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용 전공자의 체육교육 전공 전환 경험과 교육자로서의 정체성 형성 과정 탐색
초록
본 연구는 무용 전공자가 체육교육 석사과정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경험을 통해 교육자로서의 정체성을 형성⋅재구성하는지를 탐색하였다. 이를 위해 체육교육 석사과정을 이수한 무용 전공자 6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담을 실시하고, Giorgi의 기술적 현상학 절차를 적용하여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무용 전공자의 체육교육 경험은 ① 진학 동기 형성, ② 학문⋅실기⋅교수법 적응, ③ 체육교육의 무용교육 적용, ④ 직업 정체성 성찰, ⑤ 진로 확장과 구조적 제약 인식의 흐름으로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예술직의 불안정성과 교육 전문성 확장 욕구를 이유로 체육교육을 선택하였으며, 낯선 체육학⋅실기⋅교수법 체계에 적응하면서 교육학적 사고를 내면화해 갔다. 또한 체육학 지식과 교수전략을 무용 수업에 적용하며 교육자로서의 전문성을 재해석하였고, 교생실습 등 현장 경험을 통해 직업 정체성을 구체화하였다. 아울러 진로 가능성은 확대되었으나 전공 경계와 사회적 인식 등 구조적 제약도 병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는 무용 전공자의 체육교육 전공 전환이 단순한 자격 취득이 아니라 정체성 재구성 과정임을 밝힘으로써, 전공 전환자의 학습 적응을 지원하는 교육과정 설계와 무용–체육 융합 교수전략 개발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Abstract
This study explored how dance majors construct and reconstruct their professional identity as educators while transitioning into a graduate program in physical education. In-depth interviews were conducted with six dance majors enrolled in a master’s program in physical education, and the data were analyzed using Giorgi’s descriptive phenomenological method. The findings revealed five overarching experiential dimensions: ① motivations for entering physical education, ② adaptation to new academic, practical, and pedagogical demands, ③ transfer and application of physical education knowledge to dance instruction, ④ reflection on and reconfiguration of professional identity, and ⑤ expanded career possibilities alongside perceived structural constraints. Participants chose physical education due to unstable labor conditions in the arts and a desire to strengthen their educational expertise, and they gradually internalized educational thinking while adapting to unfamiliar disciplinary norms in physical education. They also applied physical education theories and pedagogical strategies to dance classes, reconstructing their professional identity as educators through field-based experiences such as teaching practicum. While their career horizons expanded, participants simultaneously recognized enduring structural barriers and disciplinary boundaries. The study highlights that dance majors’ transition into physical education represents not merely the acquisition of teaching credentials but a dynamic process of identity reconstruction, underscoring the need for curricular supports that aid disciplinary transition and the development of integrative pedagogical models connecting dance and physical education.
Keywords:
dance majors, physical education, major transition, educator identity, phenomenology키워드:
무용 전공자, 체육교육, 전공 전환, 교육자 정체성, 현상학Ⅰ. 서 론
현대 사회에서 전문 인력의 양성과 직업 세계의 다양성은 학문 간 융합과 전공 간 이동을 촉진하는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 특히 예술 분야는 공연 및 창작 활동 중심의 특성으로 인해 고용과 소득이 불안정한 경우가 많아, 장기적인 경력 지속을 위한 실질적인 진로 전략이 요구된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예술 전공자들은 교육 분야를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진로로 인식하며 교육대학원 진학과 교원 자격 취득을 통해 교육자로서의 전문성을 구축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정재은, 2025). 이러한 진로 전환은 단순한 직업 선택의 변화가 아니라, 기존 전공을 통해 형성해 온 자아 이해와 사회적 역할에 대한 관점이 재구성되는 정체성 변화 과정을 수반한다. 무용 전공자가 체육교육 석사과정을 선택하는 현상은 정체성 전환의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특히 무용 전공자가 체육교육 석사 과정을 선택하는 사례는 예술적 신체 개념과 교육적 신체 개념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독특한 경험적 전환을 포함한다. 무용은 감각⋅감정⋅사고가 신체 움직임을 통해 통합적으로 표현되는 예술적 실천으로, 신체를 의미 구성의 매개로 이해한다(이소현, 2004; Kirsch et al., 2015). 반면 체육교육은 신체활동을 기반으로 학습자의 발달을 지원하는 교육학적 실천 영역으로, 교육과정⋅수업 설계⋅평가가 구조화된 체계 속에서 신체를 교육적 경험으로 조직한다(Metzler, 2017).
무용은 신체를 통해 예술적 의미를 표현하고 구성하는 실천으로 이해된다. 반면 체육교육은 신체활동을 학습자의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는 교육적 경험으로 이해한다는 점에서 두 전공은 실천 방식과 가치 지향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차이는 무용 전공자가 체육교육이라는 새로운 전공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감정적⋅인지적⋅실천적 변화를 경험하게 되는 중요한 배경이 된다. 이는 서로 다른 전공 간 지식, 실천, 규범을 이동하며 의미를 재구성하는 ‘경계 넘기(boundary crossing)’의 관점으로 설명할 수 있다. 경계 넘기는 개인이 한 영역에서 다른 영역으로 이동하면서 기존의 이해 방식을 재해석하고, 새로운 규범과 실천을 받아들이며 정체성을 다시 구성하는 과정을 의미한다(Akkerman & Bakker, 2011). 이러한 관점에서 무용 전공자가 체육교육이라는 다른 학문 체계에 참여하는 과정은 예술적 신체 개념에서 교육적 신체 개념으로 이동하는 경계 넘기의 한 형태로 이해될 수 있다.
