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르네상스 시대의 지식 체계는 끊임없는 탐구 속에서 형성되며, 모든 요소는 추가적인 관계를 통해 연결된다. 결국, 지식은 동일한 사물을 반복적으로 인식하도록 만들며, 끝없이 확장되는 유사성의 연쇄 속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 이는 하나의 확고한 결론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이어지는 탐구 과정 자체로 남는 구조였다(이규현 역, 2023).

17세기부터 18세기까지 고전주의(claasique)시대의 에피스테메는 ‘재현작용(representation)’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이 시대는 전체를 관통하는 필연적이고 독특한 배치가 존재한다. 그것은 보편적 계산과 기본적인 것의 탐구가 하나의 인위적인 체계에 속한다는 사실인데, 이 체계는 바로 인위적이라는 점에서 자연의 본래적 요소들과 그 요소들의 가능한 모든 조합의 동시성을 나타낼 수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이규현 역, 2023).

정리하자면 16세기에는 닮음(ressemblance)이 기호 체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고, 기호의 해석이 구체적 인식의 장을 여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17세기부터 닮음은 지식의 중심에서 밀려나 가장 낮고 보잘 것 없는 지식의 변경(邊境)으로 위치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닮음은 상상력, 불확실한 반복, 흐릿한 유비(analogy)와 연결되었으며, 동일성, 차이, 질서를 중심으로 새로운 형태의 지식이 구성되었다.

17∼18세기에 걸쳐 생명, 자연, 인간에 관한 과학은 광범위한 기호와 닮음의 체계를 확산시키면서, 인과성과 역사적 계열을 조직하기 이전에 ‘도표적 공간’을 형성하였다. 즉 고전주의 시대의 에피스테메는 ‘재현’을 중심으로 질서를 조직하고, 이를 통해 자연과 인간을 체계적으로 설명하는 방식으로 발전하였다. 이러한 지식 체계는 세계를 표상과 유사성에 기반하여 이해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었으며, 이를 통해 자연의 분류와 인간의 위치를 규정하려는 시도가 지속되었다(심재원, 2022).

그러나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에 이르는 시기에 이러한 고전주의적 사고는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푸코는 근대(modern)의 에피스테메가 1966년 당시까지 지속되고 있다고 보았으며, 이 시기의 지식 체계는 역사성과 생물학적 기원 같은 표상으로 환원되지 않는 실체에 대한 관심을 강조했다고 설명한다(심규성, 2012). 특히 근대적 사고는 발전 개념을 중심으로 ‘역사(histoire)’와 ‘인간(hom-me)’을 구성하였으며(현대프랑스철학사, 2023), 이는 인간을 중심에 놓고 새로운 질서를 정립하는 방식으로 전개되었다.

구체적으로 라마르크의 유기체 개념이나 애덤 스미스의 노동이론에서 노동을 부의 실체로 간주하는 사고방식은 이러한 실체 중심적 사고의 대표적 사례로 볼 수 있다. 인간은 노동, 생명, 언어와 같은 실체의 집약점으로서 중심적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으며, 그 결과 인간은 근대적 사고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다(심규성, 2012). 이에 대해 푸코는 르네상스나 고전주의 시대에는 사고의 대상으로 존재하지 않았던 인간이 근대에 이르러 중심적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결국 근대의 에피스테메가 해체될 경우 그 지위를 상실하게 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는 인간이 본질적으로 불변하는 존재가 아니라 특정한 역사적 조건 속에서 형성된 개념임을 보여준다(배세진 역, 2024).

푸코는 이러한 역사적 분석을 통해 각 시대마다 서로 다른 에피스테메가 지배적이었음을 강조하며, 특정한 지식 체계는 보편적 진리가 아니라 권력과 사회적 조건 속에서 형성된 담론적 산물임을 설명하였다. 이러한 분석은 신체 담론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며, 특히 여성의 신체와 운동을 바라보는 사회적 관점 역시 시대별 에피스테메의 영향을 받으며 변화해 왔다. 다시 말해 신체에 대한 지식과 규범은 특정 시대의 담론과 권력 구조 속에서 형성되며, 이는 개인의 신체 경험뿐만 아니라 사회적 실천과 규율의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2. 여성의 신체와 운동: 사회적 담론의 변화

여성의 신체와 운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시대에 따라 변화해 왔다. 그에 대한 개념은 고대부터 철학적, 문화적, 사회적 맥락에서 규정되어 왔으며, 구체적으로 신체활동과 운동에 대한 여성의 참여는 특정 시대의 가치관과 이데올로기에 따라 제한되거나 장려되었다.

