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of Korean Association of Physical Education and Sport for Girls and Women
[ Article ]
Journal of Korean Association of Physical Education and Sport for Girls and Women - Vol. 39, No. 0, pp.13-30
ISSN: 1229-6341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1 Oct 2025
Received 29 Sep 2025 Revised 20 Oct 2025 Accepted 31 Oct 2025
DOI: https://doi.org/10.16915/jkapesgw.2025.10.39.0.13

은퇴선수의 비(非)스포츠 진로 전환 과정에 필요한 인식 탐색

염희옥 ; 김지혜*
동국대학교, 시간강사
삼육대학교, 시간강사
Exploring the Perceptions Required for Retired Athletes’ Career Transitions into Non-Sports Fields
Hee-Ok Youm ; Ji-hye Kim*
Dongguk University, Adjunct Instructor
Sahmyook University, Lecturer

Correspondence to: *김지혜, 교신저자, 삼육대학교, E-mail : jiji1024@hanmail.net

초록

본 연구는 은퇴선수를 대상으로 비(非)스포츠 분야로의 진로 전환 과정에서 요구되는 인식을 탐색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비스포츠 분야에서 직업을 갖고 있는 은퇴선수 5명을 대상으로 2025년 4월부터 6월까지 내러티브 탐구 방법을 활용하여 심층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그에 따른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은퇴선수들은 비스포츠 분야로의 진로 전환 과정에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아를 탐색하고자 하였다. 둘째, 은퇴선수들은 진로 전환 과정에서 주체적인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셋째, 은퇴선수들은 다양한 분야의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비스포츠 분야의 전문가로부터 조언과 도움을 받길 희망하였다. 넷째, 개인의 적성과 흥미를 고려하여 새로운 진로를 발견하기를 기대하였다. 다섯째, 은퇴선수들은 과거 운동선수로서의 정체성을 내려놓고, 비스포츠 분야에서 새롭게 정체성을 전환하며 재구성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비스포츠 분야로 진로 전환을 희망하는 은퇴선수들에게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진로 지원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Abstract

This study aims to explore the perceptions required for retired athletes to adapt to career transitions into non-sports fields. To achieve this goal, in-depth interviews were conducted using a narrative inquiry approach with five retired athletes who are currently employed in non-sports fields, between April and June 2025. The results of the study are as follows. First, retired athletes attempted to explore their identities through various experiences during the career transition process. Second, they demonstrated a strong will to lead autonomous and self-directed lives. Third, they expressed a desire to build diverse human networks and to seek advice and support from experts in non-sports fields. Fourth, they expected to discover new career paths that aligned with their individual aptitudes and interests. Fifth, they showed efforts to let go of their former athletic identities and reconstruct new identities within the non-sports fields. Based on these findings, the study proposes practical and concrete career support strategies for retired athletes who seek to transition into non-sports careers.

Keywords:

retired Athletes, Non-Sports, Career Transitions, Athletes-Student

키워드:

은퇴선수, 비스포츠, 진로 전환, 학생선수

Ⅰ. 서 론

엘리트 운동선수들은 어린 시절부터 오랜 시간 동안 운동에 전념하며, 실업팀이나 프로팀 입단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김성훈, 2024). 그러나 실제로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 선수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며, 신체적 부상, 선수로서의 역량 부족, 지도자 및 팀원들 간의 불화, 학업 소홀 등 다양한 이유로 실패와 갈등을 경험하며 중도 은퇴에 직면하게 된다(김태중, 곽민석, 박상현, 2023; 김현진, 조현철, 2017; 대한체육회, 2023). 선수경력자(은퇴선수) 진로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대한체육회, 2024), 최근 5년간 약 47,000여 명의 선수들이 평균 23.6세에 은퇴했으며, 중⋅고등학교 졸업 후 은퇴율이 30%, 대학 재학 중 은퇴율이 27.6%에 달한다. 대한민국 일반인의 평균 은퇴 나이가 49.3세에서 50.5세 사이(통계청, 2023)인데, 대부분의 선수들은 매우 이른 시기에 은퇴를 맞이하며 선수 이후, 제2의 삶을 위해 새로운 진로를 모색해야 하는 현실에 놓여 있다.