무용 전공자가 체육교육 및 체육학 분야로 진입하는 전공 전환 현상은 다양한 연구에서 여러 관점으로 다루어져 왔다. 무용 전공자가 체육교사로 임용된 이후 교직에 적응해 가는 과정을 탐색한 연구(방서영, 이의재, 2019; 이의재 외, 2020), 무용 전공 체육교사의 전문적 정체성 형성 양상과 영향 요인을 분석한 연구(장서이 외, 2018), 그리고 무용 전공자가 체육학이라는 새로운 학문 문화에 진입하면서 겪는 정체성 변화를 서사적으로 조명한 연구(추나영, 장승현, 2021; 신주영, 2018) 등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연구들은 전공 전환 이후 나타나는 적응, 조직문화의 이해, 역할 수행의 어려움과 성장 등 의미 있는 결과를 제시해 왔다.
그러나 기존 연구는 전공 전환의 초기 단계, 즉 무용 전공자가 체육교육 석사과정에 진입하는 시점에서 경험하는 학문적 적응, 교수법 학습, 실기 전환, 교생실습 등의 정체성 형성 과정을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특히 대부분의 연구는 전공 전환을 곧바로 ‘체육 교사’ 혹은 ‘체육학자’로 이행하는 경로로 전제함으로써, 체육교육 경험이 무용 교육과 융합되거나 오히려 무용 교육자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다양한 경로를 충분히 포착하지 못하였다. 이러한 한계는 무용 전공자의 전공 전환을 결과 중심이 아니라 경험의 흐름과 의미 재구성의 과정으로 바라볼 필요성을 제기한다. 특히 석사과정은 학문적 적응, 교수법 학습, 실습 경험이 집중적으로 일어나는 시기이며, 이후 정체성의 방향을 결정짓는 핵심 전환 지점임에도 불구하고 학문적으로 충분히 조명되지 않았다. 전공 간 이동이 단순한 진로 선택이 아니라, 서로 다른 지식, 실천, 규범을 오가며 의미를 재구성하는 ‘경계 넘기’의 맥락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과정의 경험적 특성과 정체성 형성의 구조를 구체적으로 탐색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무용학사 졸업자가 체육교육 석사과정에서 무엇을 배우고 경험하며, 그 과정에서 교육자로서의 정체성을 어떻게 형성⋅재구성하는지를 현상학적 관점에서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석사과정에서의 경험이 어떻게 의미화되고, 전공 간 경계 넘기를 통해 교육자로서의 정체성이 어떤 방식으로 재형성되는지를 밝히고자 한다.
Ⅱ. 연구 방법
본 연구는 무용 전공자가 체육교육 석사과정에 진입하면서 경험하는 전공 전환의 의미를 심층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질적 연구 방법 중 현상학적 연구 방법을 적용하였다. 전공 전환 과정은 새로운 학문 환경에 대한 낯섦, 학습 방식의 변화, 역할 인식의 조정 등 복합적인 경험을 수반하기 때문에, 참여자가 직접 경험한 내용을 중심으로 그 의미를 기술하는 연구 방법이 요구된다. 이에 본 연구는 참여자의 진술을 있는 그대로 분석하고, 그 경험의 본질적 구조를 도출하는 데 중점을 둔 Giorgi의 기술적 현상학(Descriptive Phenomenology)을 분석의 틀로 채택하였다.
Giorgi의 분석 방법은 연구자의 해석이나 이론적 전제를 최소화하고, 참여자가 겪은 경험을 체계적으로 기술하는 절차를 통해 현상의 본질을 도출하는 데 강점을 지닌다. 특히 의미 단위의 도출과 본질적 구조 구성이라는 분석 과정을 통해, 전공 전환이라는 복합적 경험의 핵심 요소를 명료하게 드러낼 수 있어 본 연구의 목적에 적합한 방법론적 기반을 제공한다. 이러한 점에서 Giorgi의 분석 방법을 통해 무용 전공자가 체육교육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참여하며 어떤 경험을 하고, 그 경험이 어떤 의미로 형성되는지를 탐색하고자 한다.
1. 연구 참여자
현상학적 연구에서는 연구 현상에 대해 의식적이고 풍부한 경험을 지닌 참여자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Creswell, 2016). 이에 본 연구는 의도적 표집(purposive sampling)을 기본으로 하여, 무용에서체육교육으로의 전공 전환 경험을 가진 적합한 참여자를 확보하고자 하였다.
또한, 연구자는 해당 경험이 있는 주요 정보제공자(key informants)로부터 연구 참여자를 추천받았으며, 이 중 연구 참여에 동의한 대상자를 편의 표집(convenience sampling)으로 최종 선정하였다. 연구 참여자는 학부에서 무용을 전공하여 무용에 대한 전문 지식과 교육 경험을 보유한 자와 무용학사 학위를 소지한 후 체육교육 석사과정에 진학하여 2년 이상의 과정을 이수한 자로 선정하였다. 연구 참여자의 일반적 특성은 다음 <표 1>과 같다.