고대부터 근대 이전까지의 여성의 신체는 남성과 비교하여 열등한 것으로 간주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생물학적 관점에서 남성을 여성보다 우월한 존재로 보았으며, 여성을 ‘생식 능력이 없는 남성’으로 비유하면서 여성은 ‘불안전한 남성’ 혹은 ‘결함이 있는 존재’로 표현되었다(한국여성철학회 역, 2006).

이처럼 관습처럼 남겨진 남성중심적 무의식은 역사적⋅사회적으로 형성된 규범으로, 개인의 신체를 규제하고 표상하는 원리로 작용하여 성차를 위계질서 속에서 구조화 되고 있었다. 이에 대한 개념을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 1930∼2002)는 사회학적 분석의 대상으로 ‘남성중심적 무의식’과 ‘신체의 관계’가 자리하고 있다고 하였다(한국여성연구소, 2005). 김은경(2007)의 연구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1950년대 여학교 교육에서 가사 교과서에서 강조된 여성의 역할은 근대 가족의 이상을 구현하는 ‘현모양처(賢母良妻)’로 규정되었다. 여성은 단순한 개인이 아니라, 가정을 운영하고 국가에 기여하는 존재로 상정되었으며, 여학생들은 잠재적 주부로서 어머니의 조력자, 아버지의 시종, 오빠의 동무, 동생들의 대리 보호자로 역할을 답습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여성의 신체는 사회적으로 특정한 방식으로 규정되고 통제되었으며, 이는 스포츠 및 운동 참여에 대한 여성의 역할과 기대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여성 신체는 주로 출산과 양육의 기능적 도구로 여겨졌으며, 종교적, 윤리적 규범 속에서 규정되어 남성보다 극히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포스트모던 시기5)가 도래하면서 여성의 신체에 대한 개념이 변화되기 시작하였다.

“포스트모던 이론은 서구 철학적 전통에서의 이성과 이성적 주체의 지위에 도전한다. 이성은 특정한 시간과 장소의 한계를 초월해서 참인 지식에 접근할 수 있는 객관적인 능력이기는 커녕, 편파적이다. 더욱이 많은 서구의 철학에서 추상적인 개인, 이성적 주체는 암묵적으로 남성적이다(한국여성체육철학회 역, 2006. p 120).”

이러한 사상의 영향을 받아 여성주의자들은 기존의 자유주의 여성주의를 넘어서, 여성의 경험과 억압의 구조를 새롭게 조명하고자 하였다. 특히 학문, 진리, 역사, 권력, 지식, 주체성에 대한 포스트모던적 비판을 결집시켜, 성별 차이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발전시켰다. 이 과정에서 여성 신체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였으며, 기존의 남성 중심적 질서를 벗어나 보다 다차원적이고 유동적인 관점에서 신체를 해석하게 되었다(한국여성철학회 역, 2006).

주목할 점은 푸코의 영향을 받은 여성주의자들은 특정한 이론을 보편적 진리로 주장하는 대신, 다양한 관점을 반영하는 새로운 이론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였다(Braidotti, 2013). 이들은 인간의 정체성이 고정된 본질이 아니라 사회적⋅문화적 담론 속에서 형성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시몬 드 보부아르(Simone de Beauvoir, 1908∼1986)는 『제2의 성』에서 ‘여자는 여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라고 주장하였다. 그는 인간의 성별 정체성이 타고난 생물학적 결정에 의한 것이 아니라, 교육과 사회화 과정을 통해 형성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이희영 역, 2009). 이는 여성의 신체적⋅사회적 역할은 문화적 제약과 사회적 기대 속에서 형성되었으며, 이러한 맥락은 여성의 스포츠와 운동 참여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서경화, 이문성, 2010). 전통적으로 여성의 신체는 출산과 양육의 기능에 초점을 맞추었고, 사회는 여성의 신체활동을 제한적으로 규정해왔다.