2024년 기준 은퇴 후 취업자의 비율은 36.9%였으며, 이 중 체육계열 직업 종사자는 62.1%, 비체육계열 직업 종사자는 37.9%로 나타나 은퇴선수들이 여전히 체육 관련 직종을 많이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체육계열 62.6%, 비체육계열 37.4%)과 비교할 때 비체육계열 직업으로의 취업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수치다. 특히 감독 및 코치, 체육 행정 및 단체 소속 직원, 스포츠 강사 및 트레이너 등 선수 경험과 전문성을 직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분야로의 진출이 두드러진다. 이는 그간 쌓아온 전문성을 가장 효율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경로이며, 스포츠 분야의 인력으로서 지속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을 보여준다(대한체육회, 2023). 사무직, 직업군인, 자영업 및 판매 등 다양한 분야로의 확장은 은퇴선수들이 더 이상 스포츠 분야에만 갇히지 않고, 자신의 잠재력을 보다 넓은 사회에서 발휘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홍영준, 장덕선, 백진호, 2021). 이러한 결과는 은퇴선수들의 맞춤형 진로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체육 계열로 진로를 희망하는 선수들에게는 지도 역량 강화, 행정 실무 교육 등 전문성 심화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며, 비체육 계열로 진로를 희망하는 선수들에게는 직업 탐색, 직무 교육, 취업 연계 등 새로운 분야에 적응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다(안을섭, 고재곤, 2024).

하지만, 운동선수로 활동하는 시기에는 선수로서의 삶이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학업적인 측면이나 다양한 직업 교육을 병행하기가 쉽지 않았다(장승현, 2021). 이는 은퇴 후 진로 전환 과정에서 큰 어려움으로 작용될 수 있으며 은퇴선수가 직업에 대한 가치관과 다양한 직업의식을 갖는 것은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선수들은 이러한 과정에서 서툴거나 어색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안을섭, 고재곤, 2024; 안현숙, 장덕선, 윤재량, 2021). 대부분의 진로교육 및 지원 정책은 스포츠 분야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비(非)스포츠 분야로의 전환을 준비하는 은퇴선수들의 요구와 경험은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왔다(대한체육회, 2024). 이들이 비스포츠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진로를 전환하는 것은 개인의 삶의 질 향상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Robnik et al., 2022). 특히, 비스포츠 분야로의 진로 탐색 및 지원 확대는 이들의 성공적인 재사회화를 위해 필수적인 요소이다.

선수들의 은퇴 후 진로 전환 문제는 사회적 관심과 더불어 학계에서도 지속적으로 논의되어 왔다. 특히, 중도에 은퇴한 선수들이 비스포츠 분야로 진로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겪는 경험과 어려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심리⋅사회적 요인에 대한 내러티브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기존 연구들은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접근되어 왔다. 첫째, 진로 전환 이후의 결과와 적응 과정에 초점을 둔 연구들이다. 장승현(2021)은 중도은퇴 학생선수의 진로 전환 경험을 통해 정체성 혼란, 사회적 시선, 진로 탐색의 어려움을 조명하였고, 최재섭(2014)은 국가대표 럭비 선수에서 유치원 교사로의 전환을 자문화기술지로 분석하며 정체성 변화 과정을 탐색하였다. 둘째, 제도적⋅행정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한 연구들도 있다. 권성훈(2017)은 유도 국가대표 출신 양종옥의 사례를 통해 제도적 지원의 중요성을 제시하였고, 양종옥(2017)은 은퇴 전 체계적인 준비와 사회적 지원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셋째, 진로 전환의 다양성과 사회적 의미를 조명한 연구들도 있다. 오의근과 정용철(2024)은 배구 선수들의 다양한 직업군(치과위생사, 소방관, 환경미화원, 제약회사, 교사 등)으로의 전환을 내러티브적으로 분석하였고, 구자영과 노정환(2021)은 중도 포기한 학생선수들이 자기 성찰과 성장의 계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제시하였다.

이처럼 기존 연구들은 은퇴 후 진로 전환의 결과나 제도적 지원에 초점을 두는 경향이 강하며, 진로 전환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인식과 태도의 변화에 대한 심층적 탐색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특히 은퇴선수들이 비스포츠 분야로 진로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어떤 마음가짐과 태도를 갖추게 되는지, 그리고 이러한 인식의 전환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는 향후 진로 교육 및 정책 수립에 있어 중요한 단초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기존 논의의 한계를 보완하고, 은퇴 후 비스포츠 분야로 진로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이 겪는 심리⋅사회적 준비 과정과 인식의 전환에 주목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은퇴선수들이 실제로 어떤 태도와 전략을 통해 새로운 진로를 개척해나가는지 파악하고,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맞춤형 지원 방안을 도출하는 데 목적이 있다. 본 연구는 향후 효과적인 진로 탐색 및 교육 프로그램 개발, 그리고 관련 정책 수립의 기초 자료로 활용되어 은퇴선수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Ⅱ. 연구방법

1. 내러티브 연구

본 연구는 은퇴선수들이 경험한 비스포츠 분야로의 진로 전환 과정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내러티브 탐구를 방법론으로 채택하였다. 내러티브 탐구는 참여자의 담화 속에서 드러나는 서사 구조에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개인의 경험을 시간적⋅맥락적으로 통합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Clandinin, Connelly & Phelan, 2000).