2. 자료 수집 및 분석
본 연구의 주요 자료는 반구조화된 심층 면담(semi-structured in-depth interview)을 통해 수집되었다. 면담은 2025년 2월부터 3월까지 약 한 달간 진행되었으며, 참여자 1인당 1∼2회의 면담이 이루어졌다. 1회 면담은 평균 60분 내외로 진행되었으며, 필요 시 추가 전화 인터뷰 및 이메일 질의를 통해 내용을 보완하였다. 면담은 사전에 구성된 질문지를 바탕으로 하되, 참여자의 진술에 따라 질문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연구자는 면담 과정에서 참여자의 내면적 경험과 정체성 변화에 대한 서술을 충분히 이끌어내기 위해 명료화(clarification), 구체화(specification), 반복적 되묻기(paraphrasing) 등의 기술을 활용하였다(Patton, 2017). 모든 면담은 참여자의 동의하에 녹음되었고, 면담 직후 전사 과정을 거쳐 연구 자료로 활용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Giorgi(2005)의 기술적 현상학 분석 절차에 따라 단계적으로 해석하였다. 먼저, 연구자는 참여자의 전체 진술을 반복적으로 읽으며 경험의 전반적 분위기와 흐름을 파악하였다. 이는 특정 발언이나 문장에 집중하기보다, 참여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전체적 의미 구조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단계이다. 다음으로, 전체 전사문에서 의미의 전환이 일어나는 지점을 기준으로 의미 단위(meaning units)를 구분하였다. 의미 단위의 구분은 형식적 기준보다 참여자의 경험 안에서 의미가 변화하거나 강조점이 달라지는 구간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구분된 의미 단위는 참여자의 표현을 그대로 유지하되, 연구 주제와 관련된 심리적⋅교육적 함의를 보다 명확히 드러낼 수 있도록 학문적 언어로 전환하였다. 이 과정은 참여자의 말을 해석하거나 재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진술한 경험의 의미를 기술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절차이다. 마지막으로, 전환된 의미들을 다시 통합하여 참여자들이 공유하는 경험의 본질적 구조를 도출하였다. 이는 개별 사례를 넘어 무용 전공자의 체육교육 경험이 지닌 구조적 특징과 정체성 변화의 핵심 의미를 기술적으로 제시하기 위한 단계이다.
분석 과정 전반에서 자료에 충실하고, 연구자의 해석을 배제하였으며, 참여자의 진술을 있는 그대로 기술하고자 노력하였다. 또한 분석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체육교육학 및 질적 연구 방법에 전문성을 지닌 체육학 박사 1인과 반복적인 논의를 통해 결과의 일관성과 해석의 적절성을 검토하였다.
3. 연구의 윤리성
본 연구는 연구 참여자의 권리와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연구 과정 전반에서 윤리적 기준을 준수하기 위해 철저히 관리하였다. 연구자는 연구 목적과 절차, 면담 방식, 자료 활용 범위 등을 사전에 충분히 설명한 뒤, 참여자 전원의 자발적 동의를 확보하였다. 모든 참여자에게는 연구 참여가 자발적임을 명확히 알리고, 원할 경우 언제든지 참여를 철회할 수 있음을 고지하였다. 연구 참여에 앞서 서면 동의서를 통해 연구 목적, 자료 활용 방식, 개인정보 보호 방침에 대한 동의를 정식으로 받았다.
연구는 참여자의 익명성과 진술의 비밀을 철저히 보장받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였다. 면담 과정에서 수집된 모든 자료는 연구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되지 않았으며, 참여자 식별이 불가능하도록 가명(A, B, C 등)을 부여하였다. 면담 내용은 연구자의 녹음 장비에 저장된 후 즉시 암호화된 파일로 전환하여 안전하게 보장하였으며, 분석 단계에서도 개인이 특정되지 않도록 세심히 관리하였다.
또한, 연구 결과를 기술하는 과정에서 참여자에게 주요 내용을 확인시켜, 참여자들의 진술이 왜곡되거나 불필요하게 노출되지 않도록 검증 절차를 거쳤다.
Ⅲ. 연구 결과
본 연구는 무용을 전공한 학사 졸업생이 체육교육 석사과정에서의 학문 전환 경험을 통해 형성되는 정체성의 구조를 기술적으로 밝히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참여자들의 심층 면담 자료를 Giorgi의 기술적 현상학 절차에 따라 분석하였다. 연구자는 참여자들의 진술을 반복적으로 읽으며 경험의 전체적 맥락을 파악한 뒤, 의미가 드러나는 진술들을 중심으로 의미 단위를 구성하고, 이들 간의 유사성과 연관성을 검토하여 본질적 의미를 드러내는 구성요소를 도출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이 석사과정에서 겪은 경험은 전공 전환의 동기와 초기 기대, 학문⋅실기⋅교수법 학습 과정에서의 도전과 조정, 실습과 수업 경험을 통한 역할 수행의 확장, 무용과 체육의 경계를 오가며 이루어진 의미 재구성 등 여러 측면에서 공통된 구조를 보였다. 이러한 경험적 흐름을 토대로 총 다섯 개의 본질적 구성요소가 도출되었으며, 각 구성요소는 참여자의 진술에서 나타난 구체적 맥락을 기반으로 기술되었다. 도출된 구성요소와 의미 단위는 다음 <표 2>와 같다.