캐롤 길리건(Carol Gilligan, 1936∼)은 이러한 성역할 구분이 도덕적 판단과 행동 기준에서도 차이를 가져온다고 보았다. 그에 따르면 남성은 정의와 자율성을 최고의 도덕적 가치로 여기는 반면, 여성은 배려와 보살핌을 중요한 덕목으로 삼아왔다(문영식 역, 2008). 이는 여성의 역할이 주로 가사와 양육에 집중되었기 때문에, 타인을 돕고 배려하는 가치가 여성의 주요 덕목으로 자리 잡았음을 의미한다. 또한 이혜숙과 황의룡(2007)은 ‘여성스러움이란 자신보다는 오히려 타인에 대한 배려와 동일시되며, 그 배려를 통해 측정된다. 반면 남성다움은 자율과 독립, 업적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성별 고정관념은 사회문화적 특성에서 기이한 담론으로 여성의 스포츠와 운동 참여 방식에도 영향을 미쳐, 여성의 신체 활동이 경쟁적이고 독립적인 형태보다는 협력적이고 배려 중심적인 활동으로 제한되는 경향을 강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Ⅲ. 출산 후 여성의 운동과 에피스테메

1. 출산 후 여성의 신체 활동과 사회적 통제

출산 후 여성의 신체 활동을 둘러싼 사회적 태도는 단순한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특정한 시대적 지식 체계(에피스테메)와 권력 구조 속에서 형성된 결과이다. 푸코의 권력 이론에 따르면, 현대 사회에서 감시는 단순한 외부적 강제가 아니라 개인이 스스로를 감시하고 통제하게 만드는 내면화된 규율로 작동한다(Foucault, 1975). 즉 사회적 시선과 규범이 개인에게 강제적으로 부과되지 않더라도, 개인은 이러한 감시의 존재를 인식하며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권력이 행사된다.

출산 후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사회적 규율 역시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하며, 여성들은 ‘올바른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사회적 기대 속에서 자신을 통제하고 감시하게 된다. 이는 육체에 이미 감시 자체가 각인되어 있기 때문에 개인이 감시의 진정한 본질을 스스로 깨닫고 찾아내지 않는 한 중단되지 않는다(김정규, 2015). 이에 따라 출산 후 운동과 같은 개인적 활동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게 되며, 자신을 감시하는 구조가 형성된다. 이러한 사회적 통제는 명확한 법적 규제나 강제적인 규율 없이도 유지되며, 여성들은 육아와 가정에 헌신하는 것이 ‘정상적’이고 ‘바람직한 선택’이라는 사회적 담론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

푸코의 개념을 적용해 본다면, 이는 단순한 문화적 습관이 아니라, 특정한 시대적 맥락 속에서 구성된 ‘진리 효과(truth effect)’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양운덕, 2020). 즉 출산 후 여성은 ‘아이를 위해 헌신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가치관을 강요받으며, 개인의 삶을 희생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정당화되도록 만든 것이다. 이러한 사고는 출산 후 여성의 신체적 회복 과정에 대한 사회적 태도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2. 합리적 사고와 여성의 역할 규정

자연에는 예외와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조화와 일치를 우선적으로 인식하려는 경향이 있다. 즉 인간은 도처에서 조화, 일치, 유사성을 발견하려 하고, 여기에 부족의 우상, 무의식적인 정신의 기만을 내포하고 있다. 부족의 우상에 언어의 혼란은 원인으로 추가된다. 따라서 하나의 동일한 이름이 동일한 성격을 띠지 않는 사물들에 무차별적으로 적용된다(이규현 역, 2023).

이러한 무차별적으로 형성된 무의식은 합리적 사고라는 인식을 하게 된다. 합리적 사고는 데카르트의 논리체계로 설명될 수 있다. 예를 들면 ‘모든 A는 B이고, B는 C이므로, 모든 A는 C이다’라는 형태의 추론을 도출할 수 있다. 이는 정신이 주어진 개념(A와 C)을 매개항(B)을 통해 비교함으로써 논리를 전개하는 방식이다. 이 합리적 사고는 모든 인식 과정에서 필수적이라 설명하고 있지만, 그것이 사유의 본질을 규정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사유는 본질적으로 예외와 차이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논리를 정당화하고 일치시키려는 경향이 있다(이규현 역, 2023). 추론 과정에서 비교는 분석의 기준이 있지만 절대적 특성이 될 수 없으며, 동일한 사물이라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서로 다른 의미를 지닐 수 있고, 그 의미는 절대적이지 않고 상대적으로 나타남을 알아야 한다.