은퇴선수의 진로 전환은 단순한 직업 변화가 아니라 정체성의 재구성과 삶의 방향성에 대한 재해석을 수반하는 복합적인 과정으로, 내러티브 탐구는 현상학이나 근거이론에 비해 더 적합한 방법론적 장점을 제공한다. 현상학이 경험의 본질적 의미 구조를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는 반면, 내러티브 탐구는 시간적 연속성(과거-현재-미래)과 맥락적 상호작용을 통해 은퇴선수들의 정체성 재구성 과정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근거이론이 일반화가 가능한 이론 개발을 목표로 하는 것과 달리, 내러티브 탐구는 개별 참여자의 고유한 삶의 맥락을 유지하면서 개인적 의미와 사회적 의미를 동시에 탐구할 수 있다. 특히 내러티브 연구의 시간성(계속성), 사회성(상호작용), 장소성(상황)은 은퇴선수의 과거 운동 경력이 현재 진로 전환에 미치는 영향과 미래 비전 형성까지의 연속적 과정을 탐구하는 데 유용하다. 이를 통해 개인적 동기와 사회적지지 체계, 사회적 편견과 기대가 상호작용하는 복합적 과정을 이해하는 데 탁월한 강점을 발휘한다.

따라서 이러한 방법론적 근거에 따라 본 연구는 내러티브 탐구를 통해 은퇴선수들이 비스포츠 분야로 진로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세, 태도, 및 인식을 참여자의 서사를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탐색하였다.

2. 연구 참여자

연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본 연구는 유목적 표집법(purposeful sampling)을 적용하였다(김영천, 2013). 운동선수로서의 생애 경험과 은퇴 이후 비스포츠 분야로의 진로 전환 과정 이야기를 깊이 있게 풀어낼 수 있는 연구 참여자를 5명으로 구성하였다. 비스포츠 진로 전환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생각과 견해를 수집하였으며 본 연구 참여자의 개인적 특성은 <표 1>에 제시하였다.

연구 참여자의 개인적 특성 (이름은 가명으로 사용)

연구 참여자들은 모두 청소년기 또는 대학 시절까지 스포츠 선수로 활동하다 부상이나 진로의 불확실성으로 은퇴한 후, 비스포츠 분야에서 새로운 진로를 개척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A는 대학 입학 후 농구 부상으로 은퇴한 뒤 자기 성찰과 학습을 통해 IT 개발자로 전환하였다. B는 13년간 야구선수로 활동하다 대학 시절 부상으로 은퇴하고, 사무직과 IT회사 근무를 거쳐 캠핑 관련 브랜드 회사에서 다양한 업무 경험을 쌓았다. C는 13년간 야구선수로 활동하며 대학 졸업 이후 야구 지도자 도전을 거친 뒤 비스포츠 분야에서 설비 기술직과 운동처방사로 일하며 현재 설비관리와 안전 감독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D는 12년간 야구선수로 활동하다 은퇴한 뒤 대학원, 테니스 코치, 해외 민박 운영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유로운 탐색자로서 자신의 진로를 설계하고 있다. E는 8년간 복싱과 무예타이 경험을 바탕으로 복싱 선수, 트레이너와 체육관 창업을 거쳤으나, 생계와 미래를 고려해 현재는 요식업 분야로 진로를 전환하며 자신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3. 자료수집

본 연구는 은퇴선수들이 비스포츠 분야로의 진로 전환 과정에서 필요한 인식을 탐색하기 위한 내러티브 연구로, 참여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연구 참여자들의 생애 경험에 대한 실제적인 이야기를 듣고 재구성하여 문서화시킴으로써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심층 면담이 필수적 자료 수집 방법으로 사용되었다.

본 조사는 자료수집 과정에서 참여자의 생각과 인식을 심층적으로 탐색하기 위해 반구조화된 개방형 질문지를 활용하였으며, 관련 내용은 <표2>와 같다. 이 방법은 폐쇄형 질문지에 비해 보다 풍부하고 맥락적인 정보를 제공하며, 예상치 못한 새로운 주제나 관점을 발견하는 데에도 강점을 지닌다(Brinkmann, 2014).

반구조회된 질문지

인터뷰는 2025년 4월 10일부터 6월 29일까지 진행됐으며, 개인마다 인터뷰가 가능한 환경(대면, 비대면 ZOOM)에서 이루어졌다. 인터뷰는 한 사람당 60∼90분 정도 진행되었으며, 참여자의 특성에 따라 유동적으로 심층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참여자의 경험과 인식이 중요한 만큼 충분히 대답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모든 내용은 범주화를 위해 연구 참여자의 동의를 얻은 후 인터뷰 내용을 녹음하여 전사하였다.

4. 자료분석

본 연구는 Clandinin과 Connelly(2013)의 내러티브 탐구 방법을 기반으로 자료를 기술하고, Wolcott(1994)의 세 가지 분석 단계인 기술(description), 분석(analysis), 해석(interpretation)을 적용하여 결과를 도출하였다. 이 세 단계는 선형적으로 진행되기보다는 상호 순환적이며 유기적인 흐름 속에서 반복적으로 작용하였다(김영천, 2013).