1. 교직 전문성 추구와 진로 확장 경험
연구 참여자들이 체육교육 석사과정을 선택하게 된 배경에는 단순한 전공 변경 이상의 의미가 있다. 참여자들은 무용 전공자로서 활동하며 경험해 온 현실적 제약과 미래에 대한 불안, 그리고 교육자로서 성장하고자 하는 내적 욕구가 복합적으로 얽힌 상태에서 체육교육이라는 새로운 학문 영역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은 예술직의 노동 환경이 지닌 구조적 불안정성을 체감해 온 경험을 언급했다. 프리랜서 강사, 공연 활동, 단기 프로젝트 등으로 수입이 일정하지 않고, 경력에 비해 안정성이 낮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지적하였다. 특히 공연 활동은 프로젝트 단위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장기적인 경력을 예측하기 어려웠고, 무용 강사 역시 학원, 문화센터 등 비정규직 형태가 많아 안정적 경력 경로를 기대하기 어려웠다고 진술하였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참여자들은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전문 직업을 고민하게 되었고, 교직은 현실적 대안이자 새로운 가능성으로 인식되었다. 특히 체육교육은 무용교육과 비교했을 때 더 넓은 교육 영역과 고용 가능성을 지닌다는 점에서 진로 확장 경로로 강하게 인식되었다.
아무래도 체육이 더 포괄적인 학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교원 자격증을 가지면 취업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입학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연구 참여자 E).
또한 일부 참여자들은 이미 교육자로 활동하거나, 학교 현장에서 무용을 가르친 경험을 통해 ‘교육자로 성장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체육교육을 무용학과 인접한 학문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교육자로서의 전문성을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였다.
무용수이자 교육자가 되기 위해 또 교원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 교육자로서의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조금 더 적극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좀 수준 높은 교육을 받고 싶어서 진학 하게 된 것 같습니다(연구 참여자 B).
한편, 체육교육을 선택한 또 다른 핵심 동기는 무용 교육의 질적 향상에 대한 갈증이었다. 참여자들은 무용수로서 동작을 느끼고 표현하는 것과, 교육자로서 움직임을 설명하고 지도하는 것 사이에 큰 차이가 있음을 경험해 왔다. 감각 중심의 지도 방식만으로는 학생들의 움직임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거나 부상을 예방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으며, 이러한 경험은 보다 과학적이고 구조화된 신체 지식의 필요성을 자각하게 했다.
무용을 배우면서 신체의 움직임과 가동 원리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한 실기뿐만 아니라 이론적 접근을 심화하고 싶었기 때문에 체육교육 석사 과정 진학을 결정했습니다(연구 참여자 D).
체육교육 전공의 커리큘럼은 이러한 요구를 충족하는 학습 환경으로 인식되었다. 참여자들은 무용 실기 중심 교육에서는 접하기 어려웠던 움직임의 과학적 원리⋅지식, 수업 설계, 교수학습 이론 등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다고 인식했으며, 이는 체육교육 석사과정으로의 진학을 결심하는 데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
2. 체육학의 적응 과정
체육교육 석사과정에 진입한 무용 전공자들은 새로운 학문 체계와 실기 환경을 마주하며 적응의 어려움을 경험하였다. 참여자들은 처음에는 체육교육이 무용과 유사한 신체활동 기반의 학문일 것이라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교육학⋅과학⋅심리학 등이 통합된 복합적 학문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낯섦과 혼란을 동반하는 초기 적응 과정으로 나타났다. 연구 참여자 D는 체육교육의 범위가 예상보다 훨씬 넓다는 사실을 인지하며 적응에 시간이 필요했음을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
처음에 저는 무용 전공자로서 체육교육이 얼마나 넓을지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체육교육은 무용과 유사한 교육과정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실제로 학문적 범위가 훨씬 넓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낯선 분야, 다른 전공이라는 점에서 걱정도 많이 하고 적응하는 데도 시간이 걸렸던 것 같습니다(연구 참여자 D).
무용 전공자들은 학문 체계뿐 아니라 실기 영역에서도 어려움을 경험했다. 체육교육의 실기 수업은 구기 종목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이는 무용 기반의 실기 경험과 큰 간극을 보였다. 참여자들은 익숙하지 않은 종목을 스스로 연습하거나 보충 학습을 통해 따라가야 했다고 설명했다.
배구 실기를 따로 배운 적이 없어서 제가 이제 급하게 배구공을 사 가지고 이제 항상 학교 출근하기 전에 주차장에서 막 연습하고 갔었던 기억이 있거든요(연구 참여자 D).
이러한 경험은 개인의 역량 부족이 아니라, 전공 간 교육과정 구조의 차이로 인해 발생한 어려움으로 나타났다. 무용 전공자들은 체육 실기 역량을 사전에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하다고 느꼈으며, 교직 실천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스포츠지도 역량은 추가 학습을 필요로 했다.
또한 참여자들은 교수법 학습 과정에서 가장 큰 낯섦을 경험했다고 진술하였다. 체육교육에서 제시되는 다양한 교수 스타일, 수업 설계 방식, 평가 기준 등은 무용 교육의 감각⋅경험 중심 지도 방식과 다른 접근을 요구하였다. 참여자 E는 교수법 이해의 부족으로 인해 수업 시연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전공 수업은 실기 자체는 저희가 아무래도 몸을 움직이던 사람들이었다 보니까 비교적 잘 따라 할 수 있었는데 교수법들이 좀 여러 가지 있었고, 그것을 적용해서 저희가 수업 시연을 했었어야 했는데, 아무래도 교수법에 대한 이해도가 조금 많이 낮은 상태다 보니까 수업 시연을 하는 데서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연구 참여자 E)
체육교육은 단순한 수업 기술이 아니라 수업 구조와 학습자의 참여를 설계하는 교수 지식을 요구하였고, 이는 무용 전공자들에게 새로운 학습 언어로 받아들여졌다. 이에 참여자들은 동료 상호작용, 현장 관찰, 개별 탐색 등을 통해 교수법 적용 방식을 익혀 나갔다. 교수법 학습 과정에서 일부 참여자들은 특정 수업 모형이 새로운 인식적 전환을 제공했다며 인상 깊은 학습 경험을 언급했다.