결국 우리는 출산과 양육에 대해 여성의 역할을 강조하되, 그것이 여성의 본질적으로 그 기능만을 담당해야 하는 존재라고 결론을 내릴 수 없다. 이는 사고의 오류이며, 비교를 통해 사유를 전개할 때 나타나는 근본적인 문제로 제시할 수 있다. 즉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자리 잡은 이러한 사고 구조를 재검토해야 한다.

이처럼 여성이 사회의 일원이 되었을 때, 그 누구도 강요하지 않은 희생을 요구받지 않는다. 그러나 출산을 경험한 순간부터 여성은 아이의 어머니로서 희생을 강요받으며, 엄마로서의 기능적 역할로 환원된다. 이는 단순한 사회적 편견이 아니라, 더 깊은 차원에서 작동하는 인식 체계의 구조적 오류이다. 즉, 여성의 존재를 하나의 독립적인 주체로 보지 않고, 출산과 양육이라는 특정한 역할에 국한하는 사고방식이 무의식적으로 작동한다.

3. 출산 후 신체 활동에 대한 인식 변화와 구조적 한계

산후조리와 출산 후 신체활동(운동)에 대한 사회적 태도는 상반된 방식으로 형성된다. 동양 문화권에서는 산후조리가 필수적인 과정으로 인식되며, 출산 후 여성의 몸을 보호하고 회복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는 출산 후 여성의 신체적 회복이 결국 아이의 건강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정당화된다. 반면 운동은 개인적인 신체적 욕망이나 외모 관리의 수단으로 해석되며, 상대적으로 불필요한 행위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이는 여성의 신체활동이 단순한 ‘자기 관리’ 차원을 넘어 ‘모성’과 연결될 때, 사회적으로 수용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이중적 태도는 여성의 신체를 스스로 관리할 권리를 부정하는 동시에, 모성이라는 틀 안에서만 그 가치를 인정하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결국 출산 후 여성의 신체적 회복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여성을 독립된 개인이 아닌, ‘어머니’라는 역할 속에서만 평가하는 경향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문화적 편견이 아니라, 더 근본적으로 특정한 시대의 에피스테메, 즉 한 시대를 지배하는 인식 체계에 의해 형성된 사고방식이다. 여성의 신체는 출산과 양육이라는 기능과 연결되었으며, 이러한 관점에서만 평가되어 왔다. 하지만 여성의 신체 회복과 건강관리는 모성과 관계없이 온전히 개인의 주체적인 선택으로 존중받아야 한다. 출산을 경험한 여성은 아이의 어머니이기 이전에, 자신의 삶을 지속하는 독립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는 현실에서 쉽게 적용되지 않는다. 출산 후 여성의 신체활동에 대한 사회적 태도는 모순적인 규율 속에서 형성되며, 이중적 사회적 압력을 만들어낸다. 현대 사회에서 출산 후 운동이 신체 회복과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박지선, 원형중, 김소정, 2022; Ko, Yang, Fang, Lee & Lin, 2013) 들이 다수 발표되면서, 여성의 운동 참여를 장려하는 분위기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출산 후 여성의 운동은 개인적 요구를 우선하는 행위로 해석되며, 가족과 아이를 등한시하는 이기적인 행동으로 간주되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여성의 개인적 사안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가 연동된 공동체의 역할로 임신과 출산을 하는 여성을 전폭적으로 배려하고 지원하기보다는 여성을 철저히 통제하는 것이 더 일반적인 관행이었다(하정옥, 2014).