첫째, 기술 단계에서는 연구 참여자들과의 심층 면담을 통해 수집된 이야기를 전사(transcription)하여 생생한 현장감을 유지하고자 하였다. 면담 직후 즉시 전사를 진행하였으며, 참여자의 표정, 몸짓, 침묵 등 비언어적 요소까지 포함하여 경험의 맥락을 충실히 담아내는 데 주력하였다.

둘째, 분석 단계에서는 반복적으로 전사된 자료를 읽으며 의미 있는 진술과 핵심 단위를 식별하고, 이를 중심으로 코딩(coding)을 실시하였다. 코딩된 자료는 주제별로 범주화되었으며, 각 범주에는 질서와 구조, 의미가 부여되었다. 이 과정에서는 중복된 내용의 제거와 범주의 명료화를 통해 자료의 체계성을 높였다(Marshall & Rossman, 2014).

셋째, 해석 단계는 연구자의 통찰을 바탕으로 분석된 범주들을 맥락화하고 의미화하는 과정으로, 단순한 자료의 기술과 분석을 넘어 연구 참여자들의 경험이 갖는 본질적 의미와 더 큰 사회적 맥락 속에서의 함의를 발견하고 구성하는 작업이었다(Wolcott, 1994).

연구자는 참여자의 이야기를 통해 더 넓은 사회적⋅심리적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해석을 구성하였으며, 글쓰기 과정에서도 서사적 정합성과 참여자와의 공감 가능성을 고려하여 서술하였다(전가일, 2021).

5. 연구의 진실성

본 연구는 내러티브 탐구에서 요구되는 진실성을 확보하기 위해 해석적 편향과 절차적 오류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였다. 연구자는 수집된 심층면담 자료를 반복적으로 전사하고, 의미 단위를 중심으로 범주화하는 과정을 통해 참여자의 경험에 내재된 서사적 구조와 맥락을 면밀하게 분석하였다.

삼각검증(triangulation)과 동료 간 협의(peer debriefing)를 통해 해석의 일관성과 타당성을 높였다. 삼각검증은 선행연구, 참여자 진술, 연구자 해석을 교차 검토하여 수행되었으며, 체육학 박사 3인의 연구자가 각자의 전문성과 관점을 반영해 자료 해석의 균형성과 신뢰도를 확보하였다. 또한, 동료 간 협의는 정기적 분석 회의를 통해 범주화와 주요 개념 해석을 반복 검토하고, 연구 참여자 검증(member checking)을 통해 해석의 주관성을 최소화하였다.

연구 참여자에게는 연구의 목적, 절차, 자료 활용 방식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서면 동의를 받았으며, 모든 자료는 익명 처리하여 개인정보 보호와 연구 윤리를 철저히 준수하였다. 연구자는 연구 전 과정에서 참여자의 자율성과 권리를 존중하며, 윤리적 기준에 따라 연구를 수행하였다.


Ⅲ. 결과 및 논의

본 연구는 은퇴선수를 대상으로 비스포츠 분야로의 진로 전환 과정에서 필요한 인식을 탐색한 결과, ‘다양한 경험을 통한 자기 탐색’, ‘주체적인 삶에 대한 의지’, ‘다양한 분야의 인적 네트워크 형성’, ‘적성과 흥미 발견’, ‘선수로서의 정체성 탈피’로 나타났다. 그에 따른 구체적인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다양한 경험을 통한 자기 탐색

본 연구 참여자들은 자신의 전공과 무관한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진로 탐색을 넘어, 진로를 결정하기 이전에 자신을 이해하고, 다양한 가능성을 실험해보는 탐색적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참여자들은 아직 적성과 흥미를 명확히 발견하지 못한 상태에서도,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기 이해를 심화하고자 하였다. 더불어 이들은 다양한 경험이 자신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결국 이러한 경험들은 은퇴선수가 자기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새로운 삶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준비 단계로 기능하며, 이후 진로 결정의 기반이 되는 자기 탐색의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2023년 선수경력자(은퇴선수) 진로실태조사(대한체육회, 2023)에 따르면 젊은 운동선수들은 은퇴 이후,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 참여자들은 1981년∼2010년 사이에 출생한 MZ세대로,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다양한 경험을 중시하는 세대적 특성을 보인다(강유림, 김문영, 2022). 이들은 안정적인 일자리보다 개인의 성장 가능성과 만족을 우선시하며, 진로 선택 시 적성과 흥미를 중요하게 고려하는 경향이 있다(김현우, 2023). 이는 과거 은퇴선수들이 지도자, 체육교사 등 전공을 살린 진로를 선호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MZ세대는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며, 비스포츠 분야에서의 새로운 도전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다만, 본 연구는 MZ세대를 동질적 집단으로 간주하지 않고, 세대 내 개인차와 다양한 맥락을 고려하여 내러티브 탐구를 통해 개별 참여자의 경험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농구선수 은퇴 이후 다양한 아르바이트, 광고 동아리, 영상 편집 등 새로운 분야에 도전했어요. 여러 경험을 해봐야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알 수 있으니까요. IT 개발 실력도, 인생도 결국 경험이 많아야 넓어지는 것 같아요. 경험 많은 사람이 더 뛰어나다고 생각해요.(A참여자)
야구는 이제 할 만큼 해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싶은 욕구가 더 강해요. 아직 적성을 완전히 찾았다 이건 아니지만 그래도 프리랜서 활동, 테니스 코치, 민박집 운영을 통해서 많이 배우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하고 싶었던 것들에 대한 생각과 한국으로 돌아가면 어떤 삶을 살아야겠다는 것도 조금씩 구체적이게 되는 것 같아요.(D참여자)
도전이 두렵진 않아요. 경험만큼 좋은 건 없으니까요. 요식업을 처음 시작할 때 주변에 식당을 하는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이 많아서, 그 분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다양하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생략) 지금도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것은 두렵지 않아요. 마음가짐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E 참여자)