석사 과정에서 배운 모스턴의 체육교수스타일 중 포괄형 스타일이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교사 혼자서만 수업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스스로 난이도와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학생에게 높은 참여도와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하기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연구 참여자 C).
즉, 연구 참여자들은 무용 교육에서 익숙했던 개별 수행 중심 학습을 넘어, 학습자의 다양성과 수업의 목표⋅평가를 고려한 수업 설계를 요구받으며 새로운 교육적 틀에 적응해 갔다. 이러한 과정에서 무용을 통해 체득한 신체 감각을 교육적 언어로 변환하는 경험이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종합적으로 볼 때, 참여자들이 경험한 체육교육 석사과정의 적응 과정은 여러 요소가 서로 얽혀 나타났다. 먼저, 참여자들은 예술 중심의 무용 전공에서 교육학⋅과학⋅심리학 등의 이론이 통합된 체육교육의 학문적 구조를 접하며 학문 체계가 확장된다는 인식의 변화를 경험하였다. 또한 익숙하지 않은 구기 종목 중심의 실기 수업은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스스로 연습해야 하는 부담으로 이어졌으며, 이는 초기 적응 과정에서 지속적인 어려움으로 나타났다. 교수법에 대한 학습 역시 참여자들에게는 큰 도전이었다. 다양한 교수 스타일의 수업 설계 방식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해 수업 시연 과정에서 혼란과 시행착오가 동반되었다. 이러한 학습 경험은 무용 교육에서 익숙했던 감각적⋅경험적 지도 방식과 달리, 학습자의 특성과 평가 체계를 고려한 교육적 사고가 요구되며 새로운 접근으로 받아들여졌다. 참여자들은 이와 같은 여러 변화 속에서 동료와의 상호작용, 개인적 연습, 현장 관찰 등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가며 체육교육의 학문적⋅실천적 요구에 점차 적응해 가고 있었다.
3. 체육교육 경험의 무용교육 전이 및 적용
연구 참여자들은 체육교육 석사과정을 통해 습득한 이론적 지식과 교수법을 무용 수업에 적용하며, 교육 내용의 질적 향상과 전공 간 융합 가능성을 탐색하였다. 특히 역학, 생리학 등 체육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움직임의 원리를 이해하고, 부상 예방이나 기능적 움직임의 향상을 위한 실천적 시도가 나타났다.
어떻게 움직임을 해야 다치지 않고 이상적인 움직임을 표현할 수 있나에 대한 거를 고민을 했었고 그 결과 생리학적으로 역학적으로 무용의 기능적인 부분을 조금 더 잘 파악하고 보완할 수 있게 접목을 하게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연구 참여자 B).
이처럼 참여자들은 무용을 예술적 표현 중심으로 지도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움직임의 효율성과 신체 사용의 원리를 설명하는 분석적 접근을 도입하였다. 이는 단순한 실기 교육을 넘어 신체 기능을 이해하는 관점으로 확장되는 경험으로 나타났다.
또한 참여자들은 체육교육에서 배운 교수 전략과 수업 구조화 방식을 무용 수업에 적용하며, 수업 목표의 명료화와 활동 구성의 체계화를 시도하였다. 체육교육 수업에서 익힌 협동 학습, 난이도 조절, 학습자 중심의 참여 유도 방식 등을 무용 수업에 변형⋅적용함으로써, 창의성과 체력 향상을 동시에 고려한 융합적 수업을 구성하고자 하였다. 참여자 A는 이러한 적용 가능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두 교육 분야는 신체 활동을 중심으로 하며, 학생들의 신체적 발달, 정서적 표현, 협력적 학습 등을 강조하는 점에서 공통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체육교육에서 다루는 운동 기술, 협동 활동을 무용 교육에 적용하여 학생들이 무용을 배우면서 체력을 기르고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법을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융합도 가능할 거 같습니다(연구 참여자 A).
실제 교육 현장에서 참여자들은 무용의 예술적 요소와 체육의 기능적 요소를 결합한 수업 방식을 실천하였다. 기본 운동 동작을 무용 동작과 연결하거나, 체육 평가 기준을 무용 수업 맥락에 맞게 변형하여 적용하는 등의 시도를 통해, 학생의 수행 과정을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방식을 확장해 나갔다.
무용과 체육은 다른 영역이지만 신체 활동을 통한 표현이라는 점에서 통합적으로 지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체육에서 사용하는 기본적인 운동 동작을 무용 동작에 결합하여 학생들이 운동과 예술적 표현을 동시에 배울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또한, 체육의 평가 기준을 무용 교육에 맞게 변형하여 학생들의 개인적인 발전과 창의적 과정을 평가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연구 참여자 A).