결국 출산 후 여성의 신체활동에 대한 인식은 단순한 개인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형성된 에피스테메의 문제이다. 기존의 인식 체계는 여성의 신체를 모성과 연결하여 해석하며, 그 외의 목적을 위한 신체활동을 정당화하지 않는다. 이러한 사고방식이 유지되는 한, 여성들은 출산 후에도 자신의 신체를 온전히 주체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요구하는 틀 안에서만 행동해야 하는 압력을 받게 된다.

따라서 출산 후 여성의 신체활동을 바라보는 인식 체계 자체가 변화해야 한다. 여성의 신체는 출산과 양육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그 자체로 주체적인 존재이다. 출산 후 신체 회복과 운동은 단순한 모성의 연장선이 아니라, 개인의 건강과 삶의 질을 위한 필수적인 권리로 인정되어야 한다. 즉 이제는 이러한 사회적 사고방식을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 여성은 출산 후에도 자신의 신체와 삶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주체적인 존재임을 존중해야 되는 시대이다.


Ⅳ. 결론 및 논의

이 연구는 출산 후 여성의 신체활동과 운동 참여를 푸코의 에피스테메 개념을 활용하여 분석함으로써, 출산 후 여성의 신체활동이 사회적으로 어떻게 규정되었으며, 시대적 변화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고 있는지를 탐구하고자 한다. 또한 출산 후 여성의 신체활동을 사회적⋅구조적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기존의 에피스테메를 비판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새로운 담론을 형성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

종합해보면 출산 후 여성에게 운동을 참여하지 못하는 이유가 단순하게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특정 시대의 에피스테메, 즉 사회적⋅문화적 지식 체계와 권력 구조 속에서 형성된 결과임을 알 수 있다. 현재까지 출산 후 여성의 신체활동을 둘러싼 인식과 규범은 시대적 맥락 속에서 구축된 담론적 산물이며, 이러한 담론은 여성의 신체를 특정한 방식으로 규율하고 통제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었다.

과거 사회에서 여성의 신체는 주로 출산과 양육의 도구로 인식되었으며, 이러한 인식은 출산 후 여성의 운동 참여를 불필요하거나 부차적인 것으로 간주하였다. 특히 전통적으로 여성의 신체활동은 ‘건강한 어머니 되기’라는 목적 아래에서만 정당화되었으며, 이는 출산 후 여성의 운동을 가족과 아이를 위한 실천으로 한정하고, 개인적 웰빙을 위한 운동을 이기적인 행위로 인식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러한 구조적 요인은 여성들이 신체활동을 지속하는 데 현실적인 제약을 가할 뿐만 아니라, 여성 스스로도 운동에 대한 죄책감을 내면화하게 만드는 사회적 기제로 작용하는 요소이다.

즉, 출산 후 여성의 운동 참여율이 낮은 현실은 전통적 신체 담론과 에피스테메가 지속적으로 작동한 결과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출산 후 여성의 운동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기존의 지식 체계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새로운 사회적 실천을 통해 신체 담론을 재구성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출산 후 여성의 신체활동을 가로막는 구조적⋅문화적 규율을 해체하고, 운동이 개인의 건강 증진뿐만 아니라 사회적 웰빙을 위한 필수 요소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담론적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첫째, 육아 지원 시스템을 강화하여 여성들이 운동을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연구에 따르면, 육아 부담이 완화된 여성들은 신체활동 참여율이 높으며, 이는 정신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를 위해 운동 공간 내 보육 시설 확충, 지역사회 기반 육아 및 아기동반 운동 프로그램 확대와 같은 정책적 지원을 통해 운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처럼 운동 참여를 제약하는 사회적⋅구조적 장벽을 제거하면, 출산 후 여성의 신체활동이 지속 가능해지고, 이는 단순한 신체 건강 증진을 넘어 정신적 회복과 주체성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둘째, 출산 후 여성의 운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키는 담론적 개입이 필요하다. 출산 후 운동이 개인적인 사치나 미용적 목표를 위한 것이 아니라, 신체적⋅정신적 건강 회복을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미디어와 교육 시스템을 활용하여 출산 후 운동이 단순한 개인적 선택이 아니라, 여성의 건강과 육아 및 가정의 질을 높이는 사회적 필수 요소임을 강조하는 문화 양상이 필요하다.