또한, 연구 참여자들은 비스포츠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과 시행착오를 겪은 후에도 진로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경우,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진로를 ‘최후의 보류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장승현(2021)은 중도 은퇴한 학생선수의 비스포츠 분야 진로 전환 경험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비스포츠 분야의 진로를 선택하게 된 이유로 ‘운동에 대한 염증’과 ‘패배자로 바라보는 시선’을 지적하며 자신의 전공을 지속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음을 밝혔다.

반면, 본 연구 참여자들은 전공을 살린 직업이 보다 쉽고 유리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면서도, 비스포츠 분야에서의 진로 전환을 희망하는 이유로 낯선 분야에 도전하고 실패를 통해 새롭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먼저 경험하고자 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들은 이러한 과정을 거친 후 전공 관련 진로를 선택해도 늦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었으며, 이는 기존 연구와는 상반된 관점을 보여주었다.

정말 못 해봤던 거 세상에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거 그런 것들을 먼저 해보고, 정말 많은 직업들 중에 내가 좋아하는 게 있을 수 있으니 이런 마인드라 다른 분야를 많이 경험해 보고, 정 안되고, 힘들면 정말 이건 안될 것 같다 싶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 제가 제일 잘하는 야구 관련 일을 해보는 게 어떨까 싶어요. (B참여자)
경험의 부족이 두려움으로 다가왔고, 그것을 극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생략) 최대한 야구와는 거리가 먼 일을 택하고자 했어요. 진짜 굶어 죽을 것 같다고 느끼면, 그때는 제가 가장 잘하는 야구를 할 수 있는 안전함은 최소 획득한 것이니까. (C참여자)

선수들은 은퇴 이후, 전공 분야의 지도자나 체육계열 진로를 선호하였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에는 이를 최후의 보류 수단으로 인식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들은 ‘다양한 경험이 경쟁력’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비스포츠 분야에서 새롭게 도전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MZ세대는 전통적인 직장 중심의 일자리 개념보다 업무 중심의 유연한 일자리를 선호하며, 개인의 성장 가능성을 중시한다(김현우, 2023). 이러한 세대적 특성과 함께 본 연구 참여자들은 비스포츠 분야에 관심을 보이며 진로 전환을 희망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은퇴선수 지원 프로그램이 단편적, 획일적 직업 연계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참여자들이 자기 탐색을 심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재편될 필요성을 시사한다.

2. 주체적인 삶에 대한 의지

본 연구 참여자들은 은퇴 이후, 비스포츠 분야의 진로를 탐색하고, 경험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미래를 새롭게 개척하려고 노력하였다. 또한, 제2의 삶에 대해 보다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자세로 삶을 살아가려는 모습을 보였다. ‘은퇴’라는 상황이 부정적이기보다는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쳤으며 자신의 잠재력을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발휘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매 순간 저를 발전시키면서 살고 싶은 욕망이 강해요. 개발자는 커리어 내내 공부하며 성장해야 하는 직업이라 제 성향과 맞았고, 수동적인 선수 생활에서 벗어나 자기 주도적인 성장의 길을 택했어요.(생략) 사실 예전에 내 진로는 이미 정해져 있는 건가?
농구 교실 코치나 피트니스 코치 이렇게 나의 진로는 한정되어있는 건가? 걱정을 많이 했는데… 저의 욕망을 채워주기에는 부족했던 것 같아요.(A참여자)
평생 해왔던 운동을 포기하는 데는 정말 많은 용기와 자신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용기를 가지고 내가 이때까지 그 힘든 운동도 해왔으니 이 세상에 못할 게 없다고 생각하고, 지금 이때까지 해온 야구보다 살아가면서 앞으로 해야 할 일, 내가 행복하게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어요.(B참여자)
저는 고민보다는 행동하는 스타일이라… 딱 머리에 꽂히면 바로 해보자 라고 행동하는 주의라서 크게 진로 전환을 고민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생략) 주방에 들어가서 일도 해보고, 주변에 식당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E참여자)

일반적으로 운동선수들은 강압적인 훈련방식을 감내하며 지도자의 철저한 관리에 따라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려오는 수동적인 삶을 살았다(장승현, 2021). 은퇴 이후, 이들은 새로운 사회를 향한 불안, 걱정과 같은 부정적 감정을 경험하며 진로 개척을 위해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하는데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박광호, 원영신, 조은영, 2016).