이와 같은 적용 경험은 무용 수업의 구성 방식에 변화를 가져왔으며, 참여자들은 체육교육에서 배운 교수법⋅평가 방식⋅학습자 중심의 수업 운영 원리가 무용교육에서도 유의미하게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나아가 참여자들은 무용과 체육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관점에서 벗어나, 신체활동과 표현이라는 공통 기반 위에서 두 전공 간 실질적인 상호보완 가능성을 발견하였다. 종합하면, 참여자들의 체육교육 경험은 무용 수업 실천의 변화를 가져오는 전이의 과정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지식 적용을 넘어, 무용과 체육을 연결하는 새로운 접근을 모색하는 실천적 경험으로, 교육자로서의 전문성을 확장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4. 직업 정체성과 진로 목표 확립 과정
연구 참여자들은 체육교육 석사과정을 통해 새로운 학문적 경험을 습득하는 동시에, 자신이 지닌 무용 교육자로서의 정체성을 재점검하고 강화해 나갔다. 참여자들은 체육교육이라는 새로운 전공을 배우는 과정 속에서 예술 교육자로서의 자기 인식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으며, 전공 전환이 단순히 진로 변경이 아니라 자신이 어떤 교육자로 존재하고자 하는지에 대한 성찰의 계기가 되었다고 설명하였다. 참여자 B는 체육교육을 학습하는 과정에서도 자신이 기본적으로 무용 교육자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음을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애초에 체육 교육자나 체육 교사가 되고 싶어서 대학원에 들어간 게 아니고 조금 더 양질의 교육론을 공부하고자 들어간 거여서 저는 아직도 제가 무용수이자 무용 교육자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칭하고 싶습니다(연구 참여자 B).
이처럼 참여자들은 체육교육이 자신을 다른 분야로 전환시키는 과정이라기보다는, 무용 교육자로서의 전문성을 확장하고 심화하는 경험이라고 이해하고 있었다.
한편, 교생 실습과 같은 실제 교육 현장 경험은 참여자들의 진로 인식을 구체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실습 이전에는 교직 진출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었으나, 학생들과의 상호작용을 경험하면서 교육자로서의 역할에 대한 자신감과 목표가 명확해졌다고 진술하였다.
저는 아무래도 교생 실습이 좀 제일 컸던 것 같아요. 사실 교생을 나갔다 오기 전까지는 되게 아 내가 체육 교육을 배우고 있지만 아무래도 무용 전공자인데 학교에서 학생들 체육을 가르칠 수 있을까라는 조금의 불확실성도 있었는데 교육자로서는 목표가 확실해졌던 거 같아요(연구 참여자 E).
또한 참여자들은 체육교육 과정을 거치며 교사의 역할에 대한 인식이 이전과 달라졌다고 설명하였다. 무용 교육에서 경험해 온 ‘수업을 잘 운영하는 것’ 중심의 역할 이해에서 벗어나, 교사가 학습자의 성장과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진술하였다.
나는 약간 교육자에 대한 인식이 변화가 된 것 같아. 나는 어쨌든 무용 교육자로서는 그냥 1시간 동안 내가 최선을 다해 수업하면 된다 이게 끝이었거든. ⋯ 근데 내가 만약 체육 교사에 대한 길을 걷게 된다면 그 교사의 한마디 한마디가 애 인생에 되게 막대한 영향을 미칠 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거든(연구 참여자 F).
참여자들은 이러한 경험을 통해 교육자로서의 책임감을 내면화하고, 앞으로의 진로 방향을 구체적으로 설정해 나갔다. 무용수⋅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교육자로서의 새로운 목표와 직업적 역할을 확장해 가는 과정이 나타났다. 나아가 이러한 과정은 참여자들에게 자신이 어떠한 방식의 ‘교육하는 예술가’로 성장하고 싶은지, 어떤 교육적 가치를 추구하고자 하는지에 대한 인식을 정립하는 중요한 경험으로 작용하였다. 체육교육 석사과정의 경험은 새로운 직업적 가능성을 탐색하는 동시에, 기존의 예술적 정체성을 기반으로 교육자로서의 진로를 구체화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는 참여자들이 직업적 정체성을 형성해 나가는 과정의 핵심적인 요소로 나타났다.
5. 진로 스펙트럼 확대와 사회적 제약 인식
연구 참여자들은 체육교육 석사과정을 통해 기존의 무용 전공 범위를 넘어, 다양한 교육 현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이들은 체육교육에서 습득한 교수법, 이론, 실천적 수업 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진로 선택의 폭이 이전보다 넓어졌다고 진술하였다. 무용수나 프리랜서 강사라는 기존의 진로 경로에 더해, 학교 현장에서 무용을 지도하거나 예술교육과 체육교육을 융합한 형태의 지도를 할 수 있다는 인식의 변화를 경험하였다.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스펙트럼이 넓어졌다라고 생각해요. 이전에는 그냥 무용수이자 프리랜서 무용 강사로 활동을 해야지 정도였다면, 석사 이후에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는 무용 교사까지 넓어졌어요. 체육 교사까지의 범위는 아니더라도, 인식에 대한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던 것 같아요(연구 참여자 B).
참여자들은 체육교육을 통해 교육자로서의 역량을 강화해 나가면서, 무용 교육과 체육교육을 연계한 수업을 구성하거나 새로운 교육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하였다. 이러한 경험은 진로 선택에 대한 자신감과 확장된 관점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동시에 참여자들은 체육교육 분야로의 진출 과정에서 사회적 제약과 구조적 현실을 인식하기도 하였다. 체육교육을 전공하지 않은 무용 전공자라는 이유로 학교 현장에서 체육 교사로 인정받기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다는 인식을 공유하였다.