셋째, 정부와 공공기관은 출산 후 여성의 운동 참여를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출산 후 재활 프로그램(Postnatal Rehabilitation)을 통해 여성들이 일정 기간 동안 신체 회복을 위한 운동 프로그램에 무료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 출산과 육아로 인해 신체활동을 포기하지 않도록 돕고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유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는 단순한 복지 차원을 넘어, 여성의 삶과 신체활동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보장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사회적 제도와 개인의 경험이 언제나 연속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문화와 정책의 변화는 종종 단절을 수반하며 발전해 왔다. 역사적으로 여성의 신체활동과 사회적 역할에 대한 인식은 지속적인 연속성을 유지해 온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급격한 변화와 단절의 과정을 거쳐 왔다. 출산 후 여성의 운동 참여 역시 단절되거나 연속될 수 있으며, 이는 사회적 조건과 정책적 지원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두 시점 사이에 단일한 연속 체계를 설정하려면 특정한 기준을 통해 대칭적인 단절을 부여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권한이 누구에게나 주어질 수 있는가? 단일한 연속 체계는 내부적으로 일관성을 가지지만, 역사적으로 문화는 단절과 변화를 반복하며 불연속적으로 발전해왔다. 특히 짧은 기간 내에 기존의 사유 방식이 단절되고, 새로운 방식으로 사고하는 전환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불연속성은 단순한 내부 변화가 아니라, 외부로부터의 영향과 사유의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가능성에 의해 촉진되는 것이다. 결국, 문화는 특정한 사유 방식과 결합되어 있으며, 변화는 그 관계 속에서 문제로 제기된다.

출산 후 여성의 운동 참여에 대한 정책적 지원도 이러한 문화적 연속성과 단절의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다. 과거에는 여성의 출산 후 신체활동이 제한되거나 자연스럽게 단절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신체활동의 지속성을 보장하려는 움직임으로 변화되고 있다. 이는 곧 문화적 변화의 흐름 속에서 연속성과 단절이 공존하며, 새로운 사유 방식이 제도적으로 정착해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각 시대의 에피스테메는 변화하며 새로운 세계를 형성한다. 그러나 특정한 영역, 특히 여성의 신체활동과 관련된 사유 방식은 여전히 지나치게 느린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사회는 지속적인 사유의 전환을 경험해 왔으며, 이제는 여성의 신체활동에 대한 인식을 포함하여 보다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결론적으로 푸코는 기존의 규율적 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단순한 개인의 인식 변화가 아니라, 제도적 차원에서 신체 담론을 전환하는 실천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궁극적으로, 출산 후 여성의 운동 활성화는 단순히 신체적 건강 증진을 넘어, 여성의 신체에 대한 사회적 규율을 해체하고 새로운 신체 주체성을 구축하는 과정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출산 후 여성의 운동 활성화는 사회 담론의 변화 없이는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운동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회적 인식 개선, 정책적 지원, 그리고 현실적인 제도적 개혁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구체적으로 출산 후 여성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 개발, 단계별 운동 가이드라인 수립, 운동과 심리 상담 연계 프로그램, 아기와 함께 할 수 있는 운동 대책, 산후 문화의 변화 및 사회적 인식 개선, 출산 후 운동의 필요성에 대한 실증적 연구를 확대함으로서 실질적으로 적용 가능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Notes
1) 푸코는 말과 사물(1966)에서 에피스테메(episteme)를 특정 시대의 지식 형성과 관련된 무의식적이고 규칙적인 사고 체계로 정의하며, 이는 시대별로 변화하며 담론의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Foucault, 1966/2002).
2) 신체 담론(body discourse)은 신체에 대한 사회적⋅역사적 의미가 어떻게 구성되고 규율되는지를 설명하는 개념으로, 푸코는 이를 권력과 지식의 산물로 분석하였다.
3) 언어적으로 명확하게 진술되거나 표현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4) 주어진 한 문화 혹은 사회의 모든 지식 일반에 대한 가능조건 또는 인식소(認識素)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는 ‘인식 가능조건’이라는 광의의 칸트적 의미로 이해되어야 할 용어이다.
5)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sism)은 20세기 중반(1950년) 이후 등장한 사상적, 문화적, 예술적 흐름을 의미하며, 대략 21세기 초반까지 지속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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