반면, 양희연과 정지혜(2014)는 여자 농구 선수들의 운동 중단은 좌절이나 패배감이 아닌 새로운 인생의 시작점으로 은퇴 상황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은퇴 시점에 자신과 주변 상황을 빠르게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선수는 은퇴 후 진로 변화에 보다 긍정적인 경향을 보였다(박예린, 홍승분, 2020; 홍승분, 2021). 경력 전환에 진취적인 행보를 보이는 선수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고, 선순환 구조로 환경이 변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대한체육회, 2023). 본 연구 참여자들 역시 은퇴 이후,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비스포츠 분야에서의 새로운 경험을 바탕으로 제2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려는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선수들은 자신의 욕구와 성장을 우선시하며 비스포츠 분야로 도전하는 모습은 단순히 직업을 찾는 의미를 넘어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려는 의지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는 은퇴선수의 진로 지원 시, 구직에 관한 정보를 단순히 제공하기보다는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설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과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맞춤형 커리어 코칭, 멘토링, 심리적 지원, AI 최신 트렌드 스킬 개발 등 스스로의 강점을 기반으로 은퇴선수들이 자신의 진로를 능동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3. 다양한 분야의 인적 네트워크 형성

본 연구 참여자들은 비스포츠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성공 사례와 진로 전환에 대한 조언을 듣고, 서로 소통하며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자 하는 욕구를 보였다. 또한, 이들은 은퇴선수들끼리의 네트워크도 필요하다고 언급하였다. 과거 선수 생활 당시, 같은 종목의 선수, 코치 및 감독 등 제한된 관계에서 벗어나 다양한 종목의 은퇴선수들과 교류하며 폭넓은 인맥을 쌓아가길 희망하였다. 더불어 자신이 원하는 비스포츠 분야의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아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은퇴한 선수들을 위한 커뮤니티가 형성된다면, 비전공 진로의 성공 사례와 조언도 얻고,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진로에 대한 터닝포인트를 잡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다양한 종목, 다양한 분야, 다양한 연령대와 소통하는 경험이 인생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 같아요. (B참여자)
커뮤니티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은퇴선수끼리의 네트워크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비스포츠 진로 방면의 네트워크도 반드시 형성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실제로 개발자 부트캠프, 공모전, 동아리 등에서 100명 이상의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했어요. (A참여자)
운동을 그만둔 친구들이 새로운 분야로 진로를 바꿀 때는 전문가나 그 분야에 있는 사람들의 조언을 잘 들어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요식업을 처음 시작할 때 주변에 식당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내가 가려는 분야에 앞서있는 사람, 즉 전문적인 사람한테 도움을 받아야 시행착오를 덜 겪는다고 생각합니다. (E참여자)

장승현(2021)은 중도은퇴한 학생선수가 비스포츠 분야로 진로를 전환하는 데 있어 타인의 도움, 조력자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하였다. 운동부라는 그들의 ‘섬’에서 비스포츠 분야라는 ‘뭍’으로 나와 새롭게 적응하기 위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배워야 했고, 주변인에 의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언급하였다. 본 연구 참여자들 역시 다양한 비전공 분야의 전문가 및 다른 종목의 은퇴선수와 인맥을 형성하여 비스포츠 분야의 직업을 구하는 데 도움받길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자들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및 은퇴선수들과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려는 시도는, 새로운 분야에서의 사회적 자본을 구축하려는 행위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Bourdieu, 1987). 사회적 자본은 개인이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얻는 자원으로, 진로 전환 과정에서 정보, 기회,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는 핵심 요소다. 은퇴선수 커뮤니티는 Wenger(1998)가 제시한 실천 공동체로 기능할 수 있으며, 구성원 간 지식 공유와 정체성 형성의 장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공동체는 진로 전환 과정에서 심리적 안정과 동기 부여를 제공하며, 새로운 분야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기존의 진로지원 프로그램이 스포츠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은, 은퇴선수들이 비스포츠 분야로 진출할 때 겪는 정보 부족과 시행착오를 설명하는 배경이 될 수 있다. 이는 진로 전환 과정에서 멘토링의 범위와 방향성을 확장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참여자들이 전문가 조언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이고자 하는 태도는, 진로 전환 과정에서 사회적 자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전략적 접근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정보 획득을 넘어, 관계를 통한 학습과 정체성 재구성의 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다.