결국에는 그냥 체육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무용 전공생이지, 사회에서도 무용 전공한 사람을 체육 교사로 인정해 주지 않는 현실이 있어요. 실질적으로 지금까지 공부하지 않았던 걸 새로 공부해야 하는 것도 있고, 사회적 편견도 여전히 존재하죠. 하지만 정말 체육 교사가 되고 싶어서 진학한 사람에게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해요(연구 참여자 B).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참여자들은 체육 실기 역량을 스스로 보완하거나, 무용과 체육을 결합한 새로운 수업 방식을 탐색하는 등 현실적 한계 속에서 자신에게 가능한 진로 방향을 모색해 나갔다. 체육교육 석사과정의 경험은 참여자들에게 새로운 진로 기회를 확인하게 하는 동시에, 그 과정에서 마주하는 사회적 제약과 직업적 현실을 인식하게 하는 양가적 감정을 경험하게 되었다.
Ⅳ. 논의
본 연구는 무용 전공자가 체육교육 석사과정을 경험하는 과정을 전공 간 경계 넘기의 관점에서 조명하였다. 그 결과 참여자들은 체육교육 진학을 단순한 전공 변경이 아니라, 새로운 학문 공동체에 진입하며 정체성을 재구성하는 과정으로 경험하고 있었다.
우선, 체육교육 석사과정을 선택한 참여자들의 진학 결정은 단순한 전공 변경을 넘어, 개인의 가치⋅목표⋅자기 이해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진로 선택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참여자들은 예술직의 불안정한 노동 환경, 무용 교육에서의 교수적 한계, 교육자로 성장하고자 하는 내적 욕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체육교육 석사과정을 선택하였다.
이러한 특성은 Harren(1979)이 제시한 자율적 진로 결정 이론과 부합한다. Harren은 개인이 진로를 선택할 때 단순한 상황 대응이 아니라, 개인의 가치, 목표, 신념이 외적 조건과 상호작용하여 의사결정을 이끈다고 설명한다. 본 연구 참여자들의 진학과정에서도 바로 이러한 내적⋅외적 요인의 상호작용이 나타났으며, 특히 무용 예술가로서의 정체성과 교육자로서의 전문성을 조화시키려는 욕구가 중요한 동인으로 작용했다. 따라서 체육교육 석사과정 선택은 외재적 필요의 충족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장기적 직업 정체성과 삶의 방향을 능동적으로 설계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둘째, 참여자들의 체육학 적응 과정은 지식의 추가가 아닌 학문 문화 간 이동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체육교육은 무용과 동일하게 신체 활동을 다루지만, 그 학문적 구성 방식은 훨씬 넓고 복합적이다. 참여자들이 경험한 초기의 당혹감은 개인의 준비 부족 때문이 아니라, 상이한 지식 체계⋅용어⋅평가 기준을 지닌 두 학문 공동체 사이를 이동할 때(Becher & Trowler, 2001)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학문적 긴장이다. 특히 교수법과 수업 설계 학습 과정에서 참여자들은 수행 중심의 무용 지식이 교육적 언어로 전환하는 것에 어려움을 경험했다. 이는 Shulman(1987)이 말한 교수 내용 지식(PCK) 형성의 초기 단계에서 흔히 발견되는 현상이며, 실기 경험이 ‘아는 것’에서 ‘가르칠 수 있는 것’으로 재구성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지적 재조정이다. 이러한 적응 과정은 단순한 어려움이 아니라, 예술가적 사고에서 교육학적 사고로 이동하는 전환점이자, 교육자로 ‘되어 가는(being and becoming)’ 과정을 보여주는 현상학적 장면이다. 즉, 참여자들은 기존의 감각적⋅경험적 지식을 교육학적 논리, 교수전략, 학습자 이해라는 새로운 틀 속에서 재배열해 가며 자신의 교수적 사고를 구축하고 있었다.
셋째, 체육교육 경험의 무용 교육 전이는 단순한 적용이 아니라 상호 변형과 재구성의 과정으로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생리학, 역학, 운동학습 이론 등을 활용하여 무용 동작의 원리를 해석하고, 이를 자신의 교육 맥락에서 재조합하였다. 이는 Repko(2008)의 학제적 통합 사고가 말하는 ‘개념적 전이’에 가까운 형태로, 두 학문을 병렬적으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지식 자원을 연결해 새로운 의미 구조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다. 즉, 체육교육은 무용 전공자들에게 자기 전문성을 확장하는 대체 경로가 아니라, 기존 정체성을 재해석하고 새로운 실천 정체성을 형성하는 매개로 기능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단순히 체육학을 수용한 것이 아니라, 무용의 예술성과 체육의 교육학을 창의적으로 결합하며 독자적인 교수 철학을 형성해 갔다.
넷째, 직업 정체성과 진로 목표의 재구성은 체육교육 석사과정이 체육교사가 되기 위한 단일 경로라기보다는, 다양한 직업적 정체성을 탐색하는 과정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참여자들은 교생실습과 같은 교육 실천 경험을 통해 자신이 어떤 방식의 교육자가 되고자 하는지를 스스로 성찰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Marcia(1966)가 제시한 정체성 성취(identity achievement)의 과정과도 일치한다. 또한 교육 현장에서의 경험은 교사의 역할이 단순한 수업 운영이 아니라 학습자에게 가치⋅태도⋅삶의 방향성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전문적 실천임을 인식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변화는 Danielewicz(2001)가 설명한 교육적 자기 내면화의 개념과 연결되며, 참여자들이 교사 역할을 외적 직무가 아니라 개인적 신념과 삶의 태도가 결부된 정체성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참여자들은 체육교육 석사과정에서의 경험을 통해 예술가로서의 자아와 교육자로서의 자아를 새롭게 조정하며, 향후 진로 방향을 보다 구체적으로 재정립해 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체육교육 석사과정 경험은 참여자들에게 기존의 무용 중심 경력에서 벗어나, 학교 체육 수업, 예술강사, 스포츠지도 등 보다 폭넓은 진로 가능성을 인식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인식 변화는 진로 선택의 범위를 확장했다는 점에서 긍정적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확장된 가능성은 동시에 구조적 한계에 대한 자각과 맞물려 있었다. 참여자들은 체육교육 석사학위를 갖추었음에도 여전히 ‘무용 전공자’로 분류되는 사회적 인식, 전공 간 위계, 임용 체계의 제한 등 현실적인 장벽을 경험했다. 이는 진로 결정이 개인의 가치⋅성취 욕구와 같은 내적 동기, 그리고 사회적 인식⋅제도적 구조와 같은 외적 조건이 상호 작용하여 이루어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Harren, 1979).
이러한 제약 속에서 참여자들은 단순히 제한을 수용하기보다, 체육 실기 역량의 보완, 무용과 체육 개념의 융합적 수업 설계 등 능동적인 대응을 시도하며 자신만의 교육적 정체성을 구축하고자 했다. 이 과정은 구조적 조건 속에서도 개인이 고유한 전문성을 재해석하고 확장하는 역동적 정체성 형성 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다.
Ⅴ.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무용 전공자가 체육교육 석사과정을 이수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경험을 통해 교육자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해 가는가를 탐색하고자 하였다. 무용 전공자들의 체육교육 경험은 단순한 전공 변경이 아니라 전문성 재정립과 직업적 자아 확장의 과정으로 나타났으며, 다섯 개의 핵심 범주로 도출되었다. 첫째, 참여자들은 예술직의 불안정성, 무용교육에서의 교수적 한계, 교육자로 성장하고자 하는 내적 동기 등이 결합된 복합적 이유로 체육교육 진학을 결정하였다. 둘째, 체육교육의 학문 구조⋅실기 환경⋅교수법 체계는 무용 전공자들에게 초기 적응의 어려움을 가져왔지만, 이는 동시에 교육적 사고방식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되었다. 셋째, 참여자들은 체육교육에서 습득한 이론⋅교수법⋅평가 원리를 무용교육에 적용하여 수업 구조화, 움직임 분석, 학습자 중심 수업 운영 등 교육적 관점을 확장해 나갔다. 넷째, 이러한 경험은 개인의 직업 정체성을 재성찰하게 하였으며, 무용수⋅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교육자로서의 새로운 역할을 구체화하는 변화를 가져왔다. 다섯째, 체육교육 석사과정은 진로 선택의 스펙트럼을 넓혀 주었지만, 동시에 전공 경계와 사회적 인식이라는 구조적 제약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참여자들은 이를 보완하기 위한 실천적 전략을 스스로 모색하고 있었다. 이는 무용 전공자의 체육교육 전공으로의 전환이 무용에서 체육으로의 이동이 아니라, 자신의 예술적 정체성과 교육자로서의 전문성을 재구성해 가는 다층적 과정임을 시사한다. 이는 예술 전공자의 교사 양성과 전공 전환 과정에 대해 기존 연구에서 충분히 다루지 못했던 초기 적응⋅학습 경험⋅정체성 재구성의 양상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학문적 의의를 가진다.
본 연구의 결과는 무용 전공자가 체육교육 석사과정에서 겪는 적응과 전이, 정체성 재구성의 경험이 교육적⋅제도적 차원에서 어떠한 지원을 필요로 하는지 보여준다. 이를 바탕으로 다음의 두 가지 방향을 제안한다.
첫째, 체육 실기와 교수법의 기초 역량을 보완할 수 있도록 보충 학습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교육과정의 마련이 필요하다. 연구 참여자들은 구기 종목 중심의 실기 수업, 체육과 고유의 평가⋅수업 설계 체계에서 가장 큰 적응 어려움을 경험하였다. 이는 전공 간 교육 내용의 구조적 차이에서 기인하는 문제로, 석사과정 초기에 이러한 간극을 완화할 수 있는 보충 실기 교육과 기초 교수법 프로그램이 제공된다면 전공 전환자의 초기 학습 부담을 줄이고 안정적인 학습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무용과 체육을 연계한 융합적 교수전략의 개발이 요구된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체육교육에서 습득한 이론⋅평가⋅교수전략이 무용 교육의 질적 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음을 경험하였다. 이를 토대로 두 전공 간의 접점을 교육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융합 수업 모델, 교수자료, 사례 기반 실천 프로그램 등을 개발한다면 예술교육과 체육교육의 상호 보완적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전공 전환자의 학습 적응을 지원하는 차원을 넘어, 예술⋅체육⋅교육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새로운 교육적 가능성을 확장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심예지의 숙명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학위 논문을 수정 및 재편집한 논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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