4. 적성과 흥미 발견

본 연구 참여자들은 비스포츠 분야의 진로를 탐색하면서 적성과 흥미를 발견하려는 욕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은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자신의 진로를 선택함에 있어, 월급이나 기업의 규모보다는 성향, 적성, 흥미 등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앞선 탐색 과정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분야를 발견한 결과로, 진로 선택 시 개인의 만족과 즐거움을 핵심 기준으로 삼는 경향을 보여준다. 자신이 좋아하고,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추구하며 경제적 안정성보다는 자기만족, 재미, 즐거움에 초점을 맞춰 직업을 선택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무직, IT, 캠핑 등 여러 분야를 경험하면서 제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았죠.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더라구요… (생략) 캠핑은 제가 워낙 좋아해서 즐기면서 일하고 있어요. 진로를 전환 과정에서 자기 이해와 흥미를 알아가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B참여자)
장기적으로 봤을 때 야구 코치가 그렇게 나한테 이득일까? 물론 돈을 바라고 이렇게 하는 건 아닌데, 그래도 내 앞으로의 삶에 이게 정말 만족스러울까 생각해 봤을 때 그렇게 만족스러울 것 같지는 않더라고요… (생략) 몸을 쓰는 일이 저한테 잘 맞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일은 재미있어요. 앞으로 비전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설비 자체는 AI가 할 수 없는 거잖아요. 배우는 즐거움이 커요. (C참여자)
한국에 돌아가면 저는 제 사업을 할 거에요. 파리와 스페인에서 민박집 일을 하면 할수록 ‘내가 사업하면 이런 식으로 추구를 해야 겠다’ 같은 생각들이 조금 더 확고해지는 것 같아요. 배우고 느끼는 것도 많고요. 확실히 직장인이 되고 싶던 과거보다, 내 사업에 대한 의지와 열정이 확고해졌어요… (생략) 한 번 사는 인생인데 재밌는 거, 제가 가장 즐겁게 할 수 있는 거 하고 싶어요. (D참여자)

선수 시절에는 운동에만 전념해야 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학업 기회 및 다른 분야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이용식, 2008). 그러나 은퇴 이후, 이들은 성적이나 경기에 대한 부담감과 압박감으로 해방되어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며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을 통해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찾고자 노력하였다. 실제로 2023년 선수경력자(은퇴선수) 진로실태조사(대한체육회, 2023)에 따르면 은퇴선수들은 직업 선택 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적성과 흥미가 29.33%로 1위를 차지하였으며 개인의 만족이 직업 선택에 중요한 기준으로 나타났다. 또한, 김현우(2023)의 연구에 따르면 MZ세대는 직업 선택에 있어 적성과 흥미를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하며 자신이 원하는 직장이나 직업을 얻는 데 있어 일자리의 안정성은 그리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이들은 자기 주도적인 삶을 실현하고, 자신의 적성과 흥미에 부합한 일을 하는 것을 중요한 가치로 여겼다.

고용노동부(2024)가 실시한 ‘24년 상반기 청년층 대상 채용동향조사’에 따르면 MZ세대는 직장 선택에 있어 ‘적성과 흥미의 일치도’가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은퇴선수의 효율적인 진로 지원을 위해서는 그들의 변화된 가치관과 요구(needs)에 부합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취업 전, 취업진로 상담, 직업 체험 등을 통해 자신의 적성과 흥미에 맞는 직무를 충분히 탐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최신 사회 현상과 트렌드를 반영하여 보다 구체적이고 유연한 진로 지원 접근이 요구될 것이다.

5. 선수로서의 정체성 탈피

본 연구 참여자들은 은퇴 이후, 비스포츠 분야로 진로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과거 자신의 운동선수였던 모습을 완전히 내려놓아야 한다고 언급하였다. 이들은 전혀 다른 새로운 분야에서 모든 것을 처음부터 배워야하기 때문에, 전문가의 조언에 귀 기울이며 환골탈태의 자세로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지금도 야구를 정말 사랑하는데, 선수로 뛸 수 없다면 미련 없이 선수로서의 모습을 내려놓는 것도 현명한 선택일 것 같았어요. 결정했다면 운동했던 내 모습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해요. (생략)… 새로운 일을 하려면 자기를 다 내려놓고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C참여자)
운동에서는 내가 10년 이상을 운동해 왔기에 전문가였다면, 새로운 분야는 처음부터 다시 하는 거니까, 초보자의 마음가짐으로, 배운다는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어떤 모습으로 미래를 그려나갈지를 결정하는 것은 나의 태도가 만드는 것 같아요.(D참여자)
운동을 그만두고, 완전히 다른 길로 갈 때는 자기가 예전에 생각했던 행동들은 다 내려놓고, 하고자 하는 일에 그 분야의 전문가 얘기를 잘 들을 준비가 되어야 해요. 제일 중요한 것은 가장 기본적인 것, 들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E참여자)

Nam & Marshall(2022)은 한국 남자 학생선수를 대상으로 중도 탈락 이후, 어떻게 진로를 새롭게 구축하는지 사회인지진로이론(Social Cognitive Career Theory)을 중심으로 질적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들은 기존의 선수로서의 정체성을 버리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며 자기 성찰의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운동선수의 진로 전환은 단순한 취업 문제가 아니라 선수로서의 정체성 탈피와 삶 전체를 재구성하는 깊은 전환의 과정이라 설명하였다.

정체성의 전환 과정은 운동선수로의 개인이 가지고 있던 ‘정체성 탈피’와 ‘새로운 정체성 쌓기’라 볼 수 있다(Wendling, Sagas, 2021). 운동선수가 코치나 지도자로 전환하는 대신, 비스포츠 분야로 나아가는 것은 자신에게 붙었던 ‘선수’라는 타이틀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기반에서 자기 정체성을 재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과거의 경력을 내려놓고,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새롭게 시작하며 그 과정에서 경청하는 자세와 배우는 태도를 통해 정체성을 전환하며 재구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은퇴선수 진로 지원 시, 취업의 성과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선수들이 스스로 자아를 탐색할 수 있는 교육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더불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데 있어 용기와 자신감을 키우고, 자신의 진로 로드맵을 만들어 그 안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새롭게 전환하며 재구성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과 환경이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Ⅳ. 결론 및 제언

1. 결론

본 연구는 은퇴선수의 비스포츠 진로 전환 과정에서 요구되는 인식을 탐색하고, 이에 기반한 진로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연구 결과, 참여자들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기 탐색을 수행하고 주체적인 삶을 설계하며,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자 하는 특징을 보였다. 또한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기반으로 즐겁고 몰입할 수 있는 직무를 발견하고, 선수로서의 정체성을 내려놓으며 새로운 영역에서 학습과 성장을 추구하는 과정이 드러났다.

이러한 결과는 교육적 측면에서 은퇴선수 진로 지원 프로그램이 ‘자기 탐색’, ‘주체적 삶’, ‘인적 네트워크’, ‘적성과 흥미’, ‘정체성 재구성’을 핵심 요소로 설계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은퇴선수가 자기주도적 성장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직무체험, 멘토링, 맞춤형 진로 상담 프로그램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정책적 측면에서 진로 지원이 스포츠 분야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비스포츠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 마련이 요구된다. 향후 정책은 비스포츠 분야 전문가와의 1:1 멘토링 시스템 구축, 자기 탐색 중심의 진로 설계 교육과정 개발, 그리고 온⋅오프라인 커뮤니티 활성화를 통한 정보 공유 및 정체성 재구성 지원 등으로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2. 제언

본 연구의 제한점 및 후속 연구에 대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비스포츠 계열의 진로 전환에 성공한 은퇴선수를 대상으로 연구 참여자를 선정하였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아직 은퇴하지 않은 학생 선수나 진로 전환에 성공하지 못한 은퇴선수를 대상으로 비스포츠 분야의 진로 전환에 대한 인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는 심층 면담을 중심으로 내러티브 방법을 활용하여 비스포츠 분야의 진로 전환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았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설문지와 같은 양적연구를 기반으로 비스포츠 분야에 대한 은퇴선수의 진로 전환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셋째, 연구 참여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에 따라 비스포츠 분야의 진로 전환에 대한 인식과 태도는 차이가 있을 것이며 그에 따른 다양한 연구들이 요구된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연구 참여자의 나이, 은퇴 시기, 성별, 선수 경력, 종목, 지역 등 다각도에서 은퇴선수의 진로 전환에 대한 인식을 살펴봄으로써 보다 폭넓은 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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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연구 참여자의 개인적 특성 (이름은 가명으로 사용)

이름 출생년도 은퇴년도 선수경력 종목 은퇴 원인 현재 직업
A 1998 2018 6년 농구 부상 IT 개발자 인턴
B 1999 2020 13년 야구 부상 캠핑 관련회사 직원
C 1996 2019 13년 야구 프로 진출 실패 설비팀 안전관리자
D 1998 2021 12년 야구 프로 진출 실패 스페인 민박집 운영
E 1981 2016 8년 복싱 무예타이 커리어 전환 요식업 종사자

표 2.

반구조회된 질문지

구분 주요 질문
은퇴 이후, 삶과 진로 선택 은퇴 이후, 어떤 삶을 살아왔으며, 그 과정에서의 경험들이 진로 선택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나요?
은퇴 이후, 삶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이며, 그것이 진로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작용하였나요?
비스포츠 분야의 진로 전환 과정 비스포츠 분야로 진로를 전환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며 준비하는 과정에서 깨달은 점은 무엇인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때, 갖게 된 인식과 태도는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